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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깎이 님의 서재입니다.

소나타빌 빈 방 있어요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완결

B급깎이
작품등록일 :
2019.09.11 20:26
최근연재일 :
2019.12.30 18:00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916
추천수 :
62
글자수 :
182,121

작성
19.12.20 18:00
조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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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9쪽

Chapter 16: 뭐라고요? -1

DUMMY

스칼렛 양이 기세 좋게 옐례나 양의 객실을 박차고 나오고, 봉봉이 자신의 비밀을 알아내 Q와 막강한 무기 봉봉 아머를 소환했을 무렵, 직원들은 살롱에 갇힌 채 꽁꽁 묶여있었어요. 갬런 씨는 비블리오 씨와 해리 씨, 힐다 양과 함께 묶인 채 이리저리 흔들렸답니다. 하도 세게 맞아서 아직까지 정신을 못 차렸거든요.

“에버그린 씨! 일어나십시오.”

바로 옆에 묶인 비블리오 씨가 몸을 흔들었어요. 갬런 씨도 같이 흔들렸지요. 힐다 양이 아프다며 그만 흔들라고 짜증을 냈어요.

“힐다, 그래도 이 사람이 일어나야 무슨 일인지 물어보기라도 할 것 아냐?”

해리 씨가 비블리오 씨를 두둔했어요.

“아우, 아무리 그래도 흔들지 좀 마. 허리 아파. 차라리 두 사람 머리로 에버그린 씨 머리를 받으라고요.”

“내게 더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다른 곳에 묶인 직원 넷이 어기적거리면서 다가와서는 발을 들어서 갬런 씨의 뺨을 후렸어요. 갬런 씨가 비명을 지르면서 깨어났지요.

“스칼렛? 스칼렛은 어디 갔어요?”

“안 그래도 그걸 물으려고 했습니다.”

해리 씨가 말했어요.

“지금 미친 남자들이 부인의 몸에 담긴 악령을 잡겠다고 우리를 여기 가뒀습니다. 악령이라니 이게 다 무슨 소리입니까?”

비블리오 씨가 말했답니다.

“악령이 스칼렛을 지배하냐고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십시오.”

“그러면 쟤들이 여기에서 뭘 하는 건데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오지는 않았을 것 아녜요?”

힐다 양이 발버둥치면서 말했어요. 그녀가 자꾸만 머리를 흔들어서 갬런 씨의 목덜미에 머리카락이 닿았어요. 갬런 씨는 세게 재채기를 하고 입을 열었답니다.

“중세 때 사람들이 이웃을 태워 죽인 게 지들 맘에 안 든다고 그런 거지 별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까?”

바로 그때, 윈체스터 씨가 살롱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어요. 그는 갬런 씨를 내려다보았답니다.

“손은 괜찮나?”

“이제 와서 걱정하는 척 하지 마십쇼. 당장 우리를 풀어줘요. 경찰이 알면 어쩌려고 그럽니까?”

“그건 별 문제가 안 된다네. 여기에 오기 전에 경찰들에게 약을 탄 차를 대접해서 잠재웠거든.”

“뭣하러 이런 짓을 하는 겁니까?”

“같이 사냥하던 날 말하지 않았나? 더 중요한 사냥감을 잡아야 해서 사슴 무리 따위에 내 운을 다 쓸 수 없다고 말이야. 그 사냥감이 바로 자네 부인의 몸에 깃든 악령이라네. 우리는 그녀를 붙잡아서 구마 의식을 행할 거야.”

“진심입니까? 스칼렛이 악령에 씌었다고요? 스칼렛이 얼마나 천진난만하고 착한데 악령 같은 정신 나간 소리를 하는 겁니까? 그녀가 악령한테 휘둘리고 있다면 지난주에 먹은 오찬에 독을 풀었겠지요!”

“말로 해서는 도통 믿으려 들지 않는군. 예상한 바야. 좋아. 증거를 보여주지.”

윈체스터 씨가 품에서 사진 뭉치를 꺼내 갬런 씨 앞에 늘어놓았어요.

“자 이건 1월 3일, 15일, 30일, 2월 9일, 15일, 3월 3일, 17일, 25일 아무튼 내가 기회가 날 때마다 찍은 사진들이네. 자네 부인이 정원에 나갈 때마다 번갯불이 하늘에서 솟구쳤지. 번개를 촬영하느라 아주 진 빠지는 줄 알았지만 몇 장 건졌어. 이게 무슨 뜻인지 아나?”

갬런 씨는 스칼렛 양이 자신의 비밀을 밝혔던 날 말해준 게 떠올랐어요. 호텔을 나가려고 할 때마다 번개가 자신을 가로막는다고 했었지요. 그래도 그는 시치미를 잡아뗐어요.

“당신이 그 나이가 되고서도 젊은 여자나 밝히는 변태에 호색한이라는 뜻이지요. 게다가 임자 있는 아가씨를 노리는 무뢰배고요.”

윈체스터 씨는 그 말을 듣고 모욕감을 느꼈는지 흰 털이 성성한 눈썹을 잔뜩 찌푸렸어요.

“번개를 다루는 무시무시한 귀신이 자네 부인을 조종하고 있어. 언젠가는 자네 부인을 먹어치우고 자네도 죽일 거야. 그러니 스칼렛 에버그린이 어디 숨었는지 당장 말하는 게 좋을 걸! 늦어질수록 자네 부인에게도 안 좋아!”

갬런 씨는 윈체스터 씨의 얼굴에 침을 뱉었어요. 윈체스터 씨는 사진들을 낚아채고 일어났지요. 얼굴에 독기가 가득했어요.

“좋을 대로 하게. 나중에 후회하는 게 누군지 보자고!”

윈체스터 씨가 살롱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어요. 어찌나 세게 닫았는지 문이 휘는 소리가 났지요. 비블리오 씨가 헛기침을 하고 갬런 씨의 어깨를 슬슬 밀었어요.

“갬런, 숨기는 게 있다면 당장 말하는 게 좋을 거예요. 우리가 당신을 도우려면 무슨 일인지 알아야하니까요.”

“알겠습니다. 일단 직원들을 다 부르지요.”

갬런 씨는 살롱에 갇힌 직원들을 모두 불러 모았어요. 다들 꽁꽁 묶인 채 바닥에 앉아있어서 엉금엉금 기어와야 했어요. 갬런 씨는 안간힘을 써서 함께 묶인 세 사람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바라보았어요.

“우선 이 일이 어떻게 된 건지 말하기에 앞서서 스칼렛이 얼마나 여러분을 아끼는지 말해야 할 것 같군요.”

“부인께서 월급도 한 번도 안 빼먹으시고 연말에 상여금까지 주고 휴가도 넉넉하게 주시는 거 다 아니까 본론이나 말해요! 시간 없어요!”

직원들 중 한 사람이 외쳤어요.

“그래요! 우린 시간이 없어요!”

“알겠습니다. 말하지요. 스칼렛은 귀신입니다.”

갬런 씨는 갑자기 몸이 뒤로 쏠려서 넘어졌어요. 아, 힐다 양이 너무 놀라서 무릎이 꺾였네요. 그래도 몇몇 직원들처럼 기절하지는 않았어요. 대다수 직원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말라고 화를 냈어요.

“뭘 어쩌라는 겁니까? 알려달라고 해서 알려줬더니 안 믿으면 나더러 어떻게 하라고요?”

“그렇지만 당신은 여주인님과 결혼했잖아요!”

직원들 중 한 명이 말했어요.

“귀신인 걸 알고 결혼한 거예요?”

다른 직원도 물었지요.

“그래요. 알고 결혼했습니다. 됐습니까? 스칼렛이 산 사람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미 죽었는데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죽은 걸 알았을 때는 이미 사랑하고 있었다고요.”

“어머, 죽은 걸 알고도 결혼하다니 로맨틱해.”

여직원들 몇몇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어요. 이상한 책을 너무 많이 본 모양이에요.

“귀신이라니 말도 안 돼! 내가 귀신한테 휘둘린 거야?”

그동안 쌓인 게 좀 있는 모양인 직원들은 울분을 토했어요. 스칼렛 양이 아무리 성격이 좋아도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모양이에요. 힐다 양하고 해리 씨가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는 걸 간파하고서 웅성거리는 직원들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했지요.

“자자, 싸울 게 아니고 여기서 나갈 궁리를 해야죠. 스칼렛이 귀신인 게 싫든 좋든 여긴 우리 호텔이에요.”

“저 불한당들이 맘대로 헤집게 내버려 둘 겁니까? 경찰들한테 약을 먹여 재웠다는 미친 인간들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요!” “저 놈들은 엽총을 가지고 있다고요!”

직원들이 아우성쳤어요. 살롱에 모인 사람들 모두 총을 든 사람들에게 덤볐다간 배에 구멍이 날 수도 있다는 걸 너무도 잘 알았어요.

“에버그린 씨, 권총 있지 않아요?”

힐다 양이 물었어요. 갬런 씨는 손끝으로 허리춤을 더듬어 보았어요. 언제 빼갔는지 권총이 느껴지지 않았답니다.

“놈들이 가져간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게 있더라도 아홉 명이 엽총을 갈겨대면 별 도움 안 될 겁니다.”

“밖으로 연락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비블리오 씨가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며 말했어요. 그는 화가 나서 이를 바득바득 가는 중이라 이가 갈리는 소리가 났지요. 힐다 양이 턱에 안 좋다고 하지 말라고 그를 툭툭 찼어요.

“내가 나가기만 하면 저놈들을 그냥!”

해리 씨는 밖으로 나갈 수만 있다면 칼로 심령학 연구회 회원들을 모두 담가버릴 기세였지요.

“그러게. 누가 몰래 우리를 꺼내줄 수 있으면 좋겠는데.”

힐다 양이 중얼거렸어요. 그러다가, 늘 어깨에 앉아있던 존재가 사라졌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봉봉을 불러보았지만 봉봉은 대답하지 않았지요.

“봉봉? 봉봉! 비블리오, 봉봉이 사라졌어요.”

“봉봉이라고요?”

“네. 수벌 봉봉이 없어요.”

“힐다, 갑자기 왜 그래요? 봉봉은 내 소설 속 등장인물이잖아요.”

“그건 그런데 봉봉은 진짜 벌이라니까요. 자기가 쓴 소설 속 봉봉이 이 세상으로 나왔다고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마세요.”

“스칼렛도 귀신이라는데 봉봉이 돌아다니는 게 뭐가 이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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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Chapter 20: 어머나 세상에 -2 19.12.29 25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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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Chapter 19: 3년 만의 외출 -1 19.12.26 21 1 11쪽
46 Chapter 18: 마법 신발 -2 19.12.25 25 1 7쪽
45 Chapter 18: 마법 신발 -1 19.12.24 19 1 8쪽
44 Chapter 17: 어떻게 된 거냐면 -2 19.12.23 17 1 10쪽
43 Chapter 17: 어떻게 된 거냐면 -1 19.12.22 22 1 9쪽
42 Chapter 16: 뭐라고요? -2 19.12.21 24 1 9쪽
» Chapter 16: 뭐라고요? -1 19.12.20 20 1 9쪽
40 Chapter 15: 토네이도 심령학 연구회.-3 19.11.13 28 1 9쪽
39 Chapter 15: 토네이도 심령학 연구회.-2 19.11.12 24 1 8쪽
38 Chapter 15: 토네이도 심령학 연구회.-1 19.11.11 24 1 8쪽
37 Chapter 14: 두 번째 프로포즈.-2 19.11.10 33 1 9쪽
36 Chapter 14: 두 번째 프로포즈.-1 19.11.09 25 1 10쪽
35 Chapter 13: 드디어 알았네.-3 19.11.08 30 1 9쪽
34 Chapter 13: 드디어 알았네.-2 19.11.07 25 1 8쪽
33 Chapter 13: 드디어 알았네.-1 19.11.06 25 1 7쪽
32 Chapter 12: 속고 속여요.-2 19.11.05 28 1 10쪽
31 Chapter 12: 속고 속여요.-1 19.11.04 45 1 10쪽
30 Chapter 11: 봉봉의 모험 -2 19.11.03 27 1 8쪽
29 Chapter 11: 봉봉의 모험 -1 19.11.02 27 1 7쪽
28 Chapter 10: 말도 안 되는 이야기 -3 19.11.01 21 1 7쪽
27 Chapter 10: 말도 안 되는 이야기 -2 19.10.31 25 1 7쪽
26 Chapter 10: 말도 안 되는 이야기 -1 19.10.31 24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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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Chapter 9: 원고와 다이아몬드 -1 19.10.30 29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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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Chapter 8: 이제 펜 좀 잡을 까요? -2 19.10.29 57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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