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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비우스

마법을 베는 천재기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뇌비우스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11.13 17:13
최근연재일 :
2023.12.08 11:35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17,250
추천수 :
499
글자수 :
190,785

작성
23.11.24 17:30
조회
504
추천
17
글자
15쪽

검의 성소(4)

DUMMY

녹록지 않게 거쳐 온 두 개의 관문.

그 난이도는 사실 상향 조정됨으로써, 공략의 난점을 더욱 가중시킨 것이었다.


- 이유는... 나도 모르겠구나.


쉬리더가 말했다.


- 그보다 우선 통과한 것에 의의를 두자꾸나. 지금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


"중요한 일이라면?"


- 오러의 형.


쉬리더가 옆구리에 패용하고 있던 검을 툭툭 두들겼다.


- 마지막 3관문으로 향하기 전, 앨런 너는 내게 오러의 형을 배우게 될 것이다.




*




- 마지막 관문의 테마. 그것은 바로 '결투'다.


쉬리더는 설명했다.


- 오러기사가 가진 모든 수를 동원해 상대를 쓰러트려야 하는 시험이지.


"그 상대라는 게.. 정확히 누구인가요?"


- 알 수 없다.


3관문의 상대는 그때그때마다 다르다는 게 쉬리더의 설명이었다.


- 죄질이 더러운 옥졸수, 혹은 누군가에 의해 조련된 사나운 동물이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들과 굴을 나돌아다니는 야수, 흉악한 몬스터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세 관문 중 가장 위험한 시험이지. 자, 앨런아. 내 입으로 분명 원래의 1,2관문은 아주 쉬우며, 그저 켄과 척의 운용을 시험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말했던 걸 기억하지?


"네."


- 그런데 3관문은 아니다.


이렇게 말하는 쉬리더의 어조는 냉철하리만치 단호했다.


- 굉장히 어려우며, 재수가 없다면 목숨을 걸어야 할 수도 있다. 어쩌면 자웅을 겨루는 수준에서 끝날 수도 있지만, 상대에 따라선 생사결이 될 수도 있단 말이지.


"그래서 미리 배워둬야 하는군요. 오러의 형을.


- 그래.


쉬리더가 검집 밖으로 검을 스르릉 열어 보이며, 앨런에게 너도 그렇게 하라는 듯 턱짓으로 지시했다.


- 제자야, 검을 잡아라. 시간이 넉넉지 않으니 최대한 짧고 굵게 알려주마.


가르치기에 앞서 쉬리더는 앨런에게 먼저 이렇게 질문했다.


- 네가 생각하는 오러의 형이란 무엇이느냐?


앨런은 곰곰 생각했다.


'신속의 형.'

'압도의 형.'


뒤이어 스승과 템파가 맞서 싸웠던 일련의 합들과, 거기에서 나왔던 고유의 동작들이 그림처럼 떠올랐다.


'검으로 참격을 쏟아내고, 도끼로 땅을 때려 폭발을 일으켰지.'


무기의 형태뿐 아니라, 그 무기에서 자아내는 오러의 특질 자체가 달랐다.

그렇기에 마치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개성이자, 권한과 같은 느낌을 받았더랬다.


"지문.. 같은 것이 아닐지."


신중하게 운을 띄운 앨런은 재차 말을 이어갔다.


"마스터와 템파 씨가 싸울 때. 두 분의 오러웨폰에서 각기 다른 형태와 속도의 오러가 발출되었었죠. 저는 그것이 꼭 사람의 지문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그래. 계속 말해보거라.


"네. 이건 마치 그만이 가진 고유의 것이어서, 말 그대로 자기 몸처럼 사용할 수 있고 또 그렇기에 타인은 모방할 수 없는... 그런 형태의 힘으로 느껴졌어요."


- 음. 꽤 그럴듯한 답변이구나.


쉬리더는 대답에 만족했다는 듯 두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 내 입장에서 좀 더 첨언을 하자면, 오러의 형이란 것은 '만들어진 지문'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군.


"만들어진 지문... 그렇다면 선천보단 후천적 요인에 더 가깝다는 건가요?"


- 그렇다.


스승은 고개를 끄덕였다.


- 형에 따른 개인의 재능과 적성. 그런게 엄연히 존재하긴 하지만, 어떤 형이든 자기만의 것으로 취하여 만들어낼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말이지. 그렇게 형의 연마를 거듭하게 되면, 네 말대로 하나의 지문처럼 오러기사의 몸과 정신에 깊게 인이 박히는 것이고.


"질문이 있습니다."


- 무어냐?


"한 사람이 두 가지 이상의 형을 체득할 수도 있습니까?"


쉬리더는 턱수염을 천천히 쓸었다. 좀 고심하는 듯하더니 이런 대답을 남겼다.


- 어렵다.


"어렵다는 건..."


- 말 그대로지. 불가능한 것은 아니야. 하지만 상당히 어렵다고 볼 수 있겠다.


- 우선 형이라는 게 말했듯 깨끗한 손가락 위에 새로 만들어진 지문 같은 것이라, 백지 상태에서 하나의 형을 체득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 하지만 두 가지를 취하는 건 다른 개념이다. 자, 생각해보거라. 이미 만들어진 지문에, 또 다른 지문을 얹게 된다면?


"섞이겠군요. 복잡하게."


- 그렇지.


말하자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될 수 있다는 게 쉬리더의 요점이었다.


- 더군다나 하나의 형을 깨우치는데도 막대한 시간을 소비해야 한다. 무리와 형태, 깨우침의 단계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지. 그렇기에 두 가지 이상의 형을 취하는 건 매우 비효율적인 선택이야.


"그렇군요. 이제 개념을 이해했습니다."


- 역시 빨라서 좋군. 그런고로 내가 네게 사사하게 될 형은,


"신속의 형."


- 시작하자꾸나.


이제 쉬리더는 더는 말을 덧붙이지 않고 검 손잡이 위로 손을 얹었다.

동시에 줄기줄기 뻗어 나오는 맹렬한 기세.

그 어떤 것이 눈앞에 있어도 단참에 두 동강을 낼 듯 했다.


- 신속, 제 2형.



쐐액!



날카로운 검이 허공을 가르며 번쩍 빛났다.

아래에서 위로 만곡하게 베어낸 검로. 그 위로 순간 초승달 모양의 오러가 번쩍였다.


"!"


앨런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스승은 이미 아까 전과 같은 준비 자세로 되돌아와 있었다.


- 봤느냐?


"...예."


말 그대로 넋을 잃게 만드는 참격이었다.

이전에도 본 적 있지만 다시 보아도 기이하고 경이로운 수준이다.


- 방금 시연했던 신속의 2형. 이 기술은 '달빛섬광'이라 부른다.


"달빛섬광.."


무어라 덧붙일 것 없이 완벽하게 어울리는 이름이다.


- 자, 여기서 테스트다.


쉬리더가 말했다.


- 내가 보여줬던 달빛섬광. 여기에 담긴 요체는 사실상 굉장히 단순하지.


"그게 어떤..?"


- 빠르긴 하나, 동작의 구성 자체는 지극히 단순하단 말이지. 그리고 그 구성의 핵심엔, 너도 알 만한 '무언가'가 내재되어 있다.


- 지금부터 넌 그게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고, 내게 말해주면 된다.


"아니..."


'애초에 보이지도 않았는데..'


스승이 선보였던 달빛섬광.

이는 단집중을 시전했어도 거의 읽히는 게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빠르고, 화려했으니까.'


앨런은 스승에게 무어라 말하려다, 곧 입을 다물곤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눈보다 더 정확하고 정신보다 더 확고한 능력.

그것이 앨런의 머릿속에 존재하지 않은가.


'기억력.'


보는 족족 모든 것을 각인시키는 저주. 지금은 이것을 유용한 도구로 사용해야 할 때다.


"..."


앨런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렇게 기억의 틈 속으로 들어가, 방금 전 일어났던 쏜살같은 광경을 고스란히 복기했다.


쐐액!


처음엔 진전이 없었다.

기억을 되짚음과 동시에 뭔가 번쩍이는 듯하더니, 한순간에 끝나버린 검격.


'다시. 되돌아가자.'


쐐액!


이후의 시도도 마찬가지였다. 또 다시 봐도 눈으로 좇을 수 없는 속도였다.


'..다시!'


이후 열 차례, 스무 차례를 복기했다. 그럼에도 일체의 진전조차 없었다.

앨런은 낙담했다.

이 말도 안되는 속도의 검격을 읽는 게, 사실은 앨런의 비상한 기억력으로도 불가능한 영역이 아닐까?


'기술을 익히는 데 제한 시간도 있다고 들었으니..'


이쯤에서 포기하고 스승께 손을 내밀어야 할 성 싶었다. 그러나 번뜩 뇌리를 스치며 떠오르는 하나의 발상.


'...잠깐.'


문득 툭 던지듯이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어쩌면 기억 속에서도, 단집중을 시전할 수 있지 않을까?'


무념무상의 상태로, 대상 하나만에 집중하는 단집중.

이 기술은 오롯이 실시간을 기준으로 했다.

허나 그 범위가 과거, 앨런의 기억 속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마스터가 낸 문제를 맞출 수 있겠지.'


앨런은 다시 눈을 감았다. 방금 전의 기억을 재차 되살리며, 보다 더 농밀한 집중을 위해 두 주먹을 꽉 쥐었다.


퍽!


이내 코에서 피가 흘러나와, 입술 위를 찝찌름하게 적시는 게 느껴졌다.


'단집중!'


쐐- 애- 애- 애- 액!


마침내 스승이 선보였던 광속의 검격이, 앨런의 눈앞에서 무수한 단절음과 함께 뚝뚝 끊기는 것이 보였다.

잠시 후 앨런이 눈을 떴다.


"알아냈습니다."


- 호오?


앉아서 담배나 태우려던 쉬리더가 놀란 듯 눈썹을 들썩였다.


- 알아냈다고?


"예."


앨런의 눈이 번쩍 빛났다. 동시에 검집을 벗어난 그의 검이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위로, 맹렬한 호선을 그려냈다.


화악!


- 프, 프허허!


쉬리더가 웃었다. 우스워서는 아니고, 제법 흉내내는 꼴이 그럴싸했기 때문이다.


- 놈, 진짜로 알아냈구나?


"네."


앨런은 뿌듯함을 느끼는 듯 나긋한 미소를 지었다.


"신속의 형을 이루는 핵심 동작. 그것은 바로 켄이었어요. 검이 궤적을 그리는 순간, 휘두른 무기를.. 정확히 말하자면 검과 함께 뻗어진 두 팔을 다시 내 몸 쪽으로 끌어옵니다. 켄을 이용해서요. 그러면 다시 초기의 준비자세로 빠르게 되돌아올 수 있고, 그로 인해 특유의 속도감을 발휘할 수 있게 되죠."


- 정...


순간 쉬리더의 입술이 흥분으로 옴찔거렸다.


- 정답이다!!


'하! 이런 미친놈!' 스승은 다소 과격한 감탄사와 함께, 만면 위에 감출 수 없는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 무슨 사족을 더 붙이고 말 것도 없어. 네가 말한 그것이 바로 확실한 정답이다.


- 휘두른 검격을 켄으로 빠르게 회수하면서 발생한 운동 에너지.


- 그것을 수십 차례 반복하면 무한동력에 가까운 신속의 참격을 발휘할 수 있게 되지. 그것이 바로 신속의 형의 기틀이 되는 1형, '쉬리켄'이다.


"쉬리켄이라면, 설마..."


앨런이 뭐라 말할 수 없는 오묘한 표정으로 살짝 미소 지었다.


- 그 설마가 맞다. 쉬리더의 켄이라서 '쉬리켄'. 내 스스로 고안한 형이니 이런 이름 정도야 당연하지. 뭐, 꼽냐?


"안 꼽습니다. 멋지네요. 너무 멋져서 막 눈물이.."


- 욘석! 설마 멕이는 게냐?


"...흐흐."


역시 스승과 나누는 농담 따먹기는 언제라도 질리지 않았다.


"그럼 이 쉬리켄에 정제된 오러를 담아 휘두르면... 그것이 바로 달빛섬광이 되는 건가요?"


- 역시, 정답이다.


'아, 정말 이놈은 어디까지 잘나먹은 거야?' 쉬리더는 이러한 감상이 명백히 담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자. 그럼 이론은 완벽히 터득했고. 이젠 연습을 좀 해봐야겠지. 3관문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부지런히 서둘러보자꾸나.


"예. 그런데 한 가지 질문이 더 있습니다."


- 말해 봐라.


"이 검으론..."


앨런은 손에 쥐어진 보얀의 검을 가리켰다.


"오러를 발할 수 없는 걸로 아는데, 2형을 연습할 수 있을까요?"


- 걱정 마라. 이곳은 검의 성소니까.


쉬리더는 설명했다. 오러의 재능이 있는 자라면 어떤 무기로도 오러를 발할 수 있게 되는 곳이 여기 검의 성소라고.


- 물론 어디까지나 이 장소에 한해서만이지. 자, 답이 되었을 테니 이제 슬슬 시작해보자.


"네."



*



한시간. 이후로도 약 30분 정도가 더 지났다.


- 이제 좀 감을 익혔느냐?


"예."


절로 비어져 나오는 한숨과 함께 앨런이 고개를 끄덕였다. 온몸에 땀이 비오듯 했다.


"1형은 거의 감을 잡았습니다. 음, 그런데 2형은..."


- 아직 알쏭달쏭하지?


"네. 확실히."


신속 제 1형, 쉬리켄. 휘두른 검격을 빠르게 회수하는 기술.


"그리고 이 과정에서 검신 위로 오러를 발출해야... 비로소 제 2형, 달빛섬광이 시전되는 것이죠."


문제는 이 과정이 쉽지 않았다. 머리론 알겠는데 몸이 안 따라주는 느낌이랄까?


"검을 휘두르고, 쉬리켄이 발동되면서 무기가 회수되기 직전! 그때에 비로소 오러를 발출해야 하는데..."


- 속도가 너무 빨라 그 타이밍을 잡기 어렵겠지.


"정확한 진단이십니다."


- 그래도 그정도면 장족의 발전이다.


다소 풀이 죽은 앨런과는 달리 쉬리더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 이미 쉬리켄은 능숙한 수준이고. 달빛섬광도 사실상 낙제 수준은 아니야. 열 번 시도하면 두 번 정도는 제대로 먹히는 수준이니.


"..이걸로 3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까요?"


- 너무 걱정마라.


쉬리더가 앨런의 어깨를 두드렸다.


- 여기까지만도 넌 훌륭히 자격을 입증했다. 그러니 기죽지말고 당당하게. 네 형形을 펼쳐보아라.


"네."


육신을 갖추지 못한 통신체의 행동임에도, 앨런은 어쩐지 스승의 온기와 격려를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 음. 이제 시간이 다 되었구나.


지지직... 쉬리더를 형상하는 통신체가 점점이 부숴지기 시작했다.


- 잘하겠지만. 끝까지 긴장 늦추지 말고. 네 비상한 머리와 집중력을 십분 살릴 수 있도록.


"네. 마스터."


- 오러의 은총이 함께 하길.


"마스터도... 오러의 은총이 함께 하길."


'파앗'하는 소리와 함께 사라진 스승의 통신체. 이제 비석의 잔해 위엔 부연 먼지만이 부유하고 있었다.

앨런은 그 부유물을 잠시동안 바라본 뒤, 다시 눈을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가자."


이제 소년의 발걸음은 마지막 관문을 향한 통로로 향하기 시작했다.





*



이전보다 더 어둡고, 음습한 길이 한참동안이나 이어졌다.



철벅, 철벅.



바닥에 물 부딪기는 소리가 나더니, 발이 축축해졌다.

이후 움직일 때마다 계속 물소리가 나면서 반향음으로 울려 퍼졌다.


'점점 더 깊은 지하로 들어가는 듯...'


앨런은 소매를 들어 코를 틀어막았다. 차갑게 죽은 공기가 그의 신경을 한층 예민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한참 걸어가다 보니, 멀리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비석."


관문의 시작을 알리는 이정표였다.

하지만 이제껏 보아왔던 것들과 사뭇 형태가 달랐는데, 이 비석 위엔 은은한 푸른색 서광이 신기루처럼 어려 있었다.


쉬이익!


앨런이 가까이 다가가자, 그 기운이 고스란히 그의 몸 속으로 흡수되었다.


"!"


그러자 신기하게도, 고갈됐던 오러가 완벽히 회복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앨런은 모처럼 반색했다.


"안 그래도 오러 조절을 제일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완전 회복이 되었으니, 그나마 시험에 통과할 승산이 높아진 셈. 앨런은 비석 위에 쓰여진 문구를 바라보았다.





「제3 관문」


- 악을 멸하라.

- 준비된 자는 계속 걸어가라.




"악을... 멸하라."



앞선 시험과 달리 무섭도록 직선적인 문구. 앨런은 그 어느때보다 긴장한 채, 조심스럽게 앞으로 걸었다.


철퍽, 철퍽...!


발에 밟히던 고인 물소리가 서서히 옅어지기 시작했다.

이내 완만한 평지의 감각이 느껴지면서, 반원형의 넓찍한 통로로 들어섰다.


저벅,

저벅.


통로를 따라 들어가자 두꺼운 철문 하나가 있었다.

철문은 쉽게 열 수 없도록 원형 손잡이를 여러 차례 돌리도록 되어 있었다.




끼...이이이이!!!



손잡이를 돌리자 녹이 슨 부스러기가 떨어져 나오면서, 귀청이 찢어질 듯한 마찰음이 들려왔다.


쿠르르르....


육중한 철문이 바닥에 끌리면서, 내부의 전경이 드러났다.

횃불이 곳곳에 걸려있는 돔 형태의 방이었다.

앨런은 숨죽인 채 방의 내부로 들어갔다.

동시에 어쩐지 귀에 익은 듯한 하나의 멜로디가 들려왔다.


"음음음, 음음, 음,음,음...!"


음습한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명랑한 콧노래.

순간 앨런의 전신에 힘이 쑥 빠져 나가면서, 공포가 엄습하는 것을 느꼈다.

소년은 눈 앞에 놓여진 상대의 이름을, 마치 절망을 토해내듯 읊조렸다.


"...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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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검의 신탁(2) 23.11.18 654 23 12쪽
7 검의 신탁(1) +2 23.11.17 720 27 14쪽
6 훈련 +1 23.11.16 822 29 17쪽
5 당기는 손, 밀어내는 발 +1 23.11.15 920 27 13쪽
4 네 능력이 참 유용하구나 +1 23.11.14 1,073 25 14쪽
3 심장을 먹는 마법사(2) +4 23.11.13 1,283 34 16쪽
2 심장을 먹는 마법사(1) +4 23.11.13 1,517 38 19쪽
1 모두에게 천재로 불리웠다. +3 23.11.13 2,342 5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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