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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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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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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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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내 영혼을 지켜라

DUMMY

해변가에 있는 벤치에 앉고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웃고 있는 어린 아이의 아무런 꾸밈이 없는 순수한 웃음에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난 언제 저런 웃음이 사라졌는가? 아무리 과거를 떠올려 보지만 도저히 안개 속에 가려진 흐릿한 기억만이 맴돈다.

"오늘 괜찮았나요?"

박문득이 다가오며 옆자리에 앉는다.

"글쎄요. 너무 평화롭고 안전한 곳이라 제가 왜 여기에 왔는지 모르겠네요"

박문득의 얼굴이 굳어진다.

"3년 전부터 사건 사고가 증가했습니다. 배가 침몰하고 익사를 하는 사람들도 늘어났죠. 가덕도에 살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부모님도 그렇게 말씀 하셨고 이상한 것은 모두가 수영을 잘하는 주민들인데 물론 깊은 바다는 어쩔 수가 없지만 육지에서 가까운 갯바위에서 익사라니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자세히 말해 보세요"

박문득의 눈망울에 깊은 설움이 느껴진다.

"내일 오시면 자료를 보시겠지만 우선 작년 가을에 바다에 익사한 이순경 사건의 경위를 말씀드리면 수영도 저보다 우수했고 밝은 성격의 친구였습니다. 근데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다가 바다에 빠져 질식사로 결과가 나왔는데 그곳이 저와 어린 시절부터 놀던 장소죠. 술도 안 마시는 이순경이 발을 헛디뎌서 머리가 바위에 부딪치고 바다에 빠져 죽었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습니다. 저는 이순경을 너무 잘 압니다. 절대 그렇게 허술하게 행동할 친구가 아닙니다. 백형사님이 다시 조사를 해주세요. 부탁 드립니다."

백성일은 생각에 잠기고 저 멀리 보이는 갯바위를 바라본다.

"내일 사건이 일어난 장소로 가봅시다."

갑자기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두 사람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한다. 20대 중반의 뚱뚱한 남자가 뛰어가다 넘어지더니 다시 일어나고 뛰어가다 넘어지는 행동을 반복한다. 백성일이 일어나자 박문득이 입을 연다.

"제 친구입니다. 머리에 이상이 생겨 매일 저렇게 행동합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식사 시간도 다가오는데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박문득은 발걸음을 옮기며 펜션으로 향한다. 백성일은 넘어지는 남자를 쳐다보더니 발걸음을 옮긴다. 남자는 모래사장 끝자락에서 다시 돌아서더니 뛰어오다가 넘어지는 행동을 되풀이 반복한다. 백성일과 가까워지고 스치고 지나가는 남자가 넘어지는 모습에 백성일은 남자의 팔을 잡는다. 순간 손에서 뜨거운 전류가 흐르고 백성일은 깜짝 놀라며 팔을 놓는다. 뚱뚱한 남자는 손을 떨고 있는 백성일을 노려보더니

"나와 같은 능력자군. 어디서 왔지?"

"당신은 누구야?"

"후후. 이제 태어난 병아리군. 따라와"

남자는 발걸음을 옮기더니 벤치에 앉는다. 백성일은 잔뜩 긴장한 채 주위를 경계하고 천천히 걸어가다 남자 앞에 선다. 남자는 숨을 내뱉고

"휴우 그만 앉아. 할 애기가 많으니까"

백성일은 잠시 망설이더니 옆에 앉는다. 남자는 짧게 말한다.

"외계인에게 영혼을 받고 또 다른 기억은 없나?"

"그게 무슨 소린 지?"

백성일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꿈이 생각난다.

"아니 그러면 은색의 남녀가 사실이라고?"

"넌 은색의 외계인이 왔구나 난 붉은 옷을 입은 외계인이 왔지. 물론 피부는 은색이지만 그리고 눈동자도 은색이었지. 다른 기억은?"

백성일은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유체이탈의 경험을 했는데 설마 그것도?"

호동은 고개를 끄덕인다.

"맞아. 사실이야. 먼저 몸뚱아리가 죽고 너는 죽어 있는 너의 모습을 보게 돼. 하지만 그 다음이 중요한데 다른 기억은?"

"없어"

"외계인이 너에게 남긴 얘기가 있을 텐데"

"그래 생각난다. 나와 같은 영혼을 가진 사람들을 제거하라는 말을 했는데 그리고 지구에서 마지막 생존자가 되어야 끝나는 게임이라고"

호동은 고개를 끄덕인다.

"내 말 잘 들어. 나를 도와 주려는 너의 착한 마음씨 때문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오늘은 너를 살려주지. 지구에 수많은 우리와 같은 인간들이 있는데 전쟁을 해서 단 한명이 생존하는 외계인의 게임이야. 만약에 내가 마지막 생존자면 이 지구는 내가 원하는 세상으로 바뀌고 또 다른 선물은 난 영원한 생명을 가진다는 말이지. 어떻게 생각하면 간단한 이치야. 그냥 우리와 같은 영혼을 가진 인간을 제거하면 된다는 말씀 어때 간단하지"

백성일은 떨리는 손을 꽉 움켜쥔다.

"꿈이 사실이라니 이건 말도 안돼"

호동은 일어나며 손으로 백성일의 어깨를 툭 친다.

"잘해 봐. 외계인이 준 뇌에 들어있는 영혼을 잘 간직하고 무엇보다 너를 강하게 단련해서 잠들어 있는 영혼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마지막 생존자로 남을 확률이 높지. 하지만 내가 보기에 너는 어렵겠네"

호동이 발걸음을 옮기자

"잠시만"

호동은 뒤돌아 본다. 백성일은 주먹에 힘을 주더니

"왜 그들이 이런 일을 하는지 너는 알고 있니?"

"그들은 우리를 만든 조물주야 한마디로 신이지. 그들은 지구 뿐만이 아닌 다른 행성에도 이런 게임을 즐기고 있어. 우리가 게임을 하듯이 그들은 우리를 가지고 게임을 즐기는 거야. 내가 살아남으려면 너를 죽여야 하지.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호동은 멀어지고 백성일은 벤치에 힘없이 앉는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은색의 외계인이 꿈이 아니라 실화라니 그러면 난 이제 죽는 건가. 머리가 복잡하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손바닥에 차가운 땀방울이 느껴진다.


펜션으로 들어오자 긴 식탁에 많은 음식이 가지런히 놓여있고 화자가 손을 흔든다.

"백형사님 이리 오세요"

백성일은 화자 옆에 앉고 화자는 밝은 얼굴로 손을 내민다.

"저기 계신 분이 아버지 입니다."

백성일은 일어나고 인사를 한다.

"백성일 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

박봉팔은 미소를 보인다.

"파출소에서 우리 아들 잘 가르쳐 주시게. 도시로 가서 형사가 되는 것이 꿈인 아들이지"

이달순이 손을 흔든다.

"아냐 아냐. 여기서 미옥이랑 결혼해서 풍족하게 사는 것이 꿈이야. 맞지 내 아들?"

박문득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솔직히 부산 아니면 서울에 사는 것도 생각 중 입니다."

갑자기 찬바람이 휘몰아친다. 이달순은 눈이 커지고

"그게 무슨 말이니? 여기에서 나와 함께 오손도손 살아야지. 미옥아 맞제?"

단발머리의 미옥은 얼굴이 벌게지더니 수줍게 말한다.

"저는 문득씨가 원하는 대로 따를 거예요"

갑자기 화자가 목소리 높여 크게 웃는다.

"호호. 문득씨가 원하는 대로 한다고 지랄하고 자빠졌네. 넌 피부병에 무좀까지 있잖아. 항상 바다 근처에 살아야 괜찮다며 울 때는 언제고 뭐? 문득씨만 괜찮으면 된다고 웃기는 소리 하네"

탁 소리가 울린다.

"아야 왜 그래?"

이달순이 눈을 부릅뜨고 입술이 위아래로 움직인다.

"주둥이 닫고 가만히 못 있나? 조용히 결혼식 끝나기 전까지 말하지도 말고 쑤구리고 있어라. 미옥아 꽃등심 먹어라"

이달순은 접시에 고기 조각을 내려놓는다. 화자는 입술이 튀어 나오고 백성일을 쳐다보니 무슨 생가에 잠긴 듯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백형사님도 드세요"

"아 네"

백성일은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아무런 말도 없이 집어 넣는다.


은색 피부의 여자가 밝고 둥근 빛을 가까이 내밀고 백성일은 몸부림을 치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고 두려움에 목청껏 외친다.

"그만 그만"

두 눈을 뜨고 상체를 일으킨다. 이마에 굵은 땀방울이 흘러 내리고 힘겹게 숨을 몰아쉰다.

"허어 허어 휴우. 꿈이네"

겨우 몸을 일으키고 창가로 가서 창문을 활짝 열자 짭조름한 맛이 코끝을 때리더니 상쾌하고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이제 죽는 걸까? 답답한 맘에 옷을 걸치고 밖으로 나간다. 작은 가로등의 불빛이 부서지는 파도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고 백성일은 벤치에 앉는다. 이제 어떻게 해야 나의 미래를 지킬 수 있을까? 정말 모르겠다. 다시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붉은 태양이 수줍게 모습을 보이고 백성일은 모래사장을 힘차게 달린다. 제자리에 멈추고 목에 걸린 수건으로 얼굴을 문지른다. 숨을 몰아쉬며 펜션으로 들어가자 화자가 주방에서 얼굴을 내민다.

"오늘 아침은 매운탕 입니다. 어제 아버지가 잡은 싱싱한 우럭으로 준비했어요"

"맛있겠네요. 씻고 내려오겠습니다."


모두가 맛있게 음식을 먹고 이달순이 입을 연다.

"결혼식 날짜는 잡았나?"

"상견례 자리에서 결정하죠. 솔직히 저는 가을이 괜찮을 것 같은데"

"무슨 소리고? 1달 안에 결혼해라. 너도 알다시피 장사장 변덕이 죽 끓듯 왔다 갔다 하잖아. 여기 가덕도에서 미옥이 같은 신부가 어디에 있니. 잡을 때 꽉 잡고 모가지를 비틀어야지"

화자가 웃는다.

"미옥이가 닭이가? 모가지를 비틀게"

"아 미안타. 오늘 저녁에 삼계탕 준비한다고 헷갈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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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가덕도에 불어오는 허리케인 24.08.09 27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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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내 사랑은 가까운 거리에 머문다. 24.08.07 29 0 9쪽
16 위대한 다포리 축제 +1 24.08.05 33 1 9쪽
15 머리에 새긴 한 맺힌 영혼 24.08.05 35 0 9쪽
14 최건이 나타나다. 24.08.03 36 0 9쪽
13 폭풍 속으로 뛰어든다. 24.08.02 35 0 9쪽
12 반가운 얼굴들 24.08.02 35 0 9쪽
11 새로운 몸과 마음가짐 24.08.01 37 0 9쪽
10 삶의 근원을 찾아 24.08.01 35 0 9쪽
9 천하제일인의 첫 걸음 24.07.29 50 0 9쪽
8 휘몰아치는 태풍을 향해 24.07.29 39 0 10쪽
7 다가오는 저승사자 24.07.28 45 0 9쪽
6 청룡상회 24.07.28 53 0 9쪽
» 내 영혼을 지켜라 24.07.27 63 1 9쪽
4 제 2의 고향 +1 24.07.27 77 3 10쪽
3 정든 고향과 작별 +1 24.07.26 106 3 9쪽
2 나와 또 다른 나 +1 24.07.24 140 2 9쪽
1 남부 경찰서 백성일 +1 24.07.22 198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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