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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gongchirisa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2
최근연재일 :
2021.06.19 03:39
연재수 :
99 회
조회수 :
10,724
추천수 :
174
글자수 :
637,166

작성
21.05.12 10:19
조회
371
추천
4
글자
20쪽

제3장. 시작하기 위해선 준비가 필요하다. 문제는 그것도 다 돈이다.

DUMMY

제3장. 시작하기 위해선 준비가 필요하다. 문제는 그것도 다 돈이다.



적은 돈으로 잠잘 곳을 찾다가 어찌저찌 마구간에서 하룻밤을 잔 우리는 닭이 우는 소리에 2일 차 아침을 맞이했다.


“지푸라기 위도 잘만하네. 이제 정신 차려. 오늘부터 본격적인 판타지라이프 시작이니까.”


“야...근데 우리 왜 같이 잤지?”


“왜긴 왜야, 여관이 하룻밤에 2000루난데 우리 전 재산이 1400루나니까 그렇지. 마구간도 200루나에다가 여관에서 준 깔개랑 베개들도 각각 300. 남은 재산? 300. 하....우리지금 아침도 굶어야 한다고.”


“아...그랬지.”


어제 길드에서 보니까 맥주가 400루나. 대충 1루나가 10원으로 엔화랑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네. 하...3000원이면 편의점에서 컵라면에 삼각김밥 사먹을 돈인데 여긴 그런 게 없지. 아니, 쌀은 있을까?


“일단 돈을 얻으면 화장품을 먼저 사고 싶어.”


“야 우리 지금 무기도 없어. 아 잠깐, 진짜 어떡하냐? 기초 장비도 없어. 글도 못 읽어. 치트 도 없어. 이래선 마왕은커녕 슬라임도 못 때려잡는다고 우리.”


“아 그러네? 야 우리 진짜 어떡해?!”


“하아...진짜 빡세네....”


우리는 가장 중요한 문제를 떠안은 채 간단히 세수만 하고 길드로 향했다.


길드의 카운터에 어제 우리에게 모험가등록을 시켜준 노란 머리의 누님에게 다가가 사정을 말하니 그녀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면서 우리를 바라보는 제스처를 취하며 말했다.


“음...그렇군요...두 분은 시골 마을에서 자라서 글도 모르신다는 거죠? 심지어 무기를 살 돈도 이젠 남아있지 않으시고.”


“넵, 이제부터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그러니 장비를 마련할 때까지 일할 수 있는 곳을 알려주세요.”


난 두 손을 모으고 카운터의 직원에게 고개 숙여 부탁했다. 그리고 그녀가 알려준 곳에 그녀와 함께 가보니 웬 공사판이 있었다.


“여어! 린씨! 오랜만이구만. 이번엔 그 녀석들인가?”


민소매 패션으로 우락부락한 근육을 자랑하는 수염 난 아저씨가 린씨를 보자 반가워하며 인사를 건넸고 그 후 우리 둘을 스캔하듯이 살펴보았다.


아...하하하...그래. 어제부터 참~현실적이다. 이 망할 세상.







“어이! 좀 더 팍팍 내리치라고!! 허리에 힘 줘! 그래가지고 밤일 하겠어?!”

“네!!”


“아가씨! 여기 물 좀 뿌려줘!”

“네!!”


일은 간단했다. 몸이 힘들어서 그렇지 딱히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몸이 무진장 힘들어서 그렇지. 그저 힘들어서 쓰러질 거 같은 일일 뿐이었다. 살려줘.....


“자자! 다들 점심먹자고! 신입 둘! 이거 좀 나눠줘.”

“네!”


나는 종이 상자에 가득 든 호밀 빵을, 이고희는 병 안에 담긴 우유를 사람들에게 나눠준 뒤 구석에 앉아 빵을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


그리고 빵을 베어 문 우리 둘은 서로를 바라봤다.


““단단해...””


빵이 단단했다. 바게트보다 단단해서 무슨 돌맹인줄 알았다. 우유는 제대로 정제되지 않은 탓일까 아님 이쪽 세계의 소가 이상한 걸까, 비렸다.


“아...하하하. 그치~잘 발효되고 부풀어져서 촉촉한 빵과 깨끗하게 정제된 우유를 원하는 게 여기선 이상하겠지? 하하하....하.....”


“그, 그래! 지금은 배를 채우는 게 먼저니까.”


““아하하하....하아.....””


불평을 하면서도 우린 하루, 이틀, 사흘....어느덧 한 달이라는 시간을 그곳에서 열심히 일했다. 그날 수당을 받아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길드에서 다른 이가 주문하는 것을 보고 따라 주문하며 식사를 하였다.


아침도 전날 사둔 과일이나 야채로 해결하며 악착같이 돈을 벌었다.


그리고....마침네! 그 돈을 전부 투자해 검과 지팡이, 그리고 옷을 샀다.


“망토?”


“이거? 예쁘지~마법사면 이런 게 좋잖아?”


“아....네.”


“뭐야? 그 반응은? 넌 그 검을 빼면 하나도 전사같지 않거든?”


주황색 로브와 무릎까지 오는 검은 타이츠, 거기다 보라색의 망토를 두른 그녀와 다르게 내 장비는 평범한 붉은 색의 상의와 검은 바지에 보호대를 어깨나 팔꿈치, 무릎에 낀 것뿐이었다.


“어쩔 수 없잖아. 강철갑옷 같은 걸 둘렀다간 무거워서 움직이지도 못해. 그런 걸 살 돈도 없고.”


“어이 아가씨, 걱정 말라고! 단단한 섬유로 만든 거라 일반 옷보다는 훨씬 튼튼하니까! 찢어지거나 구멍이 뚫리면 오라고! 언제든지 꿰매줄 테니까!”


“그 말하니까 왠지 불안해지는데요?!”


“걱정 마! 꿰매는 건 싸니까!”


“그렇데. 빨리 가자. 좋은 퀘스트 놓치겠다.”


길드에 도착한 우리는 린씨에게 고블린 퇴치를 추천받았다.


“고블린 5마리라, 고블린은 무리지어 생활하지 않아요?”


“보통 10마리 전후로 몰려다니지만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거예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에리씨 정도라면 혼자서도 손쉽게 해치울 수 있을 테니까요.”


“응? 그러고 보니 너, 마법으로 흙이나 물을 만들어냈었지? 그거 어떻게 한 거야?”


“응? 아니...어떤 언니가 가르쳐줘서 웬만한 마법은 배웠는데?”


“잠깐, 그게 무슨 소리야? 1레벨이라 스킬 포인트가 없는데 어떻게 스킬을 배웠냐고.”


“저기....”


옆에서 지켜보던 린씨의 설명에 따르자면 모험가는 기초 능력치에 따라 기초 스킬포인트도 주어진다고 한다. 즉 뛰어난 마법력을 가진 이고희는 스킬 포인트도 시작부터 가득한 것이다.


“그럼 저는요?! 저도 스킬을 배울 수 있어요?”


나는 그녀에게 모험가카드를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 살피던 그녀는 잠시 주춤하더니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엘렌씨에게는 기초 능력치가 주어지지 않았네요. 하하...아! 괜찮아요! 레벨이 오르면 스킬 포인트가 쌓이면서 새로운 스킬을 배울 수 있고 마도구점에는 스킬 포인트를 늘리는 물약도 있으니까요!”


하, 하하...하....이거 서러워서 살겠나.


“하하하하하하!! 곤란한 모양이네 신참.”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니 짧은 청바지와 흰 티 위에 검은 반팔 자켓을 걸친 검은색의 단발머리의 여자가 우릴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내 이름은 마나. 도적이야. 정 불안하다면 나도 데려갈래? 물론 수익은 공평하게 나누고.”


“그게 좋겠네요~보통 모험가분들은 3~4분이서 파티를 이뤄 퀘스트를 수행하시거든요. 그리고 마나씨는 이 마을에선 베테랑이시니까 좋은 조언도 많이 들을 수 있을 거예요.”


그렇다고 별로 안 되는 돈을 N분의 1빵하자니...


“아, 참고로 나는 [적 탐지]스킬과 [잠복]스킬도 있고 검술도 가능해. 아마 내가 이 마을에선 최강일걸?”


“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엘렌! 이 아이는 에리입니다! 꼭 좀 부탁드립니다!!”


“엘렌?!”


“훗, 좋아! 이걸로 계약성립!”


“네?!”


“왜~자꾸.”


“아니...아냐. 잘 부탁드릴게요.”


퀘스트를 받아든 우리는 함께 산을 올랐다. 산을 오르며 마나에게 우리의 가짜 사정을 말했더니 그녀는 눈물을 훔치는 시늉을 했다.


“그랬구나...남매가 마왕군한테 고향을 잃고 전 재산을 털어서 이곳으로 온 거구나...정말 고생 많았어. 글을 못 읽는 것도 괜찮아질 거야!”


“천천히 배워가야겠지. 아, 마나....씨는 몇 레벨이야?”


“그냥 마나라고 불러. 내 레벨은 25야. 보통은 20렙이 되면 다음 마을로 떠나지만 난 이 마을이 좋아서 아직까지 이렇게 지내고 있어.”


“그럼 마나씨의 파티는?”


“난 딱히 소속된 곳이 없어. 처음 모험가가 될 땐 이리저리 파티를 옮겨 다니면서 퀘스트를 수행했었고 어느 정도 레벨이 오르고 빌붙던 파티들도 다음 마을로 떠나니까 다른 모험가들이 내게 도움을 청하더라고. 그래서 지금은 너희 같은 초보자들이나 도적이 필요한 파티들과 함께 퀘스트를 수행하고 있어.”


“흐음...[적 탐지]같이 편리한 기능이 있으면 도적을 고르는 건데. 함정을 찾아내거나 물건을 훔치거나.”


“모든 직업엔 장단점이 있는 거야. 내 경우에는 원거리 공격이 불가능하다시피 해서 항상 근접전이고 전사는 스킬만 잘 배운다면 다양한 공격을 펼칠 수 있어. 그리고 그걸 보좌하거나 앞으로 나서서 메인이 되어주는 게 마법사나 궁수나 힐러고. 무슨 직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 모든 직업이 다 소중하단거지.”


그녀의 말대로 게임에서 밸런스만 잘 잡힌다면 필요 없는 직업은 없다. 그리고 내가 아는 어떤 세계의 주인공도 전술만으로 팀원들의 단점을 커버하고 강력한 적들을 물리쳐왔다.


뭐...아무리 생각해도 내겐 어림도 없는 거 같지만.


“응?! [적 탐지]가 반응하고 있어. 이 너머에 고블린 무리들이 있어. 근데....”


“고블린 무리는 10마리 전후라고 했지? 에리가 마법으로 쓸어버리면 돼!”


나는 고블린들이 있다는 곳으로 검을 뽑고 달려갔다. 그러자 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들었던 말과는 전혀 달랐다.


“많아!!”


30마리는 되는 고블린 무리가 날 발견하자 무기들을 들었다. 보통 10마리 전후로 몰려다닌다 해놓고, 30마리나 있는 거다.


무슨 축제가 열린 건가요? 아뇨, 제 장례식입니다. 이런 씨....!


“그래서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 고블린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느껴진다고 하려했다고!!”


“괜찮아! 우리에겐 대마법사가 있어! 에리!”


“알았어! [파이어볼]! [라이트닝]!”


내 왼편에 온 이고희가 지팡이를 겨누고 마법을 외치자 불덩이와 빛줄기가 날아가 금세 고블린 두 마리를 퇴치했다.


“야! 광범위한 마법으로 쓸어버려야지 무슨 깨작깨작..야! 피해...!”


화살이 이고희에게 날아오자 순간적으로 나는 그녀의 앞에 서서 화살을 맞았다. 다행히 보호대가 있는 어깨부분에 닿았지만 촉이 살을 파고드는 것이 느껴졌다.


“도망쳐! 이쪽이야!!”


마나가 내 손을 잡고 달리자 그 뒤를 이어 이고희와 고블린이 우리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파이어볼]! 으아아!! 아직 세 마리밖에 못 죽였어!”


“남은 삼십 마리가 쫓아오고 있는데 그게 중요하냐?! 너, 광범위한 주문은 없는거야앗!”


“그런 상위 마법은 주문이 필요해! 상위 마법의 주문은 제각각 달라서 외우는데 꽤 시간이 걸려!”


“그런 게 어딨어어!! 돌아가면 에리 넌 상급마법 주문부터 외워! 알겠어?!”


“꺄아악! 알았어! 근데 계속 쫓아오고 있어! 그런 얘기는 잘 도망친 다음에 하면 안될까아아아!!”


난 주위를 둘러봤다. 하지만 다른 모험가같은, 무언가 상황을 변화시킬 것이....찾았다.


“마나! 에리! 우측에 동굴로 들어가!! 달려!”


“저렇게 좁은 곳에서 어떻게...! 알았어! 에리! 저쪽이야!!”


우리는 좁은 동굴로 달려 들어갔다. 그곳은 한명도 들어가기 불편할 정도로 좁았고 그 내부역시 둘 이상은 나란히 못 걸을 정도로 좁았다.


“좋았어, 이 정도면 충분해! 날 피해서 조준 잘해라!”


정면으로 붙었다면 30마리의 고블린 무리들에게 포위되듯 다구리를 맞았겠지만 이런 좁아터진 동굴에선 다구리를 할 수 없게 된다. 아무리 수가 많아도 1대 다수에서 1대 소수로 만들어버리는 게 이런 좁은 골목의 장점이다.


라고 어느 싸움의 달인이 알려줬다.


“흐랴앗!!”


난 검을 휘두르며 고블린들을 베었다. 그들은 좁고 미어터진 동굴에서 활도 못 쏘고 창도 마음대로 다루지 못하였고 난 그런 그들을 힘으로 눌러 찍으며 검을 계속해서 휘둘렀다.


“크윽...!”

“[라이트닝]!”

“[절도]!”


그러다 창을 든 고블린에게 배를 찔리자 이고희가 마법으로 그 녀석의 머리를 뚫었고 배에 찔린 창은 마나가 스킬로 자신의 손으로 가져왔다.


마지막 남은 고블린을 베자 조금 떨어져있는 고블린이 보였다. 그 녀석은 날 향해 활을 쏘았고 그 순간 내 팔과 검은 땅을 향해 있었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기울인 내 뺨에 그의 활이 스쳤고 도망치려는 그 녀석을 쭈그려있던 이고희가 마법으로 태워버렸다.


“허억...! 허억....! 크으으으으....”

““엘렌!!””


난 그대로 주저앉았다. 몸 곳곳엔 검이나 창, 화살이 스쳐진 상처들이 있고 배에는 작은 구멍들이 뚫려 피가 나고 있었다.


“헉...마나. 지금 우리가 쓰러트린 거, 스무 마리도 안 되지?”


밖에서 본 고블린의 수에 비해 동굴 안에 있는 시체들의 수는 현저히 적었다.


“어. [적 탐지]가 밖에 있는 열 마리에게 반응하고 있어.”


“크윽....! 입구쪽....입구쪽을 잘 봐. 나가자마자 기습하려는 녀석이 있어?”


“....어. 두 마리. 어어엇?! 움직이지 마. 내가...”


“[잠복] 그거...벽이나 나무에 붙어야 모습이 숨겨지는 거잖아. 크흑...! 그리고 궁수가 아직 남아있을 수 있어. 입구에서 두 마리가 검이나 창으로, 궁수가 활로....허억...완전히 체크 메이트 아냐?”


“맞아. 하지만 여기서 가만히 있다간 네가 위험해. 나랑 에리가 저 녀석들을...”


난 나가려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후우....체크메이트를 돌파하는 방법에는 다른 말을 희생시키는 것도 있지만 역으로 공격해서 상대방이 수를 못 쓰게 만들어버리는 방법이 있어. 내가 신호를 보내면 뛰어나와. 내가 또 어그로 탱킹은 잘하거든.”


“어그로...뭐?”


“아냐. 미끼 역할로 짐승들을 모는 역할 하난 끝내주게 잘한다고.”


난 웃으면서 그녀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 후 그대로 동굴 밖을 향해 뛰쳐나갔다. 마나의 말대로 입구의 양옆에는 검을 든 고블린 두 마리가 서있었고 정면에는 활을 조준하고 있는 고블린이 나무 위에 있었다.


입구에서 검을 내리치려던 두 고블린을 무시한 채 달린 나는 나무 위에 있는 궁수 고블린을 향해 달려가 검을 던졌다. 그러자 검에 찔린 고블린이 땅으로 떨어졌고 나는 그대로 검을 뽑았다.


“지금이야!!”

“[파이어볼]!”


입구에 있던 고블린 두 마리가 날 향해 달려오자 이고희가 마법으로 그들을 태웠다.

풀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괴성을 지르며 세 마리의 고블린들이 내게 달려들었다.


“뭐얏?! 크윽...!”


내가 검을 든 고블린을 막아서자 창을 든 고블린이 날 찌르려했다. 그러자 마나가 어느새 다가와 그를 베었고 방망이를 휘두르려던 고블린은 고희의 빛줄기로 인해 머리에 구멍이 뚫렸다.


이에 나도 질세라 그의 검을 튕겨내고 그대로 그 녀석을 베었다.


“허억....하....데뷔전 한번 거~하게 했네.”


난 다시 주저앉았고 그대로 땅에 쓰러지듯 누웠다. 그러자 마나가 내 머리 위에 쪼그리고 앉아 날 내려다보며 웃었다.


“순간적으로 동굴을 이용하다니 제법인데 신입? 모험가카드를 봐봐.”


“응? 아 레벨업을 했구나. 그래봐야 2렙이지만. 에리는?”


“나도 2레벨. 이제 엘렌 너도 스킬을 쓸 수 있겠네.”


“그래~그래봐야 하나지만. 마나, 이건 뭔 스킬이야?”


“어디 봐봐. 그건....”


나는 겨우 얻은 스킬 포인트 1로 [문슬래쉬]라는 참격을 날리는 스킬을 배우고 길드로 돌아갔다. 에리가 토벌란을 보여주고 퀘스트비를 받는 동안 나는 다른 파티의 힐러에게 밥을 사주고 [힐]을 받았다.


“아....편하다....”


“이거, 소독약이니까 자기 전에 바르고 자면 금세 아물어서 흉터도 안 남아.”


“오오! 고마워!”


“값은 맥주 한잔.”


“하하...여기요! 여기 맥주 한잔 주세요!!”


내가 점원을 향해 주문을 하자 어느새 정산이 끝난 이고희가 다가와 내 뒤통수를 쳤다.


“그 상처로 술을 마시겠다고? 미쳤어?”


“아냐! 내께 아니라 이 힐러누님 거라고! 그나저나 내 몫은?”


내가 화를 내자 그녀는 짤랑거리는 돈 주머니와 토벌란 확인을 위해 가져간 모험가카드를 던졌다.


“그것보다 문제가 생겼어.”


그 옆에선 마나가 다소 심각해 보이는 표정으로 말을 시작했다.


“뭔데?”


“고블린은 보통 10마리 전후가 무리를 지어. 이건 알고 있지? 근데 우리가 본 곳엔 30마리가 한 곳에 모여 있었어. 아마 고블린들이 무언가에 위협당해 힘을 합치기 위해 모인 거라고 봐.”


“즉, 숲 안에 고블린들을 위협할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그건 분명 우리에게도 위협이 될 만한 존재고?”


“그거야. 지금 린씨가 상부에 보고하러 갔으니까 분명 탐색 퀘스트가 나올 거야. 그러면 우리가 가는 거지.”


“에? 지금 죽다 살아왔는데 다시 그곳에 가야해?”


내가 짜증섞인 표현을 하자 마나가 손가락으로 가까이 와보라는 신호를 보냈다.

내가 귀를 대자 그녀는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속삭였다.


“탐색은 그다지 위험한 건 아니야. 말 그대로 탐색이기 때문에 무언가가 발견되면 즉시 후퇴해서 길드에 알리면 되는 거야. 야간이라 피곤할 수도 있지만 다치거나 힘쓰지 않고 짭짤하게 버는 거라고. 그래도 다른 사람에게 맡길래?”


“아뇨. 제가 하겠습니다.”


“그치? 그럼 목욕탕에 갔다가 장비를 갈아입고 와.”


“아...장비는 이것밖에 없는데....꿰매 달라 해야겠다.”


“우리 오늘 아침에 옷 사지 않았어?”


“나도 첫날부터 이렇게 엉망진창이 될 줄은 몰랐지. 옷은 세 벌 정도는 있어야 하나봐.”


“나도 갈래. 옷도 사고 화장품도 사고 싶어. 여기 화장품이라 해봤자 기초적인 것들밖에 없지만.”


우리는 길드를 나와 대중목욕탕에서 목욕을 한 뒤 옷을 사기 위해 오늘 아침에 갔었던 옷가게로 갔다. 그러자....


“우하하하하!! 심한 꼴이구먼! 크하하하하!!”


“예....그러게요. 이건 꿰매 주시는데 이런 옷이 또 있어요?”


“아, 있지. 기다려봐. 가져오지. 아가씨도 여벌옷이 필요하지 않아?”


“네. 저도 주세요.”


“감사합니다!!”


가게에서 산 옷을 마구간에 갖다놓고 식사를 위해 길드로 간 우리는 린씨에게 불려 카운터로 가게 되었다.


“마침 퀘스트가 나왔어요. 영주님께서 고블린이 단체로 출몰하신 것을 걱정하고 그걸 발견한 여러분께 탐색 의뢰를 지명하셨거든요.”


“영주님이요?”


“예! 이 마을을 지키는 보니 가문은 모험가를 포함한 시민들을 좋아하는 가문이라 문제가 생기면 앞장서서 해결하거든요. 신기한 건 길드나 모험가들만 아는 얘기도 영주님은 다 알고 계시다는 거죠. 그래서 엄청난 정보통을 가지고 있지 않나~하고 저희들 사이에선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기도 해요.”


뭐야 그거. 무서운 거라고. 그렇게 웃으면서 이야기할 건가? 나랑 학교만 아는 이야기를 시청이나 국정원에서 알고 있다는 거랑 뭐가 달라. 엄청난 정보통이라....아무래도 이 세계도 되도록 귀족과는 엮여서는 안 되겠다.


“나 왔어.”


누군가 내 어깨를 치기에 뒤를 돌아보니 마나가 서있었다.


“어디에 갔다 온 거야?”


“잠깐 집에. 그래서? 퀘스트 내용은 뭐야?”


이번 퀘스트는 낮에 돌았던 구역을 중심으로 원을 돌며 숲을 탐색하는 퀘스트로 수색만 하는 데도 1만 에리스나 준다. 심지어 어떤 적을 만나도 후퇴하면 그만이기에 안전하다면 안전할 수도 있다.


“근데 이렇게 밤에 출발하는 거면 야영하는 거야?”


“응? 아~너네는 야영이 처음이겠구나? 괜찮아. 여기 보이지?”


그녀는 지도의 어느 부분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여기 작은 동굴이 있는데 거기서 잘 거야. 침낭은 사왔어?”


“어?”

“뭐?”


“어...식사가 끝나면 침낭부터 사러 갈까?”


어째 돈을 벌어도 계속 돈이 나간다. 왜 이세계인데 한국이 느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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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제5장 상처는 흉터가 되어 영원토록 남는다. 21.05.12 238 2 11쪽
4 제4장. 머피의 법칙 21.05.12 253 5 10쪽
» 제3장. 시작하기 위해선 준비가 필요하다. 문제는 그것도 다 돈이다. 21.05.12 372 4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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