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무적 마법사로 살아가는 법(개정판)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새글

괴인h
작품등록일 :
2023.12.03 04:24
최근연재일 :
2024.05.07 18:00
연재수 :
173 회
조회수 :
345,913
추천수 :
7,456
글자수 :
935,586

작성
24.04.05 18:00
조회
367
추천
11
글자
12쪽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19)

DUMMY

악착같이 서류를 파기하고 태우는 이들의 모습도, 그들을 향해 덤벼드는 이들의 모습도, 그런 이들을 막아서서 싸우는 루시의 모습도 모두 무시한 채, 리드는 자신이 느낀 어떤 위화감에 집중해 들어갔다.


‘내가 뭔가 놓치고 있는 게 있어.’


리드는 빠르게 현재 돌아가고 있는 상황을 복기해 보았다.


[예언자]라는 자가 아펠만 대공의 옆에서 요사스런 혀를 놀린다.


놈이 [예언의 아이]를 찾지 않으면, [카일루스의 방주]는 결국 멸망하게 될 거라고 했고, 아펠만 대공은 [예언의 아이]를 찾으려 휘하의 조직을 동원했다.


그 휘하의 조직은 [어둠 속의 화살]이었다.


‘... 그러면 로만이 위장하고 있던 용병단과 여기 이 주점의 용도는 뭐지?’


로만은 왜 용병단장으로 위장하고 있었어야 했을까?


‘용병이 필요했다?’


이곳 유적 도시 [올드 마인]에서 용병의 존재 의의는 [유적]으로 연구하러 가는 연구자들이나 보물 사냥꾼 등을 호위하거나, 일정 기간마다 재출현하는 마물들을 청소하는 사냥꾼의 역할이다.


유적 도시를 구성하는 필수적인 요소 내지는 인원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굳이 휘하의 정예 기사를 용병으로 위장해서 용병단을 이끌게 할 이유가...?


그게 무엇이든 어떤 목적이 존재하고, 그 목적은 [유적]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강렬한 직관이 리드의 뇌리를 때렸다.


그리고 이곳 주점의 요원(?)들이 [어둠 속의 화살]인지 다른 조직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이들은 아이들 납치와는 별개의 임무를 수행 중이란 느낌이 들었다.


“서류를 태우고 찢어봐야 별 의미는 없다. 그 정도로 마법사를 상대로 정보를 숨길 수 있다고 믿는다면, 큰 오산이야.”


리드는 그렇게 말한 다음, 잠시 이 비밀 방(?) 안을 살펴보았다.


여전히 마법사의 직관은 저 거대한 철상에 무언가 강렬한 위화감과 경고를 뿜어낸다.


그때, 갑자기 이곳 비밀방의 요원(?) 중 하나가 뭐라 괴성을 지르더니 예의 거대한 철상으로 달려가서 거기에 손을 대고 마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리드가 그자에게 [점화] 주문을 시전해 즉각 처리했지만, 반응이 한 박자 늦고 말았다.


마력이 주입된 철상이 우우웅 하며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문제의 철상이 갑자기 번쩍 눈을 떴다.


쿠우우우웅!


금속이 비틀리는 둔중하고 묵직한 소리와 함께 이 주점의 건물 그 자체가 철상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가볍게 진동했다.


“[골렘]인가?”


리드는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렸다.


이곳 [카일루스의 방주]에 환생한 이래로, [골렘]을 본 적은 없었지만, 저런 인간형의 철덩어리가 움직이는 걸 보니 생각나는 게 [골렘]밖에 없었다.


그 순간, [골렘]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것도 그 무게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가볍고 날렵한(?) 움직임이었다.


마치 [무투가]의 움직임을 연상케 하는 보법으로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며, [골렘]이 주먹을 내뻗는다.


[마나 방벽]!


콰아아아앙-!


굉음과 함께 리드가 만들어 낸 [마나 방벽]이 살짝 패였다.


주문 자체는 끄덕없이 놈의 공격을 버텨냈지만, 그 위력엔 리드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허?”


같은 위계의 마법사와 비교할 때 열 배 이상의 위력을 가진 주문이 리드의 주문이다.


그런데, 저런 고철덩어리(?)의 일격에 4위계의 방어 주문이 살짝이나마 패였다고?


여러모로 당황스러운 전개였다.


이 정도 위력이면 단순한 아티팩트라고 하기보단 차라리 전쟁 병기라고 하는 게 더 걸맞은 표현이다.


‘대체 이런 게 어디서 난 거지?’


이전의 위장 용병단을 박살냈을 때는 [예지의 파편]이, 그리고 이번 주점의 비빌방에선 [골렘]으로 추정되는 병기가 있었다.


[예지의 파편]이야 그렇다 치고, 이런 병기는 대체 어디서 구한 걸까?


‘설마 그 [예언자]인가 하는 놈이 또 줬다는 그런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는 아니겠지?’


리드는 [골렘]의 공격을 피하고 방어 주문으로 막아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마나 장벽] 주문에 살짝이라도 손상을 가게 한 것이 솔직히 놀랍기는 했지만, 그게 전부라면 이미 견적이 다 나온 상대라 별다른 위협은 아니었다.


물론 금속으로 된 거체가 가지는 무게와 강도를 앞세운 공격의 위력은, 마음만 먹으면 이런 주점 건물 따위는 모래성처럼 부숴버릴 강력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위력으로도 리드의 방어 주문 하나를 뚫지 못하는 이상, 솔직히 큰 위협은 아니었다.


오히려 리드는 지금 이 [골렘]의 공격을 받아주며, 문제의 이 [전쟁 병기]를 분석하고 있었다.


리드는 패시브인 [마도의 근원]의 힘을 이용해서, [골렘]에 흐르는 마나의 흐름을 보며 분석하고 있었다.


[예지의 파편]과는 느낌이 완전하게 다르다.


그건 정말로 고위의 아티팩트라는 느낌이 팍 드는 물건이었다.


이런 식으로 내부를 들여다보기도 어려웠고, 본다고 해서 바로 분석을 할 수 있다거나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술식이 적용된 아티팩트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 [골렘]은 달랐다.


‘이건...’


리드는 이 [골렘]의 내부 마나의 흐름을 관찰하다,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했다.


‘이건... 마나라기보단 [오러]에 더 가깝지 않나?’


사실 육체능력자들이 사용하는 [오러]도 따지고 보면 근본은 술사 계열과 마찬가지로 마나에 있었다.


마나의 성질과 발현 형태는 여러 요인에 의해 달라질 수 있는 바, 육체능력자들의 [오러]는 그런 의미에서 마나의 한 형태, 혹은 특정한 형질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문제는 기사를 중심으로 많은 육체능력자들이 [오러]를 마나의 한 형태나 형질로 보는 것을 거부하고, 육체능력자들만의 힘 정도로 규정하려 하는 것에 있었다.


그 기본 논거는 간단했다.


-그래서 [오러]를 이용해서 주문을 시전할 수 있냐?-


... [오러]로는 주문을 시전할 수 없었다.


그런 이유로 이 [오러] 논쟁은 사실의 영역에서 이젠 정치적인 영역으로 넘어간 문제였다.


그리고 그 해묵은 논쟁을 갑자기 리드가 떠올린 이유.


그것은 역시 [오러]로는 주문을 시전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이유는 모른다.


분명히 [오러]도 마나의 한 형태다.


음에너지니 속성 에너지니 생명 에너지니 해도, 전부 해당 계열의 마법이 가지는 특질을 발현한 마나의 한 형태 내지는 종류인 것처럼.


그런데 다른 모든 형태의 마나로는 어떤 식이든 주문을 시전할 수 있는데, [오러]로는 왜 그런지 몰라도 그게 안 되었다.


‘그렇기에...’


만일 리드가 저런 [골렘]을 제작한다면, 그 내부의 술식? 혹은 마나가 흐르는 통로(?), 회로(?) 그런 것에 [오러]와 비슷한 힘이 흐르는 식으로는 절대 설계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면 따로 술식을 내장해서, 무기로 사용하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지 않은가!


물론 [오러]라고 해도, [특이점]을 발현할 수준이라면 별 문제가 되진 않을 거다.


문제는 [특이점]을 자체적인 의지가 없는 [골렘] 따위가 터득하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란 점이었다.


‘결함품... 그래, 내가 볼 때 저건 결함품이야.’


만일 결함품이 아니라면, 누군가 실험을 할 목적 따위로 시험 삼아 제작한 실험용 프로토타입 정도일 것이다.


그게 아니고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구조와 설계였다.


어쨌든 이 결함품(?)과 더 낭비할 시간은 없었다.


리드는 곧장 [급속 동결] 주문을 사용해, [골렘]을 얼린 다음, [이중 시전]으로 [파괴 음파] 주문을 시전해 그 진동의 힘으로 산산조각으로 부숴버렸다.


“우아아앗!”


문제의 골렘이 단숨에 산산조각이 나자, 요원(?)들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이 보인다.


리드는 루시를 도와, 남은 이들을 빠르게 정리했다.


제압한 요원들을 일단 한쪽에 몰아둔 다음, 리드는 저들이 태우고 파쇄한 뒤 남은 잿더미로 다가가 [영지 탐색] 주문을 시전했다.


이 주문을 통해, 그들이 태웠던 서류의 내용을 영상으로 보고 파악하려는 의도였다.


처음 주문을 익혔을 때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로 리드가 발전했기에, 이런 식으로 한 장소에 남은 수많은 사념 중에 원하는 것만 쏙 빼서 보는 것도 이제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리드가 주문을 통해, 본 서류의 내용은...


“이건 뭐지? 너희 설마...”


리드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뭐야, 너희... 유적을 몰래 도굴하고 있었냐?”


놀랍게도 이들은 유적을 몰래 도굴해서, 안에서 이런저런 아티팩트를 빼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 자체가 리드를 놀라게 했다.


유적 도시 [올드 마인]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문제의 [유적]은 속된 말로 씹고 뜯고, 맛보고 해부까지 할 정도로 그냥 샅샅이 털린 상태였다.


연구자들은 그 안의 문자라든가 실전된 술식 회로 등, 고대의 지식이 주 목적이고, 아티팩트 같은 건 솔직하게 말해서 98%에서 99% 다 털렸다고 봐도 무방했다.


인간의 탐욕과 시간 앞에는 아무리 많은 아티팩트가 숨겨져 있어도, 배겨낼 도리가 없었다.


그런데 아무리 마른 걸레를 쥐어짜도 물이 나오네 어쩌네 해도 그렇지, 거의 99%의 아티팩트가 털렸을 유적에서 몰래 도굴해서 아티팩트를 빼돌릴 수가 있었다고?


‘이런 건 운 따위를 믿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견적이 전혀 나오지 않아. 최소한 투입하는 자본에 비해 손해는 보지 않는다는 수준을 넘어, 일정 이상의 이익을 본다는 확신이 없이는 애초에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잖아. 자칫하면 자치 도시와 아펠만 대공이 척을 질 수도 있는 문제인데.’


리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았다.


아펠만 대공의 영지에서, 그의 곁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리드는 그가 누군가가 그리는 거대한 어떤 그림의 일부를 보아서, 그 전체의 형태를 짐작하지 못하는... 그런 상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언자]라는 놈이 뭔가 자신만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게 분명해, 문제는 이렇게 열심히 정보를 모아도 그 전모를 완전히 파악하긴 불가능하다는 건데...’


리드는 아펠만 대공이 아니라 [예언자]가 이 모든 일의 원흉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놈이 그럴듯한 예지를 할 수 있다면, 권력자 하나를 쥐고 흔드는 건, 어쩌면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닐지도 몰랐다.


전생의 지구에서도, 그런 힘을 가졌다고 믿어지는 이들은 권력자들의 곁에서 그들을 좌지우지했었다.


그런 의미에서 아펠만 대공이 [예언자]란 놈에게 휘둘리거나, 꼭두각시처럼 구는 건 사실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놈의 목적이 대체 뭘까?’


[예언의 아이]를 찾는 행동과 유적 도시 [올드 마인]의 유적을 도굴해서 아티팩트를 빼돌리는 행위가 어떤 식으로 연결되어 있는 걸까?


이번 습격에서도 그 모든 의문을 명쾌하게 해결해줄 정보를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곳을 습격한 것이 결코 무의미한 일은 아니었다.


놀랍게도 주점 주인이 거래를 제안했던 것이다!


“거래? 무슨 거래를 의미하는 거지?”


“그야... 당연히 원하시는 정보를 드릴 테니, 이제 저희 거점을 그만 건드려달라는 그런 거래지요.”


그 어이없는 제안에 리드가 불퉁한 반응을 보이자, 주점 주인이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이런 식으로 저희 거점을 다 파괴하고 다니시면, 저희도 난감합니다. 일을 못하는 건 그렇다 쳐도, 인적 자원의 피해가 누적되는 건 피하고 싶거든요. 그렇다고 힘으로 막는 것도 현재로선 어렵고... 그러면 최악의 상황보다는 차라리 차악을 선택하는 게 낫지요. 이 거래는 그러한 차악의 선택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


리드는 빤히 주점 주인을 보며 물었다.


“뭐 좋아.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겠다. 하지만, 그 거래랍시고 너희가 제공한 정보를 우리가 대체 어떻게 믿으란 거지?”


그러자 주점 주인이 묘한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그래서... 저희 거점을 부수며 어렵게 얻어낸 정보들은 100% 믿으실 수 있습니까?”


“......!”


작가의말

그럼 재밌게 읽어 주세요 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적 마법사로 살아가는 법(개정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주7일 연재를 주 6일 연재로 바꾸겠습니다. 24.02.25 76 0 -
공지 연참대전 종료 후 연재 주기 조정합니다. 23.12.30 277 0 -
공지 연재를 재개하며... 23.12.03 5,609 0 -
173 5. 잠식하는 나태함의 장 NEW 21시간 전 128 6 11쪽
172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46) +2 24.05.06 157 6 12쪽
171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45) +2 24.05.04 215 13 12쪽
170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44) 24.05.03 198 9 12쪽
169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43) 24.05.02 222 9 11쪽
168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42) 24.05.01 215 10 12쪽
167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41) 24.04.30 222 10 11쪽
166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40) 24.04.29 223 10 12쪽
165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39) 24.04.27 262 8 11쪽
164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38) 24.04.26 258 10 11쪽
163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37) +2 24.04.25 266 11 12쪽
162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36) 24.04.24 275 10 12쪽
161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35) 24.04.23 258 8 12쪽
160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34) +2 24.04.22 286 8 12쪽
159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33) 24.04.20 302 9 12쪽
158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32) 24.04.19 303 9 11쪽
157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31) 24.04.18 318 9 11쪽
156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30) +2 24.04.17 311 9 11쪽
155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29) 24.04.16 314 9 12쪽
154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28) 24.04.15 299 11 12쪽
153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27) 24.04.13 315 10 12쪽
152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26) 24.04.12 298 10 11쪽
151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25) 24.04.11 309 8 12쪽
150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24) 24.04.10 319 9 12쪽
149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23) +2 24.04.09 339 8 12쪽
148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22) 24.04.08 340 10 11쪽
147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21) +2 24.04.07 349 1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