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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무적 마법사로 살아가는 법(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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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작품등록일 :
2023.12.03 04:24
최근연재일 :
2024.05.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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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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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36)

DUMMY

이게 무슨 개소린가? 싶겠지만, 원래 예지나 예언이라는 게 이런 식인 게 정상이다.


구체적이고 자세하고, 명쾌한 사항을 알려주면 이전에 말한 것처럼 [예언의 딜레마]에 걸려들 가능성이 높기에, 대부분의 예지나 예언은 모호한 표현이나 수수께끼 같은 비유를 많이 쓰기 마련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건 무슨...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의외로 이 개소리(?)에 짚이는 부분이 있었다.


“... 잊혀진 산이라?”


일단 제국에 [잊혀진 산]이란 공식적인 지명을 가진 산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비유적인 의미, 혹은 비공식적인 지명으로 영역을 넓힌다면 [잊혀진 산]이란 명칭에 합당한 곳은 존재했다.


그곳은 [제국 승마장]이었다.


황실의 인물들과 고위 귀족들이 ‘우아하게’ 승마를 즐기는 제국의 공식 시설로, 그것을 중부 산야 지대에 짓기 위해서 산 하나를 깎아 파내어 평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사라져버린 산, 이제는 그런 것이 존재했다는 것도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가는 그것이라면, [잊혀진 산]이라는 호칭에 적절히 부합하는 장소 아니겠는가.


일단 장소를 특정한 이상, 머뭇거릴 시간 따윈 없었다.


리드와 루시는 [제국 승마장]으로 바로 출발했다.


애석하게도 이전에 거기에 가본 적이 없어서 그들은 [공간 이동의 문] 주문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대신 [환영 탈것] 주문은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날으는 자동차]를 만들어 낸 리드는 루시와 함께, 곧장 하늘을 날아 [제국 승마장]으로 출발했다.


* * *


리드는 [제국 승마장]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이전에 거기에 가본 적이 없었다.


자작가라고는 해도, 그렇게 부유하지 않은 곳의 삼남인 그가 가서 얼쩡거릴 만큼 [제국 승마장]이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던 것이다.


제국 황실의 권위를 등에 업고 만들어진 이곳은, 대귀족들이거나 공을 세워 황실에 치하를 받은 총신들 정도나 황족들과 어울릴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그렇게 유명한 곳이기에, 찾아가는 것도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


어차피 하늘을 날아가는 거라, 어지간한 장애물 같은 건 무시하고 다닐 수가 있어서 그만큼 시간을 단축할 있었던 건 물론이고.


그렇게 찾아간 [제국 승마장]은 소문으로 들었던, 화려하고 엄숙한 사교의 장(?)과는 매우 거리가 먼 상태였다.


삼엄한 경비 속에서, 일련의 마법사 무리들이 거대한 마법진을 그리고, 뭔가 의식을 치르는 중이었다.


리드가 얼핏 보니, [공간 이동] 관련한 마법진인 것 같았다.


‘그렇군. 마법진을 통해 [천공의 성채]로 이동하는 그런 거로군!’


그렇게 생각하자, [예지의 파편]의 예지에서 오늘을 넘기면, 기회를 놓칠 거라는 예지가 이해가 갔다.


‘[천공의 성채]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알았다. 하지만... 무작정 난입하기는 좀...’


문제는 지금 [제국 승마장]을 경비하고 있는 이들이 아펠만 대공의 사병이라는 것이다.


[어둠 속의 화살]은 어둠 속에서 암약하는 첩보 조직이다.


그러니 그런 물 밑의 싸움에서 상대를 궤멸시킨 것은 공식적으로 문제 삼기 상당히 애매한 영역의 일이다.


하지만 말이 사병이지, 아펠만 대공 정도 되는 사람이 부리는 군대는 정규군 취급을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이들을 대놓고 적대하면서 쳐들어가는 건, 리드 그 자신은 그렇다 쳐도 유니온에겐 상당한 부담이 되는 일이었다.


‘아마도 의식을 치르고 있는 저 마법사들도, 아펠만 대공 휘하의 정식 궁정 마법사들이겠지.’


그 수장인 수석 마법사 리치올로는 이미 죽었지만, 저만한 수준의 마법사단의 전력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이래저래 대놓고 치고 들어가기도, 숨어서 잠입하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바로 이런 상황에 써먹기 딱 좋은 주문이 리드에게 있지 않은가!


3위계 환영 계열의 주문 [환영 착각]이 그것이었다.


이 주문을 사용하면, 상대는 시전자를 자신이 잘 아는 지인이나 친구로 착각하게 된다.


저만한 마법사들이 모여 있는 곳에 3위계 주문의 효과를 믿고, 대놓고 들어가는 게 좀 부담스럽다면 부담스러울 수 있었지만... 3위계 주문도 3위계 주문 나름.


리드의 주문은 위계를 초월한 위력이 있었기에, 그들이 위화감을 조성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간파당하지 않을 거란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환영 착각]을 믿고 가면 안 되지.’


일단은 [투명화]와 [기척 죽이기] 등의 마법을 조합해서, [제국 승마장]의 외곽을 경비하는 아펠만 대공의 사병들을 피해 안으로 잠입한 다음...


의식을 치르는 마법사단들이 의식을 마치고, 마법진 근처에 도열해 서고, 그곳으로 사람들이 무슨 짐 같은 것들을 나르기 시작할 때 그 사이로 슬쩍 [환영 착각]을 키고 섞여들었다.


루시가 약간 긴장한 태도를 보였지만, 그 정도로는 [환영 착각] 주문이 깨질 정도의 위화감을 주변에 느끼게 하지 못해서, 별 문제는 없었다.


‘그런데 이것들은 대체 뭐지?’


사람들... 그러니까 일꾼으로 보이는 이들은 거의 사람만한 크기의 밀봉된 나무 상자들을 연신 예의 마법진으로 나르고 있었다.


마법사단들은 그것을 도열한 채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고, 일꾼들은 한마디의 말도 없이 그저 나무 상자를 나를 뿐이었다.


그 상자들의 무게가 보통이 아닌지, 상자 하나에 일꾼들이 기본적으로 네다섯은 붙어서 끙끙 대야 했다.


그래서 더욱, 리드는 이것들이 뭔지 영 감이 오질 않았다.


일꾼들은 그렇게 무거운 나무 상자를 활성화된 마법진에 옮겨 놓았고, 일정 분량이 쌓이면 도열한 마법사단에서 마법사들이 나와, 마법진을 발동시켰다.


그러면 광채와 함께, 쌓아놓은 나무 상자들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분명 [천공의 성채]로 보내졌으리라.


리드는 [마도의 근원] 패시브의 힘을 최대한 끌어올려, 마법사단의 마법사들이 문제의 [공간이동 마법진]을 발동시키는 방식을 잘 봐두었다.


문제의 마법진은 사실상 [공간이동의 문] 마법을 마법진의 형태로 풀어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리드는 그냥 한번 힐끗 보는 것만으로도 저 마법진을 어떤 식으로 사용하는 건지 이해할 수 있었다.


리드는 루시를 보며,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나무 상자를 나르는 척 마법진에 다가간 다음, 일꾼들이 예의 나무 상자를 내려놓고 물러서려는 타이밍에, 그대로 마법진을 발동시켰다.


그리고 광채와 함께 몸이 부웅 뜨는 느낌이 드는 순간, 눈앞의 풍경이 바뀌었다.


그들은 어떤 성의 안뜰(?)에 서 있었다.


아마도 [제국 승마장] 쪽에서는 갑작스레 벌어진 일에 아마 난리가 났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천공의 성채]로 온 이상, 그쪽에서 난리가 나든 말든 리드는 별 신경 쓰지 않았다.


이곳에 [예언자]가 있는 이상, 잔챙이들(?)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나저나...’


리드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환영 탈것] 주문으로 [날으는 자동차]를 불러내 타고 하늘로 날아올라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는 그들이 서 있는 성을 포함한 대략 사오백 미터 정도 넓이의 땅이 하늘에 둥둥 떠 있으며, 그 밑으로 끝없이 구름들이 펼쳐져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


그랬다.


이곳은 그 이름 그대로 하늘을 부유하는 성채, [천공의 성채]였다.


“이런 것이... [카일루스의 방주]의 하늘에 떠 있을 줄이야.”


잠시 멍하니 천공의 경치를 바라보던 리드는 다시 밑의 안뜰(?)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맞춰서, 성채의 안쪽에서 크기가 4미터는 될 법한 거대한 [골렘]이 쿵쿵거리며 걸어 나왔다.


그 옆으로 크기가 좀 더 작은 비슷한 형태의 [골렘]들이 따라 나와 마법진으로 보내진 나무 상자들을 들어, 성채 안으로 나르기 시작했다.


그들과는 별개로 예의 거대한 [골렘]은 쿵쿵거리며 리드와 루시의 앞까지 걸어와 우뚝 섰다.


마치 사이보그나 전투용 로봇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금속 덩어리가 움직이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장관이었다.


그런데 이번의 [골렘]은 [유적]에서 보고 부쉈던 것들과는 조금 결이 다른 종류의 것인 모양이다.


놀랍게도 [골렘]이 말을 했다!


<초대하지 않은 손님들이 왔군요. 이곳 [천공의 성채]는 불청객을 받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물러가신다면, 실력 행사는 없을 것입니다.>


문제의 [골렘]은 감정이 전혀 실리지 않은 목소리로 그렇게 경고했다.


물론 그런다고 리드와 루시가 아 그런가요? 하고 물러갈 일은 없었다.


리드는 [골렘]의 경고를 무시하고, 역으로 물었다.


“안에 [예언자]가 있나?”


[골렘]은 대답하지 않고, 다시 경고했다.


<마지막 경고입니다. 불청객들은 십 초 내로 이곳 [천공의 성채]에서 벗어나지 않을 경우, 목숨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당연히, 가란다고 갈 거면 여기까지 왔을 리가 없었다.


<경고를 무시. 실력 행사에 돌입합니다.>


그리고 [골렘]이 리드와 루시에게 덤벼들었다.


못해도 수십 톤은 될 금속덩어리가 덤벼드는 광경은 파괴적이었지만, 리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죽은 리치올로가 부리던 [물의 거인]에 비하면, 이 정도의 체급은 비교조차 민망한 수준이다.


하물며 그 [물의 거인]조차, 리드는 그냥 무시하다시피 옆에 단 상태로 리치올로와 싸웠고, [물의 거인]은 그 체급에서 나오는 가공할 물리력을 퍼부으며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지만, 그의 방어 주문을 넘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 [골렘]의 공격 정도를 리드가 신경 쓸 리가 없었다.


리드는 [급속동결] 주문으로, 단 일격에 [골렘]을 파괴해버렸다.


고철이 된 [골렘]의 잔해를 자신의 [창고]로 보낸 다음, 리드는 나무 상자를 나르는 골렘들을 따라 성채 안으로 들어갔다.


여전히 대형은 리드가 앞, 루시가 뒤에 서는 대형이었다.


루시는 자신이 앞에 서야 한다고 미안해했지만, 아직 만전의 상태가 아닌 루시를 리드는 앞에 세울 수가 없었다.


“... 사람의 손길이 오랜 동안 닿지 않은 곳 같아요.”


원래 사람이 살면서 관리하지 않은 건물이나 집 같은 건,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폐허로 변해간다.


그러한 느낌, 사람의 관리가 오랫동안 없었던 건물의 그 느낌이 성채 내부에 확연히 느껴졌다.


계단도, 복도도, 벽이나 방의 문 등도.


오랜 세월 방치된 폐가의 그것이었다.


그 안에서 마치 먹이를 나르는 일개미들처럼, [골렘]들이 성채의 안쪽으로 예의 나무 상자들을 나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리드가 입을 열었다.


“우리가 저 마법진에 난입하는 걸 분명히 밑에선 보았을 테고, 난리가 났을 겁니다. 그런데도 우리를 저지하려 따로 병력이 올라오지 않았어요. 여전히 마법진은 일정 간격으로 저 나무 상자들을 전송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여기 이 [골렘]들은 그걸 성채 안쪽으로 나르고 있고요. 이건... 뭔가 이상합니다.”


루시는 거기에 동의했지만, 그러면서도 문제의 [예언자]가 여기 [천공의 성채]에 이미 올라와 있는 이상, 그를 찾아 처리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맞는 말입니다.”


리드와 루시는 성채의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거기서, 그들은 [골렘]들이 나른 나무 상자가 산더미처럼 쌓인 앞에 로브를 걸친 한 사람이 서 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작가의말

맨시티야... 한번만 져주면 안 되겠니 -_ㅠ


... ㅎㅎ 그럼 재밌게 읽어 주세요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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