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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무적 마법사로 살아가는 법(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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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작품등록일 :
2023.12.03 04:24
최근연재일 :
2024.05.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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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4.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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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38)

DUMMY

리드는 공격을 이어가려다, 일단 공격을 멈춘 채 그녀의 말을 조용히 들었다.


확실히 마리사의 말은 정곡을 찌르는 면이 있었다.


마법사가 호기심을 그냥 넘기기는 쉽지 않은 게 맞았다.


굳은 마음을 먹고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공격을 가했었지만, 막상 그녀가 자신이 벌인 일의 내막을 털어놓기 시작하자 그걸 무시하고 재차 공격하기가 힘들었다.


“... 목소리?”


‘이거 어디서 많이 들은 전개인데?’


마리사는 광기로 눈을 번뜩이며 말을 이었다.


“그 목소리가 알려주었어요. 잘못한 것은 제가 아니라는 것을! 이 세상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뭐... 틀린 말은 아니긴 하지. 그런데, 그걸 누가 말했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나? 그래서... 그 [목소리]의 정체는 뭐지? 그걸 알고 있나?”


리드의 말대로, 잘못된 건 피해자인 마리사가 아니라 피해자인 그녀에게 잘못을 돌리고도 가해자들이 멀쩡할 수 있는 세상의 잘못이 맞긴 했다.


하지만 아무리 맞는 말이라고 해도, 그 말을 누가 했느냐는 정말 중요한 요소였다.


연쇄살인마가 러브 앤 피스, 이 지랄한다고 치면 누가 그 말을 귀담아 듣겠는가!


그리고 이런 식으로 궁지에 몰리거나, 세상에 절망한 이들에게 속삭이는 [목소리]란 건 대체로...


‘악마지!’


엘켄의 케이스와 근본적으로 다를 게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리드의 그 질문에 마리사는 광기어린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분은 제게 자신을 [배신과 기만의 군주], [불길과 암흑의 왕]이라고 칭하셨어요. 제게 세상이 널 속였으니, 네가 세상을 속이라고 알려주신 분이시죠!”


“... [배신과 기만의 군주]?”


그 호칭에 반응한 것은 에르몽 2세였다.


-뭐라고? [배신과 기만의 군주]라고? 그 이름은...-


‘... 에르몽 2세. 뭐 아는 게 있나?’


적어도 에르몽 2세는 [위대한 성전] 시기에 만들어진 아티팩트라, 악마들에 대해 아예 모르는 건 아니었다.


[아바돈]에 대해 가르쳐주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에르몽 2세가 [배신과 기만의 군주], [불길과 암흑의 왕]이라 불리는 존재가 누구인지 가르쳐주었다.


-그것은... 대악마 [벨리알]의 이명이다.-


“......!”


대악마 [벨리알]의 속삭임을 듣고, 그것을 따라 움직였다고 당당히 말하는 마리사.


하지만 아무리 봐도 리드가 볼 때, 그녀는 악마술사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그녀가 악마술사라면... 저때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고려하면, 이미 그 이전에 사단이 났어도 크게 났어야 했다.’


악마술사가 시간을 벌면 벌수록, 그에 비례해서 타락하고, 그렇게 깊게 타락한 악마술사는 [구천지옥]의 대악마들을 이곳으로 부를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 그들을 위한 [차원문]을 열게 되지 않는가.


그런데 그런 일은 없었다.


[기만의 군주]라는 호칭 답게, 모든 이를 기만하고 속였다고 해도, 마리사가 악마술사였다면 그 과정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즉, 마리사는 [벨리알]의 속삭임을 듣고 거기에 넘어갔지만, 그를 추종하는 악마술사는 아니란 소리였다.


‘아니 이게 무슨...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안 했다! 같은 이야기지?’


하지만 생각해보니, 말 같지 않아 보이는 이 소리가 불가능한 건 또 아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악마술사는 특정한 [대악마]를 추종하면서, 그 악마가 내리는 지시를 이행하며 급속도로 [타락]하고, 대악마는 쉽고 빠르게 강력한 힘을 자신을 추종하는 악마술사에게 내려주는 것이 핵심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딱히 [대악마]를 [추종]하지 않는다면...


근본적으로 악마술사라고 할 순 없다는 거였다!


‘그렇군! 마리사는 [벨리알]의 속삭임에 넘어가 세상을 증오하고 원망하게 되었지만, 그저 그뿐. [벨리알]은 자신을 추종하게 하진 않았다는 거로구나!’


그렇다는 이야기는...


‘[예언자]라고 불릴 정도였던 건, 정말로 타고난 선천 이능 때문이었나?’


아무리 봐도 마리사가 예지 마법에 달통한 마법사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육체능력자도 아닌 것 같고...


‘아니, 육체능력자라면 [예언자]라고 불리진 않았겠지!’


아무래도 마리사는 예의 [매력]만이 아니라, 다른 것을 선천 이능으로 타고났던 모양이었다.


‘내가 사이오니스트들에 대해, 전문가 수준으로 잘 아는 게 아니라,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애초에 선천 이능을 의심케 할 정도의 타고난 [매력]이라는 것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은 요소였다.


어쩌면 그것이 그녀가 [예지]의 선천 이능을 타고나는 것과 연관되어 나타난 현상일 수도 있었다.


그런 리드의 생각에 에르몽 2세가 동의했다.


-드베르그들 중에 사이오닉을 사용하는 사이오니스트들이 종종 있기에, 나도 적당히 주워들은 것들이 있다. 마법사여. 내가 알기로... 강력한 사이오니스트일수록, 선천적인 강렬한 존재감... 그러니까 카리스마를 타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아마도 저 마리사란 여인이 타고난 저 강력한 [매력]은 그러한 존재감의 한 형태가 아니었을까?-


“......!”


강력한 사이오니스트일수록, 강력한 카리스마를 선천적으로 타고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과연 선천 이능으로 착각할 수준으로 강력한 [매력]을 타고난 그녀가 타고난 선천 이능의 힘은 어느 정도라는 것인가!


“많은 일이 있었지요. 그리고 저는 제가 타고난 힘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답니다. 또한, 이 힘이라면... 이 빌어먹을 세상에 복수하기도 충분하다는 사실 역시 깨달았지요.”


“......!”


“내가 타고난 [힘]을 모두 활용하는 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모두가 나를 [예언자]라고 추앙했고, 감히 내 말을 의심하는 이도, 따르지 않는 이도 없었지요. 그걸로 충분했을 겁니다. 그저...”


그리고 마리사가 이를 뿌득 갈았다.


“... 당신들이 나타나지만 않았다면 말이죠!”


루시가 복잡한 시선으로 마리사를 바라보며 물었다.


“당신... 그걸로 좋은 건가요?”


마리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에게 리드가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최후의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예언의 아이]란 건 뭐였지? 그냥 그럴듯한 명분을 지어내려고 지어낸 가공의 존재인 건가?”


그러자 마리사가 고개를 저었다.


“[예언의 아이]는 실재해요. 하지만 제가 찾은 것은 [예언의 아이]가 아니죠. 제가 찾은 것은 [예언의 아이]를 빙자한... 그래요, 굳이 이름 붙이자면 [파멸의 아이] 정도가 더 정확한 그런 존재였지요.”


“음?”


마리사는 양팔을 벌리고 깔깔 웃었다.


“... 하지만, 그걸 이제 안다고 달라질 게 있을까요? 생각해봐요. 내가 갑자기 수다쟁이가 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어서, 미주알고주알 떠들기 시작한 걸까요? 천만에요!”


마리사의 눈에 광기가 타올랐다.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 그리고, 이제 이런 이야기를 다 해준다고 해도, 이제부터 벌어질 일들을 막을 수 없을 거란 확신이 있으니까 그런 거예요. 깔깔깔깔.”


미친 듯이 웃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뭔가에 홀린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


머리가 뭐라 생각해서 결론을 내리기도 전에, 리드의 직관이 움직였다.


리드는 곧장 [점멸]로 성채 안쪽으로 돌격하면서, 루시에게 부르짖었다.


“루시 양! 마리사를 상대해줘요!”


“아, 네... 넵!”


루시에게 [예언자] 마리사를 맡기고, 리드는 미친 듯이 [점멸]을 연속하며 더 깊은 성채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는 볼 수 있었다.


사방에 혈관과도 같은 것이 뻗쳐 있고, 그것들의 중심에 고치 비슷한 것이 맥동하고 있는 것을!


그것은 그들이 [유적]의 이십일 층에서 보았던 [베헤모스의 마자궁]을 어딘가 연상케 하는 흉물들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서서히 갈라지며, 그 내부에 있는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다.


* * *


한편, 루시는 리드가 안으로 급히 쇄도하며 [예언자] 마리사를 맡아달라고 하자, 곧바로 그녀에게 쇄도하며 일권을 내질렀다.


그녀가 강력한 [사이오니스트]란 사실은 그녀도 알았지만, 그게 전투에 적합한 능력인가? 와 그녀 자신이 강자인가? 는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한눈에 봐도 그녀가 육체능력자가 아니란 걸 확실했다.


그렇다면 아무리 강력한 능력을 가졌다고 해도, 전투 훈련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면, 변변한 전투 한번 못 해보고 금방 무너질 가능성도 컸다.


... 적어도 그게 루시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마리사는 루시의 판단을 너무도 쉽게 뛰어넘었다.


그녀는 [예언자]라고 불릴 정도의 강력한 [예지] 선천 이능을 가진 [사이오니스트]다.


그녀는 그 능력을 자유자재로 활용해서, 루시의 공격을 먼저 [예지]하고, 먼저 움직여서 손 쉽게 피해냈다.


물론 그것뿐이었다면, 마리사의 그 퍼포먼스가 놀랍기는 했어도, 결국 육체능력의 부재로 루시에게 따라잡혀 쉽게 무너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리드의 [점화] 주문을 정통으로 맞고도, 전혀 화염 피해를 입지 않았던 그것.


그것은 사실 대악마 [벨리알]이 마리사에게 내려준 힘 때문이었다.


마리사의 몸 주변에 검붉게 타오르는 불길이 일어나며, 맹렬하게 루시를 덮쳤다.


루시는 어쩔 수 없이 뒤로 훌쩍 물러서, 불길의 공격을 피해야만 했다.


“이건...!”


루시의 얼굴이 자신도 모르게,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었다.


이 불길을 다루는 힘이 마리사의 사이오닉이 아니란 건, 루시도 잘 알았다.


그렇다고 그것이 지금 즉석에서 마리사에게 주어진 힘도 아니었다.


그녀는 마치 자신의 수족을 다루듯, 이 검붉은 불길을 자연스럽게 다루었던 것이다.


‘이 힘은... [암흑과 불길의 왕]이 내려준 힘인가.’


그 사실이 의미하는 바가 두려워, 루시는 순간 부르르 떨어야 했다.


자신을 추종하지도 않는 대상에게, 꽁으로 불길을 다루는 힘을 준 것도, 그리고 교묘하게 그녀의 원망을 한 방향으로 조종해 세계를 파멸시킬 계획을 짜고 그걸 실행하게 한 것부터...


[배신과 기만의 군주]라는 이름값을 대악마 [벨리알]은 톡톡히 했다.


‘정말로 악질적이야.’


단순한 힘이 아닌 간교한 모략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는 것이 그가 [배신과 기만의 군주]라고 불릴 수 있는 근원.


마리사를 자신을 추종하는 악마술사로 만든 것도 아니면서, 실질적으로 그녀를 조종해서 여기에 이르게 한 것은 [벨리알]이란 이름이 가진 무서움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벨리알]이 선물한 힘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마리사는 악마술사가 아니었다.


‘자신을 추종하는 악마술사도 아닌 대상에게 멋대로 내려준 힘? 당연히 한계가 있을 거야!’


마리사는 자신의 주변에 예의 검붉은 불길을 두르고, 양팔을 벌린 채 루시를 도발하고 있었다.


“후우...”


루시는 심호흡을 한 다음, 이를 악물고 그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쇄애액!


공기를 찢는 파공성과 함께 루시의 주먹이 마리사에게 쏘아졌다.


콰아아앙-!


폭발과 함께 사방으로 불길이 흩어지고, 그 안에서 두 여자가 사력을 다해 싸우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그럼 재밌게 읽어 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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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5. 잠식하는 나태함의 장 24.05.07 154 6 11쪽
172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46) +2 24.05.06 169 6 12쪽
171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45) +2 24.05.04 225 13 12쪽
170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44) 24.05.03 206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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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배신과 욕망과 모략의 장(38) 24.04.26 264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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