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봉미 님의 서재입니다.

삼류무사가 아카식레코드를 손에 넣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봉미
작품등록일 :
2023.10.24 13:30
최근연재일 :
2023.12.11 19:52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7,438
추천수 :
129
글자수 :
180,249

작성
23.12.11 06:55
조회
58
추천
0
글자
12쪽

34화 검심태동

DUMMY

34화 검심태동




웅. 웅.


“도대체 무슨 생각이십니까!!!??”


웅. 우웅웅.


“거참 시끄럽구나.”


콰앙!!


그나마 장의호의 집에 하나만 있는 탁자가 서문옥의 양손에 의해 운명했다.


“거. 누가 보면 네가 스승인 줄 알겠구나. 네가 스승이더냐? 이 몸이 제자고?”


우우웅.


“명백히 한계였지 않습니까.”


“결과를 보고도 그런 말을 하느냐.”


“그래서 지금 혼수 상태이지 않습니까.”


“죽지 않았으면 된 게지. 무림인으로서 명예도 드높이고. 거기다 별호까지 생기지 않았느냐. 이런 걸 바로 일석삼조라고 하는 거다.”


우웅!!


“저는 저 아이가 그 재능을 갈고 닦아 주기 위해 기명제자로라도 들인 것이지. 사부님의 흥미 본위를 위해 제자로 들인 게 아닙니다!!”


“거 누가 보면 내가 저 아이를 해하기라도 한 줄 알겠구나.”


“그럼 아닙니까?”


“허. 참. 네가 아주 이 사부를 허투루 보는구나. 그 때 저 아이의 눈에는 정광(精光)이 반짝이고 있었다. 또 다른 세계를 열어젖히려고 하는 아이를 막는 것이 스승이 할 일이더냐? 그 아이도 바라지 않는 길임을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있다.”


우우우웅우웅!!!


“마치 제자가 원하면 지옥에라도 보내실 것처럼 말씀하시는군요.”


서문옥은 어지간히 화가 났는지 평소 하지 않던 언행까지 사용했다. 비아냥을 담은 말이 날아옴에도 손전옥은 딱히 화난 기색을 보이지는 않았다. 단지 얼굴에서 장난기가 완전히 사라졌을 뿐.


“후우.....분명히 말했을 터다. 저 아이는 자신을 믿고 그저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헷갈리지 마라. 저 아이는 그렇게 감싸고 돌 필요가 없다. 나는 저 아이가 분명 넘을 수 있을 거라고 여겼고, 저 아이는 그 기대에 충분히 답했다.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냐.”


“......저 아이가 죽었다면 그 반대로 말씀하시겠군요.”


“후우.....그만하자꾸나. 평행선이구나.”


손전옥이 평생 반항이라곤 한 번도 저지른 적 없는 서문옥의 반항에 백기를 들었다.

서문옥도 그 이상은 손전옥에게 말을 꺼내지 않았다. 사실 그녀도 손전옥이 말하는 바를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스승이 고른 그 방법의 위험도가 상상을 초월했을 뿐이다.


진력을 다해 팔다리가 떨리는 아이를 다시 싸움판에 내보내다니.

아무리 그녀가 무인이고, 생사에 연연하진 않는다곤 하나 그것은 그 자신에 국한된 얘기일 뿐. 타인의 생명까지 동일한 잣대로 여긴다는 뜻은 아니었다.


더군다난 갓 들인 제자가 아니던가. 비록 그것이 기명제자라 할지라도.


우우우우웅!


“근데 뭐야 이 소리는.”


파아아악!


손전옥이 내심 당황스러움과 짜증을 담아 손을 휘두르자 서랍이 산산히 조각났다.


“응?”


우웅!! 우우웅!!


지금까지 미약하게 들려왔던 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검임을 알 수 있었다.


“이건....”


손전옥이 검을 보더니 눈을 빛냈다.


“.....용천검이군요.”


서문옥이 다물었던 입을 열었다. 대대로 물려받았던 소검후들이 물려받고 사용했던 용천검(龍泉劍)이 아니던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우는군요.”


“.....”


서문옥의 말이 들려왔음에도 손전옥은 대답하지 않고 검을 살피더니 손을 뻗었다.

덮썩 검을 쥐자 검이 요동쳤다.


“호?”


손전옥이 감탄성을 흘렸다.


“어째 널 닮았구나.”


“.....무슨 말씀이신지...”


“새서방 하나 생겼다고 아주 반항적으로 나오는게 똑닮았다는 소리다.”


“......”


“히야.....그래도 십년은 동고동락했던 옛 주인을 몰라보고 울어대네? 아주 앙칼져.”


손전옥은 검을 진정케 하고자 기를 불어넣었다. 곧 검명과 진동이 아주 작아졌다.


“.......왜 검명을 토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의호가 남긴 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서문옥의 말에 그녀가 검을 제자에게 내밀었다.


“....?”


손전옥이 의아해하는 제자에게 입을 열었다.


“쥐어 보거라.”


손전옥이 검을 건네며 주입했던 자신의 기를 거두었다.


웅. 우웅!!


“이건...”


손전옥의 속박이 완전히 풀리자, 서문옥의 손에 들린 검은 더욱 거세게 몸을 떨었다.


“......너도 대충은 알겠지? 저건 그냥 울고 있는 게 아냐. 우리 손에 들렸을 때 더욱 요동치는 걸 봐선 .....거부하는 것에 가깝지.”


“.....”


아닌 게 아니라 서문옥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마치 놔달라는 듯한 반항.


우웅!!!!


서문옥이 바닥에 내려놓자 검이 처연히 울었다. 울며 진동할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두 사제가 검의 나아가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장의호의 방 쪽이었다.


“......찾고 있는 걸까요?”


“한 번 방에 가지고 가보지.”


손전옥이 기로 검을 들어 장의호의 방으로 들어갔다. 장의호의 근처에 오자 검이 검명과 진동을 멈추었다.


“.....확실하군.”


“......기사(奇事)로군요.”


“기사(奇事)는 무슨.....누구처럼 새서방 찾는 게 무슨...”


뭔가 짚이는 게 있는 듯한 스승의 태도에 서문옥이 물었다.


“왜 저러는지 아시는 겁니까?”


“별거 없다. 검이 깨어난 거지. 정확히 말하면 검심이라고 해야겠지.”


“......설마 하니 용천이 신병으로 탈바꿈이라도 했다는 뜻입니까?”


“신병은 무슨.....언젠가는 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지. 그저 갓 태어난 ......영성(靈性) 덩어리라고 하는 게 맞겠지.”


“......어째서일까요. 여태껏 그냥 평범한 검이었는데....용천검과 형제 뻘인 용루검(龍淚劍)도 그냥 평범한 검일 뿐인데..”


“초식에는 초의가 있다.”

갑자기 말을 시작한 자신의 스승을 서문옥이 잠자코 응시했다.


“의(意)는 대부분은 함께 주입한 기가 사라지는 것과 같이 사라지지. 허나 아주 실낱같은 의(意)는 무기에 남아 쌓인다고 하는 얘기 또한 강호에서는 떠돌지.”


“.......”


“그 의가 기적적으로 영성으로까지 나아가 자아까지 생겨나기도 하는데, 그런 무기를 보통 신병이라 하는 게다.”


“그러면 어째서 하필 지금입니까. 스승님이 다룰 때도 깨어나지 않았던 영성이 아닙니까.”


“글쎄다....의(意)란 것은 감정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 추측컨대.....저 녀석의 증오 혹은 분노, 그도 아니면 한이 검심을 깨울 정도로 지독했을 수도 있지.”


“.......”


“뭐 내가 의호 저 아이의 마음속을 살펴본 것도 아닌데 정확히 알 수는 없는 일이다.”


손전옥은 평소 자신의 성격대로 시원하게 정리하고 스스로를 납득시켰다.


“허면.....수 년간 검을 휘두른 저희들도 검심이 이해해줘야 하는게 아닌지....모르겠군요.”


“뭐야. 너는 용천에 미련이 남아 있었던 게냐?”


“......그런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진실로 의란 것이 무기에 깃들어 있다면 저희들의 의도 분명 존재할 터. 어째서 의호만 찾아 우는 것인지 궁금할 뿐입니다.”


“흐음....뭐 그래. 그렇다 쳐주마.”


손전옥을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이는 얼굴을 한 채 말했다. 스승의 뜻을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는 서문옥이 손전옥을 노려보자 손전옥이 급히 말을 이었다.


“크흠....뭐 이상할 것도 아닌 일이지. 깨운 것은 저 아이니 검심의 주인도 당연히 저 아이가 아니겠느냐. 한 마디로 우리들이 새싹에 물을 주었지만 싹을 튀운 것은 엄연히 의호가 한 일이 아니겠느냐.”


“......정말 알 수 없는 아이군요.”


서문옥이 장의호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너무 신경 쓰지 말거라. 너무 알려고 하는 것도 좋지 않아. 부부관계는 어느 정도 비밀이 있어야 오래 가는 법이다.”


“후우.....”


서문옥이 손에 감정을 담아, 내기를 담아 탄지공을 날렸다.


펑. 퍼엉!!


날아오는 여러 개의 탄지공을 손전옥이 손날로 방어했다.


“이년이 이제 스승도 몰라보는구나!”


“적당히 좀 하십시오 스승님!”


탄지공을 시작으로 소란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소란스러운 바깥과 달리 방 안의 장의호는 여전히 깊이 잠든 채였다.



***



“후우.......”


빼곡한 책장으로 가득한 공간 속에 어느 사이엔가 자리 잡은 장의호였다.


‘많군. 책장들도 빼곡하고.’


그만큼 그 자신이 성장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도 잠시 그의 귀에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랜만이네?”


장의호의 눈앞에 들어온 것은 분명 관리자인 연옥이었지만 이번에도 생김새가 달라진 채였다.


전보다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목 근처에서 맴돌던 머리 길이는 등에까지 내려왔고, 가냘펐던 몸은 굴곡이 조금 생겨나 있었다.


“이상해?”


연옥이 팔을 들어 올리고는 자신의 몸을 둘러보며 물었다.


“아니, 아름답습니다.”


순수한 감탄이었다.


“흠. 흠. 흥.”


연옥은 얼굴이 빨개진 채 고개를 돌렸다.


“당연한 거지.”


“하하.”


뭔가 귀엽다는 생각에 장의호가 웃음을 터트렸다.


“뭐가 웃겨!”


퍼억.


그녀의 주먹이 장의호의 배를 두들겼다.


“정말 멍청이....그렇게 경고했는데.”


그녀가 주먹을 거두며 작게 중얼거렸다.


“무슨 말씀이신지?”


“어쩌자고 그렇게 힘을 다 써버린 상태에서 법계에 들어온 거야?”


“아....”


그때가 되어서야 자신이 정신을 잃기 전 무슨 짓을 했는지에 대해 생각이 미쳤다.


“제가 또 누님에게 신세를 진 모양이군요.”


“......그렇게 억지로 들어오면 올수록 너만 쇠해질 뿐이야.”


그녀가 굳은 결심을 하고 말했다.


‘나는 정말로 그가 여기에 오지 않기를 바라는 걸까?’


그녀는 스스로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었다.


“하하. 어찌 되었든 무사히 넘어가질 않았습니까.”


“후우.....”


그녀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는 원신을 이루고 경지에 이른 자들이나 거할 수 있는 곳이야. 너는 그저 너의 원영이 성장할 때나 잠시 육체를 지닌 채로 정신만이 이곳에 혼재할 뿐. 이곳에 너무 머무는 건 육체와 원영의 괴리감으로 너 자신을 죽일 뿐이야.”


“......그렇습니까?”


하지만 그가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자신은 힘이 필요하고. 이곳은 어떻게든 자신에게 힘을 주고 있지 않은가. 그 달콤함을 피할 수 있는 무인이 어디 있겠는가.


“.....너같이 낮은 경지로 법계에 접하는 것은 정말이지 좋지 않아. 그렇다고 짧은 시간에 법계의 무공을 훔쳐보는 것도 너의 두뇌를 혹사시키는 일이야.”


“......”


“하지만 너는 여전히 법계를 포기하지 않겠지?”


그녀의 물음에 장의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장의호가 대답을 본 그녀는 내심 가슴을 쓸어내렸다.


‘뭘 기뻐하고 있는 거야.’


그녀의 마음은 복잡했다. 기뻐해야 할지, 그도 아니면 슬퍼해야 할지.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았다.


잠시 후 마음을 정리힌 그녀가 손은 들자 빛이 모이더니 이내 서책으로 변했다.


[삭풍검법]


그녀가 책을 장의호에게 내밀었다.


“네가 성장했다고는 하나 오래 있지는 못해. 이 책 하나 정도는 대충 익힐 수 있을 거야.”


“....익히다뇨? 저는 이미 다른 무공을 익히고 있어서....”


“멍청이.”


“...?! 네?”


장의호가 난데없는 욕에 당황했다.


“정신을 집중하고 너의 내부를 관조해봐. 여기서의 너는 원신을 이룬 거나 다름없어. 피와 근육, 기맥 따위의 육체적 제약은 없어.


“그....그럼”


“여기서 무공은 자유롭게 익힐 수 있다는 말이야. 물론 익힌 무공을 밖에까지 가지고 나가진 못해도.....네 기억과, 영육에 새겨진 이상 그 경험은 잊기도 어렵지.”


“!!!!”


그 말을 들은 장의호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작가의말

재밌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부탁드립니다. 


선작 추천은 큰 힘이 됩니다 ㅜ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삼류무사가 아카식레코드를 손에 넣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공지 +2 23.12.13 24 0 -
공지 제목 변경 공지 [무림 속 아카식 레코드]-[삼류무사가 아카식레코드를 손에 넣었다] 23.12.04 57 0 -
35 35화 강자로서의 위치 23.12.11 68 1 11쪽
» 34화 검심태동 23.12.11 59 0 12쪽
33 33화 일 초식의 싸움 23.12.10 58 0 11쪽
32 32화 협박 23.12.09 69 0 11쪽
31 31화 비무의 끝 23.12.08 91 2 12쪽
30 30화 비무첩 23.12.08 91 1 11쪽
29 29화 가르침 23.12.07 100 2 13쪽
28 28화 광화는 광화일뿐이다 23.12.05 112 2 13쪽
27 27화 사손과 사조의 대련 23.12.04 113 2 12쪽
26 26화 광화 +2 23.12.03 118 2 11쪽
25 25화 비도탈명 23.11.28 123 2 11쪽
24 24화 질투 23.11.26 126 3 12쪽
23 23화 사패 23.11.24 129 3 12쪽
22 22화 거래 23.11.23 127 2 11쪽
21 21화 추궁 23.11.21 139 2 14쪽
20 20화 절정고수와의 싸움 23.11.18 145 2 12쪽
19 19화 수련 23.11.17 138 3 12쪽
18 18화 별격 23.11.15 144 3 12쪽
17 17화 문검 23.11.13 135 3 12쪽
16 16화 이름 23.11.12 157 4 13쪽
15 15화 갈등 23.11.10 161 3 11쪽
14 14화 대성 23.11.09 170 2 12쪽
13 13화 흑령회의 경합 23.11.07 177 4 12쪽
12 12화 호법 +1 23.11.06 202 5 11쪽
11 11화 결투로 잃어버린 것과 얻은 것 +1 23.11.05 227 7 11쪽
10 10화 기이한 사제 +1 23.11.04 243 5 12쪽
9 9화 혈경 +1 23.11.03 263 4 11쪽
8 8화 허장성세 +1 23.11.01 278 4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