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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엉감 님의 서재입니다.

먹어서 강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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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6.05.02 17:46
최근연재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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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72
추천수 :
331
글자수 :
235,002

작성
16.05.0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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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0. 프롤로그

DUMMY

0. 프롤로그




상협은 시퍼렇게 날이 선 검을 치켜든 채 은회색의 갈기를 휘날리며 서 있는 웨오울프를 겨누고 있었다. 웨오울프는 대답 대신 등골이 오싹한 초저음의 으르렁거림으로 응수했다. 그는 발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긴장했지만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호기롭게 외쳤다.


“좋아. 비록 F급이지만 헌터 이상협. 가진 건 검 한 자루 뿐이지만, 널 잡아서 내 신분 상승에 이용해주도록 하지!”

상협은 바로 아타크로 웨오울프의 심장을 겨누어 들어갔다.




*




“죽었나?”

“죽었어. 시체 수습해서 바로 부활팀한테 넘겨.”

“에휴. 그러게 탐지대원 주제에 왜 웨오울프한테 개겨가지고······.”


수습팀은 무감각한 어조로 시체를 들어 들것 위에 올려놓았다.


상협의 몸뚱이는 곳곳에 깊은 상처가 나 있고 온몸이 멍투성이였지만, 웨오울프에게 당한 것치고는 이상하리만치 깨끗했다. 수습팀은 동공이 열려 있고 손목의 맥박이 뛰지 않는 상협의 몸 상태로 그의 생사 여부를 가늠하고는 흰 천을 덮어주려 했다. 하지만 천을 덮으려던 수습팀의 베테랑 대원이 갑자기 다른 동료들을 제지하면서 소리쳤다.


“야, 이 놈 안 죽었어! 가서 대바늘 한 통 가지고 와.”

그는 통 안에 든 대바늘을 두 개 집어 정수리 백회혈과 뒷목 연수 부근의 풍부혈에 꽂아넣었다. 곧바로 상협은 기침을 토하면서 격하게 숨을 쉬기 시작했다.


“커헉! 쿨럭, 쿨럭······!”

“이봐, 초짜. 운 좋은 줄 알아. 보아하니 허들드롭 때문에 웨오울프하고 조우한 것 같은데, 초짜들이 웨오울프 만나면 십중팔구 인수분해되어서 돌아오기 십상이야. 시체 짜 맞춰서 부활시키는 것도 고역이라고. 기절 정도로 끝난 게 다행인줄 알아. 앞으로는 주제를 알고 채집소부터 가서 놀라고.”


말 그대로 죽다 살아난 상협의 귀에 수습팀 대원의 독설은 들리지도 않았다. 막혀있던 숨이 한꺼번에 밀려들어오면서 폐와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다. 하지만 꺼졌던 전등에 전류가 다시 들어오듯 생각의 전류가 다시 솟구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던 것은 그 웨오울프를 빙자한 수인獸人이 남긴 말이었다.


‘여기서 죽이기는 너무 아까운데?’

그 말이 귓전에서 울리기도 전에 그 수인의 거대한 앞발, 아니 주먹이 상협의 배를 스치듯 가격했다. 그것만으로도 상협은 누군가 대구경포로 자신의 배를 쏴버린 것 같았다.


‘커헉······!’

‘네 능력을 알아봐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라고. 나 같이 인정 많은 아드민은 없을 테니까.’

수인은 삽시간에 상협의 온몸을 적절히 다져놓고는, 상협의 뒷목에 마지막 한 타를 넣었다. 목뼈가 으스러질듯한 느낌과 함께 상협의 몸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바닥에 쓰러진 상황에서도 상협의 손은 검을 꽉 잡은 채 놓지 않고 있었다. 그 수인은 그의 귓전에 대고 흐릿해지는 의식의 끝에 마지막 한 마디를 불어넣었다.

‘몬스터를 많이 잡아먹도록 해. 그러면 그럴수록 너는 괴물이 되어갈 테니까.’




상협은 주위의 수습팀이 제지할 틈도 주지 않은 채 벌떡 일어섰다. 수습팀은 그의 손을 붙잡고 다시 주저앉히려 했지만 그는 수습팀의 손을 뿌리쳤다.

“이봐, 초짜 탐지대! 무리 하지 마! 방금 전 내 말은 그냥 지껄이던 거였다고······.”


비틀거리면서도 주저앉지 않고, 그는 집착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인이 남긴 마지막 말들이 상협을 움직이고 있었다.

‘언젠가 아주 운이 좋으면, 다시 만날 일이 있을 테지.’


“야, 초짜! 뭘 어쩌려고! 이미 웨오울프는 여기를 벗어났······!”

“먹어야 해······.”

“뭘 어쩐다고?”

“일단 먹어야 해! 먹어야 강해진다고!”


그 말을 끝으로 상협은 비틀거리면서 그 구역을 빠져나가 사라졌다. 수습팀 대원들은 그런 상협을 미쳤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깨어나자마자 저리도 빨리 움직일 수 있는 그의 육체능력이 놀랍다고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우두커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




인간의 가장 큰 즐거움이자, 중요한 생명유지활동이자, 가장 큰 기쁨이요 삶의 희망이요 구원의 길인······ 같은 개소리들은 일단 다 제쳐두고, 사람은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다.


사람은 밥을 먹어야 산다. 이 명제는 몬스터들이 난립하고 이능력자들이 나타난 대大던전 시대에도 여전히 유용하다. 아니, 인간사 절대불변의 이 명제는 오히려 몬스터들이 난립하는 이 시대에 더 중요한 위치로 부상했다.


몬스터를 잡는 이능력자 헌터들은 곧바로 몬스터의 체내에 내장된 성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식약청에서는 곧 몬스터들의 체내 성분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놀랍게도 대부분의 몬스터들이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식재료와 유사한 성분을 가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곧 몬스터의 식용화에 대한 연구가 진척되었고, 던전 시대가 시작된 지 3년 여가 흘러간 지금에 이르러서는 가공한 몬스터 고기, 곧 괴육이 시장에서 팔릴 정도로 대중화가 많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괴육을 먹으면 몬스터로 변한다는 MSG급 괴소문이 한 때 돌기도 했고, 괴소문이 헛소리로 밝혀진 지금도 여전히 고정관념이나 편견 때문에 괴육을 입에 대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다. 어떤 이들은 종교적 관념 때문에, 또 어떤 이들은 환경주의 어쩌고 하면서 괴육을 기피하기도 했다.


괴육에 주목한 사람들은 일반인들뿐만이 아니었다. 헌터들은 특히 괴육에 내재된 마력, 또는 ‘야코’라 불리는 특이한 힘에 집중했다. 헌터들은 괴육을 섭취하면 야코를 어느 정도 흡수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것 때문에 한 때 헌터들 사이에 괴육을 섭취하면 강해질 수 있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곧 사그라들었다.


흡수율이 낮아도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섭취한 야코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체외로 흘려보내기 바쁜 헌터가 태반이었다. 그들은 차라리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심법이나 체계적인 마나 흡수법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 각종 강화약물이나, 아니면 몬스터의 체내에서 얻어낸 새로운 성분에 의존해 근지구력을 강화하는 이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세상사가 늘 그렇듯 예외는 존재한다. 몬스터가 가진 야코를 100% 흡수해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이. 믿기지 않겠지만 그런 사내가 존재한다면, 먹는 것만으로도 강해질 수 있는 사내가 있다면 헌터들의 판도가 완전히 뒤집어지겠지.


그게 바로 나의 이야기다.


작가의말

부끄부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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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 뛰어들다 (2) +2 16.05.23 406 7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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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 변곡점 +2 16.05.18 537 5 18쪽
13 12. 수맥이 흐르는 성 (2) +2 16.05.17 664 9 15쪽
12 11. 수맥이 흐르는 성 (1) +2 16.05.16 652 10 17쪽
11 10. 전을 부쳐먹기 위해 필요한 것 +2 16.05.13 820 14 18쪽
10 9 한 알의 밀알이 썩으면 (2) +6 16.05.12 892 12 21쪽
9 8. 한 알의 밀알이 썩으면 (1) +2 16.05.11 932 14 18쪽
8 7. 불닭을 잡아라 (2) +3 16.05.10 1,081 15 22쪽
7 6. 불닭을 잡아라 (1) +2 16.05.09 1,145 19 17쪽
6 5. 전골 국물에 라면사리를 +3 16.05.06 1,529 20 13쪽
5 4. 전골이나 해 먹자 +2 16.05.05 1,413 23 14쪽
4 3. 버섯과 거미 사냥 +4 16.05.04 1,426 22 20쪽
3 2. 개미지옥 대피소 +3 16.05.03 1,799 2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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