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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악역 재벌 막내 도련님 되서 헌터 생활 어렵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뭇찌
작품등록일 :
2018.12.14 12:46
최근연재일 :
2018.12.20 13:00
연재수 :
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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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9
추천수 :
80
글자수 :
41,798

작성
18.12.19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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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9쪽

탑 매니지먼트

DUMMY

*


"저는 도련님이 말씀하신 돈을 버는 방법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건 실패할 수도 있는 방법 아닙니까? 아니, 솔직히 말해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차를 운전하고 있는 복구가 말했다.


"실패할 수도 있지. 나는 과거로 돌아가 IMF 사태나 모기지 사태로 돈을 수백 조원씩 벌어댈 수 있는 주인공도, 미래를 알아서 닥쳐오는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주인공도 아냐. 다른 사람들처럼 실패할 수도 있어. 그런데 원래 사는 게 그런 거잖아?"


미래의 정보를 이용하는 것도 슬슬 끝이다.


이제부터는 스스로 앞으로의 일들을 예상해야 한다.


"그렇군요."


복구가 미소 지었다.


"그런데 아이돌 그룹을 만들어서 돈을 번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을 말하시는 겁니까? 제가 생각하기에는 걸그룹을 만들어선 절대로 수백억씩 벌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헌터들을 노리는 거야. 헌터들은 매일 수십 억, 수백 억씩 벌면서 자기가 돈을 쏟아넣을 곳만 찾고 있어. 그건 좋은 물건을 만들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지. 아이돌 같은 무형의 가치가 필요한 거야."


"그렇게 들으니 좋은 생각 같군요. 무형의 가치라. 도련님, 천재 소설가라고 하시더니 정말 엄청난 창의력이군요."


"너 엑스트라라고 칭찬이 너무 과하잖아."


"그런데, 이 세상이 소설이면 이건 좀 뭔가 이상한 거 아닙니까? 도련님은 분명 괴물들을 죽일 수 있는 헌터가 됐는데 갑자기 뜬금 없이 아이돌을 육성하게 되는 건데."


"아니, 괜찮아. 어차피 헌터물에서 헌터 일만 하면 재미 없거든. 헌터물에서 헌터 일은 떡볶이의 떡 같은 거야. 결국 판타지 소설에서 중요한 건 주인공만 가진 사기 능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남들 이기고 갑질하는 거니까."


"듣고 보니 납득이 안 되는 것도 아니지만, 역시 이상한데요."


"원래 그런 거야. 300화 동안 주인공이 세계를 구하려고 계속 뛰어다니면 주인공보다 독자들이 더 지쳐."


사실 그 전에 작가가 더 지쳐서 초반만 지나면 대충 쓰기 시작한다.


"그런가요?"


"그래, 그리고 목적도 한 개가 아니라 두 개잖아. 네가 히로인을 발견하지 못한 것도 복선이었던 거야. 이렇게 아이돌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히로인을 찾게 되는 거지. 그럼 독자들이 우오오옷!! 작가 네 녀석 젠장 믿고 있었다고!! 이러는 거지."


"그 반응은 너무 과한 거 아닙니까?"


"요즘은 맥락도 없이 류준열 닮은 주인공이 수염 기르고 노래 부르는 소설도 있어. 이 정도 플롯이면 엄청 잘 쓴 거야."


"그 류준열 작품 꽤 오래 간 겁니까? 계속 이야기가 나오네요."


"그게 BL 좋아하는 여자들이 오기 전에는 1위였어."


"잠시라도 수염 기른 류준열을 주인공으로 1위를 하다니 대단하군요."


그렇게 보면 진짜 대단하다.


"그렇지. 여자들 표가 있어야 1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됐는데, 하필 주인공이 류준열이라 참혹한 패배를 당했지."


솔직히 남녀를 떠나서 이건 작가가 잘못했다.


"소설계에서도 외모 지상주의라니 왠지 씁쓸하네요."


"사실 요즘은 표지 때문에 더 난리야. 남녀 안 가리고 표지나 일러스트를 보고 구매하는 녀석들이 있으니까."


어느새 차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몬스터 스타 제작발표회에 도착했습니다. 도련님이 말씀하신 대로 예쁜 여자애들을 뽑아서 아이돌 트레이닝을 시키는 프로그램인데, 제작자로서 멋지게 한 마디 해주시죠."


"응."


*


미모의 재벌가 아가씨가 발표회장의 레드 카펫을 밟자, 수많은 플래쉬가 터졌다.


"야, 비주얼 대박이네. 이번 연습생들 중 원탑이다. 뭔 애들이 다 얼굴만 보고 뽑은 것처럼 비주얼 죽이던데, 요즘 여신 취급받는 애들보다 예쁜데? 진짜 이 프로 장난 아니네."


기자가 사진을 찍으며 말했다.


"저분, 연습생 아닌데요?"


근처 스탭이 말했다.


"그럼 누군데?"


기자가 다시 여자애에게 눈을 돌렸다.


"늦으셨네요. 이미 다른 연습생분들은 사진도 다 찍었는데, 빨리 가시죠."


한 스탭이 미모의 아가씨에게 다가가 말하고 있었다.


"전 연습생 아니에요!"


아가씨가 말했다.


"예? 그럼 누구시죠?"


"저는 몬스터 스타 제작자 하나윤이에요."


"저분은 연습생이 아니라 몬스터 스타 제작자이신 하나윤 씨입니다."


스탭이 말했다.


"야, 진짜 대박인데? 특종이다. 특종. 이건 커뮤니티에서 난리 나겠어. 무슨 재벌가 아가씨가 어떻게 저렇게 예뻐? 왜 지금까지 기사에 안 떴지?"


"진짜 예쁘다고 말했잖아요."


스탭이 웃으며 말했다.


"그거야 그냥 재벌가 아가씨니까 해주는 소린 줄 알았지. 아니, 빨리 기사부터 써야겠다."


"급하시네요. 근데 예쁘긴 참 예뻐요."


스탭은 다시 빨려갈 듯이 아가씨를 쳐다봤다.


김원섭 PD와 스탭들이 무슨 종이 하나를 들고 그녀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윤 씨!"


"아니에요! 제가 제작자인데 제작발표회에 꼭 와야죠!"


"하하, 그렇긴 하네요. 그럼 한 말씀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여기 저희 작가가 대본도 준비했는데, 혹시 대본을 미리 준비하셨나요?"


"아뇨."


"그럼 제가 준비해서 다행이군요. 꼭 외울 필요는 없고 보고 읽으셔도 괜찮습니다."


그가 그녀에게 대본을 건넸다.


"저를 생각해주셔서 써주신 건 감사하지만 괜찮아요."


"예?"


PD가 어안이 벙벙해져서 되물었다. 갑자기 설마 거절당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재벌가 아가씨라고 해도, 준비한 대본을 읽는 게 뭐가 어렵다고 거절하는지.


솔직히 얼굴이 예뻐서 화는 안 났지만, 정말 철없다 싶었다.


역시 프로그램 제작은 하나그룹에서 지시한 건가? 하기야, 얼굴 예쁜 아가씨가 무슨 재능이 있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혹시나 아가씨가 정말로 자기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서 만들었다는 생각도 해봤지만, 말도 안 되는 망상이었다.


"제가 글을 잘 쓰거든요. 그러니까 작가님이 저를 위해서 대본을 써주신 건 감사하지만, 괜찮아요."


이게 무슨 소린가?


하나윤 아가씨는 경호원의 호위를 받아 단상 위에 올라갔다.


"하나그룹에서 미리 써줬구만. 그러니까 거절한 거지. 하기야, 뭐 명문대 나온 놈들 천지인데 굳이 우리 작가 거 쓸 필욘 없지."


PD가 입을 열었다.


"솔직히 저희 작가도 글은 잘 쓰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재벌 그룹엔 변호사도 있고, 작가도 있겠지만 저희도 프로 아닙니까? 잘하면 좋겠지만, 저희가 쓴 것보다 못하면 좀 그렇겠네요."


스탭이 말했다.


"좀 그러면 뭐 어떡해? 위에서 까라면 까는 거지."


PD와 스탭들은 단상 위에 올라간 하나윤을 지켜봤고, 단상 위에 올라간 하나윤이 인사를 꾸벅 하고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몬스터 스타의 제작자인 하나윤이라고 해요. 힘든 시대를 겪고 있는 지금, 이런 때일수록 사람들을 응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싶었어요. 자극적인 경쟁 같은 게 없는 여러분들이 보면서 웃으며 힘을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람들이 박수 쳤고, PD의 입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도 재벌은 재벌이구만. 인재가 있어."


PD가 말했다.


"저희 작가보다 잘 썼네요."


스탭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나윤은 그렇게 발표를 마치고, 단상 위에서 내려와 PD에게 다가왔다.


"제가 연습생으로 뽑은 이수아 씨가 하면 좋을 말도 생각이 났는데, 이수아 씨도 한번 단상에 올리는 건 어떨까요?"


"이수아요? 그렇게 하죠."


하나윤은 PD와 스탭들에게 내용을 알려줬고, PD와 스탭들은 다시 이수아에게 말할 내용을 지도했다.


"그런데 그거, 하나윤 씨가 생각한 겁니까? 아니면 하나그룹이 생각한 겁니까?"


PD가 물었다.


"뭘 그런 걸 물어?"


CP가 당황하며 말했다.


"그건 제가 생각한 거예요."


하나윤이 말했다.


CP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재벌 3세들이 뛰어난 경영인 코스프레하는 건 많이 봤지만, 여중생이 그룹을 등에 업고 자신의 업적인양 자랑하는 건 웃음밖에 안 나왔다. 뭐 얼굴도 예쁘겠다, 코스프레는 잘되겠네.


"그리고 하나그룹의 생각이기도 하죠. 제가 하나그룹의 후계자니까요."


그 말을 듣자, 피디가 감탄했다. 시큰둥했던 CP도 그 자신감 넘치는 말을 듣자, 문득 제왕의 위엄을 느꼈다. 대단한 아가씨였다. 역시 재벌의 자식들은 다른 건가? 하기야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 부리는 게 습관이니, 저런 자신감이 몸에 배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대단한 아가씨네. 멋있어."


그리고 이수아가 단상에 올라갔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수아예요! 괴물이 나타났을 때,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그중에는 제 부모님이나 남동생도 있었어요. 그래서 너무 힘들어서 방 밖으로도 못 나갔지만, 그래선 안 되겠더라구요. 저는 괴물들을 사냥하시는 헌터 분들의 영상을 보면서 힘을 얻었어요! 저도 아이돌이 돼서 꼭 헌터 분들이나, 힘드신 분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어요! 제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저도 꼭 사람들의 힘이 되어 보답하고 싶어요!"


사람들이 박수 쳤다.


"하나윤 씨 말대로 하니까 좋네요. 어떻게 이런 생각하셨어요?"


PD가 기특하다는 듯이 하나윤을 보며 말했다. 하지만 그 질문에는 시험하는 의미도 담겨 있었다.


"원래 이런 거엔 스토리가 중요하니까요."


가장 뛰어난 대답이었다. PD는 감탄했다.




재벌가 아가씨는 제작발표회가 끝나자 떠났고, CP는 PD에게 말했다.


"역시 재벌은 뭐가 달라도 다르네요. 말 한 마디를 해도 몸이 반응한다니까. 뭐 말이야 다 명문대 나온 직원들 머릿속에서 나온 말이겠지만. 무슨 여자애가 냄새에 목소리에 장난 아니네요. 저런 딸 있으면, 진짜 세상 다 가진 건데."


CP가 입맛을 다셨다.


"딸은 무슨, 딸이었으면 잡아먹었을 사람이. 형은 CP가 스타감을 봤으면 그거에 감탄을 해야지. 무슨 중학생을 성적인 대상으로, 여자로 봅니까?"


PD가 말했다.


"나야 감 떨어진지 오래 됐고, 요즘은 네가 대세잖아요. 그리고 여잔데 여자로 보는 게 뭐가 문제야? 넌 그게 문제예요. 스타를 너무 만드려고 해. 저렇게 말 잘하는 건 위에서 어른들이 시킨 거지 그게 왜 스타감이야?"


"말하는 게 다르잖아요. 그냥 위에서 시켜서 되는 게 아닌데, 보면 못 느껴요?"


"성욕은 느낀다, 이놈아."


CP가 웃었다.


*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복구가 호들갑을 떨었다.


"도련님, 인터넷에서 난리가 났어요. 하나윤이라는 여자애도 몬스터 스타에 나오냐고, 나오면 꼭 본다는 글들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난립니다."


복구가 태블릿을 가져와서 보여주며 말했다.


-와 예쁘다

-이름

ㄴ하나윤임

-피부 진짜 하얗네

-어떻게 재벌 3세가 저렇게 예쁘냐? 진짜 다 가졌네

-진짜 혈통이 좋긴 좋나보네

-내 아내~~

ㄴ나랑 결혼함 ㅅㄱ

ㄴ중학생이랑 무슨 결혼임? 은팔찌 찰 놈들 수두룩하네

ㄴ그건 아니지

-미소년 같다

-나오면 꼭 봐야겟다ㅎㅎ

-눈 크당

-진짜 대단하네.. 어린 나이에 저렇게 무슨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으니.. 난 백순데

ㄴ어차피 얼굴마담이지 뭘 결국 저게 다 어른들이 시킨거지 지가 한 거겠음?

ㄴ그건 그럼 저 나이에 프로그램 만들면 진짜 천재지 ㅋㅋ 결국 부모 돈빨 아님? 아직 방송하지도 않았는데 정작 보면 재미없어서 망할수도

ㄴ근데 프로그램 자체가 요즘 세상이 어려우니 힐링 느낌? 이라 성공할 것 같긴 함. 기획 의도가 좋다고할까? 나윤이가 예뻐서 실검에도 떴잖음

ㄴ그건 모르는 거고

ㄴ모르는 건데 예상이 그렇다는 거임 ㅋㅋ 요즘 방송 헌터들 괴물 죽이는 것들처럼 자극적인 걸로 판치는데, 힐링 느낌이면 블루 오션을 잘 노린 거임

ㄴ요즘 애초에 헌터들 인방 보느라 TV를 안 보는데.. 여자애들이 나와서 춤 추고 노래 부르는거? 노잼이라 망할듯

ㄴ ㅋㅋ 괴물들 나왔다고 아이돌이 망하진 않죠 ^^

-다른 사진은 없음?

ㄴ없음

-내 스타일이다

-헌터 길드도 만들었다는데 진짜 정체가 뭐임??

ㄴ 그냥 아빠나 할아버지가 시킨 거지 ㅋㅋ

-보이쉬하네

-억울하다.. 나도 저렇게 태어났으면 고생 안하는데

-남자애 같은데

ㄴ남자여도 가능

-개예쁨

-여신


"아무리 소설 속이어도 생각보다 사람들 눈 정확하구나."


내가 말했다.


"뭐가 정확하단 겁니까? 어쨌든 이러면 도련님도 몬스터 스타에 나가셔야겠습니다."


"여장하고 TV 나가고 싶지는 않아."


"시청률이 높아야 성공하죠. 갑자기 화제가 된 도련님이 쏙 빠지고 결국 걸그룹 망하면 어떡합니까? 돈 못 벌고 길드 그냥 날아가는데. 남자답게 한 번만 나가주세요."


"절대 안 나갈래."


며칠 뒤, 나는 카메라 앞에 서기 위해 대기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걸그룹을 만든다고 해도 100%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어떻게든 시청률을 높여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게 맞긴 하다.


"이제 가시면 되겠습니다."


복구가 말했고, 나는 촬영장으로 향했다.


*


촬영장에 하나윤이란 아가씨가 들어왔을 때, 솔직히 정말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사진은 포샵빨이라고, 실물은 그냥 예쁜 여자 수준일 줄 알았는데 보자마자 예쁘다는 생각이 들자 한숨부터 나왔다.


싸우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진 느낌이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그런데 그 아가씨는 정작 우리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지 밝게 웃으며 인사했다.


"진짜 예쁘네."


"헐, 대박."


"재벌 3세에 저 외모면 사기 아냐? 부럽다."


"그래도 노래랑 춤은 못하겠지."


제발 못해라.


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할 자리에서, 미모의 재벌가 아가씨가 반짝인다고 생각하면 생각만 해도 싫다.


어차피 너는 이거 안 해도 잘 먹고 잘 살면서 뭐 하러 이거까지 해?


물론 하나윤이 제작자니까, 애초에 하나윤이 없었으면 내가 여기에 올 일도 없었겠지만.


원래 제작자도 아니잖아?


결국 부모 잘 만나서 어른들한테 도움받아서 예쁜 얼굴로 얼굴마담이나 하는 주제에.


그래도 노래랑 춤 못해서 욕 먹는 거 생각하면 그건 속 시원하네.


괜히 시청률 타령하면서 나왔어도, 노래 못하면 욕 먹지.


"그렇겠지. 재벌 아가씨가 어떻게 걸그룹 노래를 하겠어?"


흠 잡을 거 없나 싶어서 하나윤을 계속 봤는데, 진짜 흠 잡을 게 없는 얼굴이었다. 피부도 하얗고, 눈도 크고. 솔직히 예쁘다.


"안녕하세요. 하나윤 씨,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하나윤 씨가 몬스터 스타에 출연하는 건 아니었는데요. 제작발표회 때 반응이 너무 좋아서 나윤 씨를 보고 싶어 하신 분들이 많이 계셔서, 이렇게 잠깐 게스트로 출연하시게 되셨는데요. 개막 공연 느낌으로 걸그룹의 춤과 노래를 하시게 됐는데 떨리시진 않으신가요?"


"네, 조금 떨려요! 비록 계획에는 없었던 일이지만, 사람들의 힘이 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서 며칠 동안 열심히 연습했어요. 잘하지는 못해도 예쁘게 봐주세요!"


곧 음악이 시작됐고, 하나윤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와, 잘한다."


노래 첫 소절을 부르자, 옆에 앉은 애가 바로 감탄하면서 말했다.


솔직히 순간 짜증났지만, 나도 그렇게 느꼈다.


목소리부터 미성이었으니 솔직히 못 불러도 듣기는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매력적인 목소리였다.


"빠져들 것 같다."


특별한 기교 같은 건 없었다.


그렇지만 하나윤은 아름다운 목소리 그 자체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솔직히 나도 그랬다.


왠지 미소년 같은 목소리라, 나도 끌렸다.


그녀의 노래를 들으면서, 이상하게도 나는 그녀가 여자 같이 생긴 미소년이라는 망상에 빠져들었다.


지금은 무슨 이유로 여장을 하지만, 남자다울 때는 굉장히 남자답고 멋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미소년 도련님을 예쁘다, 예쁘다 해주면서 사랑해주면 좋을 텐데.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그런 이상한 망상에 빠져들다, 노래가 끝나자 정신이 들었다.


정말 미소년이었으면 좋겠지만, 그럴 리도 없고. 그건 그냥 내 취향이잖아.


잘 생각해보면 역시 여자 목소리였다.


아무리 내가 질투한다지만 재벌집 아가씨를 남자로 만드는 건 좀 그렇지.


"잘 들었습니다. 그게 사실 부잣집 아가씨니까 당연히 이런 노래나 춤을 못 부를 줄 알았는데, 믿기지가 않는 실력이네요. 정말 잘 부르셨어요. 전에는 이런 거 안 해보셨죠?"


연예인이 말했다.


"네, 가끔 노래를 부른 적은 있지만 무대 같은 데서 노래를 부른 적은 없었어요."


"아니, 정말 잘 부르셨고, 잘 추셨어요."


"저는 사실 놀랐어요. 당연히 못 부를 줄 알았는데, 이 정도면 정말 당장 가수로 데뷔시키고 싶을 정도예요. 미성이, 타고났어요. 미성이."


연예인들이 말했다.


"감사합니다."


나윤이는 고개 숙이며 말했다.


겸손하기까지 하네.


"결국 노래란 것도 재능이 필요한 거잖아요? 가수는 목소리가 좋아야 해요. 그런데, 나윤 씨는 모든 사람을 움직일 만큼 미성이 아름다워요."


기교가 없다는 점은 아무도 비난하지 않았다.


비난할 이유가 없긴 하다.


나도 수십 년 동안 노래의 기교를 닦아온 경험 많은 가수의 노래보다도, 기교 하나 없이 미성만으로 노래를 부르는 어린아이의 노래가 아름답게 들릴 때가 있으니까.


그때가, 이런 때다.


"솔직히 반했어요."


솔직히 반했다.


"이게 오디션 프로그램이면 뭐 버튼이라도 눌러주는 건데, 그런 게 없어서 아쉽네요."


"진짜 잘 부른다. 그치?"


옆에 앉아 있는 애가 말했다.


"응, 진짜 잘 부르네! 팬 됐어!"


나는 밝게 웃으며 말했다.


*


대기실로 돌아가자 복구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아가씨, 잘하셨습니다. 미모의 재벌 3세 아가씨가 열심히 걸그룹 노래와 댄스를 연습해서 보여준 덕분에 화제몰이는 될 것 같군요."


"그래야 내가 일주일 동안 보컬 트레이너들과 함께 노래 부르고 춤만 춘 보람이 있지."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칭찬도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


"앞으론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더 이상 한국에는 있어봤자 할 일이 없다.


"앞으로 몇 년 뒤에, 사람이 살지 못하게 되는 곳이 있어."


"혹시 일본입니까?"


가끔 생각하는 건데, 복구는 근육만 많은 엑스트라처럼 보여서 진짜 쓸모없어 보이지만 사실 복구는 주인공을 만나기 전까지 악역 재벌 3세의 모든 뒤처리를 해주는 엑스트라라 말도 안 되게 유능하지.


"그래, 일본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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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주인공이 힘을 숨김 +4 18.12.20 320 8 11쪽
» 탑 매니지먼트 18.12.19 224 5 19쪽
6 악역이 너무 많다 18.12.18 241 7 12쪽
5 템빨 18.12.17 258 9 12쪽
4 재벌 vs S급 헌터(2) 18.12.16 273 10 8쪽
3 재벌 vs S급 헌터(1) +1 18.12.15 466 14 14쪽
2 재벌집 막내아들 +3 18.12.14 660 12 10쪽
1 소설 속 엑스트라 +6 18.12.14 1,198 1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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