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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악역 재벌 막내 도련님 되서 헌터 생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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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찌
작품등록일 :
2018.12.14 12:46
최근연재일 :
2018.12.20 13:00
연재수 :
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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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798

작성
18.12.1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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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악역이 너무 많다

DUMMY

"도련님, 요즘 바쁘게 일하시는 건 알지만 학교에는 전혀 가시지 않을 생각이십니까?"


카페에 앉아 있는 내게, 복구가 핫초코를 가져다주며 말했다.


"생각해보니 나 중학생이었구나. 학교 안 간지가 너무 오래 되서 깜빡했네. 어차피 갈 이유는 없는데. 그것보다 히로인은 찾았어?"


"죄송합니다.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그럴 수도 있어. 아직 헌터로 각성을 안 했을 수도 있으니까. 그럼 일반인들 중에서 찾아봐야겠네."


"그보다 도련님, 이번에 아이템을 판매한다는 S급 헌터는 성격이 안 좋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조심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그래? 전형적인 악역인가 보네. 솔직히 그런 성격 안 좋은 녀석은 진짜 성격이 안 좋아서 무슨 이유로든 시비를 거는 놈들이라, 작가인 나도 마땅히 상대할 방법이 없는데."


"그럼 돌려보낼까요?"


나는 잠시 고민했다.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헌터는 합리적이고 이득을 중시하며 사람은 물론 괴물들과도 싸우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살육 기계야. 기본적으로 탈세에다 돈 때문에 다른 헌터들을 죽이는 것에도 거리낌이 없지만, 반대로 돈만 많이 주면 특별히 문제가 생길 이유는 없지."


"헌터들은 정신적인 면에서도 달라진 거였나요?"


"원래 그런 설정은 없었던 거로 아는데, 그게 일일이 괴물과 맞서는 공포를 묘사하면 귀찮잖아. 그래서 편의점 알바생들도 한 번 헌터가 되고 나면 거의 인간 병기가 되지."


"그렇게 생각하니 헌터들이 왠지 멀게 느껴지네요."


"조심해야 하는 건 맞아. 헌터물에선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헌터들은 크고 작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헌터들이 법으로 처벌받은 건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거든. 게다가 S급 악역 헌터 같은 경우에는 적어도 백 명은 죽이겠지. 만약의 사태는 대비해."


그때, 카페 문을 열고 한 사내가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하나윤이라고 해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했다.


"내가 유성하다."


한세준과 마찬가지로 잘생긴 얼굴이었지만, 그에게선 다른 남자들이 기어오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오만함이 느껴졌다.


나는 손을 건넸다.


"악!"


그가 내 손을 세게 쥐어서 비명이 나왔다.


"귀엽네. 앉자."


우리는 자리에 앉았고, 거래를 시작했다.


"으음, 그런데 A급 장비를 보고 있으니 S급 장비도 보고 싶어지네요! 저, 혹시 S급 장비도 구경해도 괜찮을까요? 꼭 팔지는 않으셔도 돼요!"


나는 A급 장비를 내려놓고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아가씨, 한 번 만지게 되면 꼭 갖고 싶어져요. 그냥 A급으로 만족하시죠."


복구도 내가 시킨 대로 잘 연기하고 있었다.


"으음, 그래도 꼭 보고 싶단 말야."


그러자 갑자기 상대가 웃었다.


순간, 몸에 소름이 돋았다.


"너희들, 거짓말하고 있구나? 그래 봐야 나 같은 S급 헌터 눈은 못 속이지."


그는 순식간에 내 팔목을 잡고 세게 눌렀다.


"악!"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나왔다.


거짓말을 구별할 수 있는 스킬인가?


"사실대로 말해라. 계속 거짓말하면 죽인다."


"S, S급 장비를 사려고 연기한 거였어요."


"그거 외엔?"


"저는 사실 남자예요."


"그건 무슨 개소리야?"


그가 다시 한 번 내 손목을 눌렀다.


"아악! 진, 진짜예요."


"진짜 남자야?"


"네, 네."


"그럼 한번 벗어봐."


충격이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할 지도 알 수 없었다.


벗으면 진짜로 벗었다고 기분 나쁘다고 죽일 수도 있고, 안 벗으면 왜 내 말 안 듣냐고 죽일 수가 있다.


설마 내가 여기서 어처구니 없게 죽겠냐만, 보니까 죽이고도 남을 놈이다.


원래 이런 애들은 그냥 시비 거는 게 역할이라 빠져나갈 방법도 마땅히 없었다.


이건 가불기잖아.


"정말로 그런 걸 원하세요?"


내가 말했다.


"그래, 어차피 너도 그런 거 좋아하는 거 아냐? 남자 유혹하려고 입은 거잖아."


당장 아니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듣고 보니 주인공한테 잘 보이려고 입은 게 맞았다.


"이건 제가 살아남기 위해서 입은 거예요."


"아, 그래? 그래도 벗어."


"정말 볼 것도 없는데, 그게 여자와 성욕을 해소할 수 있는 돈이라면 원하시는 대로 드릴게요."


어렸을 때부터 그랬지만, 조금 여자처럼 생겼다고 내 몸에 호기심을 갖는 이상한 애들은 정말 이해가 안 갔다.


"그 정도는 나도 있어. 그리고 여자도 벌써 질렸다. 나도 부자가 되서 그런가? 새로운 맛도 한번 좀 보고 싶네."


이 녀석은 남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살인에 흥미를 느끼는 사이코패스다.


말을 잘못하면 바로 죽는다.


뜬금 없이 헌터물에서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 악역이 나올 리가 없으니까.


"그러시면 제가 원하시는 남자를 구해드릴게요!"


생각해보니 헌터물에서도 성접대는 있었다.


"죽고 싶냐?"


그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노려봤다.


이제는 그의 말을 거부해선 안 된다.


다시 그가 입을 열었다.


"이리 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에게 갔다.


내가 무슨 개도 아니고 이래야 하나 싶었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대들어서 살해당하면 그거야말로 미친개였다.


그는 내 가슴을 만지고 웃었다.


"가슴은 작구나."


처음부터 놀리려는 의도인 게 분명했다.


"이제 그만해요. 재미 없잖아요."


내가 말했다.


"재밌는데? 조금 전까지 나랑 평범하게 말하고 있었던 예쁜 아가씨를, 끽소리도 못 내게 하고 내 장난감으로 삼는 거. 이런 거 부자들은 실제로 하던데, 실제로 해보니까 재밌네."


헌터들은 재벌들의 위치를 빼앗는다.


그건 단순히 돈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게다가 재벌 아가씨잖아. 재벌 아가씨를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나 같은 S급 헌터가 아니고서야 세상에 어딨겠어?"


그는 내 스커트 속에 손을 집어넣어 엉덩이를 만졌다.


"저는 남자예요."


내가 말했다.


"사실 아가씨가 아니라, 예쁜 남자애라 더 재밌기도 해. 솔직히 너 같이 예쁜 도련님을 아무리 돈이 많아도 어디서 구하냐?"


복구에게 시선을 향하자, 복구는 말없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유성하가 내 속옷에 손을 대었을 때, 한 람보르기니가 카페 안으로 창들을 부수며 달려왔다.


성하가 나를 끌어안고 뒤로 피했고, 한 사내가 차에서 내렸다.


"유성하, S급 헌터면 최소한의 격식은 갖춰라."


차에서 내린 사내는 한세준이었다.


"뭘 그렇게 서둘러? 카페에는 걸어서 들어와야지."


성하가 웃었다.


"아가씨를 놔줘라."


"아가씨? 진짜 재밌네. 근데, 너, 나한테 자꾸 명령하지 마라. 죽여버리기 전에."


성하가 웃다가 정색했다.


세준이 싸우는 자세를 취했고, 성하도 나를 놓곤 싸울 준비를 했다.


"세준 씨, 저는 괜찮아요. 성하 씨도 장난은 이제 이쯤하면 됐잖아요."


서로 싸움 나서 둘 중 한 명이 죽기라도 하면 세계는 걷잡을 수 없이 주인공의 손아귀로 넘어갈 거다.


반드시 둘다 내 편으로 해야 한다.


그럴자 세준이 자세를 풀었고, 그걸 보자 성하도 자세를 풀며 웃었다.


"시시하네. 갑자기 끼어들어서 시시해졌잖아."


"그게 싫으면 앞으로는 시시한 짓 하지 마라."


세준이 말했다.


"그런 말 들으니까 영상이라도 찍어서 꼭 너한테 보내주고 싶네. 너 좋아 죽을 것 같은데."


"그런 짓을 하면 죽는 건 너다."


싸움이 끝났나 했더니, 아직도 서로 짐승들처럼 싸우고 있었다.


"그만해요. 앞으로 같은 길드에서 지낼 건데, 사이 좋게 지내야죠."


내가 말했다.


"같은 길드요? 솔직히 말해서 유성하는 좋지 않은 소문이 너무 많습니다. 사실과는 별개로 길드 이미지에도 좋지 않을 겁니다."


세준이 말했다.


"누가 들어간다고 했어? 나는 누구 밑에서 일할 생각 없는데."


"이미지는 만들기 나름이니까요. 그리고 이미지보다 헌터 길드에선 헌터의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요?"


"그건 나윤 씨 생각이 맞습니다. 하지만 유성하 같은 사람이 길드에서 일하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거야 맞는 말인데, 듣고 있자니 짜증나잖아."


성하가 말했다.


"성하 씨, 당신은 세계 최고가 되고 싶지 않나요?"


나는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관심 없어. 어차피 지금도 충분히 즐기면서 살 수 있는데 뭐 하러 사서 고생이야?"


예상했던 대답이다.


원래 이런 두 캐릭터가 힘을 합쳐서 주인공에게 맞서서 싸우는 일 따위는 없으니까.


하지만, 주인공과 맞서 싸우기 위해선 반드시 두 사람의 힘이 필요했다.


"그럼 넌 두 번 다시 내 몸에 손 못 대. 평생 다른 아가씨들로 만족하면서 살아."


내가 그렇게 말하자 성하의 표정이 변했고, 성하의 손이 순식간에 내게 향해 왔다.


하지만 세준이 그의 손목을 잡았다.


"손 대지 마라."


"장난이야. 뭘 그렇게 진지해? 손 놔라."


둘은 잠시 서로를 노려보았고, 곧 세준이 손을 놓았다.


"길드에 들어가줄게."


성하가 웃으며 말했다.


"잘 부탁드려요."


나도 웃으며 그에게 손을 건넸다.


"내가 1위가 되면 죽도록 박아줄게."


그는 내 손을 잡고 나를 끌어당겨서 내 귀에 내게만 들릴 정도의 소리로 말했다.


"할 수 있으면 해보세요."


내가 말했다.


그때, 시끄러운 엔진 소리와 함께 카페 앞에 슈퍼카 한 대가 더 도착했다.


새로운 등장인물의 등장이었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부티 나는 고등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잘생긴 남자애와 정장을 입은 예쁘고 도도한 여자였다.


역시 소설 속이라 그런지 얼굴만 봐도 포지션을 알 수 있었다.


남자는 재벌 3세고 여자는 S급 헌터 길드장이였다.


"도, 아가씨, 저분은 재계 1순위 한성그룹의 막내 도련님인 윤도준입니다."


조용히 있던 복구가 말했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세준 씨가 갑자기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셨나 했는데 아가씨를 만나러 가셨군요."


여자가 말했다.


"생각하고 계시는 그런 일은 아닙니다."


세준이 말했다.


"농담입니다. 전 S급 헌터인 차예린이라 하고, 이분은 한성그룹의 도련님 윤도준 씨입니다."


그녀가 우리에게 인사했다.


"반가워요. 전 하나윤이라고 해요."


내가 인사했다.


"하나윤 씨, 요즘 열심히 돌아다니시던데. 저랑도 이야기 좀 하시죠."


도준이 말했다.


"네."


내가 말했다.


이게 문제다.


내가 아무리 재벌이라고 해도, 위에는 위가 있는 법이니까.


어차피 좋은 이야기가 아닐 게 뻔하다.


하지만, 거절할 수는 없다.


"그럼 헌터들은 헌터들끼리 이야기하죠."


예린이 말했다.


"다음에 봬요!"


내가 말했다.


"네, 그럼 가보겠습니다."


헌터들이 물러갔고, 우리는 자리에 앉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길드를 나한테 넘겨요."


도준이 말했다.


예상하고 있었던 전개였다.


결국 나는 돈으로 헌터들을 산 것이고, 더 많은 돈을 가진 재벌이 나타나면 그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헌터들은 합리적이고, 이득을 중시하니까.


"돈은 넉넉히 드리죠."


"그건 통보죠?"


내가 말했다.


"통보죠. 머리가 잘 돌아가고, 행동력이 뛰어난 건 마음에 드네요. 굽힐 줄도 알고, 얼굴도 예쁘고. 저랑 결혼할래요?"


이건 무슨 전개야?


요즘 작가들이 여자들한테도 팔아먹으려고 글을 써서 그런 게 분명했다.


"프러포즈라면 거절할게요."


"그렇게 똑똑하진 않나 보네. 나는 네가 정체를 속이고 재벌 행세하는 것도 눈감아줄 수 있단 이야기야."


예상대로 내가 신분을 위조한 게 들켰었다.


이럴 땐 쓸데없이 싸울 필요 없지.


지금은 어차피 싸워서 이길 수 없는 상대니까.


"도준 씨께선 제가 마음에 드실지 몰라도, 저는 도준 씨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거든요. 죄송합니다. 그럼 가볼게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복구에게 눈짓했다.


"가시죠."


복구가 말했다.


"귀여운 아가씨네."


도준이 웃었다.


우리는 카페를 나섰다.


"도련님, 정말 이걸로 괜찮은 겁니까?"


"말했잖아. 어차피 돈에 뺏긴 거면, 다시 돈으로 뺏으면 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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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주인공이 힘을 숨김 +4 18.12.20 320 8 11쪽
7 탑 매니지먼트 18.12.19 223 5 19쪽
» 악역이 너무 많다 18.12.18 240 7 12쪽
5 템빨 18.12.17 258 9 12쪽
4 재벌 vs S급 헌터(2) 18.12.16 273 10 8쪽
3 재벌 vs S급 헌터(1) +1 18.12.15 465 14 14쪽
2 재벌집 막내아들 +3 18.12.14 659 12 10쪽
1 소설 속 엑스트라 +6 18.12.14 1,198 1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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