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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악역 재벌 막내 도련님 되서 헌터 생활 어렵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뭇찌
작품등록일 :
2018.12.14 12:46
최근연재일 :
2018.12.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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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8.12.14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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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엑스트라

DUMMY

잠에서 깨어나 거울을 보자 모르는 미소년이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요즘 이런 소설이 유행하긴 하지만, 설마 내가 트럭에 치였다고 미소년이 될 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나는 소설 속으로 들어간 것 같다.


"정신이 드셨습니까, 도련님?"


정장을 입은 근육질 사내가 내게 말을 걸었다.


"믿을 수 없겠지만, 저는 당신 도련님이 아니라 천재 판타지 소설가예요. 트럭에 치였더니 갑자기 미소년이 된 걸 보니 아마 소설 속에 들어가서 원래 주인의 몸을 뺏은 것 같아요."


나는 말을 하면서 문득 충격적인 실화가 떠올랐다.


판타지 소설을 쓰기 위해서, 비록 좋아하진 않지만 트럭에 치여 다른 세계에 가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도입부를 참고로 삼으려고 본 기억이 말이다.


그 애니메이션에서 평범한 회사원이 삶에 찌든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을 보다, 문자가 와서 나는 1초 남짓한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다시 애니메이션을 시청하려고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주인공이 이세계로 가버린 후였다.


그땐 정말 충격이었다.


사실 지금 생각해도 충격이다.


"도련님이 미소년이야 미소년이십니다만, 트럭에 치였다고 소설 속에 들어갔다는 건 도대체 무슨 소리입니까?"


그렇게 지적당하니 괜히 부끄러웠다. 원래 판타지 읽는 사람들한텐 상식인데, 이거 맨정신으로 일반인들한테 말할 게 못 된다.


"아니, 자기가 자기 보고 미소년이라고 하면 부끄럽겠지만 저는 원래 이 몸 주인이 아니에요. 그리고 트럭에 치이면 요즘은 다른 세계로 가거나 소설 속으로 들어가는 게 기본이에요."


사내는 잠시 할 말을 잃은 듯했다.


꼭 부모님에게 내가 문피아에서 연재 중이던 소설을 들켰던 때가 생각났다.


정말, 잊고 싶은 기억이 하나 더 생겼다.


"아, 저도 인터넷에서 이세계물이라고 트럭에 치여서 다른 세계로 가는 건 본 적이 있습니다. 도련님도 트럭에 치이셨으니 그걸로 농담하신 거군요. 하하하, 이해하니까 정말 재밌네요."


"난 네 도련님이 아니고 네 도련님의 몸에 빙의한 소설가야. 믿기 어렵다는 건 알지만, 어쨌든 몸을 뺏은 건 실례라고 생각해서 말한 거야."


요즘은 세상이 각박하다보니 결국 소설 속으로 들어간 주인공들이 현실로 안 돌아가니까, 미리 내가 누군지 알려는 줘야지. 평생 볼 사람일 텐데 속이고 살고 싶지는 않다.


"아닙니다, 저는 도련님을 믿습니다."


사내는 그렇게 말하며 의사 호출 버튼을 누르려고 했다.


나는 재빨리 그 손을 가로막았다.


그러자 사내는 마치 농담이었다는 듯이 웃었다.


"그래도 의사는 한 번 보셔야죠."


"아니, 잠깐 꼭 알아야 할 게 있어. 혹시 세계 곳곳에서 괴물들이 나타나지 않았어? 만약 그러면 큰일인데."


"무슨 괴물을 말씀하시는 건지?"


"아니야, 없으면 됐어. 괴물이 나타나고, 그런 괴물들을 잡는 헌터라 불리는 초능력자들이 나타나는 헌터물이라는 소설 장르가 있어서 그래. 거기선 재벌 3세가 주인공한테 죽도록 맞거나 죽고, 여자면 하렘에 들어갈 수도 있단 말야. 게다가 결국 주인공이 1년 안에 전 세계의 부를 좌지우지하니까 헌터물이면 지금 재벌 3세여도 의미가 없거든."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1년 만에 전 세계의 부를 좌지우지 하는 건 너무한 거 아닙니까?"


"아니, C급 헌터들이 매일 300억씩 벌기도 하니까, 오히려 1년 안에 전 세계의 부를 좌지우지 못하면 그게 더 이상한 거야."


참고로 C급 헌터들이 최소 1000명 이상 있다는 말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테니 하지 말아야겠다.


"그런 남자와 결혼하는 재벌은 대박나겠네요. 우리 그룹에선 아가씨가 없어서 할 수도 없지만요."


"누나나 여동생 있었어도 내가 결혼 반대할 거야. 주인공들은 성격 유치해서 전 세계 사람들한테 갑질 하면서 민폐 끼치거든. 내가 강해져서 내 자리를 지켜야 해."


"그러다 죽도록 맞는 거 아닙니까?"


사내가 웃으며 말했다.


"죽도록 맞으면 다행이지. 대부분 죽는단 말야. 생각해보면 소설 속 재벌 3세들도 나름대로 자기 지위를 보호하려고 했던 걸지도 모르겠네. 결과적으로 주인공들은 항상 재벌의 자리를 자기가 빼앗으니까."


"그런데 도련님이 주인공 아니었습니까? 트럭에 치여서 소설 속으로 들어가서 재벌 3세가 됐는데 주인공이 아닌 겁니까?"


"그게 약간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는데, 나는 분명 주인공인데 주인공이 따로 있는 거야. 내가 소설 속으로 들어간 주인공인데, 소설 속에 원래 있던 주인공이 또 따로 있는 거지."


사고를 당한 직후라 그런지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 기분이 들었지만 전부 맞는 말이었다.


사실 나는 무늬만 엑스트라 역할인 주인공이고, 원래 주인공이 따로 있어도 결국 내가 진짜 주인공이라 원래 주인공보다 훨씬 세진다는 이야기는 하면 더 복잡해지니까 하지 말아야겠다.


"약간 이해하기 어렵네요."


읽으면 간단한 건데, 판타지 소설을 안 읽으면 약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재벌 3세들은 삼류 악당 잡몹 엑스트라인 고블린 같은 거고, 그런 재벌 3세를 사냥하는 헌터 주인공은 따로 있는 거야. 그래서 만약 세계에 괴물들이 나타나고, 그것들을 사냥하는 초능력자인 헌터들이 나타나면 나는 내 지위를 지키기 위해 주인공과 싸워야 해."


"괴물들이 나타나지 않아서 다행이군요."


그러다 갑자기 사내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실례하겠습니다."


그러더니 통화를 하는 사내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아니, 혹시가 아니다.


"왜?"


통화를 마친 사내에게, 나는 여린 목소리로 물었다.


"세계 곳곳에서 괴물들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건 헌터물의 도입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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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재벌 vs S급 헌터(1) +1 18.12.15 465 14 14쪽
2 재벌집 막내아들 +3 18.12.14 659 12 10쪽
» 소설 속 엑스트라 +6 18.12.14 1,198 1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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