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

소설 속 악역 재벌 막내 도련님 되서 헌터 생활 어렵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뭇찌
작품등록일 :
2018.12.14 12:46
최근연재일 :
2018.12.20 13:00
연재수 :
8 회
조회수 :
3,642
추천수 :
80
글자수 :
41,798

작성
18.12.17 12:45
조회
258
추천
9
글자
12쪽

템빨

DUMMY

1


"도련님, 그 길드란 것도 정말 만드실 생각입니까?"


차를 운전하고 있는 복구가 물었다.


"어차피 히로인들을 포섭한다고 하면 만들어야 하긴 했어. 그리고 길드로 버는 돈도 많으니까 만들면 좋긴 하지. 재벌 3세와 손 잡는 야심 있는 S급 헌터를 내가 까먹긴 했었네."


내가 말했다.


문제가 되는 점은 원래 대형 길드의 주인은 대부분 재계 1위 그룹이란 점이다.


내가 아무리 재벌 3세라고 해도 재계 1위는 아니다.


"그 사람은 결국 주인공한테 지겠군요."


"그렇지."


"제가 조사해본 결과, 한세준 씨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도 전국 대회에서 우승할 정도로 열심히 하고 학생회장을 도맡아온 명문대 출신의 노력가던데 안타깝게 됐군요. 그런 사람이 편의점 알바하다 여자 친구한테 차인 사람한테 지게 된다니."


"그렇게 안타까워할 필요는 없어. 한세준이 그런 피를 타고났듯이, 주인공도 주인공의 피를 타고난 거니까."


정작 이런 말을 하는 나도 그가 이기는 것이 좀 더 공정한 일이라고는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원래 판타지 소설은 불합리한 거다.


등장인물들은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한테 당할 수밖에 없다.


원래 그런 역할이니까.


"아무튼 도련님이 말씀하신 최근에 여자친구에게 차이고 동창회에 나가는 편의점 알바생을 찾았습니다."


"몇 명인데?"


"단 한 명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한국에 그런 사람이 한 명만 있진 않을 거 아냐?"


"저희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역시 이 세계가 소설이라 그런 걸까요?"


"뭐, 그렇겠지. 그럼 가자. 주인공한테 인사하러."


나는 웃었다.


차는 골목을 달렸고, 나는 멍하니 바뀌어가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풍경 속에서, 전봇대 위에 서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사내들이 보였다.


그 사내들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차가 뒤집혀 뒤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차에서 뛰어나와 길바닥에 착지했다.


"너희들은 도대체 뭐 하는 엑스트라야?"


나는 도로 위에 서 있는 사내들을 향해 말했다.


갑자기 재벌 3세 엑스트라에게 시비를 거는 엑스트라들은, 듣도 보지도 못했다.


"우리 보고 엑스트라라고? 재벌 3세라고 못하는 말이 없네, 아가씨."


"아가씬 F급 헌터고, 우리는 B급 헌터야. 이 힘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거야?"


사내들이 말했다.


"너희들은 범죄자 엑스트라였구나."


소설에서도 한 줄 정도는 있다.


헌터의 힘을 남용하는 범죄자들.


"헌터라고 해봤자 적응 덜 됐구만."


"납치해서 돈만 받으려고 했는데, 아가씨한테 이제 세계가 바뀌었다는 걸 한번 가르쳐줘야겠네. 남자 맛도 가르쳐주고."


사내들이 웃었고, 사내 한 명이 내게 달려들었다.


"적응이 덜 된 건 너희들 같은데."


내가 말했다.


"네 말대로 나는 F급 헌터야."


나는 달려드는 사내의 주먹을 손으로 잡았다.


"으아악! 뭐야, 이 힘은!"


엑스트라답게 아파하는 데도 말은 했다.


"그런데, 내 장비는 S급이거든?"


나는 그대로 사내의 팔을 꺾었다.


"아아아아아악!"


"죽여!"


다른 사내들도 내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움직임은 뻔히 보였다.


나는 그 사내들의 주먹도 잡아 바닥에 던졌고, 바닥에 쓰러진 한 사내의 얼굴을 손으로 쥐어서 들었다.


"너, 내 형이 보냈어?"


그러자 사내의 표정이 잠시나마 변했다.


"그렇구나."


나는 사내를 다시 던졌다.


"도련님, 괜찮으십니까?"


어느새 복구가 머리에 피를 줄줄 흘리며 옆에 와서 말했다.


"너야말로 괜찮아?"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곧 차가 올 겁니다."


터프한 남자였다.


"옷이 더러워졌네. 옷 준비해줘."


"예, 알겠습니다."


2


"오빠, 우리 이제 헤어져. 구차하게 연락하지 마. 최소한의 자존심은 서로 지키자. 잘되길 빌게."


여자가 말했다.


"너 내가 회사에서 짤렸다고 이러는 거야? 이러지 마. 나 금방 취직할 거야. 요즘은 세상에 괴물들도 있고 초능력자들도 있는데, 내 일자리가 하나 없겠냐?"


남자가 말했다.


"그럼 가서 칼 들고 괴물 잡아오든지! 그만하자!"


뻔한 클리셰였다.


"이 정도면 주인공 맞겠는데."


나는 차 안에 달린 모니터에서 눈길을 돌리고 복구에게 말했다.


"그럼 다행이군요. 도착했습니다. 차라리 그 주인공을 죽이는 편이 낫지 않나요? 굳이 주인공을 도울 이유가 있습니까?"


복구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아무리 재벌이라지만 방해된다고 사람을 바로 죽일 생각을 하다니 무서웠다.


"죽이면 무조건 다시 살아나. 괜히 주인공이겠어?"


할 수 있는 한 아군으로 삼는 편이 좋다.


굳이 전 세계를 적으로 돌려도 무사한 상대를 적으로 돌릴 필요는 없으니까.


"주인공들은 예수라도 되는 겁니까?"


복구가 차에서 내렸고, 차 문을 열어줬다.


"요즘은 예수보다 더 해. 요즘 소설에선 주인공이 희생하고 예수처럼 부활하는데 그 짓을 세 번 넘게 할 때도 있어. 그리고 그때마다 등장인물들 울면서 주인공 찬양해."


나도 차에서 내렸다.


"솔직히 두 번 죽었을 때부턴 눈물 안 나는 거 아닙니까?"


복구가 어딘가로 향했고, 나는 복구를 따라갔다.


"그것도 그런 게, 예전에는 희생을 하면 진짜 주인공이 죽었는데, 요즘 주인공들은 죄다 미래를 알아서 부활 스킬을 미리 선점해두고, 아 사흘 뒤에 살아나야지. 이런 식이니까 이게 희생인지도 모르겠고 이게 무슨 감동인지도 모르겠어. 독자들은 그거 보고 울고 불고 난리났는데, 난 솔직히 이해를 못하겠어."


"살아나는 거 알고 있으면 왜 주변 사람들한테 죽기 전에 미리 말 안 하는 겁니까? 진짜로 죽는 것도 아닌데 괜히 걱정하잖아요. 일부러 희생하는 척 하고 싶은 거 아닙니까?"


"원래 요즘 세상이 그런 거야. 요즘은 세상이 각박해지다 보니까 희생도 하는 척만 해. 주인공이 진짜로 죽으면 돈을 못 벌잖아. 솔직히 이 정도면 어렸을 때 친구랑 오락실에서 메탈슬러그3 같이 하다 친구가 대신 총 맞아줘서 죽어준 게 더 희생 아닌가 싶은데."


"메탈슬러그 하셨었어요? 아무튼, 도착했습니다. 초인종 누를까요?"


우리는 어느 빌라에 들어가서 문 앞에 섰다.


"응."


나는 초인종 앞에 서서 예쁘게 미소 지었다.


"누구세요?"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네, 안녕하세요! 저는 메시아 길드의 길드장인 하나윤이에요!"


"저 신 안 믿어요."


생각해보니 하필 길드 이름이 메시아였다.


갑자기 불쑥 찾아온 나를 당연히 교회 아가씨인 줄 알겠지.


"박민우 씨! 저는 당신을 알아요."


여러 말을 생각해봤는데, 정작 이런 말 외에는 할 말이 없었다.


아무리 내가 솔직하다지만, 내가 소설가인데 넌 소설 주인공이고 앞으로 너 잘되니까 도움 준다고 할 순 없었다.


집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인터폰에서 그런 말하는 놈 있으면 나 같아도 경찰 부르지.


그러자, 문이 열렸다.


"누구세요? 저는 나윤 씨처럼 예쁜 여자는 모르는데요."


평범한 외모의 사내가 문을 살짝 열고 말했다.


"일단 들어가서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내가 말했다.


그러자 잠시 민우는 망설이는 눈빛이었다.


원래 주인공들은 의심이 많다.


"네, 들어오세요."


하지만 예쁘고 착하게 생긴 여자들에겐 예외다.


민우는 슬쩍 미소 짓는 복구를 보고 그렇게 말했다.


우리는 민우를 따라 들어가 대충 바닥에 앉았다.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저를 어떻게 알고 오신 거죠?"


민우가 물었다.


"저는 박민우 씨가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세계를 구할 주인공이라는 걸 알고 왔어요."


내가 말했다.


"예? 뭘 잘못 아신 거 아닙니까?"


민우가 말했다.


"저는 민우 씨가 주인공이라고 확신해요."


"그럴 리가요. 전 지방대 나와서 나이 먹을 대로 먹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나 하고 있는 놈입니다. 제가 세계를 구한다니 그럴 리가 없는데요."


"세계를 구하기 위해선 학력도, 직장도 필요하지 않잖아요?"


나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듣고 보니 그렇긴 하네요. 물론 저도 헌터가 될 수도 있기야 하겠죠. 운이 좋으면요. 그런데 그렇다고 제가 세계를 구하기는 좀 그렇지 않나요? 저는 싸움도 별로 해본 적이 없는데요."


"믿지 못하시겠나요?"


"어떻게 믿겠어요? 어렸을 때는, 저도 대단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었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잖아요."


"힘든 때일수록 믿어야죠. 그래야만 앞으로 나갈 힘이 생기니까."


문득 진심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나도 그와 다르지 않았다.


나도 소설 속으로 들어가는 소설이나 쓰는 소설가가 됐다.


"아무도 저를 믿지 않고, 전부 비웃어도요?"


"물론이죠."


"이제 저는 그럴 힘도 없어요. 그런 자기계발서 같은 이야기도 지쳤습니다."


그가 힘없이 웃었다.


"그럼 이번에는 제가 힘을 빌려드릴게요. 저는 정말로 믿고 있으니까요."


나는 그에게 손을 건넸다.


그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잡았다.


나는 그 손을 꼭 잡아줬다.


"저는 박민우 씨를 믿어요. 박민우 씨가 각성하기 전에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돈을 지원해드릴게요. 100억이에요."


복구가 돈가방을 열어 민우의 앞에 놓았다.


"예? 100억요? 아무리 인플레이션이라지만, 갑자기 100억이라뇨? 이걸 저한테 왜 주시는 건지? 이거 무슨 사기인가요? 몰래 카메란가요? 나윤 씨 외모가 일반인은 아니었긴 한데."


그러면서 민우는 카메라를 찾기 시작했다.


"박민우 씨, 이건 사기도 몰래 카메라도 아닙니다. 아가씨는 진짜 헌터고, 능력으로 당신이 이 세계를 구할 사람이란 걸 알게 된 겁니다."


복구가 말했다.


하지만 민우는 아직도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


"저는 박민우 씨가 이 세계를 구할 주인공이란 걸 알고 있어요. 받아주세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돈은 받을 수 없어요. 뭔가 잘못 알고 계신 게 분명한 것 같은데,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거 아니에요?"


"저는 민우 씨가 주인공이라고 확신하지만, 만약 제가 잘못 알았더라도 돈은 그대로 쓰셔도 괜찮아요. 좋은 사람이네요, 민우 씨는."


주인공은 그렇지 않다.


주인공은 힘을 얻으면서 유치해지고, 남에게 힘을 휘두르는 성격으로 변한다.


"저는 그런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데, 원래 제 돈이 아닌데 안 받는 게 당연한 거죠."


나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미소 짓고, 입을 열었다.


"민우 씨는 주인공이에요. 앞으로는 절대로 지는 일이 없을 거예요."


"왜죠?"


"주인공이니까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녕히 계십시오."


복구가 인사했고, 우리는 어안이 벙벙해진 민우를 내버려두고 집을 나섰다.


"그럼 이제 주인공은 억울함이 풀려서 헌터로 각성하지 못하는 거 아닙니까? 그렇게 되면 주인공이 없는 세계가 멸망하게 되는 거 아닙니까?"


복구가 말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주인공이 없는 세계에서 주인공이 없으면 멸망하는 세계를 구해야 한다.


물론 그럴 리는 없겠지.


"아니, 주인공은 답답한 현실 때문에 헌터로 각성하는 게 아냐."


"그럼 도대체 무슨 이유로 각성하는 거죠?"


"주인공이니까."


머지 않아 나는 그와 재회할 것이다.


그리고, 둘 중 한 명은 죽을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소설 속 악역 재벌 막내 도련님 되서 헌터 생활 어렵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 주인공이 힘을 숨김 +4 18.12.20 320 8 11쪽
7 탑 매니지먼트 18.12.19 224 5 19쪽
6 악역이 너무 많다 18.12.18 241 7 12쪽
» 템빨 18.12.17 259 9 12쪽
4 재벌 vs S급 헌터(2) 18.12.16 274 10 8쪽
3 재벌 vs S급 헌터(1) +1 18.12.15 466 14 14쪽
2 재벌집 막내아들 +3 18.12.14 660 12 10쪽
1 소설 속 엑스트라 +6 18.12.14 1,199 15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