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라! 열혈이여!

25화. 하늘을 날아라! 헬파이터!

“펑~~~!!”

가브리엘을 향해 정면으로 날아간 빛의 화살은 녀석과 부딪히며 엄청난 폭발음을 만들어내며 순식간에 뿌연 연기가 하늘에 퍼지며 그들을 뒤덮어버렸다.

그러나 단 몇초만에 가브리엘이 만든 엄청난 바람으로 시야를 흐리던 연기는 정리되었다. 녀석의 앞에는 여전히 활활 타오르는 구체 하나가 있었다.

가브리엘과 녀석은 바로 공격하지 않고 한동안 서로를 주시하며 바라보았다.

긴장감이 흐르던 상공의 기운을 가브리엘이 먼저 깨버렸다.

“오랜만이야. 우리엘. 용케 살아있었네? 이럴 땐 반갑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반가워할 필요는 없다. 가브리엘. 넌 이제 나와 함께 악마를 사냥하던 동료가 아니니까.”

“그거야 그렇지만. 그래도 옛 동료인데. 너무 딱딱하게 굴지 말라고.”

가브리엘은 웃음기 섞인 말투로 우리엘의 말을 맞받아쳤다.

“웃지마라. 가브리엘. 지금의 넌 내가 가장 먼저 사냥해야 할 존재니까.”

“그래. 웃는 거 정도야 뭘. 그런데 말이야. 사냥의 대상이 바뀐 거 같은데?”

“뭐?”

“천상계는 이미 우리가 점령했다고. 우리엘. 아직도 모르겠어? 넌 지금 우리의 사냥감이라고!”

가브리엘은 불타는 마지막 구체에 손을 뻗음과 동시에 자신의 주변에 있던 데라에게 공격을 지시하는 손짓을 하였다. 그런데 뭔가가 허전함을 느낀 녀석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신의 주변에서 화염을 토하던 6마리의 데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가브리엘은 황급히 지상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헬파이터가 모든 데라를 사냥하고서 마지막 남은 녀석의 머리통을 뜯어먹고 있었다.

그리고 눈여겨 둔 녀석의 박쥐의 것처럼 생긴 날개를 잘라버리더니 자신의 어깻죽지에 하나씩 박아넣자 헬파이터의 갑옷과 순식간에 하나가 되더니 우리엘이 가진 것과 완전히 같은 색과 형태의 날개가 되어있었다.

“와! 악마의 날개가 천사처럼 변했어.”

“아직이다. 소년!”

헬파이터는 잠깐 자신의 날개를 한 번 바라보더니 힘껏 날개를 활짝 폈다. 그러자 검은색 덩어리가 어깻죽지에서 나오더니 백색의 날개를 빠른 속도로 검게 물들였다.

순식간에 바뀐 날개의 색은 우리엘의 것과 완벽한 대조를 이루었다. 거기에 뼈대에서 날카로운 가시가 솟아오르자 헬파이터는 매우 만족한 듯이 자신의 날개를 움직여보며 살펴보았다.

그때 우리엘의 말이 내가 타고 있는 조종석에 울렸다.

“그만하고 빨리 올라올래? 가브리엘은 나 혼자서 힘들다고!”

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붉은색과 하얀색의 화려한 불꽃 쇼가 펼쳐지는 중이었다.

자세히 보니 우리엘은 가브리엘에게 쫓기고 있었다.

“헬파이터! 날 수 있겠어?”

“그럼! 나의 기억이 지금 거의 돌아왔다. 나 네 덕분이다. 소년!”

“정말? 와! 다행이야!”

“자세한 건 우리엘을 도와주고 이야기하자고! 가자!”

헬파이터의 흑백의 날개가 검은 깃을 뿌려대며 화려하게 펼쳐지더니 몇 번의 날갯짓 후에 우리는 엄청난 속도로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올랐다.

우리는 불길의 송곳니를 치켜들고 가브리엘의 뒤를 쫓아갔다.

자신의 뒤에서 우리가 쫓아오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는지 녀석은 고개를 힐끗힐끗 돌아보며 우리의 위치를 확인하였다.

아무래도 우리가 자신의 뒤를 밟고 있다는 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녀석은 속도를 조금씩 줄이며 우리를 견제하기 시작하였다.

그런 가브리엘에게 헬파이터가 불의 날을 녀석을 향해 부메랑처럼 던지며 우리엘에게 외쳤다.

“우리엘!”

그의 말을 들은 우리엘도 방향을 바꾸더니 들고 있던 활시위를 당기며 곧바로 가브리엘을 향해 빛의 활을 발사하였다.

갑작스럽게 양쪽에서 공격이 날아오는 것을 본 가브리엘은 자신의 주변에서 떠돌던 불타는 구체를 손에 쥐었다. 그러자 녀석의 눈에서 푸른 빛이 감돌더니 곧 푸른 불꽃이 일렁이기 시작하였다.

“이야아~~~아앗~!!”

녀석의 큰 외침과 함께 붉은 화염을 가두고 있던 구체가 순식간에 푸른색으로 변하더니 푸른 불길이 빠르게 가브리엘을 감싸 뒤덮어버렸다.

그리고 이어진 헬파이터와 우리엘의 공격은 푸른 화염 구체에 막혀 녀석에게 아무런 데미지도 주지 못하였다.

“우리엘 화력을 올릴 수 있나?”

“내 걱정은 하지 말라고!”

둘은 전보다 더 강력한 공격을 위해 자신의 무기에 불길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헬파이터는 붉은 화염이었고 우리엘은 특이하게 녹색 화염이었다.

“아직 멀었나? 헬파이터?”

“기다리다 지쳐서 쓰러질 뻔했다!”

둘이 동시에 가브리엘을 향해 공격을 퍼부으려 할 때!

푸른 화염의 구체 안에서 화염 섞인 강력한 폭풍이 각각 헬파이터와 우리엘을 향해 뿜어져 나왔다.

“제길!”

헬파이터는 공격 자세를 빠르게 전환하여 푸른 화염의 폭풍을 피하였다. 우리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폭풍의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았다.

“뭔가 이상한데? 공격을 하려고 한게 아닌가?”

“뭔지 모르지만 거리를 벌리는게 좋겠다!”

그 순간!

“펑~~~~!!!!”

두 개의 화염 폭풍이 동시에 폭발하며 엄청난 열기를 사방에 퍼트렸다. 그리곤 순식간에 그 열기는 다시 중심으로 빨려 들어갔고 그 중심에 있는 가브리엘에게로 돌아갔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나는 깜짝 놀랐지만,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가브리엘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헬파이터. 보여?”

“어. 녀석의 무기가 변했다.”

녀석의 주위를 떠다니던 4개의 구체는 푸른 불꽃을 품어내는 원반 형태로 변해있었다. 그와 동시에 가브리엘의 주변에서 푸른 화염이 오로라처럼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가브리엘은 우리와 우리엘을 번갈아 고개를 돌려 확인하더니 2개의 원반을 각각 한 손에 올려놓고는 하나씩 우리를 향해 위치시켰다.

“처음으로 사용해보는 무기다. 영광으로 알아라.”

낮게 깔린 가브리엘의 음성과 동시에 원반이 우리를 향해 날아왔다. 얼마나 속도가 빨랐으면 원반에서 나오는 푸른빛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레이저가 발사된 것처럼 보였다.

거기에 생전 처음 들어보는 괴음을 동반하고 있었다.

아마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면서 만들어진 소리 같았는데 매우 소름 돋는 기분 나쁜 소리였다.

순식간에 우리의 앞까지 날아온 원반을 창대로 방향을 흘리며 막아냈지만, 원반의 궤적만 살짝 변했을 뿐 우리 주변을 돌다가 다시 날아오기 시작했다.

“헬파이터! 피하는 건 힘들어?”

“속도가 너무 빨라. 불의 날로 베어버리겠다! 소년!”

헬파이터가 자세를 잡자 난 손에 힘을 주었다. 곧 헬파이터의 손에 붉은 불길이 뿜어져 나왔고 그 불길은 헬파이터의 손에 쥐고 있는 무기로 이어지더니 원래 있던 불의 날의 밑에 하나가 더 생겨났다.

준비가 끝난 우리 앞으로 날아오는 푸른 원반을 공격하려는 그 순간!

하나였던 원반에서 불꽃들이 방출되더니 순식간에 수십 개의 원반이 되어 우리를 향해 달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