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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재미있고 필력좋게 쓰고싶은 판소꿀잼 입니다...ㅎ

용사님 저를 죽여주세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판소꿀잼
작품등록일 :
2020.06.26 11:32
최근연재일 :
2020.08.04 22:01
연재수 :
7 회
조회수 :
308
추천수 :
5
글자수 :
27,289

작성
20.07.31 17:01
조회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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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1쪽

과거를 모두 잊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DUMMY

하늘에서 갑자기 나타난 그를 보자 나의 모든 사고는 정지했다.

그는 나를 보자마자 서둘러 나의 어깨를 잡고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흔들었다.



"야! 안 들리냐고! 이거 잡아!“



그제야 나는 아까 가져오지 못했던 단검들이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

비록 시간이 얼마나 걸린다고 해도.

그가 나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이 동료애라고 하더라도.


이제부터는 받아줄 때까지 찝쩍댈 예정이다.




--




다행히 프리아가 마수들에게 공격받기 전에 도착했다.

프리아에게 오면서 나를 자책하던 마음들이 조금이나마 사들었지만 심장은 아직도 엄청난 속도로 쿵쾅거린다.



"마수가 계속 몰려오고 있어요!“



프리아와 내가 어떻게든 죽여나가고 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다.

원래 마술들은 각자의 영역과 자리를 지키며 살아간다.

이렇게 많은 마수가 한꺼번에 몰려오려면 그리고 서로 싸우지 않는다면 이것은 간부의 짓이 분명하다.



"여러분 뒤로 빠져주세요!“



당연히 바로 뒤로 빠지고 싶었지만 주변은 온통 마물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거 못 나갈것같은데!“


"아저씨 이거 잡아요!“


프리아는 나무에 달린 줄기를 나에게 던져주었다.

다행히 뒤로는 올 수 있었지만 좋은 상황은 아니다.



"셀리나는?“


"성녀님은 여신님과 대화 중이십니다.“



여신이 미리 말해주었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이상하다.

일단 셀리나가 여신과 만나는 중이라고 했으니.



"버티면 되는 건가?“

"네.“



나무줄기로만은 한계가 있어 지금은 신전쪽으로 뛰어가는 중이다.

우리에게 유리한 거라고는 결계와 성이 있어서 공성전이 가능하다는 것과 약 5백 명 정도 되는 병사들 정도.

이 역시 끝이 안 보이는 마물 군세에 비하면 유리한 것도 아니다.



"지금 상황은?“


"주변에 성기사분을 최대한 몰식해봤지만 찾지 못해 약 500명의 병사와 싸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역시 생각대로이지만 맞췄다는 사실이 기쁘지 않다.

이대로라면 마물들을 결계가 막아준다해도 몇 분조차 버티지 못한다.



"자원 비축분은?“

"함정은 모두 설치 완료했습니다! 화살은 많은데 마광석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콰아아아앙!!!



"끼이이이이에엑!“



벌써 함정이 터지는 소리가 났다는 것은 마물들이 주변까지 들어왔다는 것이다.

마물들의 이동속도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랐기 때문에 서둘러 준비를 하고 싶지만 자원도 없고 인력도 없다.

일반 화살은 많지만 마물에게 별로 큰 피해를 주지 못하는데...



"프리아. 아까 일은 잘못한거 맞지?“


"하, 하지만!...네, 그렇죠...“



프리아는 아까 생각이 났는지 시무룩한 얼굴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벌을 받아야겠네?“


"버, 벌...이요?“




--




"아저씨! 이거 효과 있는 거 맞아요?“


"눈으로만 봐도 너한테 다 붙고 있는 거 안 보여?“



나는 마물들이 성력을 잘 알아챈다는 습성을 이용하기 위해서 병사들이 가진 성력을 프리아에게 주었다.

그 덕분에 프리아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해 심한 욕을 하면서 주변을 휘젓고 다니고 있다.

물론 마물들도 프리아를 목표로 몰려다니고 있었다.



"마광석 준비됐지?“


"네! 지금 막 다 끝났습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려면 신전의 결계도 풀어야 하는 탓에 프리아의 성력이 다 떨어지면 그대로 파멸이다.

그전에 빠르게 마무리한다.



"발사!“



가진 마광석 전부를 화살에 달아 마물이 몰려있는 장소에 한 번에 날렸다.

엄청난 진동이 나를 흔들었지만 고작 이런 거로 마물이 전부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진동이 끝나자마자 검집에 넣어놨던 칼을 들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모두 진격이다!“



겉으로만 봐도 단단한 골렘, 초록색 피부가 가장 인상적인 고블릿 등등.

지금 눈에 보이는 마물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다양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퀘스트를 깨는 방법?

아주 간단하다.


깨질 때까지 버티면 된다.




--




"상황은 어떻지?“



검은 빛이 나는 큰 의자에 앉아있는 한 남자는 앞에서 유유히 걸어오는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전부 마왕님의 뜻대로 진행 중입니다. 이대로라면 신전도 곧 무너지겠죠.“


"설마 진짜로 신전을 무너뜨리는 건 아니겠지?“


"하하! 설마요! 마왕님은...아니 너는 내가 그런 것도 생각 못 하고 행동할 그거로 생각해...?“



그녀는 야릇한 분위기를 풍기며 마왕에게 다가갈 거리도 없지만 더 다가가려 했다.

그런 그녀에게 마왕은 꼼짝하지 않고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



"너는 저번에 나의 허락도 없이 독단적으로 용사와 만났지.“



그녀는 차가운 마왕의 눈빛을 보고 온 몸이 굳었다.



"나는 너를 믿어. 그렇지만 아직 기다려야 해. 알고 있지?“



하지만 이후에 이어지는 말에 그녀는 잔잔한 미소를 띠며 천천히 마왕의 귀로 다가가 입을 대고는 소곤소곤 말했다.

아무도 듣지 못하도록.




--




"아저씨...하...이거 진짜 막을 수 있는 거 맞아요...?“


"그런 말 할 힘이 있으면 빨리 처리하지?“



프리아는 내가 해준 대답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투덜거리면서 마물을 잡았다.

현재 상황?

주변을 둘러봤지만 보이는 병사들은 아무도 없다. 전부 후퇴했거나 죽었겠지.

덤으로 나와 프리아의 성력도 거의 다 떨어졌다.


진짜 최악의 상황이다.



"히히히! 인간이 점점 둔해지는 게 눈에 보인다!“



마물은 원래 말을 못 하지만 간부의 능력 때문인지 전부 생각을 하고 움직인다.

그래서 그런지 마물의 움직임은 원래 단순했지만 지금은 학습을 하고 나의 약점을 공략하려고 한다.


지금 각성하고 움직인다면 조금 더 버틸 수 있겠지만 비효율적이다.



"크헉!“


"아저씨!“


"히히히! 인간 약하다!“



고블린은 팔을 베여 칼을 놓치며 쓰러진 나에게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

옆에서는 프리아가 뭐라고 하는 것 같지만 시야가 흐릿해지면서 잘 들리지 않는다.


각성을 써야 하는 상황이지만 얼마 없는 기회를 여기서 사용할 수는 없다.


나는 그녀를 믿는다.

그렇게 고블릿이 나의 심장을 찌르려는 순간.



[모두 사라져라]



하늘에서 나타난 셀리나의 한마디에 방금까지도 쓰레기처럼 보이던 마물들이 전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마물들이 사라진 주변은 숲이 아닌 평지가 되어버렸고 남아있는 마물들은 모두 어딘가로 도망쳐버렸다.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줘!“



하늘에서 내려온 그녀는 피가 흐르고 있는 팔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그녀에 손에서 시작한 빛이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감쌌다.


이번에는 솔직히 식겁했다.

각성은 막 사용할 수 있는 능력도 아닐뿐더러 지속시간이 짧다.

다음에는 뭔가 다른 수를 준비..



"왜 각성 안 썼어.“



손에 떨어지는 차가운 액체들 때문에 정신을 차려보니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나는 너를 믿고 있...“


"각성하면 할수록 기억을 잃어서 그런 거야?“



사실 내가 프리아와 같이 다니고 있을 때쯤 여신이 나에게 제안을 해왔다.

기억을 대가로 강해지지 않겠냐고.


그때만큼은 정말 힘이 필요했다.

그래서 능력을 얻었다.


하지만 언제나 갑자기 생긴 행운에는 부작용이 따라오는 법.

어느 순간 동료들을 기억할 수 없었다.


'누구라고?‘

'제나라는 분 아저씨랑 같이 다니셨던 거 아니었어요?‘


이때 알았다. 나는 계속 기억을 잊어버리고 있었다는 것을.

그때부터 각성이라는 능력을 사용하기 그만뒀지만 이제는 사용해야만 하는 상황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것을 대가로 주는대도 지속시간은 길지 않다.


셀리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나를 안아주며 말했다.



"기억을 잊어버리는 게 두려워?“



두렵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

저번에 각성을 사용한 이후로 이번에도 기억이 사라졌겠지만 나는 그것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면 너의 기억까지 내가 기억해주면 되는 거잖아!“



셀리나는 눈물을 흘리며 방긋 웃어 보였다.



"어때? 그럼 됐지?“


"울면서 말하면 아무 설득력 없거든?“



이제 문제없다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셀리나가 나를 위로해주는 대사보다는 예전처럼 장난치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했지만.



"그럼 내 기억 부탁한다.“



이제 그런 시절은 지나버렸다.




--




"델...내가 아까 아저씨 때문에 마물들 사이에서..."



여신의 힘으로 마물을 많이 죽였지만 전부 죽이지는 못했다.

도망친 녀석들은 번식하여 개체 수를 늘려나갈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전과 똑같은 상황이 될 것이 뻔했다.


그것과 더불어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숲은 완전히 평지가 돼버렸고 신전도 피해가 생겼다.

피해복구가 시급해서 당분간 멀리 떠날 수는 없을 것이다.



"델“


"왜요.“



여전히 나를 째려보는 눈빛으로 처다보는 델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다.



"이제 실전연습도 해봐야지?“


"실전연습...이요?“




--




풀숲 넘어 보이는 것은 초록색 피부를 가지고 있는 고블린들.

우리는 기회를 보기 위해 천천히 지켜봤다.


지금 보이는 것은 천막과 고블린은 9마리.

무기를 들고 있는 고블린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아저씨 지금 잡으면 되는 거 아니에요?“


"기다려봐.“



마물은 서로 협동하지 않지만 강자 아래에서 복종한다.

지금은 이들보다 강한 개체의 마물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다.



"어떻게 된 거지? 다른 녀석들은 어디로가고?"



아무것도 없었던 땅에서 갑자기 나타난 것은 늑대 얼굴을 가지고 있는 수인이었다.

우리는 풀숲에 몸을 숨긴 체로 조심스럽게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 그게 갑자기 주변에 있던 애들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탓에 놀라서 전부 도망쳤습니다...죄송합니다!“



수인보다 두배 큰 체형을 갖고있는 고블린이 빠르게 나와 땅에 머리를 박으며 말했다.



"제, 제발 형벌만큼은 하지말아주세요!“


"푸하하하하!!“



수인은 계속 웃으며 족장을 쳐다봤다.

족장의 얼굴은 전보다 한결 낮아 있었지만 아직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나는 수인이 웃기 시작할 때부터 이 고블린의 결과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있었다.



"좋아. 그 형벌만큼은 피해 주지.“


"다음번에는 모든 것을 다해 주인을...“


"그러고 보니 한가지 까먹은 거 있지 않아?“


"네? 무슨...“



방금 수인이 웃었던 웃음은 즐겁고 행복해서 웃은 웃음일까? 당연히 아니다.

그가 웃었던 웃음은.



"네가 너와의 약속을 지킬거라고 생각한 자체가 교만한데?“



살인자의 웃음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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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님 저를 죽여주세요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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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중단 및 후기 20.08.06 46 0 -
7 희망속에는 절망이 있다. 20.08.04 25 0 7쪽
» 과거를 모두 잊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20.07.31 23 0 11쪽
5 하늘로 뻗은 손은 결국 잡혔다. 20.07.24 29 0 10쪽
4 각자의 사정은 서로를 복잡하게 만든다. 20.07.23 27 0 11쪽
3 이상이란 말 그대로 이상일뿐이다. 20.07.21 36 1 11쪽
2 N극과 S극 20.07.20 73 2 10쪽
1 프롤로그 20.07.16 89 2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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