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x듀글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의 스승은 마왕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완결

듀글
작품등록일 :
2024.05.16 15:51
최근연재일 :
2024.08.14 21:31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846
추천수 :
5
글자수 :
334,794

작성
24.06.01 13:19
조회
11
추천
0
글자
12쪽

16. 드라코니-6

DUMMY

놀란 목소리를 하는 셀린의 뒤에서 누군가 저벅저벅 걸어오더니, 그녀의 몸통을 날카로운 무언가로 관통했다.


“결국 레비아탄의 말대로 되었네.”

“넌?”


전날에 노아가 공장에 들어가는 것을 막아선 보안 요원 하나가 그들이 들어온 입구로 따라 들어왔다.


“아, 난 폭식의 악마 바알. 칠죄종이다.”

“칠죄종...”


자기소개를 함과 동시에 파충류가 탈피하듯이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인간의 모습을 벗어난 바알의 모습은 전형적인 악마를 떠올리는 외형이었다.


“서하늘. 절대 나서지 말고, 뒤에 숨어 있어.”

“...네!”


피와 같은색의 장발.

비늘과 유사한 울퉁불퉁하며 보랏빛을 띠는 피부.

붉은 눈동자와 작게 이마에 자리한 두 뿔.

척추 부분에 자라난 수십 개의 각각 다른 크기와 모습을 한 촉수들.


“셀린 아주머니를 어떻게 한 거야!”

“어떻게 하긴, 내 촉수로 뚫어서 마력을 흡수했을 뿐이다.”


촉수에 관통당한 채로 공중에 뜬 셀린은 촉수에 모든 생명력이 흡수되어 생기가 없는 빈 껍데기가 되어있었다.



“똑같이 만들어 주지.”

“큭, 한낱 인간 주제에?”


더 이상 가족 같은 그녀의 푸근한 미소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정신과 이성을 놓아버릴 뻔했지만, 손바닥에 피가 날 정도로 주먹을 강하게 쥐고서 버텼다.


“이건 꽤 맛이 좋구나.”

“바알!!!”


흡수가 끝난 바알의 촉수로 셀린을 내동댕이쳤다.

맛을 음미하는 듯이 혓바닥으로 입술을 훑더니 만족했다는 표정으로 촉수를 거둬들였다.


“어디 한 번 죽여봐.”


동시에 여러 개의 촉수가 뻗어 나와 다리 대신에 그것이 바알을 지탱하며 떠올랐다.


서걱.


“베이지 않아?”

“내 아이들은 그 어떤 날붙이에도 베이지 않았거든.”

“푸흡!”


그를 바닥으로 내려보내기 위해서 먼저 촉수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 촉수는 베이기는커녕 흠집도 나지 않고 멀쩡했다.


그 당황한 틈을 타 다른 촉수를 뻗어 정확히 용사의 명치를 타격했다.


“너, 맷집이 엄청나구나? 저 여자처럼 뚫어 버리려고 했는데.”

“노아 오빠!”


녀석의 공격으로 반대편 벽까지 날아가 버리고는 그 벽에 부딪혀 박살을 내고서야 멈추었다.


“노아? 아, 네가 아스모데우스가 말한 그 용사라는 녀석이냐.”

“큭, 내가 좀 유명하지.”


그는 두 다리로 서 있기도 버거운 상황에서도 농담을 포기하지 못하고 웃음을 지었다.


“내 촉수도 뚫지 못하는 녀석이 웃음이 나오나?”

“누가 못 뚫는데??”


파바밧.


용사는 검집에 다시 검을 집어넣었다.

그렇게 꽂은 검을 힘껏 쥐더니, 바알이 눈으로 식별하지 못한 속도로 그의 뒤로 이동해 엄청난 빠르기로 발도술을 펼쳤다.


“응? 내 아이들이??”


꽤 먼 거리에서 가로로 뻗어나간 검은 정확히 촉수의 중심부를 베어냈다.

중심부가 지탱하지 못하게 되면서 공중에 있던 바알은 그만 추락하고 말았다.


“어째서?”

“베이지 않는 게 있다면, 그 물건이 있는 공간까지 베어 버리는 것. 그게 내가 잘하는 거라서.”


영롱한 푸른빛의 마력을 내뿜는 검에게 닿은 녀석은 재생되지 못한 상태로 꿈틀거리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힘이군.”

“똑같은 수는 통하지 않아. 스페이스 미러. 삼켜.”


용사의 명치를 명중시킨 공격을 또 한 번 시도하는 녀석의 촉수를 마법으로 거뜬히 막았다.

무자비한 질주가 그의 능력에 막혀 멈춤과 동시에 노아가 만든 거울이 두 등분으로 나뉘어서 촉수를 베어 물 듯이 납작하게 터트려 버렸다.


“안 돼! 그만해... 크으윽.”

“늦었어.”


한 번 파훼를 당한 이후로 그의 몰아치는 공격으로 하나둘 촉수가 잘려져 나가기 시작했다.

속도의 면에서도 바알이 불리했고, 막히지도 않는 그의 공격이 휘몰아치자 점점 혼란을 겪는 듯이 머리를 부여잡았다.


“모...두... 먹어버려. 아이들아.”

“큭. 설마?!”

“꺄아악!!!”


순식간에 벌어져 보이지 않는 충격에 당한 노아는 또 한 번 튕겨 날아갔다.

바알은 부들부들 떨면서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얼굴로 그를 살기가 가득한 시선으로 보았다.

이번에는 벽에 부딪히지 않았지만, 폭식의 악마는 천장을 뚫고 위로 올라갔다.


“괜찮아?”

“네, 덕분에요.”


천창을 부숴버리는 바람에 지하는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가장 먼저 노아가 바라본 것은 장애물 뒤에 숨어 있던 서하늘이었다.

전력으로 달려가 그녀를 안은 상태로 무너지는 잔해 틈으로 날아 올라갔다.


“바알! 어딨냐?!”

“캬하하하!!!”


서하늘을 안전한 장소에 내려주고는 다시 바알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굳이 찾지 않아도 녀석의 위치는 뻔히 보이고 있었다.


문어발처럼 수십 갈래로 뻗어나간 촉수들.

그 촉수는 공장의 지하와 지상에 대피하지 못한 주민.

심지어는 주변의 애완용이나 가축으로 기르던 동물들까지.

일정 범위 안의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의 에너지를 흡수하며 만세 자세를 하며 미친 듯한 웃음을 하고 있었다.


“정말 만족스럽군.”

“끈질긴 녀석이네.”

“인간이 흔히들 말하는 2페이즈라고 해주겠나?”


인간의 힘을 흡수하면서 어느새 용사에게 당했던 상처는 모두 아물어 가는 상황이었다.


“공간 격리.”

“이...이게 무슨 상황이냐?”


노아는 자신과 폭식의 악마 둘만이 존재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내가 최근에 블랙홀 게이트를 겪었거든. 거기서 영감을 받은 신기술이야.”

“그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용사가 블랙홀 게이트에서 내부의 마력 구조를 세심하게 느끼고 분석했다.

그렇게 그는 게이트에 구현 되어있는 특수한 장막을 자신의 기술로 만든 것이다.

자신이 보고 겪은 것을 그대로 만들어 낸다는 것은 신이 아닌 이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주위의 풍경은 다를 것이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주위에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촉수에 당한 인간들은 치명상을 입긴 했으나, 셀린처럼 처참한 꼴을 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녀석이 이제 흡수할 에너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 기분 나쁜 달빛은 무엇이냐!!!”

“이 달빛이 네 녀석의 생명력을 끝없이 앗아갈 거야.”


블랙홀 게이트에서 모두가 겪었던 붉은색의 불길한 달.

벨리알을 처치한 덕분인지, 별 어려움 없이 곧장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금방이라도 집어삼켜질 듯한 기운을 뿜어내는 푸른빛의 달을 보고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이었다.


“2페이즈 따위는 없어. 포기해.”

“큭큭큭.”


촉수는 곧 그의 생명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렇게 점점 쪼그라드는 자신의 촉수들을 보고는 전의를 잃은 표정으로 털썩 무릎을 꿇었다.


“제길!”

“너 정말 이런 공격밖에 없어. 소용없다니깐.”


바알은 뻗어나간 촉수를 천천히 회수하기 시작했다.

다시금 하나가 된 녀석의 촉수는 울그락불그락거리는 모습과 동시에 거대한 기둥과 같은 형태가 되었다.

그런 거대한 녀석은 용사를 향해 총알과 같은 속도로 허공을 가르기 시작했다.


“당장 죽이고 싶지만, 물음에 답한다면 살려줄 수도 있어.”

“......”


매섭게 날아드는 촉수를 스펀지를 잘라 내듯이 손쉽게 베어냈다.

마지막 기회마저 사라진 그는 그저 말없이 바닥만 보기 시작했다.


“당장 죽을래, 내 질문에 답할래.”

“...답하겠다.”


노아는 검 끝을 녀석의 목에 갖다 대었다.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면 당장이라도 벨 기세였지만, 의외로 질문에 답해 주겠다고 말하는 녀석을 보고 웃었다.


“너, 멜키르라는 사람을 본 적이 있나?”

“네가 그 사람을 어떻게 알지?”

“??”


이건 분명히 아는 반응이다.

별 기대를 하지 않은 질문이었지만, 걸려든 미끼에 낚시대를 당겨보기로 했다.


“그는 지금 어딨지?”

“...그 사람은 현재 마왕으로서 비르삭스님이 사라지신 이후에 악마의 군주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마왕이라고?”


폭식의 악마 입에서 그가 마왕이라는 소리가 나오자, 터무니없다는 반응이 반사적으로 나왔다.

마신과 한패일 것이라고는 당연히 예상했지만, 칠죄종보다 높은 자리에 올랐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녀석과 함께 있었던 건가.”

“그게 무슨 말이지?”

“넌 몰라도 돼, 임마. 그래서, 계속 말해봐.”


비르삭스가 멜키르와 함께 다녔던 장면이 단번에 이해가 가는 말이기도 했다.


“...칠죄종 대부분은 반대하고 믿지 못하는 인간이지만, 마신님의 명령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따르고는 있는 상황이다.”

“지금 그 인간 어딨어.”

“정확한 위치는 모른다.”

“...지금 죽겠다고?”


용사가 바알의 모른다는 대답에 칼을 그의 목에 조금 찔러넣었다.

피가 흐르는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정말 모른다. 마신의 거주지는 칠죄종이라고 다 아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그곳으로 향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살고 싶다는 표정으로 변하지 않는 말투를 하며 말을 이어 나가는 바알.


“마신의 거주지는 이 세계에 있지 않아. 마계에 위치해 있다.”

“마계에 가는 방법은.”

“특수한 마법진으로 우리는 주로 건너는데, 그 마법진의 위치는 하루마다 위치가 바뀐다.”


술술 털어놓는 그의 말에서 진심으로 살고 싶다는 욕망이 느껴졌다.


“마신님에게 받은 힘에 의해서 그분은 우리의 위치를 항상 추적이 가능하시다. 그렇기에, 불러내고 싶을 때면 마신 직속 악마가 찾아와 포탈의 위치를 알려주고 가지.”

“그랬군.”


그는 왼쪽 손등에 있는 문어 다리를 연상시키는 균열을 가리키며 이야기했다.


지금까지 그의 말을 들어서야 저번 생을 포함하여 지금까지 비르삭스와 칠죄종을 쉽사리 찾지 못한 것인지 단번에 이해가 갔다.


“더럽게 치밀한 시스템이네.”

“...그 입조심해라.”

“됐고. 그럼 방법이 없는 거야?”

“나로서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

“‘나로서는’?”


노아의 자잘한 발언에도 폭식의 악마는 날이 선 말투로 그에게 경고했다.

바알의 말에도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목의 검을 뽑았다.


“큭, 그래. 사탄이라면 알 것이다.”

“사탄?? 분노의 악마 사탄?”


분노의 악마, 사탄.

그녀는 저번 생에 마주한 적이 있는 칠죄종 중에 한 녀석이었다.


“그래. 녀석은 항상 마신님과 가장 가까이 지냈던 악마니까. 분명히 알 것이다.”

“어디에 있는지나 말해.”

“...언카스텔란에 머물고 있다는 말을 최근에 그녀에게 직접 들었다.”


언카스텔란이라.

다음 여정 또한 쉽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밀려들었다.


“확실한 정보인 거지?”

“물론이다. 사탄이라면 마왕에게 닿을 방법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묻자.”

“뭐지?”


정말로 묻는 질문에 대해 술술 털어놓는 바알을 유심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런 내용을 아무렇지 않게 발설할 정도로 살고 싶은 거냐?”

“...그렇다. 발버둥 쳐서 힘들게 올라온 자리가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죽게 된다면 다 없는 일이지 않나.”


댕겅.


녀석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악마의 목을 거침없이 베어냈다.


“하지만, 그렇다고 칠죄종을 살려두고 싶진 않아서.”


그의 살고픈 간절한 마음은 인간 못지않았지만, 악마 새끼에게 느낄 동정심이라고는 저번 생에 두고 온 지 오래되었다.



“언카스텔란인가.”


프라가라흐에 묻은 피를 가볍게 털고는 검집에 넣었다.


작가의말

항상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용사의 스승은 마왕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8 37. 도깨비-4 24.07.07 8 0 12쪽
37 36. 도깨비-3 24.07.06 8 0 12쪽
36 35. 도깨비-2 24.07.02 7 0 11쪽
35 34. 도깨비-1 24.07.01 8 0 11쪽
34 33. 마계-4 24.06.30 7 0 11쪽
33 32. 마계-3 24.06.29 7 0 11쪽
32 31. 마계-2 24.06.28 9 0 11쪽
31 30. 마계-1 24.06.27 10 0 12쪽
30 29. 언카스텔란-9 24.06.14 7 0 12쪽
29 28. 언카스텔란-8 24.06.13 9 0 11쪽
28 27. 언카스텔란-7 24.06.12 8 0 12쪽
27 26. 언카스텔란-6 24.06.11 8 0 12쪽
26 25. 언카스텔란-5 24.06.10 11 0 11쪽
25 24. 언카스텔란-4 24.06.09 11 0 11쪽
24 23. 언카스텔란-3 24.06.08 7 0 11쪽
23 22. 언카스텔란-2 24.06.07 10 0 11쪽
22 21. 언카스텔란 24.06.06 9 0 12쪽
21 20. 쌍둥이 기사의 무덤-2 24.06.05 11 0 12쪽
20 19. 쌍둥이 기사의 무덤 24.06.04 13 0 12쪽
19 18. 드라코니-8 24.06.03 9 0 12쪽
18 17. 드라코니-7 24.06.02 13 0 12쪽
» 16. 드라코니-6 24.06.01 12 0 12쪽
16 15. 드라코니-5 24.05.31 13 0 12쪽
15 14. 드라코니-4 24.05.30 13 0 12쪽
14 13. 드라코니-3 24.05.29 12 0 11쪽
13 12. 드라코니-2 24.05.28 15 0 11쪽
12 11. 드라코니 24.05.27 14 1 12쪽
11 10. 코트 24.05.26 17 1 12쪽
10 9. 저택의 악마 24.05.25 16 1 11쪽
9 8. 악마의 저택 24.05.24 16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