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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듀글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의 스승은 마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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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듀글
작품등록일 :
2024.05.16 15:51
최근연재일 :
2024.08.14 21:31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834
추천수 :
5
글자수 :
334,794

작성
24.05.26 12:20
조회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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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10. 코트

DUMMY

“힘 조절 그만하고 제대로 해야겠어.”

“허세도 심하시군요.”


살살할 만한 급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는 제대로 싸우기 위해 자세를 잡았다.


“죽어.”

“몸이 잘 안 움직이나 보군요?”


재빨리 몸을 움직여 벨리알 공작에게 접근했다.

과감하게 녀석을 베기 위해 검을 움직인 순간.

평소와는 다르게 관절이 삐걱거리는 느낌이 움직임을 낯설게 만들었다.


“몸이 부패하고 있어서 말을 듣지를 않아.”

“큭크. 슬슬 끝내도록 하지요.”


어딘가 부족한 검격을 피하고서 여유로운 웃음을 보였다.

악마는 마지막 필살기를 준비하는 듯이 허리를 꼿꼿이 펴고 자세를 취했다.


“공작의 위엄을 보여드리죠.”

“위엄은 개뿔.”

“블러드 웨이브.”


벨 공작은 오른손의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고는 무언가를 터트리듯이 강하게 주먹을 쥐어짰다.

그와 동시에 그의 뒤에서 혈액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불어나는 혈액은 붉은색의 쓰나미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노아를 향해 파도쳤다.


“공간 동화.”

“무슨 수작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용없습니다.”


어느새 방 전체가 벨리알의 혈액으로 가득 찼다.

도망칠 공간이라고는 쥐구멍만큼도 존재하지 않은 공작의 방에서 그는 통쾌함이 담긴 웃음만이 들려왔다.


“어디 계십니까? 뼈까지 녹으셨습니까??”


이 정도면 노아의 살점이 모두 녹았으리라는 생각에 블러드 웨이브를 거두어 낸 벨리알은 그의 잔해를 찾기 시작했다.



“당신의 뼈는 제가 특별히 박제해서 방에다 전시해 드리죠.”

“염병은 거기까지다. 허세 공작.”

“???!!”


노아는 벨리알 공작의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 검 손잡이를 꽉 쥐고서 그가 보지도 못한 속도로 발도했다.

뽑힌 검은 정확히 그의 목을 베었다.

당황한 표정을 한 채로 잘려 나간 머리가 바닥을 뒹굴었다.


“하...하지만, 회복하면 그만입니다!!”


몸과 분리된 얼굴이 용사를 째려보며 말했다.


텁.


“누가 회복하게 둔데?”

“크윽...”


몸과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해 통통 튀는 그의 머리를 노아가 덥석 쥐었다.

그러고는 멀뚱멀뚱 서 있는 공작의 몸을 발로 힘차게 걷어찼다.

먼 거리를 날아간 그의 신체는 문밖의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짐과 동시에 몸이 느끼는 고통을 머리도 같이 공유하는 것처럼 신음하는 녀석의 반응이 보였다.


“애초에, 네 목만 벤 게 아니라, 목이 있던 공간까지 베어버린 거라서 붙이지도 못할 거야.”

“공간까지? 그런 말도 안 되는 힘이??”

“너도 느껴지지 않아?”


용사의 말을 믿지 못한다는 반응을 하자 그는 잘려 나간 공작의 부위를 한 대 쳤다.

절단당한 것과는 조금 다른 감각.

정말 공간이 베인 것처럼 푸르게 빛나는 유리 파편의 형태가 공작의 상처 주변에서 일렁이고 있었다.


“이 내가, 벨페고르님에게 인정받은 내가! 이렇게 허무하게 지다니. 이건 말도 안됩니다...!!”


벨리알 공작은 패배한 자신의 상황을 인정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울분을 터트렸다.


벨리알은 마물이던 시절부터 몇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사람을 죽이며 살았다.

그런 와중에 나태의 악마에게 눈에 띄어서 강한 힘을 받게 되었다.

힘겹게 저택의 주인 자리까지 올라와 지금까지 들어온 모험가들에게 압도적인 힘과 능력으로 패배를 안겨주었다.


공작의 인생에서 처음 맞이하는 패배에 충격받은 그의 선택은 동귀어진이었다.


“...혈액 응축.”

“응? 또 무슨 짓을 벌이려고.”


용사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속삭인 그의 눈빛은 이미 전의를 잃은 듯했다.

그렇게 머리에 남은 모든 혈액을 압축한 후에 일으킨 폭발과 동시에 그는 소멸했다.


콰직.


자멸과 함께 일어난 폭발에 압축한 피는 노아에게 튀어 전신이 붉게 칠해진 모습이었다.


“크윽...?!”


사라진 공작의 머리가 있던 곳에서 피어나는 연기와 동시에 계단에서 누군가 올라왔다.

하지만, 어째선지 그의 피부는 부식되지 않은 상태로 옷 상의만 찢겨나간 상태였다.


“퉤퉤, 우웩. 비려.”

“뭐야?? 마물?”

“린?? 너야?”


계단에서 올라와 방으로 들어온 이는 다름 아닌 카일린이었다.

그녀는 용사를 발견했지만, 붉게 물든 모습에 알아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경계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노아를 향해 말을 건넸다.


“노아? 노아 맞아?”

“린 맞지? 나 맞아. 진정해.”

“이게 무슨 꼴이야.”


공작의 피가 용사의 눈에도 들어간 상황에 제대로 앞을 보지 못했다.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목소리만으로 그녀를 단번에 알아보고는 손바닥을 내보이며 카일린을 진정시켰다.


“괜찮은 거지?”

“이거 내 피 아니야.”


피가 묻어있지 않은 곳이 없는 방과 노아의 상태를 보고는 온갖 걱정이 들었다.


“거창하게도 싸웠네.”

“하하, 최근 만난 녀석 중에서는 나름 강한 편이었지.”


카일린의 시선에서는 현재 상황이 난장판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녀의 반응에 머쓱한 나머지 눈을 감은 채로 어색하게 카일린을 빤히 보며 웃어 보였다.


마신과 칠죄종을 제외한다면 아마 제일 강했던 악마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카일린은 여분 손수건을 꺼내 그의 눈에 묻은 것부터 닦아주기 시작했다.

용사는 그녀의 손길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가만히 있으려 노력했다.


“마법 비누.”

“어머.”


앞이 보이게 된 노아는 그의 아공간을 열어 큐브 모양 도구를 꺼내 들었다.

그 도구를 가볍게 깨트리자, 형체가 사라지면서 그에게 묻은 피와 얼룩이 모두 지워졌다.


용사의 몸이 다친 것은 아니었지만, 공작의 폭발로 인해 상의가 증발했다는 사실을 알아챈 그는 아공간에 다시 손을 뻗어 여분의 천 옷을 꺼내 입었다.


“다들 엄청난 꼴이군.”

“너야말로 안 죽었네.”

“이 몸이 그리 쉽게 죽을 리가 없지.”


연달아 더글러스가 계단을 통해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파닥이며 날아 들어왔다.


“이제 하늘이만 오면 되겠는데.”

“녀석은 처음부터 이 몸과 같이 있었다. 흩어져서 너희를 찾는 것이 빠를 것 같아서 말이지.”


용왕은 노아와 카일린을 단숨에 알아보고는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내가 데려올 테니, 조금만 기다리거라.”

“나는 먼저 나가 있을게. 린.”

“알았어. 그럼, 하늘이 챙겨서 나갈게.”


서하늘을 데려온다는 더글러스의 말에 맞춰서 검은빛의 마력 균열이 방 안에 생겨났다.

타이밍 좋게 생겨난 출구에 노아는 먼저 나가 있겠다고 말했다.

그의 행동이 익숙하다는 반응으로 대답하는 그녀를 두고 출구로 몸을 집어넣었다.


“대장간이라도 다녀올까. 텔레포트.”


원래 입던 가죽 상의에 비하면 방어 능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앞으로의 여정을 생각하면 쓸만한 방어구를 필요로 하기는 했기에.


텔레포트를 외치며 눈을 감자, 푸른 연기가 그를 살포시 감쌌다.


“자네 떠난 것 아니었나? 상태가 엉망이군.”

“어라? 노아 씨! 무슨 일이에요? 얼른 들어와요.”

“...어쩌다 보니 아르카디아를 나서자마자 게이트를 발견해서 말입니다. 새 장비가 필요합니다.”


순식간에 푸른 연기에 감싸진 용사는 아르카디아의 대장간 앞에서 눈을 떴다.

얘기를 나누던 라이드와 진이 노아를 발견하고 그를 반기는 모습이었다.


“재앙을 막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게이트까지 처리하다니, 대단하군 그래.”

“따라오세요.”


진의 말에 따라 영감을 따라 들어간 노아.

프라가라흐를 받은 방과 비슷한 구조로 수많은 장비가 용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말해보게.”


유심히 바라보던 노아는 장비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녀석 하나를 가리키며 노인네에게 물었다.


“저건 무엇입니까?”


금속이나 단단한 재질로 몸을 든든하게 보호할 외형의 장비와는 다르게 일반적인 외형의 코트가 그의 시선을 강탈했다.


“저건 예전에 귀한 손님이 제작비와 재료까지 모두 구해주고는 주문 제작을 의뢰한 물건이네.”

“아쉽군요.”


기억났다.


인류의 수호자, 알렉스.

백발에 코트를 입고 다니던 특이한 외형으로 전장에서 돋보이는 강력한 힘까지.

항상 악마를 최전방에서 처리하는 덕에 사람들에게는 인류의 수호자라는 호칭도 붙었다.


분명히 알렉스도 아르카디아 출신이었지.


“저 물건이 탐나나?”

“...네. 좋아 보이는 군요.”


어째서 저런 말을 하는 거지?

“원한다면 그대에게 팔겠네.”

“그래도 괜찮은 건가요?”

“그래. 의뢰자의 요청으로 완성하고도 1년이 넘었지만 나타나지 않았다네. 그러니, 자네에게 파는 것이 나을 수도 있지.”


라이드는 저 코트에 대한 사정을 얘기했다.


알렉스 녀석. 제때 찾아가지 않다니...


“그렇다면, 제가 사겠습니다.”

“그래, 그이가 이후에 찾아온다 해도 의뢰자 잘못도 없지 않지. 뭣하면 하나 더 만들면 그만이고.”

“감사합니다. 값은 제대로 쳐 드리겠습니다.”


노인네는 흔쾌히 말하며 손을 휘저었다.


영감에게 듣기로는 매우 희귀한 금속인 다이아몬드를 제련하여 웬만한 날붙이에는 꿈쩍도 하지 않을 정도의 강도를 가졌다고 한다.

게다가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의 무기를 3개에 한해서 수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기 수납은 정말 편리할 것 같군요.”

“바로 입어보게.”


색이 아쉽게 느껴졌던 노아는 코트를 입자 마음이 바뀌었다.

강렬한 흰색이었던 코트는 용사와 닿자마자 은은한 남색으로 색이 변하는 모습이었다.


“무기 수납은 비저블 모드와 인비저블 모드라 외치면 된다네.”

“비저블 모드.”


수납공간을 활성화한 노아의 허리춤에 벨트가 커지며 공중에 떠 있었다.

둥둥 떠 있는 그것에는 3개의 무기가 들어갈 구멍이 존재했다.

그 구멍에 프라가라흐를 넣자, 구멍이 검에 딱 맞게 변했다.


“인비저블 모드.”

“허허, 정말 편리하지 않나.”


검이 수납된 벨트는 그의 말과 동시에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오면서 검까지 같이 말려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진짜 유용하긴 하네.


그 광경에 영감은 자신이 만든 걸작에 뿌듯하다는 웃음을 지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곧 오웰이 돌아올 거에요. 기다렸다가 얼굴 보고 가세요.”

“아닙니다. 대신 안부 전해주십시오. 참, 성주가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진이 오웰을 찾는 모습에 그녀를 말렸다.

그녀는 아스모데우스가 사라진 빈자리를 대신하여 주민의 대다수 의견으로 성주라는 직책을 맡게 되었다고 한다.


몸을 일으켜 밖으로 다시 나왔다.

노아는 코트와 일반 검을 여분으로 두 자루 더 구매하고는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다시 텔레포트하여 게이트 입구가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


“와.”

“오빠, 옷 좋아 보이네요.”


일행들은 수풀로 인해 그를 눈으로 마주하기 전까지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 모습이었다.


“무기는 어디 갔어요?”

“옷 안에 넣어놨어.”


먼저 눈을 마주친 서하늘이 그를 격하게 반겼다.

그 모습에 뒤를 돌아 노아를 바라본 카일린은 무언가에 홀린 표정으로 빤히 보았다.


“린, 무슨 문제 있어?”

“아무것도 아냐.”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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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 언카스텔란-4 24.06.09 1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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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2. 언카스텔란-2 24.06.07 10 0 11쪽
22 21. 언카스텔란 24.06.06 9 0 12쪽
21 20. 쌍둥이 기사의 무덤-2 24.06.05 10 0 12쪽
20 19. 쌍둥이 기사의 무덤 24.06.04 12 0 12쪽
19 18. 드라코니-8 24.06.03 9 0 12쪽
18 17. 드라코니-7 24.06.02 12 0 12쪽
17 16. 드라코니-6 24.06.01 11 0 12쪽
16 15. 드라코니-5 24.05.31 13 0 12쪽
15 14. 드라코니-4 24.05.30 12 0 12쪽
14 13. 드라코니-3 24.05.29 12 0 11쪽
13 12. 드라코니-2 24.05.28 15 0 11쪽
12 11. 드라코니 24.05.27 14 1 12쪽
» 10. 코트 24.05.26 1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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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 악마의 저택 24.05.24 1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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