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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듀글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의 스승은 마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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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듀글
작품등록일 :
2024.05.16 15:51
최근연재일 :
2024.08.14 21:31
연재수 :
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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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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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수 :
334,794

작성
24.07.0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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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6. 도깨비-3

DUMMY

“그 녀석의 의도대로라면 아마 멀리 가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조각을 찾을 단서가 전혀 없잖아요.”


단서나 정보가 하나도 없었기에 멜키르의 슬픔의 조각이 있을 만한 위치가 전혀 가늠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탐정 하늘이 나설 차례군요!”

“응? 무슨 소리야.”

“제가 지구에서 탐정 추리 소설을 꽤 읽었거든요.”

“그게 과연 도움이 될까...”


서하늘이 힘찬 목소리로 뛰어오르며 멜키르와 노아 사이로 정확히 착지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여기서 머리 굴리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건 그렇지.”


카일린의 의심에 그녀는 새 부리 마냥 튀어나온 입술을 강조하며 말했다.

웬일인지 이스카리온도 서하늘의 계획에 동의한다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팔짱을 꼈다.


“그래. 일단 그 일이 벌어진 현장에 가서 더 고민해 보자고.”

“알았다. 내가 앞장서도록 하지.”

“탐정 하늘. 출도옹!!”


노아 역시 여기서 좋은 계획을 생각하는 것보다는 사건이 벌어진 곳에 찾아가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모두가 같은 의견으로 통일된 모습에 그 장소의 위치를 아는 멜키르가 그들의 선두로 나서기로 했다.


“노아야.”

“네?”

“오늘 너를 처음 마주했을 때 네가 무사한 것 같아서 정말 기뻤단다. 내가 이런 모습이라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하는 얘기란다.”

“...오해하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야.”


꼬옥.


멜키르가 그들과 거리를 조금 벌린 후에 노아를 따로 불렀다.

그는 설명했음에도 몇 년 만에 재회한 모습이 초라하고 별 반응 없는 자기 모습에 실망하거나 나쁜 감정을 가지진 않았는지 내심 걱정이 든 모습이었다.

걱정 가득한 질문에도 용사는 내색 하나 하지 않고서 그의 눈을 정확히 응시하면서 대답했다.

그러고는 노아가 먼저 그를 끌어당겨 힘껏 안아주는 모습이었다.



“좋은 풍경이네.”

“사제 관계보단 부자 관계에 가까우니까.”


그 모습을 모두 지켜보던 네 사람은 괜히 훈훈한 표정으로 둘을 바라보았다.


“...시간을 너무 지체했군. 미안하네.”

“흐흥, 괜찮아요.”

“이제 진짜 출발하겠네.”


그들의 시선이 느껴진 멜키르가 부담을 느꼈는지 먼저 노아의 팔을 풀어대는 모습이었다.


“연구는 왜 그만두셨대?”

“마법을 쓰는 순간 전신에서 느껴졌네. 내게 부작용으로 감정을 앗아간 것은 천운이었다는 사실을.”


길을 걸어가던 중에 이스카리온에 멜키르에게 떠보는 듯한 말투로 물었다.

그런 그에게 앞만 보고 걸어가며 천천히 답하기 시작했다.


“천운??”

“그래. 한 번 더 금기를 저지르면 다음은 죽음만이 남지 않을 것이 본능적으로 와닿았다네.”


아무리 그가 금기 서적에 관심과 호기심이 넘치더라도 목숨을 걸고서까지 할 용기는 오래전에 사라진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내 손으로 엎지른 것들을 다시 주워 담기 위해서 이곳에 왔다네.”


멜키르는 남은 생을 자신의 조각을 찾아 제거하기 위해 볼리타로 찾아왔다고 한다.


“분노의 조각이 노아의 손에 죽었다는 사실은 정말 다행이라 여기고 있네.”

“저는 정말 충격이었어요.”

“허허, 미안하네.”



악마성에서 마족의 모습을 한 멜키르를 보았던 당시의 카일린은 믿지 못함을 넘어 뇌가 인지하지 못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다 왔네. 여기가 이매와 내 조각이 대치한 장소라네.”


길을 중심으로 양옆에는 무성한 풀이 자라나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이라고는 고의로 두었다고 해도 믿을 듯이 놓여있는 부자연스러운 모습의 바위가 하나 있었다.


“이 돌은 원래 있었나요?”

“네, 제가 어릴 적부터 보았던 기억이 생생하게 있습니다.”


그것을 눈치챈 노아가 독각에게 돌에 대해 물었다.

하지만, 용사의 예상과는 다르게 매량사에 원래 있었다던 손때도 묻지 않은 바위였다.


“이 풀! 흔적을 지우기 위한 것처럼 부자연스럽게 잘린 자국이 있어요.”

“전투의 흔적이 아닐까?”

“그건 아냐. 아버지도 그렇고 스승님도 그렇고 날붙이를 사용하시는 분은 아니셔.”

“그래.”


서하늘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수상한 단서 하나를 발견했다.

대치하는 과정에서 생겼다기에는 멜키르는 마법을 사용하고 이매는 방망이처럼 생긴 둔기를 휘두르는 전투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다.


“위치나 각도를 보아서는 혈흔을 지우기 위한 것처럼 보이는구나.”

“여기 피로 보이는 자국도 있어!”

“역시 저의 매서운 추리!!”


멜키르가 유심히 풀을 보면서 기억을 더듬는 모습에 서하늘이 자신의 추측이 맞았다며 손으로 브이 모양을 만들어 턱에 갖다 대고 있었다.


“그 혈흔이 누구의 것이냐가 문제네.”

“아마 왕의 것은 아닐 겁니다.”

“정확히 얘기해 봐.”


혈흔이 있었다는 것이 확실해진 상황에 그 피가 이매의 것인지 멜키르의 조각의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그때 독각이 노아에게 다가와 확신에 찬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


“이 사건이 벌어지고 이매 님을 거처까지 옮기는 것을 맡았던 도깨비에게 말을 들었습니다.”

“무슨 말?”

“왕께서 입고 계시던 의상에 피가 범벅이 되어 있었지만, 자세히 진찰한 결과 상처 하나 없으셨다고 말이죠.”


그렇다면 답은 하나네.


용사가 허공을 바라보며 혼자서 중얼거렸다.

높은 확률로 이매와 대치하던 슬픔의 조각이 실력에서 밀려 크게 다쳤을 것이다.

이곳의 핏자국은 그때 생겼을 것이고.


“그렇다면 정말 멀리 가지 못했을 거야.”

“흩어져서 찾아보자.”


한 달이나 흘렀지만 모두의 예상대로라면 멜키르의 조각은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카일린의 의견대로 팀을 나누어 흩어져서 그에 대한 단서를 찾기로 했다.


“괜찮겠어?”

“괜찮아. 형씨, 난 혼자가 좋으니까.”


카일린과 서하늘이 동쪽.

멜키르와 독각이 서쪽을.

이스카리온이 홀로 북쪽을.

그리고 노아가 남쪽을 수색하기로 말이다.


“무언가를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해가 진다 싶으면 여기로 돌아오는 걸로.”

“좋아.”

“뭐, 그렇게 하자고.”


용사는 자신이 밟는 땅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결과의 여부와는 관련 없이 다시 현 위치로 돌아오자고 전달했다.



“오늘 찾을 가능성은 없긴 한데.”


노아는 계속해서 아래쪽으로 길을 내려갔다.

사건이 벌어진 것이 근방도 아니고 꽤 지난 일이라 첫날부터 찾기를 바라지는 않는다고 속삭이며 걸었다.

그럼에도 꼼꼼하게 주변을 훑으며 나아갔지만, 특별히 보이는 것이라고는 없었다.


“뭘 그리 찾아??”

“스승님? 독각이랑 서쪽으... 너 조각이구나?”

“너 감이 좋구나...”


나무로 조각된 도깨비 얼굴을 한 장승을 여럿 발견했다.

그 사이에서 뜬금없이 멜키르가 훌쩍이면서 장승 뒤에서 나타났다.

스승님의 얼굴과 판박이인 상황에 처음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으나, 뒤늦게 그의 목을 둘러싼 기이한 흉터를 발견했다.


“생각보다 멀쩡한데?”

“무슨 말이야. 아, 도깨비의 왕이랑 전투한 얘기를 하는 것이로구나.”

“그래.”


그들이 발견했던 혈흔이 이매와 조각과는 상관이 없다는 듯이 멜키르의 모습은 너무나 멀쩡한 상태였다.


“내가 그와 싸우면서 애먹고 많이 다쳤다는 것은 사실이야. 하지만, 그 일은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표정으로 노아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왜 이매와 싸운 것이지?”

“그가 ‘아이온’이기 때문이지.”


천천히 슬픔의 조각에게 사건의 전말을 캐묻기 시작했다.


“아이온은 ‘조각의 계략’에 방해가 되는 녀석들뿐이라서.”

“조각의 계략??”

“그래. 이 몸의 본체가 필멸자의 규율을 어기고 금단의 마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우리가 태어났지.”

“그건 이미 알아.”

“우리는 한데 모여서 이 세계를 제거할 계략을 짜기 시작했지.”

“세계를 제거?”


여전히 우울한 얼굴로 터무니없는 얘기들을 털어놓는 모습이었다.


“우리가 왜 만들어졌는지 안다고 했지? 그렇다면 ‘조각’의 또 다른 이름이 무엇인지 아나?”

“알 리가 있냐.”

“조각의 다른 이름은 ‘신의 사도’다. 그중에서 우리는 파괴의 신 그로바스의 사도지.”

“신의 사도?”


멜키르의 얼굴을 한 신의 사도는 계속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뱉어내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분노의 조각을 죽였네?”

“...그게 나라는 사실을 아는 모양이군.”

“당연하지. 그렇지 않다면 이런 얘기를 굳이 꺼내겠어?”


그는 번거로운 말을 두 번은 하고 싶지 않다는 얼굴로 눈물을 흘렸다.


“그 파괴의 신은 왜 이 세계를 제거하려는 거지?”

“그로바스님은 비르삭스님과 꽤 친분이 있어서 말이야.”

“친구를 죽인 죄다?”

“바로 그거야.”


자기 말을 이해했다는 것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마신님처럼 직접 세계에 관여하게 된다면 다른 신의 제재를 심하게 받게 되지. 그렇기에 파괴의 신은 제재를 받지 않고 관여할 기회를 넘보게 된 것이지.”

“그 이유가 스승님의 금단 마법 사용인 것이고?”

“그거지.”


차원에 존재하는 무수한 신끼리 암묵적으로 이유 없이 세계에 참견하지 말자는 규칙이 있었던 모양이다.

여전히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비르삭스는 다른 신의 제재를 받아 약해진 상태로 노아가 있는 세계에 강림한 것이었다.



“그렇게 조각끼리 역할을 나눠 계략을 진행해 나가기 시작했지. 분노는 마신의 부활을 맡고, 나는 계략에 거슬리는 녀석을 천천히 제거해 나가는 역할을.”

“...그래서 도깨비의 아이온인 이매를 건드린 거고.”

“응. 그 과정에서 느꼈지. 이 녀석은 아이온의 힘을 상실했다는 걸.


신의 사도 역시 신성력을 가지고 있기에 필멸자가 함부로 대적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그는 하나씩 제거하기 위해서 도깨비의 왕에게 접근해 전투를 벌인 것이었다.


”이매의 힘은 엄청났기에 내가 감당할 수는 없었어. 하지만, 그 역시 아이온의 힘을 상실해 나를 ‘죽일’ 수는 없었어.“

”하지만 그거 알아?“

”뭘 말하는 거지?“

”내가 그 꼴을 두고만 보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용사는 그의 말을 더 들어줄 수가 없다는 듯이 얼굴을 구겼다.

동시에 손을 조각이 있는 곳으로 뻗었다.

순식간에 슬픔의 조각 머리 위와 발아래에서 거울 형태의 압축된 공간이 그를 덮쳤다.


철퍽.


멜키르의 조각은 형체를 잃고 주위에 피를 흩뿌리며 사라졌다.


”...얼른 돌아가야겠어.“

”어딜 돌아가겠다는 거냐? 너만 때리고 도망가는 건가??“

”???!!!“


푸욱.


노아는 불쾌하다는 얼굴을 하며 모두가 흩어졌던 장소로 돌아가려고 발을 돌렸다.

하지만, 분명히 그의 힘에 터져 죽었던 신의 사도가 용사의 뒤에서 나타나 언제 꺼냈는지 모를 창으로 노아의 등을 정확히 관통했다.


작가의말

예비군 잘 다녀왔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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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3. 마계-4 24.06.30 7 0 11쪽
33 32. 마계-3 24.06.29 7 0 11쪽
32 31. 마계-2 24.06.28 9 0 11쪽
31 30. 마계-1 24.06.27 11 0 12쪽
30 29. 언카스텔란-9 24.06.14 7 0 12쪽
29 28. 언카스텔란-8 24.06.13 9 0 11쪽
28 27. 언카스텔란-7 24.06.12 8 0 12쪽
27 26. 언카스텔란-6 24.06.11 8 0 12쪽
26 25. 언카스텔란-5 24.06.10 12 0 11쪽
25 24. 언카스텔란-4 24.06.09 11 0 11쪽
24 23. 언카스텔란-3 24.06.08 7 0 11쪽
23 22. 언카스텔란-2 24.06.07 10 0 11쪽
22 21. 언카스텔란 24.06.06 9 0 12쪽
21 20. 쌍둥이 기사의 무덤-2 24.06.05 11 0 12쪽
20 19. 쌍둥이 기사의 무덤 24.06.04 13 0 12쪽
19 18. 드라코니-8 24.06.03 9 0 12쪽
18 17. 드라코니-7 24.06.02 13 0 12쪽
17 16. 드라코니-6 24.06.01 12 0 12쪽
16 15. 드라코니-5 24.05.31 13 0 12쪽
15 14. 드라코니-4 24.05.30 14 0 12쪽
14 13. 드라코니-3 24.05.29 12 0 11쪽
13 12. 드라코니-2 24.05.28 15 0 11쪽
12 11. 드라코니 24.05.27 14 1 12쪽
11 10. 코트 24.05.26 17 1 12쪽
10 9. 저택의 악마 24.05.25 16 1 11쪽
9 8. 악마의 저택 24.05.24 1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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