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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듀글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의 스승은 마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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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듀글
작품등록일 :
2024.05.16 15:51
최근연재일 :
2024.08.14 21:31
연재수 :
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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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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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34,794

작성
24.07.0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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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5. 도깨비-2

DUMMY

“제 이름은 헬레나. 도깨비의 왕 이매의 안사람이자 노아의 친어머니입니다.”

“헉.”


놀람에 주저앉은 헬레나는 자연스럽게 다소곳한 자세로 앉으려 의도했다는 표정으로 마룻바닥에 앉아서 자기를 소개했다.


“정말. 정말로 제 어머니가 맞습니까?”

“그래. 할 말은 많지만, 일단은 네 아버지의 상태를 보여줄게.”


천천히 마루에서 일어나 그들을 집 안으로 들였다.

가장 안쪽에 위치하면서도 제일 넓은 방에 들어서자, 덩치가 어마무시한 도깨비 하나가 눈을 감고 누워있었다.


“와, 키가 2미터는 가뿐히 넘겠는데요?”

“맞아. 2미터보다 훨씬 크지.”


서하늘이 누워있는 모습에도 돋보이는 이매의 체격에 놀란 모습을 보이자, 헬레나는 첫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인상과 말투로 대답했다.


“아버지...”


팔다리를 포함한 전신에 무수히 남겨져 있는 흉터.

눈썹까지 가려지는 더벅머리.

이외에도 여러 가지 특징을 가진 이매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한평생 보지 못했던 부친의 얼굴을 이제야 보게 되었다는 생각에 노아는 알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쳐 올라왔다.


“노아. 그리고 여러분들.”

“??”

“왜 그러세요. 갑자기.”


노아의 어머니는 우물쭈물한 표정으로 주변의 모두를 불렀다.


“부탁할 일이 있습니다.”

“무슨 부탁인데요?”


시간을 끄는 모습에 과감하게 카일린이 한 발짝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


“노아. 무례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네 아버지를 도와줘.”

“얼른 일어나요... 엄마.”


헬레나는 무릎을 꿇더니 눈물을 보이며 용사에게 도움을 청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매우 부담을 느낀 그는 얼른 그녀를 일으켜 세우면서 이러지 말라고 당부했다.


“널 버린 사람이야. 그런데도 왜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 거야...!”

“...그렇다고 해서 저 자신마저 부모를 외면해야 하는 이유가 되진 않아요.”

“노아...”


노아를 버렸다는 죄책감에 시달린 표정으로 노아와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용사는 여전히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당당히 말했다.


“저는 이곳에 눈을 감고 있는 사람이 아버지가 아니어도 도왔을 겁니다.”

“당연하죠. 우리가 누군데요!”


용사는 헬레나가 죄책감과 부담을 가지지 않길 바라는 얼굴을 하며 말했다.


“남은 이야기는 아버지를 깨우고 난 이후에 하죠. 저희가 이 사건의 범인을 잡고 해결책을 찾아올게요.”

“고마워. 정말 고마워.”


노아의 말에 헬레나는 흐뭇한 엄마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을 양손으로 쥐어서 천천히 흔들었다.

안심한 표정의 그녀를 본 용사는 왠지 모르게 기쁨을 나눠 받는 느낌에 헬레나의 표정과 똑같이 웃었다.



“독각 씨. 아까 이 사건의 목격자를 아신다고 했죠. 어딨는지 안내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음 근무를 위해 휴식을 취해야 하는 몸인지라...”

“독각.”


카일린이 곧바로 독각을 불러 이매의 의식을 잃게 한 현장을 목격한 이에 대한 위치를 알려달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그 도깨비는 피로에 찌든 표정으로 당장은 힘들 것 같다며 어물쩡거리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단호한 얼굴로 독각을 부른 헬레나.


“그렇다면 특별히 제 아들을 돕는 동안은 모든 근무를 빼 드리지요.”

“노아 씨. 서둘러 출발하지요.”


그녀의 말에 지금까지의 지치고 고되어 보이는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지고 말똥말똥한 눈빛을 하며 신속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너만 믿을게.”


신뢰가 가득한 헬레나의 눈빛을 뒤로한 채 그들은 다시 이매의 거처 밖으로 나갔다.


“바로 그 인간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아까처럼 편하게 말하셔도 괜찮아요. 독각 씨.”

“아이구, 아닙니다. 잠시라도 신분을 의심한 제 실수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밖으로 나오고 난 이후로 독각이 노아를 처음과 달리 도련님 취급을 하기 시작했다.

경어체가 어색한 그의 말투에 아까처럼 하라고 했지만, 독각은 어림도 없다는 듯이 깍듯하게 대했다.



“여기입니다. 이 집에 머무는 인간이 제가 말한 그 사람입니다.”

“감사해요. 이만 돌아가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무슨 그런 섭섭한 소리를! 헬레나 님이 제가 맡기셨으니,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좋을 대로 하세요.”


수많은 건물 중에서도 유일하게 파란색의 지붕을 가진 집 앞에 도착했다.

서하늘이 독각에게 가도 좋다고 얘기하지만, 그가 열정에 불타는 눈동자와 얼굴을 보이며 계속 남겠다고 말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무시하고서 나머지 인원은 집 앞의 문을 유심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형씨, 왜 자꾸 쳐다만 보는 거야?”

“잠깐!!”


똑똑똑.


“평범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잖아. 함정이 있을 가능성으로 인해 탐지하고 있었는데.”

“아, 그런 거야? 미안해. 하지만, 운 좋게도 이상한 점은 없는 듯하네.”


지금까지 들은 내용으로는 목격자 또한 수상하게 느껴지는 점이 있었기에 경계를 늦추지 않고 주의하고 있었다.

그런 용사의 마음을 몰라주는 이스카리온이 대뜸 노크를 시전했다.


“누군가? 남의 집 앞에서 이리 시끌시끌하게 구는 이유가.”

“음? 스승님???”

“멜키르 아저씨?”


그 문 너머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며 누군가 문을 열고서 얼굴을 내밀었다.

얼굴을 내민 사람은 바로 멜키르였다.

마족화가 되지 않은 인간 상태의 멀쩡한 모습이면서 노아가 기억하는 그 사람이 맞았다.


“일단 들어오게.”

“상황이 흥미진진해지네.”


다들 놀란 분위기에 이스카리온 혼자서 즐겁다는 듯이 흥얼거리며 그들 모두가 안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이구나.”

“여전히 잘 지내시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입에 발린 소리는 그쯤하고 볼리타는 무슨 일로 왔느냐.”

“부모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형식에 가까운 가벼운 안부 인사를 건넸다.

노아는 화가 나면서도 그리웠다는 듯이 1초마다 표정이 바뀌는 모습이었다.

그에 반해서, 멜키르는 표정 변화가 하나도 없이 무표정으로 대화를 이어 나갔다.


“표정을 보아하니 내 ‘조각’을 만난 모양이구나.”

“네. 무슨 일인지 설명해 주셔야 할 겁니다.”

“천천히 다 얘기해 줄 테니 재촉하지 말거라.”


그도 마계에 존재했던 자기와 똑같이 생긴 분노의 조각을 아는 눈치였다.

용사가 이를 갈며 얘기했지만 별 반응 없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네가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계속해서 꾸준히 ‘금기 서적’에 대해서 연구했다.”

“어릴 적에 몇 번 보아서 기억합니다.”


스승님의 원래 이름은 멜키르 보이드.

시간 마법이 제일 발달한 가문인 보이드 가문에서 태어나 그 역시 시간 마법에 대해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난 원래 가문 본가의 지하에 존재하던 금기 서적을 발견했다. 다른 이들은 서적을 거들떠보지도 말라고 경고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기 서적을 꺼내 읽으셨지요. 그 이유로 보이드 가문에서 파문당하셨다는 말을 예전에도 들었습니다.”


보이드 가문의 선조들이 시간 마법을 연구하다 발견한 금기 내용이 적힌 책이 지하에 보관되어 있었다.

그 책을 건드리지 말라고 가문에서 늘 강조함에도 멜키르를 말릴 수는 없었던 것인지 그는 그 서적을 몰래 빼내어 읽는 것에 성공했다.


“그렇게 쫓겨난 이후에도, 너를 만난 이후에도 나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금기 서적을 수집하기 시작했지.”


금기 서적을 건드렸다는 사실이 알려진 그는 곧장 가문에서 추방당했다.

그렇게 어찌저찌 드라코니에 정착한 이후에도 멜키르는 그 서적에서 읽었던 내용을 바탕으로 마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가문에서 숨기고 있던 금기 마법은 바로 ‘회귀’였다.”

“!!!!!!”


스승님이 서적에서 읽었던 내용은 회귀 마법을 익히는 방법에 대해서 매우 세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그와 동시에 인간의 생을 넘나드는 경지였기에 필멸자가 이 마법을 시전하면 생기는 부작용까지 적혀있었다.


“그렇게 금기 마법의 부작용을 없애는 연구를 진행함과 동시에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금기 서적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란다.”

“...왜 그러셨어요?!”


노아는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나 자신이 그런 판단을 하기에는 너무나 늦었다는 사실조차 깨달은 후였다.”

“......”


여전히 아무렇지 않다는 무표정으로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 나갔다.


“그렇게 내가 연구한 마법은 ‘회귀’가 끝이 아니다. ‘부활’과 ‘생명 창조’도 진행했었어.”

“했었어? 지금은 하지 않는다는 건가?”

“그래.”


그가 연구했던 마법을 설명하는 것을 듣던 이스카리온은 멜키르가 과거형으로 말하는 것에 트집을 잡았다.

그의 반응에 스승님은 연구를 그만두었다는 말에 조금은 아쉽다는 표정을 보였다.


“그래서요.”

“네가 떠난 해에 나는 충분히 연구가 되었다고 판단했지. 그래서, 금기 마법을 직접 사용했어.”

“네?”


그가 금기 마법을 자기 손으로 직접 시전했다는 충격적인 말에 두 눈이 동그랗게 커진 모습이었다.


“결과는 당연하게도 실패였고 그렇게 나 또한 부작용을 맞이하게 된 것이지.”

“그게 ‘조각’이라는 말이고?”

“정확하네.”


노아 옆에서 계속 말을 집중해서 듣던 이스카리온이 부작용을 정확히 맞추는 모습에 카일린과 서하늘이 놀라는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그렇게 나는 감정을 잃었고, 사라진 감정들이 실체화되어 내 분신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렇다면 마계에서 본 분노의 조각은??”


멜키르가 지금까지 무표정으로 말하는 이유.

감정을 얼굴로 표현하고 싶음에도 모든 감정을 잃어 표정으로 드러날 감정이 없었기에 지금까지 그랬던 것이었다.


“‘부활’의 힘을 지닌 분노의 조각이 비르삭스의 힘으로 마족화가 되어 마왕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조각은요?”

“‘회귀’의 힘을 지닌 슬픔의 조각과 ‘생명 창조’의 힘을 지닌 기쁨의 조각이 남아있다.”


분노의 조각의 뒤틀린 사상이 악마와 만나 최악의 사태를 불러온 것이었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그렇다면 이매 씨를 의식불명으로 만든 사람을 보았다는 말은 무엇인가요?”

“그건 말이다.”


카일린은 총명한 눈동자를 보이며 멜키르에게 그들이 찾아온 진짜 이유를 물었다.


“도깨비의 왕에게 그 짓을 벌인 자가 내 ‘슬픔의 조각’이다.”

“...그럴 것 같았어요.”


노아는 지금까지 풀어온 얘기를 종합해 얼추 아버지를 기절시킨 사람에 대해 추측할 수 있었다.


작가의말

첫 동원 훈련이라 걱정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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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도깨비-2 24.07.02 9 0 11쪽
35 34. 도깨비-1 24.07.01 10 0 11쪽
34 33. 마계-4 24.06.30 7 0 11쪽
33 32. 마계-3 24.06.29 7 0 11쪽
32 31. 마계-2 24.06.28 9 0 11쪽
31 30. 마계-1 24.06.27 12 0 12쪽
30 29. 언카스텔란-9 24.06.14 7 0 12쪽
29 28. 언카스텔란-8 24.06.13 9 0 11쪽
28 27. 언카스텔란-7 24.06.12 8 0 12쪽
27 26. 언카스텔란-6 24.06.11 8 0 12쪽
26 25. 언카스텔란-5 24.06.10 12 0 11쪽
25 24. 언카스텔란-4 24.06.09 11 0 11쪽
24 23. 언카스텔란-3 24.06.08 7 0 11쪽
23 22. 언카스텔란-2 24.06.07 10 0 11쪽
22 21. 언카스텔란 24.06.06 9 0 12쪽
21 20. 쌍둥이 기사의 무덤-2 24.06.05 11 0 12쪽
20 19. 쌍둥이 기사의 무덤 24.06.04 13 0 12쪽
19 18. 드라코니-8 24.06.03 9 0 12쪽
18 17. 드라코니-7 24.06.02 13 0 12쪽
17 16. 드라코니-6 24.06.01 12 0 12쪽
16 15. 드라코니-5 24.05.31 13 0 12쪽
15 14. 드라코니-4 24.05.30 14 0 12쪽
14 13. 드라코니-3 24.05.29 12 0 11쪽
13 12. 드라코니-2 24.05.28 15 0 11쪽
12 11. 드라코니 24.05.27 14 1 12쪽
11 10. 코트 24.05.26 17 1 12쪽
10 9. 저택의 악마 24.05.25 16 1 11쪽
9 8. 악마의 저택 24.05.24 1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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