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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듀글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의 스승은 마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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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듀글
작품등록일 :
2024.05.16 15:51
최근연재일 :
2024.08.14 21:31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827
추천수 :
5
글자수 :
334,794

작성
24.05.2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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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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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2. 드라코니-2

DUMMY

원래 농사를 지으며 살던 호그 집안.

그러나, 작년에 세워졌다는 공장에 세 사람 모두 취직하게 되어 새벽 일찍이 나간다고 한다.

밤 인사와 함께 그들을 뒤로한 채 호그의 집을 빠져나왔다.


“바로 옆집이었네요.”

“맞아. 그런 덕에 저 사람들이랑 친하게 지낼 수 있었던 거지.”


밖으로 나온 세 사람은 새까만 밤하늘의 별을 가리는 높디높은 공장을 바라보았다.

1분도 채 되지 않고서 노아의 집에 순식간에 도착했다.


딸깍.


“오랜만에 집이네.”

“되게 넓네요.”


이 집에 들어오지 않은 시간이 몇 년이 지났음에도 눈보다 먼저 손이 스위치를 향해 뻗어 나가는 모습이었다.

손에 스위치가 닿자, 깜깜했던 건물이 순식간에 밝아졌다.

서하늘은 호그의 집에 비하면 엄청나게 큰 구조의 내부를 눈으로 확인하고서 놀라는 눈치였다.



“너희는 2층에 방을 정하면 돼. 전부 손님용이니까 마음에 드는 곳을 사용하면 돼.”

“앗싸!!”

“넌??”

“난 당연히 내 방을 사용할 거야.”


서하늘은 먼지가 나는 줄도 모른 채로 신난 강아지처럼 계단을 타고 올라갔다.

카일린의 질문에 그는 1층에 있는 자신의 방문을 벌컥 열었다.


“생각보다 말끔하네.”


마지막으로 노아가 두고 갔던 물건들의 배치가 바뀌지 않은 상태 그대로였다.

멜키르가 종종 청소를 해 준 것인지, 먼지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음?”


방 전체를 세심하게 둘러본 그는 무언가 독특한 흔적을 발견했다.

그가 아끼거나 자주 사용했던 물건에 하나같이 먼지 위에 덧씌워진 손자국이 있었다.


“뭔가 이상한데.”


만진 자국의 모양으로 보아, 멜키르가 노아를 계속 그리워한 모습이었다.

용사가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에 겪었던 그의 모습과는 전혀 일치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냥 만진 건가? 이 편지는 내 것이 아닌데?”


착잡한 마음으로 침대에 털썩 앉았다.

그러자, 베개와 이불 사이에 숨겨져 있던 편지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릴 적의 그가 전혀 사용한 기억이 없는 무늬의 편지 봉투.

그 편지만은 먼지가 묻지 않은 상태로 유지가 되어 있었다.


“당연히 스승님이겠지.”


조심스럽게 봉투의 입구를 찢어서 내부를 열어본 결과, 거액의 돈과 멜키르라 적힌 손편지 한 장이 있었다.


“...10 크레딧.”


크레딧은 골드와 마찬가지로 화폐의 단위로서 1 크레딧에 1000 골드의 가치가 있다.

돈을 이불 위에 대충 두고서 접힌 편지를 펼쳐 내용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


편지를 읽던 용사는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용의 중간까지는 정말 평범한 스승의 걱정과 안부를 묻는 지극히 일반적인 편지였다.

그 또한 얼마 전에 드라코니를 떠났다는 내용과 함께 말이다.


그렇게 별생각 없이 계속해서 읽어 내려가던 순간.


‘하나 말해두겠지만, 절대로 나를 찾지 말아라. 나는 다신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네가 계속해서 나를 찾는다면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야.’


마지막 문단은 꺼림칙한 경고의 내용과 함께 붉은색의 글자로 적힌 것을 볼 수 있었다.


“죽는다라...”


협박의 의미인지 저주나 예언과 같은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불쾌하고 더러운 기분은 피할 수 없었다.



“히익...! 이게 얼마야.”

“어디서 났어?”

“방에서 발견한 봉투 안에 들어있었어.”


방을 정한 서하늘과 거실에서 쉬고 있던 카일린을 불렀다.

노아는 편지를 코트 안에 잘 넣어두고서 크레딧만 두 사람에게 보여주었다.

일반적인 여관의 하룻밤 값이 1 골드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인 것이 당연했다.


용사와 카일린은 같이 용병 생활로 돈을 벌 적에도 항상 필요한 금액만큼만 의뢰를 수행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양의 돈을 본 것은 처음이라 볼 수 있었다.


“오빠 쓰라고 놔둔 거겠죠?”

“그렇겠지.”

“오빠는 집도 그렇고 스승이란 사람은 부자였어요?”


그의 넓은 집과 스승의 선물로 받은 10 크레딧을 보고 문득 궁금해진 서하늘은 질문 하나를 했다.


“스승님이 나랑 같이 있을 적에 관리자를 맡으셨어서 그런 거야. 물론, 10 크레딧을 모아두셨을 줄은 나도 몰랐어.”

“관지라? 성주랑 비슷한 건가요?”


관리자.

드라코니는 거대한 정거장이 일곱 개나 있기에 성주나 왕처럼 한 사람이 맡아 관리하기에는 버거운 곳이었다.

그렇게 정거장 별로 한 사람씩 관리를 맡게 되어 생긴 이름이다.



“아무튼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 시작하자.”

“네? 뭘 시작해요?”


노아의 말에 서하늘은 고개를 까딱이며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너 여기 놀러 왔니. 멜키르 스승님에 대한 단서나 정보를 같이 찾아줘야지.”

“아?! 물론, 알죠.”


다음 날에 호그와 그의 가족에게 멜키르에 대한 얘기를 듣기로 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노아가 원하는 정보를 알아내기는 힘들 것이기에 직접 식스테를 돌면서 천천히 정보를 수집할 계획이다.


“아, 아. 들려?”

“들립니다아.”


세 사람은 일부러 아침 출근 시간이 지나서까지 휴식을 취하고서 유동 인구가 줄어든 시간대에 출발했다.

서하늘이 아카데미에서 직접 만들었다며 건네준 마법 통신 장치.

소리를 전달하는 네모난 장치에다 마력 신호를 주고받는 막대를 연결해 먼 거리에서도 대화를 실시간으로 나눌 수 있다.

그녀가 살았던 세계에서는 이 장치를 ‘무전기’라고 부르는 듯했다.


각자 노아의 집을 기준으로 두 팀으로 나뉘어 정보를 찾기로 했다.

카일린과 서하늘은 남쪽으로 향하고, 노아는 홀로 북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하암, 피곤하네.”

“잠 못 잤어요?”

“뭐야, 이거 잠깐 꺼두는 기능은 없어?”




어젯밤.


똑똑똑.


“노아, 자?”

“...아니. 들어와.”


휴식을 위해 거실을 포함한 모든 방의 등을 끄고서 잠을 청하기 위해 누운 순간.

한참을 망설인 듯한 노크와 동시에 카일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앉아.”

“자는 거 깨운 건 아니지?”


아까와는 다른 편한 차림의 그녀가 우물쭈물한 모습으로 살포시 그의 침대에 걸터앉았다.


“괜찮아. 생각이 많아서 잠이 안 왔거든.”

“...나랑 똑같네.”


노아는 안 그래도 회귀를 겪었다는 일만으로도 머리가 복잡했지만, 고향의 집으로 돌아왔다는 생각에 잠이 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이 침대가 우리 둘이 누울 정도로 컸었는데.”

“언제 적 얘기야.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데?”


노아가 푸른색의 미약한 불꽃을 공중에 작게 띄워놓았다.

여전히 그녀는 망설이는 몸짓으로 침대만 어루만지고 있었다.


“중요한 얘기는 아니고.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말이야.”

“응.”


조금의 침묵 끝에 말하기로 결심한 듯이 침을 꿀떡 삼킨 카일린은 용건을 말하기 시작했다.


“뭐랄까, 네가 다른 사람처럼 느껴져. 마치, 미래의 누군가 너에게 빙의한 느낌이랄까.”

“......”


노아는 그녀와 함께한 시간을 무시할 수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와 따로 지낸 기간보다 같이 지낸 기간이 훨씬 많았기에 숨기기 힘든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내가 얘기해줄 수 있는 건.”

“응.”


평소의 그녀에게는 보기 힘든 표정.

항상 그를 보며 피어나는 미소와 당연하다는 듯이 서로를 챙겨주는 모습.

그것과는 다르게 심각한 표정으로 째려보는 카일린의 모습에 용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가 내 변화에 걱정해 주는 것이라면 정말 고마워. 또, 나도 역시 내가 변했다는 사실은 느끼고 있어.”

“...이유가 뭔데? 마신 때문이야?”


카일린은 자신의 직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에 더욱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그것에 대해서는 나도 몰라.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서 나도 노력 중이야.”

“그게 멜키르 아저씨를 찾는 이유야?”

“그럴지도 모르겠어.”


노아는 자신이 회귀했다는 사실이 아직 믿기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가 회귀를 하게 된 이유를 모르는 것도 사실이기에 카일린에게 거짓을 말하지는 않았다.

언젠가 그녀에게 들키는 날이 오더라도, 일단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란 것은 분명했다.


“네 마음은 알았어. 나도 더 열심히 너를 도울게.”

“정말 고마워.”


용사의 말을 듣고 더욱 열점이 샘솟는 카일린의 눈빛에 당황하던 중에 문에서 인기척을 느꼈다.


“서하늘, 거기서 뭐하니.”

“어? 보였어요?”

“엇?!”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서하늘의 눈동자가 선명히 비치고 있었다.

그의 반응에 카일린은 민망하다는 듯이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언제부터 봤는지는 묻지 않을게. 내일 얼마나 돌아다닐지 모르니까, 얼른 자자.”

“...알았어.”


대충 얼버무려진 분위기에 두 사람을 2층으로 얼른 보내버리고서야 겨우 잠에 들었다.




“그러면 저희도 도움이 될 만한 걸 발견하면 다시 무전 할게요.”


계속 소리가 들려오지 않자, 서하늘이 한 마디를 남긴 후에 마찬가지로 음소거를 하였다.



“위에는 공장이 있다고 했나.”


노아가 기억하는 북쪽 구역은 수풀과 잡초가 가득한 식스테의 가장 큰 허허벌판이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에 생겨나면서 호그가 일하게 되었다는 그 공장이 허허벌판에 자리한 모습이었다.


“일단 들어가 보자.”


마땅히 조사할 것이 없었기에, 지푸라기라도 잡을 심정으로 혼잣말을 했다.


“어이, 잠깐. 멈춰라. 포그피쉬는 관계자 외 출입 금지다.”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니요?”


공장 건물의 입구에 다가가자, 건장한 체격의 두 남성이 다가와 노아의 출입을 막아섰다.

무시하고 내부로 진입하려 했지만, 그곳의 규칙을 설명하며 들고 있던 언월도로 그의 몸을 가로막았다.


“대부분의 공장은 허락하에 외부인도 출입이 가능하지 않나요?”

“보통의 공장이라면 그렇겠지. 하지만, 여기는 드라코니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장인 포그피쉬다.”


오른쪽에 위치한 가시가 달린 너클과 턱 부분에 강철 보호구를 착용한 보안 요원이 팔짱을 끼면서 얘기했다.


확실히 노아가 지금까지 보았던 공장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였다.

어릴 적 수없이 뛰어놀던 허허벌판을 전부 파지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요. 확실히 이런 분들이 지키는 공장은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겠군요.”

“그럼, 사탕 발린 말은 거기까지 하고 얼른 돌아가.”


그들의 말에 아쉽다는 눈빛과 표정으로 뒤돌아서 왔던 길을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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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 드라코니-7 24.06.02 12 0 12쪽
17 16. 드라코니-6 24.06.01 1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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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 드라코니-3 24.05.29 12 0 11쪽
» 12. 드라코니-2 24.05.28 15 0 11쪽
12 11. 드라코니 24.05.27 14 1 12쪽
11 10. 코트 24.05.26 1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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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 악마의 저택 24.05.24 1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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