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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노야

북해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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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노야
작품등록일 :
2023.09.04 02:03
최근연재일 :
2023.10.15 22:43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22,928
추천수 :
587
글자수 :
187,081

작성
23.10.02 19:30
조회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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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3쪽

창산 조가 - 2

DUMMY

#25

창산 조가



서서히 동이 터갈 무렵, 하루의 시작을 울리는 경종이 고랑현 전체에 울려 퍼졌다. 

의원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암자.

밤잠을 설친 백연의 어깨엔 새벽이슬이 말라가고 있었다.


창산 조가의 문턱을 넘어서기 위한 초석(初石)을 새로 쌓을 필요가 있었다.

약한 자는 객(客)으로 조차 들이지 않는다. 

그것이 북해의 투귀(鬪鬼) 들이었으니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순 없는 노릇.


“지금 상황에서 거창한 검법은 쓸데없이 체력만 갉아먹으니 차라리 삼재(三才)가 낫겠군.”


너무 단순해서 이젠 동네 저잣거리에서도 안 판다는 삼재검법(三才劍法).

횡 베기, 종 베기, 찌르기가 전부지만 그걸로 족했다.

눈꺼풀 속 암막이 점점 밝아짐을 느끼고, 백연은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켰다.


“새로운 검로(劍路)는 이 정도면 충분하고, 직접 움직여 봐야겠군.” 


옆에 두었던 목검을 들었다.

설하는 너무 가벼워 단련용으로 쓰기엔 무리가 있었다.


심상 속에만 있던 것을 꺼내 휘두르기 시작했다.

상태가 상태인지라, 몸이 따라주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백연은 곧장 각도와 자세를 바꿔가며 검을 휘둘렀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검로(劍路)가 생기면 발의 방향이나 무게 중심을 조금씩 바꿔갔다.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次善)이라고 한들 부족할 리가 없었다.

누구도 아닌 대제의 검이니.

백연의 손에서 펼쳐지는 검은 삼재로 시작했지만 점점 삼재가 아니게 되어가고 있었다.


“이름은 무연검법(無煙劍法)이 좋겠군.”


목에서 흐르던 땀이 쇄골을 타고 내려와 어느새 바지까지 모두 적셨다.

이 이상은 물먹은 바지가 흘러내릴 것만 같아 백연은 검을 내려놓았다.


어느덧 해가 언덕 높이만큼 올라와 있었다.

마주하기엔 눈이 아파 백연은 고개를 살짝 내렸다. 

의원, 의녀, 의동이 피풍의를 뒤집어쓰고 의원 안으로 들어오는 게 보였다.


“매일 어딜 나갔다 이 시간에 들어오는 거지?”


나갈 때도 그랬지만 들어올 때도 좌우를 살피며 조심스러웠다.

처음에는 약초를 캐러 나가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들은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마다 잠행(潛行)을 나갔다.


“수상하긴 한데, 지금 내가 신경쓸 일은 아니지.” 


그리곤 암자에 잠시 걸터앉아 가빠진 호흡을 가다듬었다. 

코로 한껏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천천히 뱉었다.

턱 끝까지 차오른 숨을 몰아 내쉬는 것조차 꽤 낯섦이라 백연은 입가에 실소를 머금었다.


킁킁


어디선가 꼬린내가 스멀스멀 풍겨오기 시작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언덕 위를 올라오는 사걸개가 보였다.


“일전에 부탁한 건 어떻게 됐나?” 


사걸개가 답했다. 


“안 그래도 최근 조위극이란 자가 투전장(鬪錢場)에 모습을 비춘다고 해서 말해주러 왔네.”


사걸개의 태도가 조금 진중해져 있었다.

백연이 아니었다면 동보감에 어마어마한 위약금을 물어내야 했을 테니.


“투전장?”

“비무도박장 말일세.” 

“조가의 사정이 비무도박에 나서야 할 만큼 궁핍한가?”


사걸개는 흙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아 햇살을 만끽하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모르는 소리. 이곳에서 열리는 투전장은 규모가 꽤 상당하다네. 마땅한 사업체 없이 산 속에 틀어박혀 있는 그들이 가문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지.” 


백연이 하긴,이라며 씁쓸함을 내뱉었다.  

북해 출신인 그들이 타지에서 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방법은 마땅치 않았을 테니까.

차라리 설산 백가처럼 핍박을 받는 것보다야 나았다.


“그 투전장이란 곳에 참가하고 싶은데. 어차피 치료비도 벌어야 하니.” 

“끌끌, 그럴 줄 알고 미리 신청해놨네. 지금쯤이면 대진표를 짜고 있을 거야.” 


백연이 의외라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진작에 좀 일을 이렇게 하지. 동보감 제자들만 불쌍하게 됐잖나."

"... 안 그래도 방금 사과하고 오는 길이니 너무 뭐라 하지 말게."



***



투전장 앞에 위치한 유려객잔에서 식사를 마친 백연이 홀로 서 있었다.

주변을 지나가는 이들의 주머니에서 짤랑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벽보에 붙은 대진표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슬슬 해가 떨어지고, 저 멀리서 사걸개가 걸어왔다. 


산발인 수염과 머리털은 정갈하게 묶여 있고, 누더기에 가까운 걸의(乞衣)는 어디 가고 도포를 입고 있었다. 

물론 몸에 밴 냄새가 아예 사라진 건 아니었지만 예상도 못 한 멀끔한 모습이었다.


“평소에도 이러고 다니면 안 되나?” 


사걸개가 금니를 뽐내며 씨익 웃었다. 


“이러고 다니면 누가 동냥을 주겠나. 백일겸이라는 이름으로 신청해놨으니 들어가기만 하면 되네.”


백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발걸음을 옮겼다.

입구에 들어서자 투전장 경비 무사가 막아서며 물었다.


“선수로 오셨습니까 아니면 손님으로 오셨습니까.” 


사걸개가 백연을 대신해 답했다. 


“이쪽은 선수로, 나는 손님일세.” 

“선수분은 이름이 어떻게 되십니까?” 

“백일겸.” 


무사는 과하게 미간을 찌푸리며 명단을 확인했다. 


“명단에 적혀있지 않습니다만.”


이미 대진표까지 나온 마당에 그럴 리가.


“에끼, 왜 이러나. 나오는 길에 좀 챙겨줄 테니 심술부리지 말게.” 

“약속하신 겁니다.” 

“걱정 말게. 어차피 우승은 따놓은 당상이니.”


경비 무사가 피, 하며 비웃으며 안으로 들어가라며 손짓했다.

이어지는 그의 반응은 역시나 창산 조가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다.


“오랜만에 조가 놈이 내려와서 쉽지 않으실 겁니다. 그것들, 산에서 내려올 때마다 상금을 모조리 쓸어가니.”


백연이 고개를 젓고 있을 때, 사걸개가 주위를 둘러보며 놀랍다는 듯 말했다.


“오늘은 평소보다 쟁쟁한 녀석들이 많이 왔는데? 광풍검 학소에 거력대부 사웅, 거기다 극도문까지··· 어지간히도 벼르고 있었나 보군.” 


뒷짐을 진 채로 물었다. 


“벼르고 있다니?” 

“조가가 내려올 때마다 좌를 내놓았던 자들이네. 한동안 잠잠하던 조가가 다시 나타났으니 작정하고 온 거지. 아, 저기 오는군. 저 자가 조위극일세.”


조위극이 모습을 드러내자, 순식간에 투전장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그는 먼지 한 톨 묻지 않은 흰 도복에, 흐트러짐 없는 꼿꼿한 자세로 좌중을 살폈다. 

벌써부터 눈을 내리깔며 기세에 밀린 자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그들을 내려다보며 조위극이 같잖다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쥐새끼들.” 

“···저 자식이!”


거력대부 사웅이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광풍검 학소가 그를 말렸다.


“곧 경기가 시작하네. 사투(私鬪)를 벌였다간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잖나.”

“젠장!” 


사웅이 대부를 연신 내리찍으며 화를 짓눌렀다.

쿵쿵거리며 경기장 바닥에 울릴 정도였다.


백연은 그 광경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옛날보다 냉소가 심해진 것 같은데. 그냥 원래 저 아이 성정인가?'


조위극이 마지막으로 자리에 앉자, 경기장 중앙에 서 있던 심판이 외쳤다. 


“자! 강호의 동도들께서 모두 모이신 것 같으니 슬슬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잠깐 모르는 분들을 위해 규칙을 설명하자면 살인은 불가! 병장기 제한 없음! 상대가 항복 선언을 하거나 전투불능이 되면 승리입니다.” 


대낮부터 술에 취한 관중이 소리쳤다.


“여기에 그거 모르는 사람 있어!? 빨리 시작이나 해!” 

“하하, 성미가 급하시네요. 그럼 첫 번째 대전 선수를 소개하겠습니다. 이야... 첫 출전인 사람한테 너무하네. 거력대부 사웅 대 의문의 고수 백일겸입니다!


좀 전에 확인했던 대진표에서 백연은 분명 세 번째 순서였다.

하지만 무명 무사는 빨리 떨어뜨리는 게 상술이라, 투전장 측에서 일부러 첫 순으로 바꾼 것이다.


“어째 궁주께서 포문을 여시게 됐구먼.”


소년 둘이 각각 적낭, 청낭을 들고 수금을 시작했다.

대부분의 도박꾼들은 사웅에게 배당을 걸고, 백연에게 건 자들은 사걸개를 포함해 몇 되지 않았다.


백연이 경기장 아래로 내려가고, 사웅과 마주섰다.


'별호가 참 어울리는 사내구나. 어떻게 싸울지도 훤히 보이고."


그는 곰같이 거대한 몸집에 자기 몸만 한 대부를 들고 있었다. 

백연이 그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심판에게 물었다. 


“살인은 안 된다지 않았나? 저거, 스치면 죽을 것 같은데?”

“뭐, 피치 못할 사고는 저희도 어쩔 수 없으니까요.” 


의례적으로 살인이 불가하다 말한 것뿐이었지, 실제로는 별 상관이 없는 듯했다. 


백연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조위극과 시선을 마주쳤다.

오히려 그는 쟁쟁한 우승 후보들보다 처음 보는 백연에게 묘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검집 그대로 상대하는 게 낫겠군.’


그 앞에서 설하를 꺼내 보일 순 없는 노릇.

검 자체에서 냉기가 뿜어져 나오는 순간, 백연의 정체를 의심할 게 분명했다.


심판이 붉은 천을 들어 올리고, 사웅과 백연을 번갈아보며 말했다.


“자, 이 천이 바닥에 떨어지면 시작입니다. 하나 둘!” 


심판이 던진 천이 나풀거리며 땅에 닿고, 사웅이 맹렬한 기세로 선공을 취했다. 


‘아래에서 위로, 시작점은 왼쪽 발 아래. 사선으로 치고 올리겠군.’


힘을 낭비하지 않고 저만한 대부를 휘두르려면 필시 체중을 이용할 수밖에 없음이라. 

피하면 이어지는 연격은 원심력까지 더해질 테고, 공격에 기세가 실리기 마련.

그 힘이 절정에 달하기 전에 꺾어놓을 필요가 있었다.


황소처럼 달려드는 사웅이 대부를 들어 올리려 할 때.

백연은 오히려 앞으로 치고 나갔다.


‘이 간극을 파고 들어온다고? 배짱이 두둑한 놈이군.’ 


사웅이 손잡이를 짧게 고쳐잡고 주변 바닥을 모조리 파내며 백연의 접근을 막았다. 

한바탕 일어난 먼지 구름. 

곧 그 안에서 검과 대부가 부딪히는 파찰음이 경기장을 울렸다.


─캉!

─캉!

─끼기기긱!


"쯔쯧, 벌써 끝났네. 끝났어."


도박꾼들은 모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저 거대한 도끼와 검이 부딪히기 시작했으니 승리는 곧 사웅의 것일 거라고.

그들은 일확천금을 노리고 백연에게 배당한 사걸개에게 조롱을 날렸다.


"영감님. 집에 가서 발이나 닦고 잠이나 자시오. 흐흐."


사걸개는 도박꾼들을 향해 중지 손가락을 올려세우곤 슬며시 비웃음을 날렸다.


“끌끌, 진짜 멍청한 게 누군지도 모르는 것들.” 


─카가가가가강!


백연의 검이 대부를 긁어대는 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사웅은 울그락불그락한 얼굴로 가진 신력을 모두 발휘해 주변 공기를 찢어발겼다.

더 없는 용맹함이 깃들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내는 백연의 표정은 미묘한 변화조차 없었다. 


“언제까지 도망만 칠 셈이냐!”


자신 있게 기백을 내세우긴 했지만, 어렴풋이나마 느껴졌다.

백연의 움직임이 명문 정파의 제자를 표방하는 자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걸.


‘한 치, 겨우 한 치다. 왜 닿질 않는 거냐!’ 


수십 합을 주고받았음에도 닿기는커녕, 휘두를 때마다 힘의 중심점을 찔렸다,

대부의 궤도와 속도는 터무니없이 줄어들었고, 힘의 낭비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병기를 사용하는 자가 일부러 흐름을 놓아준다는 것은 더욱 말이 되지 않았다.


검 또한 부러져도 몇 번은 부러졌어야 정상.

검집을 청강(靑綱)으로 만든 것도 아니고, 흠집조차 나지 않는 게 말이 되는가.

생각을 마친 사웅은 백연의 검에 태극의 묘리가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이노옴! 무당파의 제자구나! 오냐, 그 잔재주가 언제까지 통하는지 보자꾸나.” 


힘을 역이용한다면, 애초에 받아낼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파도로 밀어내면 될 일. 

사웅은 일부러 빈틈을 내보이고, 백연은 가볍게 미소 지으며 그 안으로 파고들었다.


사웅의 대부가 풍차 돌아가듯, 빠르게 몸을 회전시켜 백연의 신형을 양단(兩斷) 했다.

드디어 대부의 끝자락에 베이는 감각이 느껴졌다. 

닿는 순간 미묘하게 무게가 달라졌다.

결단코 두 동강 나있을 거라 확신했다. 


“무당파는 무슨, 오늘 아침에 만든 검일세.”


상기된 사웅의 얼굴 위로, 백연의 그림자가 떨어졌다.

백연은 도끼날 위에 올라타 검집째 휘둘렀다.


─쿵!


사웅은 갈비뼈가 모조리 박살난 채 경기장 벽면에 처박히는 꼴이 되고 말았다. 


"......"

"......"


우승 후보 중 하나인 사웅이 들것에 실려가고, 경기장에는 일순간 침묵이 맴돌았다. 

심판조차 당황해 잠시 머뭇거리다 마침내 비무의 결과를 큰 소리로 공표했다.


“스, 승자 백일겸!” 


드는 것조차 무거워 보이는 홍낭이 사걸개에게 쥐어졌다. 

그는 관중 속에서 물개박수를 치며 아이처럼 기뻐했다.


“저 정도면 치료비는 번 것 같고.”


반대편으로 몸을 돌려보니 웃지 않고는 못 배기는 장면이 펼쳐졌다.


'진짜 못 말리겠군.'


북해의 어린 투귀가 백연을 향해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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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산중 의인 - 4 +1 23.09.29 411 14 12쪽
22 산중 의인 - 3 +1 23.09.28 430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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