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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급 스킨으로 최강 네크로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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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멈몸
작품등록일 :
2023.05.13 22:38
최근연재일 :
2023.05.1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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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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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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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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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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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8. 대화좀 합시다

DUMMY

마경.


평범한 사람은 물론이고, 평생을 단련해 온 초인들조차 그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곳.


엘페니아 대륙의 4대 마경중 하나인 아일레이드 대수림의 근처에는 대수림의 개척과 관찰을 위해 세워진 전진기지가 몇 개 존재했다.


브란델 요새는 그 중 하나.


마경을 탐사하는 탐사대가 머무는 거점이자, 마경에서 튀어 나오는 위험존재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한 감시탑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여어 한스. 오늘 밥은 뭐냐?"

"해물비빔소스."

"...나가서 멧돼지라도 잡아올까?"


요새의 사람들은 오늘도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마경이 위험하다곤 해도, 어디까지나 내부의 이야기.


브란델 요새가 위치한 외각지역은 가끔가다 세력싸움에서 밀린 떨거지들이 떠밀려나올 뿐, 위험한 괴물들이 나오지는 않았다.


“저 숲 어딘가에 마왕이 봉인되어있다는데 진짜일까?”

“그런게 있었으면 진작 탐사대가 발견했겠지.”


그 때문에, 마경의 코앞에 있는 요새임에도 긴장감이 그렇게 크진 않았다. 물론 아예 늘어져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성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요새에 비하면, 평화 그 자체.


과대평가된 마경의 위험도 때문에 전력도 과투자 되어있어 할 일도 많지 않은, 소위 꿀무지였다.


요새 안쪽에 군인과 탐사대를 상대로 장사를 하러 온 민간인들도 잔뜩 있었으니 말 다했지.


“조만간 마탑에서 탐사대가 온다더라.”

“또 귀찮아지겠네.”


요새를 지키는 경비병, 한스와 훈스는 서로 잡담을 나누며 성벽을 순찰했다. 그들의 임무는 마경에서 튀어나오는 몬스터를 확인하는 것.


잡몹이 튀어나오면 죽이고, 좀 세보이는 녀석이 튀어나오면 상관에게 보고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그 새끼들은 여기에 뭐 쳐먹을게 있다고 맨날 온다냐.”

“허가 안받고 맘대로 뒤지고 다닐 수 있는데가 얼마 없잖··· 야, 잠깐만 저거 뭐냐?”

“뭐가?”


훈스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한스는 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쳐다봤다.


푸른 하늘에 무언가, 점 같은게 보였다.


‘새인가?’


처음에는 그냥 새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점이 보이는 거리가 너무 멀었다. 저 먼 거리를 날아다니는 새를 맨눈으로 볼 수 있을리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점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마치 이 쪽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점점 크기를 키워가는 미지의 점.


조금 불안해진 한스는 눈에 마력을 집중해 시야를 키웠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그의 눈에, 온 몸이 뼈다귀로 이루어진 괴물이 요새를 향해 날아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비상!!”


삐이이이-


한스는 근처의 망루로 달려가 비상벨을 울렸다. 저 괴물이 요새로 다가오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저 방향으로 계속해서 날아간다면 제국의 본토로 들어갈 것이 자명했다.


비상벨이 울리자, 요새 내부의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며 튀어나왔다. 정말, 오랜만에 울린 비상벨은 누군가가 잘못 누른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불러일으켰다.


"어떤 새끼야! 누가 비상벨 울렸어?!"

"뭐야, 뭔 일이여?"


그 때문에 대응이 약간 늦었다. 요새의 인원들이 사태를 파악하는 동안 뼈로 이루어진 괴물, 니드호그는 브란델 요새의 상공에 도달했다.


“씨, 씨발... 저게 뭐야.”


구오오오.


허공을 선회하며 요새를 향해 내려오는 본 드래곤.


인간에게, 아니 모든 생명체에게 본능적인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괴물이 요새의 정상에 내려앉았다.


쿠우우웅.


100m가 훌쩍 넘어가는 거체가 공기를 짓누르며 폭풍을 만들어냈다.


놈의 날카로운 발톱에 붙잡힌 요새의 윗부분이 무너져 내렸고, 순간적으로 대지가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스는 등에 매고 있던 활을 집으려 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압도적인 공포가 신경계를 짓눌러 그를 단순한 인형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사람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요새에 머물던 수많은 인간들이 본 드래곤의 초월적인 존재감에 짓눌려 꼼짝도 하지 못했다.


드래곤 피어.


- 하찮은 필멸자들이여, 죽음의 왕을 맞이하라.


그 순간 요새의 모든 인간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았다.



***



처음 만난 인간들과 무슨 이야기를 할까. 어떻게 접근해야 좋을까. 아니, 말이 통하긴 하려나? 게임속에서 NPC들과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있진 않았으니, 문제 없겠지? 그나저나 여기가 진짜 ‘던풍잎’이랑 똑같은 세계일까? 아니면 게임 시스템이 적용될 뿐인 전혀 다른 세계일까? 트롤이 있는 것 보면 전자일 확률이 높을텐데···.


머리가 아플 정도로 했던 고민들.


전부 쓸데없는 고민이었다.


- 하찮은 필멸자들이여 죽음의 왕을 맞이하라.


니드호그님 덕분에 쓸모가 없어졌거든.


“···야이 미친.”


깡!


나는 요새에 내려오자마자 선전포고를 해버린 이 미친 해골룡새끼의 머리를 후려쳤다. 아니 여기에 뭐가 있을 줄 알고 뭔 정신나간 짓이야?


‘시발. NPC들 중에는 레이드 보스를 초살하는 새끼도 있는데.’


저스펙 유저들도 스토리는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인지 NPC들 중에는 플레이어의 스펙을 뛰어넘는 괴물들도 존재했다.


최종스펙 유저 6명이서 다굴을 쳐야 간신히 잡아내는 보스마저 1대1로 상대하는 괴물들.


그 정도의 NPC가 여기에 있지 않을거라는 보장은 없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심장이 쫄깃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NPC랑 붙어본 적은 없단 말이야.


큰일나는 건 아니겠지?


- 무언가 잘못됐나?


“아니 왜 그딴 말을 하는건데?”


- 아 그렇군. 내 실수다. 미안하군 주인.


“응?”


구오오오.


니드호그의 심장에 거대한 에너지가 응축되기 시작했다.


드래곤 브레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그냥 언데드로 만들면 그만이거늘···.


“시발?”


아니 왜 사고방식이 거기로···.


“머, 멈춰!”


나는 더 따지고 들기 전에 일단 니드호그의 폭주를 멈췄다. 니드호그의 아가리에 기운이 모이던 것이 멈추었다.


니드호그는 이미 모아놓은 브레스를, 가래침을 뱉듯 한쪽에 뱉었다.


요새 옆의 평야에 떨어진 브레스 찌꺼기가 굉음을 내며 폭발했다. 요새랑 비슷한 크기의 빙하가 요새의 옆에 생겼다.


- 미안하다 주인. 내가 또 바보같은 짓을 했구나. 오랜만에 현계에 나왔더니 너무 신난 모양이다···.


침울해진 니드호그.


드디어 자기가 미친 년이라는 것을 깨달으신 모양이다.


- 브레스를 사용하면 이 벌레들의 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터···. 언데드로 만들어야되는데 시체를 손상시키면 안될 일이지.


아니 왜 생각이 그런 쪽으로 가는데. 평화 몰라? 평화?


나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뇌를 잃어버려서 그런지, 정신나간 생각밖에 하지 못하는 니드호그. 나는 이 녀석이 허튼 짓을 하지 못하도록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했다.


‘일단···. 정체를 숨겨야겠군.’


나는 인벤토리를 뒤져, 얼굴을 가릴만한 것을 찾아봤다. 치장용 캐시템들 중에 쓸만한 것들이 많았다.


‘이게 있었지?’


[데스나이트 헬멧]

[데스나이트 플레이트 아머]


예전에 컨셉용으로 사둔 캐시템이 보였다. 말 그대로 데스나이트랑 똑같은 외모를 가질 수 있게 만들어진 장비다.


치장용 캐시템 같은 것들은 원래 장비 위에 외형만 덧씌워지는 개념이기에, 스펙이 하락할 일은 없었다.


스킬 스킨과는 다르게 능력치가 붙어있거나 하지는 않았으니까.


“나쁘지 않군.”


완전히 데스나이트의 모습으로 변한 나.


나는 니드호그의 머리 위에 섰다.


그리고 아래를 내려다봤다.


아래에는 요새의 곳곳엔 사람으로 보이는 녀석들이 잔뜩 있었다. 오크나 고블린같은 그린스킨도 아니고, 귀뾰족 엘프들도 아닌 나와 같은 ‘인간’들이다.


운이 좋군.


‘왜 다들 엎드려있는거지?’


무서워서 벌벌 떨고있는 모양. 아무래도 일반인들인 것 같았다.


불행 중 다행이었다. 여기에 나를 뛰어넘는 초인이라도 있었으면 골치아팠을텐데.


“크흠.”


이세계의 원주민들과 평화적으로 접촉할 생각이었던 나는 무안함에 머리를 긁적였다. 일이 이렇게 되어버릴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일단 내려가자.’


조금 높은데에 있긴 했지만, 떨어져서 다칠 것 같지는 않았으니 한번 뛰어내려 보기로 했다.


“흐읍.”


기합을 넣고, 나는 니드호그의 머리 위에서 풀쩍 뛰어내렸다. 높은 민첩 스탯 덕분인지 흔들림 없이 바닥에 착지했다.


이게 되네.


스탯 보정을 받아서 그런지, 몸이 내가 원하는대로 움직여지는 기분이었다.


현실에선 계단에서 뛰어내리기만 해도 휘청였을텐데 저 높은 곳에서 정확하게 착지하다니, 슈퍼맨이라도 된 것 같다.


바닥에 내려온 나는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다가갔다. 세련된 가죽 갑옷을 입고 있는 여자였다.


생긴 것을 보니 동양인 보단 서양인에 가까워 보였다. 그렇다면 초반지역이려나?


동양풍 맵은 중반은 지나야 나오니까. 후반지역은 인간들이 아예 없고.


“저기....”


상황을 분석하며,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데스나이트 투구를 쓴 덕분에 쇠를 긁는 목소리가 나왔다. 원래의 내 목소리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상태.


목소리까지 감출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다.


“히, 히익···. 사, 살려, 살려주세요···.”


사실 안좋았다.


정체를 감출 수 있다는 점에선 플러스였지만, 평화적인 교류를 하는데에는 마이너스였다.


육중한 갑옷을 걸치고 괴물의 목소리를 내는 나를 보고 바닥에 엎어져있던 녀석이 발작을하며 몸을 떨었다.


바닥에 자빠진 채, 엉금엉금 기면서 나에게 멀어지는 여자. 나는 그녀와 대화를 하기 위해 일단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히, 히이익···!! 끄윽···.”

“이야기 좀··· 얼씨구.”


꼬르륵.


거품을 물고 기절했다. 심장마비로 죽은 건 아니겠지···?


나는 기절한 여자를 지나쳐 다른 녀석에게 향했다. 이번엔 남자였다. 남자니까 담력이 더 세지 않을까?


꼬륵.


‘···.’


다를게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 빨리 기절했다. 압도적인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정신줄을 놓아버린 그들.


그냥 어이가 없다.


‘무슨 핵이라도 쓰는 것 같네.’


적들이 나오자마자 한방에 죽어버리는, 그런 핵을 쓰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다른 희생양··· 아니, 대화상대를 찾아나섰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좀 평범한 가면같은 걸 쓰고 올걸···.’


조금 후회됐다.


본 드래곤의 머리 위에서 내려오는 개연성을 갖추기 위해 선택한 데스나이트 세트였지만, 사람들과 친목을 도모하기엔 아주 부적합했다.


“어이가 없네.”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내가 가까이 가자마자 정신줄을 놓고 기절해버리는 인간들. 나랑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만큼 용기가 있어보이는 녀석들이 누가 있을까···.


“머, 멈춰라!”

“응?”


나는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뒤를 돌아봤다.


뒤에는 은색의 갑주를 걸친 기사 하나가 서있었다. 그림으로 그린 것 같은 전형적인 여기사다.


그녀는 검을 뽑아들고 나를 향해 겨눴다. 그리고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멈춰라! 여, 여기는 에리누스 제국의 영역! 너 같은 괴물이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에리누스 제국···?”


그게 어딘데?


게임 속에 있던 지명은 아니었다. 어디 시골 도시라면 모를까, 나라 이름을 내가 모를 일은 없을터.


그렇다는 것은 여기가 던풍잎 세계관이랑 완전히 같은 곳은 아니라는 건가?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조금 더 정보가 필요하겠군.’


마침 정보원도 있었다.


나는 그녀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완전히 몸을 돌렸다. 나와 정면으로 마주 본 그녀의 몸이 움찔 떨렸다.


하지만 기절하거나 주저앉지는 않았다. 나름 강단이 있는 모양. 아마 이 요새에서 제일 용기있는 사람이 아닐까?


“저기, 이야기 좀 합시다.”

“나, 나는 황제 폐하의 명령에 따라 이 브란델 요새를 수호하는 은사자 기사단의 단장 아이라 화이트스필!”


우우웅.


그녀의 검에 은색의 기운이 감돈다.


‘어라 저건···.’


어디선가 많이 본 이펙트. 저건 분명히···.


"이 사악한 괴물! 감히 제국의 영토를 침범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월영참]


던전 & 메이플에서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직업 중 하나인 ‘검귀’가 사용하는 기본기.


여검사의 검 끝을 타고 월영참이 쏟아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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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 이세계 가이드 +1 23.05.16 243 11 13쪽
9 9. 아이라 화이트스필 23.05.16 253 13 11쪽
» 8. 대화좀 합시다 23.05.15 287 13 13쪽
7 7. 본 드래곤 +1 23.05.15 308 15 11쪽
6 6. 닉네임 변경 23.05.14 368 15 10쪽
5 5. 전설스킨 데스나이트 +2 23.05.14 394 13 11쪽
4 4. 지금부터 서로 죽여라 23.05.13 395 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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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프롤로그 +3 23.05.13 577 18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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