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로그
“자, 이제 대규모 업데이트까지 10분 남았습니다~.”
[던전 & 메이플]
소위 던풍잎이라 불리는, 20년간 이어 온 대한민국 가상현실 RPG 게임의 정점. 대한민국 최초의 가상현실 게임이자,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명맥을 유지하는 게임.
그 게임의 정점에 서있는 자들 중 하나인 나, 김대한은 방송을 켠 채 던풍잎의 업데이트를 기다리며 시청자들과 잡담을 하고 있었다.
- 이번에 신화 업데이트 기대된다.
- ㅋㅋ 하여튼간 좆망겜 이미 전설 셋팅 다해놨는데 신화를 쳐내내
- 돈에 미친 새끼들
- 근데 나올 때 되긴 했지 전설로 5년은 쳐해먹었는데 레이드도 더 나오는데 스펙업 해야지
- 어차피 확률 개창렬일게 뻔해서 너 같은 애들은 나오나마나 별 상관 없을듯
- ㄴㄱ
“자 진정들 하시고. 이제 슬슬 신화템 나올 때도 됐죠. 언제까지 레전템으로 레이드에서 몸비틀고 있어야 돼?
- 그것도 그렇긴 함 ㅋㅋ
- 솔직히 풀강해도 양학 안되는거 좀 좆같긴 함 ㅋㅋ
"그리고 신규 레이드도 엄청 나오고 이것저것 개편도 되니까 좀 참아주죠."
- 난못참아
- 신화템 안뜨면 넥센에 불지르러 감
[‘대하이햄’님께서 ‘10,000’원 후원!
- 형 총알 몇 개 준비해놓음?]
“아, 대하이햄님 1만원! 감사드리고요, 저야 뭐 일단 전재산 다 털어서 다이아 티켓 3만장 구해놨죠. 패치 끝나자마자 바로 신화템 합성 방송 갑니다.”
- ㄷㄷ 3만장
- 저게 다 얼마야
- 다이아 티켓 하나에 5만원쯤 하니까, 3만장이면 15억 ㅋㅋㅋ
- 이거 미친놈이네.
“어차피 남은 건 다시 팔면 되니까 상관없어요.”
- 네크로맨서 신화템은 좋대요??
“일단 테섭에 뜬 거 봤는데 확실히 그래픽부터 다르던데요? 전설도 이쁘긴 한데 신화는 이펙트부터가 키야···. 어지간한 스킨보다 간지날 걸?"
[1분 뒤 업데이트가 진행됩니다.]
시청자들과 잡담을 나누다보니, 어느 덧 업데이트 시간이 다가왔다. 눈 앞에 떠오르는 반투명한 시스템 창. 나는 천천히 눈을 감고 카운트 다운을 기다렸다.
“일단 클라 꺼질 때까지 기다리고 업데이트 동안 테섭 내용 리뷰 좀 할게요. 네크로맨서 위주로.”
[10초 뒤 업데이트가 진행됩니다.]
[9초]
[8초]
.
.
.
점점 줄어드는 시간. 정기점검 때마다 보던 창이라 그런지 아주 익숙했다.
이제 저게 1초까지 줄어들면 자동으로 연결이 끊어지면서 튕겨져 나가겠지.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패치 때마다 마지막을 지켜왔던 나였기에 오늘도 자동으로 로그아웃이 되기를 기다렸다.
[3초]
[2초]
[1초]
[클라이언트가 종료됩니다.]
“자, 그럼 이제 테섭에 나온 내용 리뷰를 시작···. 응?”
나는 감았던 눈을 떴다.
“뭐야.”
분명 업데이트가 시작되고 클라이언트가 종료되었을텐데,
나는 아직 게임 속에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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