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전설급 스킨으로 최강 네크로맨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뭄멈몸
작품등록일 :
2023.05.13 22:38
최근연재일 :
2023.05.19 16:38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4,821
추천수 :
191
글자수 :
82,571

작성
23.05.13 23:19
조회
528
추천
15
글자
11쪽

2. 게임캐릭터로 빙의당했다

DUMMY

“뭐지.”


나는 눈을 비비고 주위를 둘러봤다. 분명 업데이트가 시작되면서 바탕화면으로 튕겨져 나가야 정상인데, 여기는 누가봐도 게임 속이었다.


“게다가··· 방이 왜 이래?”


나는 멍청한 표정으로 계속 두리번 거렸다.


일단 게임 속에 있는 것은 확실한데, 뭔가 조금 이상했다. 화려한 길드 하우스의 방은 어디로 사라지고 어두컴컴하고 낡은 방에 나 홀로 앉아있었으니까.


“버근가?”


마치 방치된 채 수백 년은 지난 것 같은 모습. 나는 운영자 놈들이 개꿀잼몰카라도 하나 싶어서 일단 시청자들한테 말을 걸었다.


“일단 지금 버그 터진 것 같은데··· 아, 방송은 또 왜 꺼졌어.”


그 사이에 스트리밍도 끊겨있었다. 운좋게 너튜브 각이 나왔는데 방송이 꺼지다니, 이런 낭패가.


‘뭐야, 왜 안 나가지지?’


방송프로그램을 키기 위해 바탕화면으로 나가려 했는데 나가지질 않았다.


게임에 버그가 터진 건 그렇다 쳐도 스트리밍이 끊기고 창전환까지 되지 않는다니 뭔가 이상한데.


‘렉 먹었나?’


캡슐에 렉이라도 먹었나 하고 나는 강제 종료 창을 띄웠다. 하지만,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강종도 되질 않았다.


‘아니 뭔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강제 종료는 별도의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아무리 캡슐에 오류가 났다고 해도 강제 종료 창이 먹통이 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


하지만 절대라는 것은 없는 법. 뭔가 좆된 것 같았다.


‘테섭 리뷰해야되는데···.’


나는 짜증을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테섭 리뷰야 말로 던풍잎 방송인들의 너튜브 단골 소재인데, 이걸 이렇게 날려먹다니 화가났다.


나는 기왕 버그가 터진 김에 업데이트 하는 동안의 던풍잎 세계는 어떻게 되어있는지 구경이나 해보기로 했다. 길드 하우스가 갑자기 이상해진 것을 보면 바깥 쪽도 변해있을 것 같았다..


우두두둑.


“억! 뭐, 뭐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와 동시에 온 몸에서 느껴지는 뻐근함.


뼈가 작살나는 듯한 우두둑 소리와 함께, 나는 잠깐 몸을 휘청였다.


‘아니 가상현실인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고작 게임에 불과한 가상현실에 고통따윈 없었다. 끽해봤자 가벼운 터치 수준의 촉감만이 있을 뿐이지.


하지만 방금 전 고통은 그 촉감의 범위를 넘어 서 있었다. 수백 년동안 가만히 굳어있다가 움직인 것만 같은 수준의 느낌. 나는 뭔가 이상해도 제대로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무슨 몸이···.’


뿌드득.


자리에서 일어나 팔다리를 휘둘러보고 고개를 움직였다. 가상현실에서 움직이는 느낌이 아니라, 현실의 몸을 움직이는 듯한 감각이 들었다.


버그 때문에 캡슐과의 싱크로가 풀리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 애초에 이런 기술력 자체강 없을텐데.


‘그래픽도 말이 안돼.’


나는 내가 앉아있던 옥좌를 내려다봤다. 먼지가 가득 쌓여있는 웅장한 옥좌. 평소에 보던 던풍잎의 그래픽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외국 AAA급 가상현실 게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퀄리티. 이쯤 되니, 슬슬 현실부정을 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마지막으로···.’


나는 손가락으로 쌓여있는 먼지를 한번 훑어봤다. 손가락을 따라 먼지가 주욱 쓸려나가며 손가락이 먼지투성이가 됐다.


이걸로 확실해졌다.


먼지 알갱이 하나하나 구현하는 건 현시대 가상현실 기술로는 불가능한 일.


여기는 ‘가상현실’ 속이 아니다.



***



좆됐군···.


나는 자리에 앉아 멍하니 허공을 쳐다봤다.


여기가 가상현실 게임 속이 아니라는 것은 인정한지 오래였다. 이렇게 생동감 넘치는 가상현실이 있다면 현실은 진작 망했을 테니까.


근데 그건 그렇다치고, 내가 왜 여기에 끌려 온 거지?


내 죄라고는 그냥 신화템 뽑을 생각에 신나서, 업데이트 시작 할 때까지 죽치고 앉아 있었던 죄밖에 없는데 그게 뭐 그렇게 큰 죄라고 나를 이런 이상한 공간에 가둔단 말인가.


애초에 오늘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맨날 패치할 때마다 자동 로그아웃을 기다리는 것은 내 일상이었으니까···.


“아잇, 싯팔!”


나는 궁상맞게 궁시렁대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끌려온 거 가만히 앉아 있는 것보단 움직이는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일단 던풍잎 세계랑 비슷한 것 같긴 한데···.’


주변 공간은 뭔가 많이 낡고 훼손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내가 있던 길드하우스와 비슷했다. 앉아있던 옥좌도 그렇고 넓이도 그렇고.


‘설마···.’


나는 가구에 붙은 먼지를 털어내다가 문득 좋은 생각이 났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한번 외쳐봤다.


“인벤토리!”


띠링.


익숙한 효과음과 함께 익숙한 창이 떠오른다. 진짜로 인벤토리가 열린 것이다.


“하, 참나.”


나는 지금 꿈이라도 꾸고 있나 하고 생각했다. 게임 속 능력을 가지고 이세계로 떨어지다니, 대체 언제적 클리셰···.


‘잠깐만. 설마···.’


나는 다른 기능도 시험해보려다가 몸을 흠칫 떨었다. 나는 허겁지겁 인벤토리를 뒤져 거울 대용으로 쓸만한 것을 찾아냈다.


“휴우···.”


나는 내 외형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거울에 비친 것은 생기발랄한 붉은 트윈테일의 꼬맹이 미소녀가 아닌, 평범하게 잘생긴 한국인 남자의 얼굴.


게임 속 능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게임 캐릭터의 외모를 가지고 오지는 않은 모양이다.


‘분홍머리 암컷 꼬맹이가 됐다고 생각하면···. 끔찍하구만.’


게임은 여캐로 하는 주의지만, 그렇다고 여자가 되고 싶진 않다.


나는 묘한 곳에서 안도를 하며 다시 내 몸에 적용된 시스템을 하나하나 확인해봤다.


‘일단 당연히 로그아웃이나 커뮤니티 기능은 막혀있고···.’


외부와 소통을 해야되는 기능은 전부 봉인.


하지만 그 외의 기능들, 인벤토리나 스킬, 스테이터스 등은 전부 게임과 똑같았다.


<이름 : 지나가던븜미쟝>


[길드] : 븜미시대


[레벨] : 300


[클래스] : 네크로맨서


[스테이터스]

HP: 12,405,390

MP: 557,212,600

힘: 51941 민첩: 52244 지능: 157875 정신력: 98550 운: 52014


스테이터스도 변한 건 없구만.


스테이터스가 그대로라는 것은 걸치고 있는 아이템의 효과도 제대로 적용된다는 것. 생각보다 상황이 괜찮았다.


원래 이런 상황이 닥치면 레벨이나 아이템 같은게 날라가버리는게 클리셰인데 말이야. 의외로 전부 멀쩡하다.


‘스킬도 쓸 수 있으려나?’


어느새 불안감이나 짜증은 사라졌다. 그 대신, 이 신비한 현상에 대한 호기심이 그 사이를 채웠다.


나는 혹시 스킬 같은 것도 써지는지 한번 확인해보기로 했다. 근데 이거 표기만 되고 적용은 안되는 그런 좆같은 상황은 아니겠지?


‘어디보자.’


[좀비 소환]


수십 만번은 더 사용했던 커맨드를 입력해 네크로맨서의 기본 스킬 중 하나, 좀비 소환을 발동했다. 익숙한 이펙트와 함께 땅에서 사람의 형체가 튀어나왔다.


“갸아아?”

“오오오···!”


나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튀어나온 좀비를 쳐다봤다. 끝부분이 붉게 물든, 하늘색 머리카락을 양갈래로 늘어뜨린 소녀. 맨살이 드러난 복장을 입고 있는 이 소녀는 내가 던풍잎에서 소환하는 ‘좀비’의 모습과 완전히 똑같은 외형을 가지고 있었다.


“이, 이게 되네?”


혹시나 했는데 진짜로 좀비가 소환되었다. 거기에 내가 원래 착용하고 있던 스킨까지 제대로 되어있는 모습.


나는 나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좀비를 보고 침을 꿀꺽 삼켰다.


‘스킨까지 제대로 적용 될 줄이야···.’


[던전 & 메이플]은 20년 동안 고인 게임 답게, 각종 스펙업 수단이 마련되어있었다.


처음 출시했을 땐 스테이터스와 아이템, 이 두 개가 유이한 스펙업 수단이었으나, 점점 업데이트가 쌓여가고 신규 보스와 지역, 신규 캐릭터 등이 출시되면서 각종 스펙업 수단이 증식한 것이다.


뭔 보석이니, 잠재능력이니, 보옥이니, 휘장이니 하는 요상한 것들도 잔뜩 있었지만 그 중 던풍잎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스킨’이었다.


처음에 출시 됐을 땐, 모두가 단순한 치장용 아이템인 줄 알았었지만 붙어있는 효과를 보고 커뮤니티가 뒤집어 엎어졌던 기억이 있다.


‘그땐 진짜 게임 망하는 줄 알았는데.’


좆망겜이니, 돈에 미쳤니 어쩌니 했지만 결국 그 이후로도 잘나갔다.


생각보다 스킨이라는 시스템이 괜찮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나같은 개돼지의 입장에서만 그렇게 느끼긴 했지만, 세상은 넓고 개돼지는 많았다.


[스킨 : 아이돌 좀비(Legendary)]


<고유효과>

- 소환된 ‘좀비’가 ‘stage on’을 사용합니다.

- 소환된 ‘좀비’가 ‘음파 공격’을 사용합니다.

- 소환된 ‘좀비’가 ‘칼군무’를 사용합니다.


<추가효과>


- 소환된 ‘좀비’의 데미지가 ‘250%’ 증가합니다.

- 소환된 ‘좀비’의 체력이 ‘250%’ 증가합니다.

- 소환된 ‘좀비’의 방어력이 ‘250%’ 증가합니다.

- 소환된 ‘좀비’의 공격속도가 ‘120%’ 증가합니다.]


보시다 싶이, 스킨이 있고 없고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차이다. 단순히 추가 능력치 뿐만 아니라 고유 효과를 추가하는 성능 때문에 어떤 스킨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빌드가 갈리기도 했다.


‘그래서 신화 스킨을 뽑으려고 15억을 태웠는데···.’


갑자기 게임 속으로 끌려와버릴 줄이야. 내 15억···.


“갸아아···!”


다시 우울모드로 들어가 있는데, 소환된 좀비가 나에게 다가와 얼굴을 들이밀었다. 커다란 눈망울을 깜빡이며 나를 쳐다보는 그녀. 나는 게임 속에서보다 몇배는 더 그래픽 업그레이드가 된 현실 아이돌 좀비와 눈이 마주치고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


“어우 깜짝이야.”

“갸아아~.”

“그래, 임마. 너 많이 이뻐졌다?”

“갸아아!”

“말 알아들을 수 있나?”

“갸아!”


고개를 끄덕이는 좀비. 놀랍게도 말을 알아들을 수 있나보다. 뇌까지 썪은 건 아닌 건가?


“저기 가서 놀고 있어라.”

“갸아아~.”


나는 좀비를 다른데로 보냈다. 외형은 조금, 아니 많이 귀여웠지만 아무래도 좀비다 보니 가까이 있으면 좀 퀴퀴한 냄새가 났다.


어차피 일반 좀비의 지속시간은 15초 정도. 금방 사라질 녀석이니 그 동안 세상 구경이나 많이 하라고 냅뒀다.


‘좀비 소환이 된다는 건···. 아마 이 스킬 창에 있는 스킬은 전부 쓸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지.’


나는 다시 사색을 시작했다.


‘다른 스킬들도 한번 써볼까?’


다른 스킬들도 한번씩 써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건물 안에서 마구 소환하기엔 조금 마음에 걸렸다.


일단 밖으로 나가야겠어.


“갸아아~.”


나는 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뒤에서 좀비가 우다다 달려와 내 뒤에 따라붙었다.


“응? 뭐야, 너 아직 소멸 안했냐?”

“갸아?”


나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분명 일반 좀비의 지속시간은 15초. 분명 15초는 지나고도 남았을텐데 어찌된 일인지 좀비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나를 쫄래쫄래 따라왔다.


‘뭐지?’


나는 똘망똘망한 좀비의 푸른 눈을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이거, 내 생각보다는 훨씬 더 좋은 상황인 것 같은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설급 스킨으로 최강 네크로맨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16. 모험가 길드 23.05.19 140 6 13쪽
15 15. 뒷수습 23.05.19 141 7 10쪽
14 14. 제압 23.05.18 157 8 14쪽
13 13. 던전 도시 베덴헬 23.05.18 175 9 13쪽
12 12. 띠꺼운 녀석 23.05.17 198 12 15쪽
11 11. 밖으로 23.05.17 211 8 13쪽
10 10. 이세계 가이드 +1 23.05.16 243 11 13쪽
9 9. 아이라 화이트스필 23.05.16 253 13 11쪽
8 8. 대화좀 합시다 23.05.15 286 13 13쪽
7 7. 본 드래곤 +1 23.05.15 308 15 11쪽
6 6. 닉네임 변경 23.05.14 368 15 10쪽
5 5. 전설스킨 데스나이트 +2 23.05.14 394 13 11쪽
4 4. 지금부터 서로 죽여라 23.05.13 395 14 10쪽
3 3. 좀비와 스켈레톤 23.05.13 447 14 12쪽
» 2. 게임캐릭터로 빙의당했다 +1 23.05.13 529 15 11쪽
1 1. 프롤로그 +3 23.05.13 577 18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