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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봄바람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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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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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복마와의 혈투 (4)

DUMMY

투덜이가 오장에게 야단맞고 우두커니 서 있는 동안에 소이는 다시 기운을 차렸다. 벽력신개로 인해 오해받아 억울했지만, 급히 투덜이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투덜이는 여전히 마음을 풀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이 체력이 바닥이 나서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고 있는 걸 본 오장이 투덜이에게 말했다.


“뭐 하는 거야? 사람들이 제대로 걷지 못하니 그들을 부축하거라.”


투덜이가 마을 사람들을 부축하며 검둥이에게 속삭였다.


“소이 성격이 변한 것 같지 않아? 전엔 순둥이였는데 말이야. 지금은 꼭 마귀 같잖아.”

“너라면 괴물에게 붙잡혀 죽게 되었는데도 동료가 도우러 오지 않는다면 화나지 않겠어? 지금은 조용히 입 다무는 게 좋아.”

“그래도 그렇지. 우리가 선임인데 어딜···.”

“요새 애들이 다 그렇지. 세상이 바뀌고 있는 거야.”


소칠이 횃불을 들고 앞장서고 오장과 투덜이, 그리고 소이가 각기 한 명씩 업고 동굴 입구로 향했다.


내려올 때와 달리 경사진 오르막길이라 힘들게 올라가야만 했다.


특히 단층 진 곳까지 오자 소이가 업고 있던 사람을 내려놓고 위로 튀어 올라가서는 한 사람씩 받아 끌어 올려줘서 위기를 면했다. 검둥이가 투덜이에게 속삭였다.


“우리 중에 소이가 힘이 제일 강한데 네가 소이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그래봤자 군대는 계급이지.”


투덜이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소이가 싸우자고 한다면 이길 자신이 없다. 그는 어느새 소이가 두렵게 느껴졌다.


그들이 동굴 입구까지 왔을 때는 소이를 뺀 나머지 사람들은 기진맥진하고 말았다. 절벽 위에서는 병장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소리를 들은 벽력신개가 말했다.


[어라? 동굴 위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리네. 가만있자···. 그중 하나는 혈복마의 소리가 분명해. 갑갑해서 미치겠네. 뭐하냐? 빨리 올라가서 혈복마를 잡자. 응?]


“아직도 제게 붙어 있었어요? 당장 나가지 못해요?”


검둥이와 마지막 대화 이후 소이가 두려워진 투덜이는 깜짝 놀랐다. 그는 최대한 부드럽게 말하려고 노력했다.


“무슨 소리를 그렇게 하는 거냐? 대책 없이 나가면 절벽에서 떨어져 죽어. 소이야, 당장이라도 올라가고 싶겠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라. 오장님이 밧줄을 점검하고 있으니 곧 나갈 수 있을 거야.”

“선임님에게 한 말이 아니에요.”

“알았어. 알겠다고. 화내지만 마.”


오장이 절벽 위에 묶여 있는 밧줄을 잡아당기면서 말했다.


“위에는 혈복마가 있어서 여기보다 더 위험해. 그나저나 혈복마가 엄청나게 강하니 지금 싸우는 두 사람이 제대로 버틸지 모르겠어.”


소칠은 곽극달이 병사를 이끌고 올 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오장을 안심시켰다.


“남자는 잘 모르겠지만 낭자는 뭔가 생각이 있을 거예요. 걱정하지 마시고 사람들을 안전하게 올리는 일에 집중합시다.”


오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동굴 아래로 보려고 하자 소칠이가 오장에게 말했다.


“오장님, 위만 보고 올라가세요. 투덜씨도 같이 올라가셔야 할 것 같아요. 오장님이 밧줄을 당기지 못할 수도 있어요.”


소칠이 오장의 고소공포증을 걱정하는 말을 듣자 그는 정신을 차렸다. 오장이 위만 보면서 밧줄을 타고 올라가자 투덜이도 그의 뒤를 따라 올라갔다. 그리고 조금 후 신호가 오자 마을 사람을 한 명 허리에 밧줄을 묶고는 밧줄을 잡아당겼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밧줄이 다시 내려오지 않았다.


소이는 밧줄이 왜 내려오지 않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밧줄을 묶은 위치에서 밧줄을 내리면 동굴로 내려오지 않고 왼쪽 측면으로 내려온다. 어두워서 보이지 않을 뿐이다.


“제가 밧줄을 가지고 올게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소이가 절벽을 타고 옆으로 가자 밧줄이 내려와 있었다. 벽력신개가 신이 났는지 떠들었다.


[이크! 무섭지? 넌 고소공포증이 있을 거야! 겁나서 죽겠지? 살짝 손에 힘을 풀어 줄을 놔 버려. 이참에 새로운 삶을 시작해 보자.]


소이는 그의 말을 무시하고 다시 동굴 입구로 돌아왔다. 그에게 밧줄을 받은 검둥이가 말했다.


“자. 두 번째 사람을 올리자.”


이윽고 마을 사람을 모두 올리고 나서 마지막으로 소칠과 소이도 밧줄을 타고 올라갔다.


절벽 위에 올라가 보니, 수십 명의 병사가 겁에 질린 채로 창을 겨누고는 어쩔 줄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다만, 세 사람이 박쥐와 싸우고 있었다.


발밑에 두 명의 병사 시체를 밟고 서 있는 혈복마는 한서영, 조자호와 곽극달을 상대하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여유 있게 휘파람을 불면서 사슬낫을 동으로 던지고 서에서 받았다. 그리고 동으로 날고 서쪽으로 날아다니고 있어서 그를 상대하는 자들은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피에 흠뻑 젖은 서영은 힘겨운지 숨소리가 거칠었고, 자호는 그녀를 보호하며 혈복마의 틈을 노렸다.


곽극달은 피범벅이 된 채로 헐떡이다가 결국 무릎을 땅에 꿇었다. 그는 혈복마의 낫이 목으로 날아오는 것을 보면서도 꼼짝하지 못하고 저주하는 욕설을 내뱉었다.


핑-.

챙-.


그때 소이가 던진 돌멩이가 막 곽극달의 목을 베려던 사슬낫을 쳐냈다.


혈복마는 소이의 솜씨임을 알아채고 그를 죽이지 않았던 걸 후회하며 이번엔 서영이 있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오장이 주위를 둘러보니 병사들이 언제 도착했는지 모르지만, 수십 명의 사람이 동원되고도 혈복마 하나 잡지 못하는 광경에 경악했다.


오장은 자기가 전혀 도움을 줄 수 있는 싸움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서영이 여전히 빈손이란 걸 본 그가 자기가 지닌 검을 그녀에게 던지며 외쳤다.


“낭자, 검을 받으시오.”


서영은 즉시 몸을 날려 검을 받고는 상산십팔검 초식인 쾌검칩엽으로 맞섰다. 쾌검침엽의 수법은 빠른 쾌검으로 바늘구멍도 칼끝으로 찌를 수 있는 정교한 검법이다.


서영이 날아오는 사슬낫을 매번 검으로 받아치자 혈복마는 미치고 환장했다.


이때 벽력신개가 신난 듯 말했다.


[네가 활약할 시간이 왔다. 휙! 탁! 알지? 얼른 저놈을 잡아.]


그 말을 들은 소이는 급히 주변에서 쓸만한 돌멩이를 몇 개를 주머니에 넣고는 앞으로 달려가면서 혈복마를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


씽-.


서영을 상대하던 혈복마는 즉시 암기로 소이가 던진 돌멩이를 쳐 냈다. 그 바람에 생긴 빈틈을 본 서영은 꽤 무거워 보이는 돌덩이를 발로 찼다.


커다란 돌이 혈복마에게 날아오자 혈복마는 품속에서 암기를 꺼내려다가 지긋지긋하다는 듯이 소리쳤다.


“이크. 또···.”


소이의 작은 돌멩이야 암기로 막을 수 있었지만, 서영이 날린 돌은 암기로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그의 몸이 기이한 자태로 틀어 돌을 피하자 꽝 하는 굉음과 함께 먼지가 피어올랐다.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혈복마는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순간 자호의 창이 그가 섰던 자리에 꽂혔다.


“헉. 죽을 뻔했구나.”


혈복마는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올랐으나 날개의 구멍이 뚫려 있어서인지 자유롭지 못하게 비행하며 십 장이나 뒤로 후퇴해야만 했다. 그러자 그는 절벽 끝까지 밀려나서 순간 헛디뎌 떨어질 뻔했다. 그는 진땀을 소매를 닦았다.


덕분에 위기를 넘긴 곽극달이 큰 칼을 땅에 짚으면서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한편, 소칠은 혈복마가 공중에서 어떻게 날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었다. 처음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혈복마의 움직이는 길이 일정한 걸 알았기 때문이다. 마침내 허공에 가로 세로로 연결된 가느다란 철잠사가 보였다.


‘그럼 그렇지. 사람이 새도 아닌데 하늘을 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겠어? 지금 보니 미리 쳐둔 철잠사를 이용해 허공을 오가고 있었어.’


혈복마가 공중에서 움직이는 원리를 파악한 소칠은 병사들 앞으로 가서 큰 소리로 말했다.


“우리 쪽이 혈복마보다 수도 많고 무공도 더 강합니다. 다만 저자는 하늘을 날기 때문에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있을 뿐이죠. 하지만 혈복마는 하늘에서 움직이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병사들이 소칠에게 반문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요? 우리 병사들이 이미 일곱 명이 죽었소. 저런 괴물에게 어떻게 싸우라는 거요?”


소칠은 그들을 달래며 설득했다.


“제가 그 약점을 정확히 알고 있으니, 여러분이 혈복마를 잡는 공을 세울 수 있어요. 모두 활을 들어 제가 가리키는 곳으로 일제히 겨누세요. 제가 쏘라고 하면 모두가 동시에 활을 쏘세요.”


모두가 미심쩍어하자 소칠은 다시 한번 강조해서 말했다.


“신호하면 동시에 활을 쏴야만 합니다. 한마음으로 힘을 모으면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병사들은 무공도 모르는 서생이 그들을 지휘하겠다는 말에 코웃음을 쳤다.


이들이 옥신각신하는 소리를 들은 혈복마가 비웃듯이 다시 하늘로 올라갔다. 소칠은 병사들이 비웃든 말든 개의치 않고 외쳤다.


“발사!”


그러나 서너 군사만 화살을 쏘았다. 화살들이 혈복마에게 날아갔다. 혈복마는 뒤로 10장을 물러나자 화살은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 버렸다. 소칠은 생각했다.


‘박쥐가 지금 있는 곳과 다음 날아갈 곳을 나눠 동시에 쏴야 해.’


소칠은 병사들의 대오 가운데 서서 다시 소리쳤다.


“용감한 병사들! 이번엔 모두가 같이 쏘세요. 다음번엔 제 왼편에 있는 병사들은 혈복마를 겨냥하고 오른편에 있는 병사들은 그의 십 장 왼편을 겨냥하여 동시에 쏘십시오.”


병사 대부분이 소칠을 비웃자 한 병사가 답답하다는 듯이 소리쳤다.


“조금 전에 저 괴물이 피하는 것 봤어? 아까도 이 사람이 말하는 대로 우리가 모두 쏘았으면 저놈을 잡았을 거야. 이번에 꼭 같이 쏘라고! 알아들었어?”


소칠과 병사의 외치는 소리를 들은 혈복마가 얼굴이 창백해졌다.


“흥! 제법 똑똑한 녀석이로구나. 지금은 내가 날개가 성하지 못해 약점을 보였으니 다음을 기약해야 하겠다. 다음에 만나면 네 놈들을 하나씩 없애겠다.”


혈복마는 얼른 뒷걸음질 치더니 절벽 밑으로 떨어져 버렸다. 혈복마와 싸우던 네 명과 투덜이와 검둥이가 절벽 밑을 눈이 빠지라 찾아보았지만,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긴장이 풀린 그들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하고 가쁜 숨만 몰아쉬었다.


이때 병사들을 지휘하던 소칠은 주변에 나뭇가지들을 모아오게 하여 모닥불을 크게 피우도록 하였다.


지쳐서 숨을 헐떡이던 곽극달이 소칠에게 물었다.


“갑자기 웬 모닥불을 이렇게 많이 피우는 건가?”

“놈이 빛을 싫어하는 듯해서 불을 피우라 했어요.”


곽극달은 서생으로 보이는 자가 제법 총명하다고 생각해서 병사들에게 외쳤다.


“나는 잠시 쉴 터이니, 너희들은 서생의 말을 듣도록 해라.”


한편, 자호는 피에 흠뻑 젖은 서영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서영 누이, 피에 흠뻑 젖어 있어요. 많이 다친 듯하니 빨리 치료해야 해요.”


서영은 땅에 주저앉으며 말했다.


“내 피가 아니야. 저쪽에서 곧 죽을 사람처럼 헐떡이는 곽씨도 피를 뒤집어써서 저 꼴이 된 거고.”


그녀의 말에 자호는 안심이 되었다. 그러자 그녀가 말을 이었다.


“내공만 있었다면, 상산검 만엽비도로 잡을 수 있었는데···.”


자호는 서영이 처음 만엽비도를 펼쳤을 때의 광경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만약 그 초식이 펼쳐졌다면 병사들이 꽤 많이 다쳤을지도 모른다.


“누이, 실망하지 말아요. 다음에 만났을 때 잡으면 돼요.”

“그래. 그땐 놓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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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혈복마와의 혈투 (2) 24.05.15 7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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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산채를 벗어나다 (1) 24.05.13 102 0 12쪽
12 제갈세가의 공자 (2) 24.05.12 106 1 14쪽
11 제갈세가의 공자 (1) 24.05.12 118 1 13쪽
10 상산파의 무공 (3) 24.05.11 124 2 14쪽
9 상산파의 무공 (2) 24.05.11 124 1 12쪽
8 상산파의 무공 (1) 24.05.10 160 1 12쪽
7 새벽의 도주 (7) 24.05.10 138 1 14쪽
6 새벽의 도주 (5) 24.05.09 163 1 12쪽
5 새벽의 도주 (4) 24.05.09 180 1 12쪽
4 새벽의 도주 (3) 24.05.08 213 1 13쪽
3 새벽의 도주 (2) 24.05.08 296 1 14쪽
2 새벽의 도주 (1) 24.05.08 52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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