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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영(靑英)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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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봄바람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최근연재일 :
2024.09.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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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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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복마와의 혈투 (2)

DUMMY

갑자기 암기가 날아오는 걸 느낀 후 암기를 튕기는 사이에 자신을 노리는 자가 좀 더 자기에게 다가왔다는 것이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소이는 눈도 깜빡하지 않고 앞을 노려보면서 입을 열고 침착하게 말했다.


“대체 누구냐? 왜 나를 죽이려 하는 거냐?”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크진 않지만 음산하고 굵은 저음 음성이 동굴 속에서 메아리치며 들려왔다.


“어린 놈이 겁이 없고 몸짓이 빠른 걸 보니 제법이구나.”


그 말과 동시에 또 다른 암기가 날아들어 왔다. 소이는 횃불을 동굴 가운데로 던지면서 몸을 땅으로 던져서 간신히 암기를 피했다. 횃불이 꺼지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잘했어! 이제부턴 안 도와 줘도 되겠네.]


“언제 도와줬다고 그래요?”


소이는 벽력신개에게 성내며 몸을 굴리면서 불빛을 따라 동굴을 살펴보자 동굴 천정에 괴인이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그는 전신이 검은 천으로 감싸져 있고 검은 복면을 하고 있어서 두 눈과 뾰족한 귀만 보였다. 어두운 동굴 속에서 동굴의 천정에 거꾸로 매달려 있었으니, 지금까지 그자를 볼 수가 없었던 거다.


소이는 그의 모습에 놀라고 있는데 벽력신개가 소리쳤다.


[휙! 탁!]


소이는 빠른 속도로 손에 든 돌멩이를 있는 힘껏 괴인에게 던졌다. 그러나 그자의 손짓을 한 번으로 돌멩이가 퉁겨졌다. 그가 팔을 휘두를 때 소이의 눈에는 박쥐의 날갯짓으로 보였다.


“뭐, 뭐야? 박쥔가?”


소이가 소리를 버럭 지르며 땅바닥을 몇 차례 뒹굴더니 벌떡 일어나자 박쥐가 말했다.


“하는 짓이 꽤 귀여운 꼬마로구나! 본인은 혈복성(血蝠聖)이다. 꼬마의 생혈은 매우 신선하면서도 맛이 있지. 그러나 내가 지금 배가 부르니 잡아 뒀다가 나중에 마셔 주마.”


박쥐의 말에 벽력신개가 비웃었다.


[지랄하고 있네. 새도 동물도 못 되는 주제에 혈복성이라니? 혈복(血蝠)이겠지.]


벽력신개의 말을 들은 소이가 외쳤다.


“사람이 음식이냐? 이 박쥐 새끼야!”

“기절 안 하는 걸 보니 꽤 담력이 있구나.”


말과 동시에 혈복마가 날아올랐다. 두 날개를 크게 펼치고 천천히 소이를 향해 활강하며 내려왔다.


[휙! 탁! 세 번!]


소이는 손에 쥔 돌멩이 세 개를 머리와 심장, 복부를 향해 던졌다. 그러나 세 개의 돌은 무언가를 맞고 튕겨 버렸다. 튕겨 나온 돌멩이 하나가 도로 소이에 날아왔다. 그는 미처 피하지도 못하고 훈혈(暈血)에 맞았다. 벽력신개가 비명을 지르며 소이를 욕했다.


[으악! 이 멍청한 녀석! 하필이면 기절시키는 훈혈에 맞다니···. $E#U @#$^.]


소이는 벽력신개의 욕설과 함께 의식이 사라졌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다. 정신이 돌아와 보니 그는 캄캄한 동굴 속에 누워있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눈알만 굴려 주변을 둘러보니 몇몇 사람들이 그의 둘레에 모여 앉아서 그를 지켜 보고 있다.


소이는 말을 하려고 했지만, 입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한 사람이 그의 혈을 여기저기 눌러 보았으나 아무런 효과도 없자 그가 중얼거렸다.


“불쌍하게도 이 아이는 혈을 찍혀 꼼짝도 못 하는구나.”


옆에 앉은 다른 한 사람이 말했다.


“이상하네. 정신은 돌아온 것 같은데 전혀 움직이지 못하네. 좀 더 기다리면 우리처럼 상체는 움직일 수 있으려나?”


소이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서 눈을 감고 말았다. 그리고 벽력신개를 찾았다.


그러나 벽력신개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


그 후로도 자호는 몇 번이나 일을 보기 위해 자리를 떠야만 했다. 그 와중에 소칠이 제갈가문의 사람임을 알게 된 자호가 물었다.


“내 친구 중에 명주한이라는 사람을 아세요?”


소칠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호를 반겼다.


“당신이 명주한의 친구였군요. 그는 나 때문에 죽었어요.”

“곽극달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도 아세요?”

“알고 있어요. 하지만, 곽극달은 중요하지 않아요. 그의 배후인 단지회가 문제지.”


자호는 품속에서 감옥에서 찾은 쪽지를 소칠에게 내밀었다.


소칠은 쪽지를 읽어 보고는 말했다.


“우리 집에 나머지 증거가 있다고 쓰여 있군요. 조소협도 나와 함께 합비로 가 주시겠어요?”

“물론이죠. 내 친구의 복수를 해야만 하겠어요.”

“누구 짓인지는 짐작되는 사람이 있어요. 최씨 집안이 관여되었을 겁니다.”

“최씨?”

“그건 합비에 가면 저절로 알게 될 거요.”


절벽으로 향한 길은 점점 험악해졌고 중천에 떴던 태양은 점점 산 아래로 떨어져서 하늘은 황혼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서영과 소칠은 말없이 씩씩하게 앞으로 길을 헤쳐 나갔다. 서영은 가볍게 움직였으나 체력이 약한 소칠은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자호는 창려현이 아닌 산 위로 올라간다고 구시렁거렸으나 소칠이 힘들어할 때마다 그를 도와주며 두 사람을 따라갔다.


이윽고 바위들로 이루어져 나무가 없는 공터가 나타났다. 그곳에 몇 명의 사람들이 바위에 걸쳐 앉아 있는 게 보였다. 장소이의 일행인 오장과 그의 부하 군졸과 두 명의 사냥꾼이었다. 한서영 등 세 사람은 오장 일행과 서먹서먹하게 인사를 나눴다.


네 명의 병졸은 처음 만난 사람들이라 의심의 눈으로 쳐다보았으나 세 사람 모두 인상이 좋아 보이자 마음을 놓았다.


마침내 오장이 이곳에서 있었던 일들을 간략하게 말했다. 그의 말을 다 들은 후 서영이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동료분이 이 절벽 아래의 동굴로 내려갔는데 두 시진이 지났는데도 올라 오지 않는단 말이에요?”


서영의 질문에 오장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이상한 일입니다. 장소이는 눈치가 빠르고 임기응변이 좋은데도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으니 갑갑하기만 하네요.”

“동료가 소식이 없는데 왜 그를 뒤쫓아 가지 않았죠?”


오장이 탄식하며 말했다.


“내가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이해할 수 없군요.”


사실은 오장은 소이를 찾으려 절벽 아래로 내려가려고 몇 번이나 시도했었다. 그러나 그는 절벽 아래만 보면 현기증이 나서 감히 내려갈 수가 없었다. 반면에 다른 이들은 한결같이 겁을 먹고 절벽 아래로 내려가기를 거부했다.


서영은 날이 어두워지자 걱정이 되었다.


“아무래도 절벽 아래의 동굴에 혈복마가 있을 거야. 그를 잡으려면 동굴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날이 어두워지니 걱정이야.”


소칠은 주변을 둘러보며 대답했다.


“박쥐는 밤눈이 밝아 어두워지면 동굴에서 나온다고 하더군요. 어두워지고 있으니 모닥불 피우고 횃불을 밝힙시다. 어둠 속에서 그와 마주쳐서 좋을 일이 없겠어요.”

“그래. 제갈서생의 말대로 불을 먼저 피우고 저녁을 든든히 먹어 두는 것이 좋겠다.”


그들이 저녁을 먹고 있으려니, 산중이라 날은 순식간에 깜깜해졌다. 그런데 그때 오장은 주위를 경계하고 있다가 산밑에서 불빛들이 흔들거리는 것을 보았다.


“여보세요, 낭자. 누군가가 떼로 올라오고 있소.”


그 말에 자호를 비롯한 몇 사람이 흠칫 놀라 벌떡 일어나서 오장의 곁으로 다가갔다. 과연 저 멀리 불빛들이 산으로 기어 올라오고 있었다. 이를 본 자호가 놀라는 목소리로 말했다.


“서영 누이, 정말 누군가가 올라오고 있는데요?”


그러나 서영은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곽극달과 그 졸개들일 거야. 누가 그에게 연통을 넣었어. 살인범이 절벽에 있다고 했거든.”


자호는 그녀가 자기를 밀고했다고 생각하고 크게 실망했다.


“흥! 그랬군. 나를 풀어줬으니 잡아가게 하는 것도 누이의 뜻에 따라야 하겠네. 하지만 그 이유를 알고 싶소.”


그러자 서영은 자호가 오해하는 것을 알고 장난으로 말했다.


“차차 진실을 알게 될 거야. 체포되면 다시 탈출을 도와주면 되니까 걱정하지 마. 망치가 필요하겠지만···.”

“이번에도 큰 망치를 휘두르며 구해 줄 건가요?”

“아니, 망치가 없을 테니 이번엔 도끼를 쓸까 생각해. 곽현위와 담판 짓는 것도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겠다.”


옆에서 이 대화를 지켜 보고 있던 소칠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절벽의 가장자리만 응시했다. 그는 살인범이 나타나기 전에 곽극달이 먼저 도착하기만 바랐다.


그러나 곽극달보다 살인범이 먼저 나타났다. 커다란 박쥐가 절벽 위로 날아오르더니 천천히 활강하면서 커다란 바위 위로 내려오고 있었다.


박쥐와 흡사한 모습에 두 명의 병졸과 사냥꾼은 겁을 먹은 나머지 벌벌 떨면서 돌 틈에 납작 몸을 숙이는 모습이 보였다.


소칠도 너무 놀라 그만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몸이 덜덜 떨리고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반면에 박쥐는 천천히 날개를 접으면서 희번덕거리는 눈으로 주변을 훑어보았다. 그때 그의 몸에서 무언가가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쏘아졌다.


서영이 들고 있던 막대기를 어지러이 휘두르자 ‘탁탁’하며 두 번의 둔탁한 음과 함께 쏟아진 암기가 지팡이에 맞아 튕겨 나갔다. 자호도 경신법을 써서 암기를 피했다.


오장도 노련한 병사인 지라 옆에 있던 투덜이를 밀치면서 얼른 바위 뒤에 몸을 숨어 암기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냥꾼과 주정뱅이, 그리고 검둥이는 몸을 미처 피하지 못해 암기에 적중되어 혼절하여 쓰러졌다.


이를 본 오장이 일행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얼굴을 정색하고 있는 힘껏 말했다.


“저 괴물의 암기는 쇳조각에 불과하지만, 우리 편 세 명이 혈도를 눌려 기절했으니 특히 조심하시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자호는 기절한 검둥이의 창을 들고 혈복마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혈복마는 하늘로 날아오르며 피해 버렸다.


혈복마는 공중에서 서영에게 날아갔다. 그녀를 먼저 제압한 후에 껄끄러운 자호를 상대할 생각이었다.


혈복마가 그녀에게로 날아오는 걸 본 서영은 막대기 끝을 커다란 돌 틈에 끼워 지렛대 삼아 누르자 막대기가 부러지고 말았다. 그녀는 내공이 부족함을 한탄했다.


‘내공이 없어. 막대기에 조금만이라도 공력만 불어 넣었어도···.’


그러나 지금은 시간이 없다. 빨리 혈복마와 싸워야 한다. 그녀는 두 손으로 커다란 돌을 번쩍 들었다.


‘이게 바로 천무신력의 힘이야.’


그녀의 손에 있던 커다란 돌이 혈복마에게 날아갔다.


“이크! 네 녀석은 대체 정체가 뭐냐!”


혈복마는 돌을 피하려고 재빨리 땅으로 내려왔다. 그러나 예상외의 공격에 당황했던 혈복마는 제대로 착지하지 못하고 세 번이나 땅에서 굴렀다. 암습이 두려운 그는 공력을 모아 벌떡 일어났다.


아니나 다를까. 서영의 주먹이 혈복마의 머리로 날아왔다. 그러나 혈복마는 신묘한 경신법으로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혈복마의 얼굴이 서영의 주먹을 종이 한 장 틈으로 피하였으나 주먹이 허공을 가르는 바람의 힘에 얼굴이 찢어지고 피가 뿜어져 나왔다.


허겁지겁 뒤로 물러나는 그를 본 서영은 그가 박쥐임을 알아봤다.


‘저놈이야. 저놈이 내 목을 물어뜯던 흉수가 분명해.’


그녀가 혈복마에게 소리쳤다.


“박쥐 새끼였군. 이번엔 기필코 너를 죽인다.”


그러자 혈복마도 그녀를 알아봤다.

사람이 상상치 못하는 괴력의 여인.

처음에는 마물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마물에게 나오는 검은 후광이 보이지 않았다.


‘인제 보니 저 여자가 전설의 천마인(天魔人)이구나. 희지근은 천마인을 만나면 무조건 피하라고 했으나 저런 애송이 천마인은 괜찮아. 충분히 잡을 수 있겠어.’


이렇게 생각한 혈복마가 서영에게 말했다.


“저번에 네 피를 마시지 못한 건 유감이었다. 그날 네 피 맛을 보고 알게 된 게 있다. 네 피가 내 지병을 고치는 약이었어. 자, 목을 쭉 내밀어라. 이 혈복마를 위해 죽는 걸 영광으로 생각하라.”


그러나 호기로운 말과는 달리 혈복마는 또다시 몸을 피해야만 했다. 자호의 창이 그의 심장으로 찔러 왔기 때문이다.


“비겁한 놈. 둘이서 같이 공격해?”


비겁하다는 말에 자호는 얼굴을 붉히며 창을 회수하며 거리를 벌렸다.


이를 본 혈복마는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근접전으로 둘을 상대하기는 어렵지만, 떨어진 거리에선 필승할 자신이 있다.


혈복마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등에 멨던 무기를 뽑아 들었다. 그 무기는 쇠사슬에 연결된 사슬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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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혈복마와의 혈투 (4) 24.05.16 66 0 12쪽
18 혈복마와의 혈투 (3) 24.05.15 62 0 11쪽
» 혈복마와의 혈투 (2) 24.05.15 70 0 12쪽
16 혈복마와의 혈투 (1) 24.05.14 7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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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산채를 벗어나다 (2) 24.05.13 93 0 13쪽
13 산채를 벗어나다 (1) 24.05.13 102 0 12쪽
12 제갈세가의 공자 (2) 24.05.12 106 1 14쪽
11 제갈세가의 공자 (1) 24.05.12 118 1 13쪽
10 상산파의 무공 (3) 24.05.11 124 2 14쪽
9 상산파의 무공 (2) 24.05.11 124 1 12쪽
8 상산파의 무공 (1) 24.05.10 160 1 12쪽
7 새벽의 도주 (7) 24.05.10 138 1 14쪽
6 새벽의 도주 (5) 24.05.09 163 1 12쪽
5 새벽의 도주 (4) 24.05.09 180 1 12쪽
4 새벽의 도주 (3) 24.05.08 213 1 13쪽
3 새벽의 도주 (2) 24.05.08 296 1 14쪽
2 새벽의 도주 (1) 24.05.08 52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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