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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아저씨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기갑대전(朝鮮 機甲大戰) 시즌2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풍아저씨
작품등록일 :
2019.02.08 14:08
최근연재일 :
2024.07.0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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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73,252

작성
24.05.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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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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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외전]북경_20. 부활, 그리고 17전차중대(1)

허구의 역사밀리터리입니다. 동명이인 및 내용은 모두 평행세계입니다.




DUMMY

-1-


캉! 캉!

치치치치!


망치 소리와 용접기의 불똥이 사방으로 튀었다.

고장이 의심스럽고 박살이 난 철판을 떼어내고, 용접기로 이어 붙이는 작업이 동시에 벌어졌다.


검게 탄 유탄의 흔적이 덕지덕지 붙은 전차의 표면과 울퉁불퉁 곰보처럼 들어간 철판을 망치로 편다.


부상자를 제외하고 생존자와 비행전함 칼캐로돈에서 지원받은 정비사들이 합류하여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폐차 직전의 백범 전차가 당장이라도 전투에 투입해도 될 것 같았다.

한승범은 닭똥처럼 흐르는 땀방울을 소매로 훔치면서 굴리고 있던 보기륜을 바닥에 눕혔다.


고무패드가 없는 철제궤도는 마모도가 높아서 자주 교환해야 했다. 또, 궤도를 돌리는 보기륜과 기동륜마다 구리스 주입을 통해서 마찰을 최소화해야 한다.


흔히 전차가 지상의 왕자라고 추켜세우지만, 정비와 수리로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 궤도는 물론이고 쇠와 쇠가 맞물리면서 마모되는 부품의 교체도 시간 단위로 체크가 요구되었다.


“다행히 굴러는 가겠습니다.”


최 중사가 전차 바닥에서 기어 나오며 말했다.

그의 얼굴은 밤을 새웠는지 짙은 기미가 났고, 푸석푸석한 머리칼은 떡이 졌다.


한승범은 손을 내밀어 최 중사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잠깐 쉬는 게 어때.”


최 중사가 코에 묻은 기름때를 손등으로 닦으며 대답했다.


“주어진 시간이 부족합니다. 포탄 적재와 배터리 완충도 확인합니다.


정비에 참여한 군인과 정비사가 나르고 옮기며, 엔진에 매달린 게 눈에 들어왔다.


“고쳐도 끝이 없군.”

“다 죽어가는 호랑이를 다시 부려 먹으려니 그렇습니다.”

“그래도 이놈이 다시 살아주니 고마운 마음이 드는군.”


최 중사가 등을 숙여 공구를 집어 들었다. 그의 등에 구리스와 기름이 덕지덕지 묻어있었다.


극한까지 굴린 백범 3형 전차의 한계 수명과 지나친 혹사로 인하여 폐품 직전까지 변한 부품들이 아우성을 쳤고, 수리하는 사람도 다를 바 없었다.


“최 중사, 피곤하면 한두 시간 자고 나와.”

“아닙니다. 제가 아니면 누가 고칩니까? 이놈의 엔진과 궤도를 시작으로 제 손길이 안 간 곳이 없습니다. 제가 아니면 안 됩니다.”


책임감 넘치는 그의 등을 바라보는 한승범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입가에 지었다.

그때. 이반의 음성이 들렸다.


“중대장님, 수리는 다 되어 가십니까?”


아직 다친 곳이 회복되지 안 되었는지, 머리에 흰색 붕대를 칭칭 감고 있었다.


“상처는?

“위스키로 치료했습니다.”


손가락으로 잔을 잡는 시늉을 하는 이반이다. 부대에서 주당으로 소문났다.

한승범은 손바닥으로 이마를 쳤다.


“그쪽 준비는 어떻게 되었지?”

“기관총이 남아돌아서 전원에게 줄 생각입니다. 부상자를 제외하고 분대로 재편한 인원에게요.”


룬 1식 경기관총은 볼트액션 소총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휴대용으로 가장 강력한 연사력을 가진 기관총이었다.

기관총의 대명사로 알려진 맥심은 사격하려면 3명의 인원이 필요했고, 룬 1식은 개인이 들고 다니며 전투할 수 있었다.


“휴대용 탄창의 수가 부족합니다.”

“우리 쪽은 전차당, 원통형탄창 20개를 배정했네. 그쪽은 몇 개나 가져갔나?”

“8명이 1인당 8개씩 분배했습니다.”


원역사의 루이스 경기관총으로 불리던 룬 1식은 유효사정거리 600미터이고 원형탄창의 종류는 47발과 97발 두 가지 종류가 있었다. 특기대는 47발용짜리를 지급 받았다.


“우리 쪽은 전차당 940발이고, 분대는 개인당 376발이군.”


7.62mm 탄 300여 발은 보병이 휴대하고 교전하기에 무겁다.

이반이 어깨를 한 바퀴 돌렸다.


“적진에 뛰어드는 순간, 보급이 힘듭니다. 가져갈 수 있는 최대량을 들고 다녀야죠.”


북경이 함락된 시점부터 연합국 소속 수만 명의 군인이 시내와 외곽에 주둔 중이었다.

한승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매우 힘든 전투가 될 거야.”

“경진철도 전투에서도 우리를 어쩌지 못했습니다. 살이 뒤룩뒤룩 찐 개구리(프랑스 군인의 비하)를 겁낼 필요가 있습니까?”


현실은 이와 달리 처참했다.

프랑스의 군인은 정예병이고 아군에 위협을 줄 전차도 대거 끌고 왔기 때문이다.


‘북경에 얼마나 많은 프랑스제 전차가 존재하는 지가 이번 작전의 성패에 영향을 미친다.’


아군의 전력이 형편없기 때문이다.

현재 기동할 수 있는 전차는 2량뿐이고 보조할 척탄소대원도 8명에 불과했다. 남은 생존자는 심각한 부상으로 치료 중이라 전쟁터로 데려갈 수 없었다.


게다가 전차의 상태는 좋지 못했다.

만주 전투에서 혁전의 부하와 전투를 벌였고, 마모된 부품을 교체할 틈도 없이 바로 산해관을 넘었다.


정비유지 가능한 항속거리를 넘기 시작하자 전차마다 고통과 신음이 섞인 엔진 배기음을 내뿜었다. 언제 퍼질지 모르는 상황에 직면했다.


‘연합국 보병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도심에서 생샤몽은 기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질적인 상대는 르노 전차가 되겠지.’


한승범이 가장 우려하는 적 전차는 르노였다.

원역사에서 3,700대가 생산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전차는 철갑탄을 채용한 까닭에 백범의 전면장갑을 관통할 수 있었다.


“참, 막대형 투척폭탄을 구할 수 없겠습니까?”


이반의 질문에 상념이 깨졌다.


“우리가 보유한 폭탄이 소진되어서 다이너마이트라도 대량으로 구했으면 합니다. 무장이 빈약해서 걱정이 앞섭니다.”


누가 보면 황당할 이야기다.

소대원 8명이 8정의 경기관총에, 한 사람당 300발의 탄약 보유량을 가지고 싸우면 대대급도 날려버릴 수 있는 화력이었다.


“저쪽에 부탁해서 구해달라고 하지.”


적이 우글거리는 한복판에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무기와 탄약이 아무리 많아도 부족했다. 최소한 폭탄이라도 가지고 있어야 마음이 편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수긍했다.



※※※※※※



같은 시각, 칼캐로돈의 함교.


함장석에서 비스듬히 고개를 숙인 샨체스는 알 수 없는 고민에 빠졌다.


야간비행 중에는 당직사관과 운항을 맡은 조타수뿐이라, 실내에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승조원들은 성정이 거칠고 잔인한 샨체스의 진면목을 알고 있기에 조심스럽게 운항하고 있었다.


“음···.”


샨체스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번 일은 그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기 때문이다.

톰이 말한 바와 같이 K는 조직 입장에서 불구대천의 원수였다. 자기 숙부와 많은 지인의 생명을 앗아간 원흉을 앞에 두고 피해야 하는 현실에 분통이 터졌다.


“으드득! 처음부터 알았으면 좋았을 것을. 총수도, 톰도 섭정왕의 죽음에 숨겨진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어.”


이 모든 상황이 맞물려지며 의심이 똬리를 틀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참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쳤다.

가문이 총수의 파벌로 장로회와 대립 중이기 때문이다.

어둠의 조직이 창립되고 100년을 내려오는 동안, 장로회와의 반목이 불거진 지금, 어느 한쪽이 사라져야 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위이이이이이잉!


갑자기 통신 램프가 붉게 물들었다.

당직사관이 황급히 장치를 작동했다.

칼캐로돈에는 외부에서 통신이 가능한 무선송수신설비가 장착되어서 전신선이 없어도 음성통화가 가능했다.


빨간 램프가 윙! 윙! 돌아가는 기기 선반 아래의 장치를 당기며, 당직사관이 소리쳤다.


“함장님, 특급상황입니다.”


샨체스가 짜증이 난다는 투로 몸을 일으켰다.

칼캐로돈에 장착된 외부 통신용 패널의 빨간 램프 아래에 있는 비상통신기는 두 개의 열쇠로 봉인했다.


“제기랄, 본부의 늙은이들은 잠도 없나?”


투덜거리면서 목에 건 열쇠를 끄집어내서 꼽았다.

당직사관도 검은색 열쇠를 반대편 구멍에 넣어 돌렸다.


덜컹!


굳게 닫힌 철문이 열리고, 붉은색상의 전화기 모양의 송수신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칼캐로돈의 내부 출력을 이용한 장거리 무전기는 평상시에 사용할 수 없었고, 조직의 긴급명령이 전달될 때만 개방했다.

붉은 벽돌 두세 개 크기의 외형을 가진 전화기에 샨체스가 음성을 내뱉었다.


“샨체스전대의 샨체스 함장입니다. 안토노프 장로님, 무슨 바람이 불어서 연락하신 것입니까. 그것도 중요한 일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는 긴급회선으로요.”




표지는 인터넷임시발췌...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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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외전]북경_37. 쾌속의 유령(9) +2 24.06.20 934 28 9쪽
158 [외전]북경_36. 쾌속의 유령(8) +3 24.06.19 838 26 11쪽
157 [외전]북경_35. 쾌속의 유령(7) +3 24.06.18 890 2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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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외전]북경_24. 그를 둘러싼 움직임(2) +2 24.05.29 887 30 12쪽
145 [외전]북경_23. 그를 둘러싼 움직임(1) +2 24.05.28 938 25 10쪽
144 [외전]북경_22. 부활, 그리고 17전차중대(3) +2 24.05.27 939 28 10쪽
143 [외전]북경_21. 부활, 그리고 17전차중대(2) +2 24.05.23 990 28 10쪽
» [외전]북경_20. 부활, 그리고 17전차중대(1) +2 24.05.23 882 25 8쪽
141 [외전]북경_19. 북경성 함락과 격변(3) +3 24.05.22 900 26 12쪽
140 [외전]북경_18. 북경성 함락과 격변(2) +2 24.05.21 911 27 14쪽
139 [외전]북경_17. 북경성 함락과 격변(1) +3 24.05.20 972 28 12쪽
138 [외전]북경_16. 군인과 도박(3) +3 24.05.20 832 2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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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외전]북경_06. 사라진 군인들과 칠흑의 공주(2) +2 24.05.07 1,086 3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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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외전]북경_03. 사라진 군인들(2) +2 24.05.06 1,193 2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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