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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아저씨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기갑대전(朝鮮 機甲大戰) 시즌2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풍아저씨
작품등록일 :
2019.02.0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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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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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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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북경_35. 쾌속의 유령(7)

허구의 역사밀리터리입니다. 동명이인 및 내용은 모두 평행세계입니다.




DUMMY

-7-



조선제국의 용산 육군참모본부.


-암호명: 쾌속의 유령이 이탈리아 왕국군 소속의 연대로부터 항복을 받음. 영국군이 지키는 유류저장고 파괴.


북경 공사관에서 하루가 멀다고 보내는 암호 전문이 폭주했다.

연합국 총사령부가 지정한 코드명 유령의 학살자가 쾌속의 유령으로 바뀌며, 천진-제물포 해저 전신망을 타고 타전된 직후. 이용익은 박수신을 소환했다.


쾅!


탁자를 주먹을 내려치며 방안을 공포스럽게 물들였다.

박수신이 쩔쩔매는 얼굴로 변했다.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남산 감찰대의 일원이 보여줄 수 없는 표정이었다.


“유령의 학살자! 그놈이 살아 있다.”


조용한 군부대신으로 불리는 사내의 다른 이면.

이제껏 본심을 숨긴 것인 양, 분노를 감추지 않는 모습을 연출했다.


“박 소장, 자네가 주장한 계획대로 추진했다. 모든 것을 믿고 맡겨달라고 한 게 엊그제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한승범의 행운이 제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경진철도에서 살아날 줄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도주하지 않고 북경으로 가서 임무를 진행하리라고는···.”

“미친! 대평원의 드럼통에 깡통이라는 별명이 맞다고 강변하는 것이냐.”


대답 못하는 박수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한승범의 행로는 충격 자체였다.


“천진에서 들어온 소식을 통제하는 중입니다.”

“기자들의 입을 막는다고 국민의 입까지 막을 수 있다고 보나? 제물포를 시작으로 전국에 퍼지는 중이다. 조선제국의 건아 한승범의 활약이라며 덕지덕지 살을 붙여서.”

“어떻게든 막겠습니다.”


이용익은 탁자 위에 놓인 담뱃갑에서 담배를 빼서 물었다.

한참 동안 말없이 끽연을 만끽하며 자신의 앞에 차려 자세로 서 있는 박수신을 바라봤다.


‘저놈을 믿고 대업을 맡긴 게 실수였다. 차라리 홍계훈을 시켜서 처리할 것을.’


갑자기 박수신의 뒤에 있는 민씨 황후와 민씨 일족을 떠올리며 짜증을 냈다.

황제가 주선한 자리에서 불거진 젊은 영웅, 한승범을 처리하자는 안건을 제시한 장본인이 민씨 황후이며, 말없이 동의한 사람은 황제였기 때문이다.


“그놈은 섭정왕 시해 사건과 관련된 서양인 암살단과 관련이 있습니다. 정 안되면 고문을 해서라도 밝혀내겠···.”

“닥쳐! 말할 권리를 주지 않았다.”


섭정왕 암살하건.

조선 정국을 뒤흔드는 열차 폭발사고의 전말을 아는 이용익.

박수신이 입 밖으로 내뱉은 말과 달리 복잡한 사건이 중첩된 까닭이다.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 폐하가 계신다. 이 나라를 위해서, 제국에 하나뿐인 태양을 위한 일이다. 한승범은 재수가 없을 뿐. 너도 알고 있는 사실을 모른 척하며 떠넘길 생각을 해! 건방진 녀석.’


심히 못마땅해하는 눈빛.

이용익은 박수신의 언행에 불만이 많았으나 사냥개를 바꿀 의도가 없었다. 권력을 탐하며 상관의 눈에 들기를 원하는 장군 중에 실력 있는 자가 손가락에 꼽았다.


으지직!


꽁초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다시 담배를 물고 피우려는 찰나.

박수신이 성냥갑을 들고 불을 피운다.


“푸!”


담배 연기를 상대방의 얼굴에 내뱉은 이용익.

철저히 무시하는 태도에 박수신의 얼굴이 창백하게 물들었다.


“얼마 전에 남산 감찰대에서 보고서가 올라왔다.”


박수신이 아연실색했다.

현재 남산감찰대를 맡고 있어서 보고서의 전문을 대충이라도 아는 눈치였다.


털썩!


별안간 무릎을 꿇는 박수신.

양 무릎 위에 주먹을 쥐고 고개를 숙인다.


“살려주십시오. 개가 되라면 개가 되고, 소가 되라면 우직하게 시키는 일만 하겠습니다.”

“네 녀석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아는 것 같군.”

“다른 장군들의 압박으로 봉황상단의 제안을 뿌리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제정신을 차리고 받은 돈도 모조리 돌려주었습니다.”


발뺌하겠다는 의도.

광범위한 군 비리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을 자백했다.


“돌아가신 섭정왕이 이런 말을 했지. 조선제국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적놈이 많다며. 박 소장은 어떻게 생각하나?”

“맞는 말씀입니다.”

“그것을 아는 자가 그런 짓을 했다라? 군부에서 촉망받는 자네라면 몇 년 안에 중장 자리를 꿰찰 수 있다.”


침 넘기는 소리.

탐욕에 눈이 먼 박수신이 허리를 폈다.

이용익은 피식, 웃으며 그의 행태를 주시했다.


“기회를 주니 냉큼 달려드는 것을 보면, 폐하의 충견이 될 소지가 크구나. 그런데도.”


피우던 담배를 비벼서 끄는 이용익.

살기를 머금은 눈빛으로 노려보며 다음 말을 이었다.


“이 제국의 주인은 민씨 황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오로지 하나뿐인 태양의 눈을 피해서 사적 이익을 탐하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나, 이용익이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벌벌 떠는 박수신.

창백한 얼굴로 변명했다.


“절대 어심을 배반하지 않았습니다.”

“그랬다면 이 자리에 있는 사람은 한승범이 될 테고, 너는 요양교도소에서 평생을 썩어야 할 테니까.”


조선제국 최악의 교도소.

청으로부터 만주를 할양받은 뒤. 요양에 대규모 수감시설을 만들었는데. 섭정왕 시절부터 악명이 자자했다.

제국에 반하거나 반발 세력은 기본이요, 사적 이득을 취하는 경제사범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잡아넣고 혹독한 훈육을 시행했다.


“한, 한승범은 상관의 명령을 위반한 파렴치한 놈입니다. 계원산에서 죽어야 했는데도 일을 꼬이게 만든 자입니다. 그런 자와 저를 비교하지 말아 주십시오.”


경화사족 일원으로 불리며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인 박수신은 밑바닥에서 올라온 장교를 누구보다 싫어했다.


‘쓸만한 놈으로 생각했는데, 신분에 매몰되어 사고를 칠 녀석이야. 이번 일이 끝나면 어디로 보내버리는 게 낫겠군.’


토사구팽.

사냥이 끝난 뒤에 사냥개를 먹어 치운다는 말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쏘아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곧바로 온화한 말투로 다독거리며 자상한 모습을 선보였다.


“박 소장에게 기회를 주지.”

“.....”

“지금 질문하는 임무를 완수하는 즉시, 중장 계급장이 주어질 거다. 자네도 알고 있지만, 전력 증강 사업의 일환으로 일선 사단장과 군단장이 2배가량 늘어난다는 사실을.”


유럽 열강의 침탈에 대비해서 섭정왕 이하응의 전력증강안을 반대하던 황제와 조당이 결정을 번복했다.

총병력을 50만 명으로 확대하라는 어명이 떨어졌고, 조선제국 전역에서 징병이 시작되었다.

이와 함께 고위계급 적체에 골몰하는 장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홍계훈에 이어서 차차기 군부대신 자리도 노려볼 수 있는 위치까지 끌어올려 주마.”

“황후를 배신하라는 말씀은···.”

“닥쳐라! 제국의 주인은 이씨다. 황제 폐하 앞에서 누구를 배신해? 민씨 황후도 폐하의 신하인 것을 모르느냐!”


이용익은 역정을 냈다.

박수신이 비굴한 표정을 지었다.


“황후를 따르는 무리의 명단을 가져오겠습니다.”

“네가 아니더라도 확보할 수 있다. 기회를 주려고 했는데.”

“봉황상단의 자금줄과 비밀 조직도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외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정보이며, 오륜신문을 포함해서 16개 상단(재벌급)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 밀고도 서슴지 않는 박수신.

조선 제국에 독버섯처럼 암약 중인 남궁씨의 정체까지 까발리기 시작했다.


“군수기업과 해운, 피복사업에 이어서 유럽 열강에 비단과 공산품 등을 수출하는 품목만 해도 120개라? 제국의 돈을 쓸어 담는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군.”

“유독 금융업에 진출하지 못한 탓에 조선중앙은행을 불하받을 작업을 진행하는 중입니다.”

“쯔쯔쯔! 섭정왕께서 그렇게 경고했는데도 민씨 황후가 부화뇌동해서 돕는 게 분명하군. 국가의 핵심 금융사업을 사기업이 장악하면 황제가 황제가 아니게 된다는 말을 잃어버렸구나.”


혼란에 빠진 조선을 제국으로 만든 이하응의 선견지명이 빛을 발하는 대화였다.

일찍부터 대외교역을 지원하는 한편, 은행을 통한 자작농과 상공업 활동을 장려한 지금 지원은 일부 세력의 자본독점과 시장독점을 막는 발판이 되었다.


“나머지는 보고서를 써서 내도록.”

“저···.”

“더 할 말이 있느냐?”

“한승범 처리 문제를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용산에서 장례식까지 치른 상태라 다시 돌아오면.”

“네 녀석이 곤경에 처하겠지. 조선의용대를 지원해 준다는 약속에 파병문서까지 적었으니까.”


박수신이 안절부절못했다.

증서를 주지 않았으면 모르겠으나 친필 서명까지 적은 상태로 빼도 박도 못했다.


“돌아오지 못하게 하면 된다. 그 정도 일도 못 한다면.”

“아닙니다.”

“꼴도 보기 싫으니 꺼져라. 다음번에도 실망스러운 소식을 가져오면 어깨 위의 계급장을 떼버리겠다.”


허겁지겁 사라지는 박수신.

이용익은 짜증 섞인 한숨을 토했다.


“이래서 정치 장교를 군부에 발을 들이지 않도록 하라고 섭정왕께서 말하셨구나.”


그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서 뒷짐을 지고 창밖을 봤다.

정오 무렵이라 해가 중천에 떴고, 햇살이 쨍쨍한 게 살갗을 따갑게 했다.


“한승범! 너는 참으로 불쌍한 존재구나. 이번 사건의 진정한 배후는 로벨리타와 그녀의 일당이 아니라 황제 폐하이며, 원대한 계획에 초를 친 자네는 죽어 마땅하게 되었다.”


이하응 죽음에 대한 비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진실이 흘러나왔다.


“이 나라를 제국으로 만든 공은 인정하나, 권력을 앞에 두고 부자(父子)가 없다는 사실을 몰랐습니까. 무려 30년을 아이에서 중년으로 변한 황제가 가만히 참겠다고 생각한 게 오산이었습니다. 섭정왕 전하!”




표지는 인터넷임시발췌...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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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외전]북경_37. 쾌속의 유령(9) +2 24.06.20 936 28 9쪽
158 [외전]북경_36. 쾌속의 유령(8) +3 24.06.19 838 26 11쪽
» [외전]북경_35. 쾌속의 유령(7) +3 24.06.18 890 28 10쪽
156 [외전]북경_34. 쾌속의 유령(6) +2 24.06.17 896 2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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