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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아저씨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기갑대전(朝鮮 機甲大戰) 시즌2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풍아저씨
작품등록일 :
2019.02.08 14:08
최근연재일 :
2024.07.0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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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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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북경_29. 쾌속의 유령(1)

허구의 역사밀리터리입니다. 동명이인 및 내용은 모두 평행세계입니다.




DUMMY

[외전]북경_29. 쾌속의 유령(1)



-1-


8개국 연합국 가운데 이탈리아 왕국군의 이탈.

비록 1개 기동보병 연대에 불과했으나, 천진에 있는 후속부대가 도착하기까지 전력에서 제외되었다.


“대장님···.”

“서류 챙기고 어서 타!”


이동국이 영어와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나라말로 적힌 문서를 들고 조종석에 들어갔다.


“미스터 한!”


한승범은 어설픈 영어와 조선어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탈리아군 장교가 자신을 향해서 경례했다.

항복규약에 따른 인사.

그에 대한 답례로 경례하자, 이탈리아군의 장교 전원이 경외하는 시선을 바라봤다.


“저들이 대장님한테···.”


다수의 적 앞에서 굴하지 않고 싸우는 용사라고 통역했다. 어떤 사람은 한니발이 될 거라며 역투항을 권고했다.


“이탈리아군은 용감한 군인이었습니다.”


덕담과 함께 해치의 문을 닫고 이탈을 지시했다.

이동국이 쏜 신호탄의 색깔을 목격한 허일도도 이탈리아군 진지에서 탈출을 시도했다.


부르르릉!


해가 지기 전에 숨어야 했다.

대낮의 전투는 필패에 가깝기 때문이다.


“다음 위치로 이동한다.”


최일국 중사가 가속페달을 밟다가 무엇이 생각났는지, 전성관을 통해서 질문했다.


“이 병장, 이탈리아군이 말한 한니발이 누구야?”

“기원전에 남유럽을 지배한 로마제국에 상륙해서 15년 동안 이탈리아반도 전역을 누비며 괴롭힌 카르타고의 장군입니다.”


로마제국의 억압에 맞서서 적의 본토에 기습 상륙했고 끊임없이 공격하며 이동하는 통에 로마군도 골머리를 싸맸다.

지중해를 석권하고 아프리카 북부까지 힘을 투사한 로마가 한니발과의 전쟁을 10여 년 넘게 이어온 것만 봐도 얼마나 대단한 장군인지 아는 대목이었다.


“뭐야! 우리 대장님이 대륙을 10여 년 동안 돌아다니며 연합국과 싸우라는 거야?”


최일국의 푸념.

이동국이 짜증 섞인 음성으로 답변했다.


“이탈리아군이 한니발 장군을 언급한 것은 대단한 장군이라도 로마가 승리했다는 사실에 변함없다는 뜻을 암시합니다.”

“어떻게 승리한 거야?”


역사에 관심을 드러내는 최일국.

부대의 병사 중에서 외국어와 금융, 역사에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는 이동국이 설명했다.


“로마제국에서 한니발을 제압하지 못하자, 한니발의 본국이 있는 카르타고를 공격해서 이탈리아반도를 떠나게 했죠.”


로마군은 아주 교활했다.

로마의 심장을 찌를 비수를 회수하고 카르타고 본국으로 귀환할 수밖에 없게 함정을 팠기 때문이다.

결국, 카르타고의 남서 지방에 있는 자마에서 패배한 한니발은 형장의 이슬이 되었고, 로마를 위협하는 장군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젠장, 우리가 패배한다고?”

“전투에서 패배하니 체면치레하는 말 같습니다.”

“웃기는 소리 하지 마! 조선군이 제때 도착했으면 이탈리아군은 물론이고 유럽 열강을 박살 냈어.”


구시렁거리며 화를 내는 최일국.

그의 말대로 연합국이 강하더라도 지리적으로 수천 km를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라 조선군이 유리했다.


“지상전력을 따져도 우리 백범 3형을 맞상대할 전차가 없어. 고작 백범1/2형과 유사한 생샤몽과 AV7 따위가 어디라고 덤벼.”


그뿐만이 아니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360° 회전 포탑을 장착한 르노 F17도 백범 3형의 열화판에 가까운 터라,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한마디로 지상 최강의 무기로 일컫는 전차 전력에서 유럽 열강은 한 수 아래였다.


“저들이 사용하는 보병 무기도 마찬가지야. 소총은 서로 차이가 없어도 우리처럼 분대용 기관총이 없잖아. 맥심 중기관총을 중대 혹은 대대에 한두 정 배치하는 주제에.”


최일국의 자랑.

평생 직업군인으로 말뚝 박은 사람이라 조선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하여튼 양놈은 자존심 빼면 시체야. 서원의 양반처럼 돌려서 까는 것도 잘해요. 욕심은 더럽게 많으면서 명예 따위를 내세우는 흡혈귀 지주처럼 말이야.”


조선군에 입대하기 전. 최일국의 집은 조상 대대로 머슴으로 착취를 당했다.

그의 아버지와 조부가 새벽부터 저녁까지 일했지만, 고리대로 빌린 이자에 허덕였다.

그러던 중에 이하응이 섭정공에 올랐고 기득권 양반 세력을 억압하는 정책을 펼쳤다.


-농사를 짓지 않는 자는 농지를 소유할 수 없다.


일명 경자유전(耕者有田)을 헌법에 박제했고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를 막았다. 일부 지주층에서 봉기를 일으켰으나 철퇴로 맞는 통에 법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토지 조사를 통해서 비농업인의 농지를 나라에서 사들이고 지역 농민에게 재분배한다.


약 10년에서 20년 동안 농지 대금을 갚으라는 증서를 받은 탓에 최일국의 집안은 가난을 면했다.

그전까지 쌀밥은 명절을 제외하면 먹지 못하는 음식이라 생각할 정도였는데. 모든 게 달라졌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남의 땅에 욕심내는 사특한 양반을 아주 싫어했다.


“작은 것도 탐하는 악덕 지주처럼, 양놈들이 한 짓거리를 봐. 남의 집과 선산에 도로와 기찻길을 내고 항의하는 자에게 몰매를 주는 짓거리가 똑같잖아. 그러고도 명예 운운하는 꼬락서니를 보면···.”


쌓인 게 많다.

한승범은 조용히 들었다.

최일국의 구시렁거리는 게 다음 대목으로 넘어가자.


“박수신 장군도 똑같은 새끼입니다. 우리한테 온갖 협잡질을 하고 전쟁터로 내몰았으면 약속을 지켜야잖아요.”


틀린 말이 아니다.

조선의용대의 군인에게 악의 화신과 같은 박수신 장군.

허나, 그가 혼자 저지르기에는 규모가 컸다.


‘최일국 중사의 말도 맞지만, 박수신 장군이 홀로 진행한 것은 아닐 거다. 그의 뒤에 누군가 있다. 상상할 수 없는 거물이 개입해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게 분명해.’


모개광이 북경으로 소환되기 직전에 해준 말이 있다.

조선군부에 도사리고 있는 거물의 의도가 조선의용대를 희생양으로 삼을지 모른다고 추측한 내용을.

한승범과 일행이 죽어야만 얻는 이득도 설명해 주었다.


-조선이 청국과 유럽 열강의 전쟁에 개입하는 순간, 꿈에 그리던 국제 외교무대로의 진출은 물거품이 됩니다. 서울의 정치인과 재계가 우려할 테고, 조선의용대를 제물로 내어줌으로 회피할지 모릅니다.


그의 말이 맞는 걸까?

박수신 장군의 뒤에 있는 누군가도 혼자가 아닐 확률이 높았다.


‘모개광의 도움이 필요하다. 전투가 아닌, 정치가 개입된 상황에서 냉철한 판단이 우리 부대원을 구할 수 있다.’


그때.

최일국의 음성이 들렸다.


“대장님, 약속한 장소입니다. 저기 들판에 있는 농가의 창고로 들어가면 될 것 같습니다.”


사전에 약속한 위치에 랜턴을 밝히는 자들.

칼캐로돈에 소속된 승조원이 현지 주민을 섭외했는지, 곡괭이와 삽을 든 무리가 대기 중이었다.


덜컹!


도착 즉시 해치를 열자.

톰이 두툼한 뱃살을 내밀어 엄지를 추켜세웠다.



※※※※※※※



공중에서 한승범의 진행 경로를 지켜본 톰.

전투 현장을 내려다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젊은 장교의 대범함과 더불어 목숨을 아끼지 않는 방식에 혀를 내둘렀다.

그래서 직접 왔다.


“궤도 자국을 지울 테니 전차를 농가 창고에 넣고 쉬게.”


이동국이 통역하자, 한승범이 고마운 표정을 드러냈다.

얼굴에 탄매 자국과 함께 지친 표정이 녹아났고, 전차의 표면에 상혼이 잔뜩 새겨져 있다.


“이거 고치자마자 생채기가 생겼군.”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기계적 고장이 아닌 이상, 전차 장갑 수리에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다.


“전차 포탄과 탄약, 폭약을 공급해 주지.”

“저희가 싣겠습니다.”


이동국이 극구 사양하며 몸을 움직였다.

허일도로 불리는 장교도 같은 행동을 했으며, 쉬는 것도 잊은 채 전차 상태를 점검했다.


“전쟁 기계로 불리는 독일군보다 심한 친구들이야. 연합국이 조선과 맞붙으면 피해를 볼 수밖에 없겠어.”


대외적으로 저평가된 조선군.

실제 전투력을 목격한 톰은 한승범과 그의 팀이 가진 전투력이 탐났다.


“저들이 아가씨를 도와주면 조직의 후계 구도가 명확해질 텐데. 다른 전위부대가 장로파의 손을 잡은 지금, 확실한 실력자가 합류하면 얼마나 좋을까.”


혼자 말로 중얼거리는 톰의 상념을 깨는 말.

이동국과 함께 온 한승범이다.


“대장님이 톰 씨에게 할 말이 있답니다.”

“필요한 것은 얼마든지 말하게. 탄약과 포탄, 폭발물 외에도 양질의 고기와 식량도 준비해 두었네.”


허리 틈에 있는 등산용 술병을 내밀었다.

전쟁터에서 겪은 피로와 아픔을 망각하는데 독주만큼 좋은 게 없다.


“마시지 않으면···.”


한승범이 낚아채며 한 모금 들이켰다.

이어서 뭐라 뭐라 조선어로 말했다.

이동국이 놀란 표정을 지었고, 한승범과 대화를 시도하며 이것저것을 묻는 뉘앙스였다.

두 사람이 조율하지 않은 대화 내용.

톰은 호기심을 느꼈다.


‘무슨 내용이길래 저러지? 정체되지 않는 말투를 미루어 보면 특별한 상황인 것 같은데.“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한승범이 요구한 것은 누군가의 신변이었다.


“모개광을 구해달라고?”




표지는 인터넷임시발췌...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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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외전]북경_35. 쾌속의 유령(7) +3 24.06.18 890 2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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