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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나무의 서재입니다.

선물로 지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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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나무
작품등록일 :
2023.01.30 16:25
최근연재일 :
2023.06.1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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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0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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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쪽

소녀와 아빠

DUMMY

아요다.


내가 새로 정착하기로 한 도시 이름이다. 아요다는 갠지스 강 유역에 있는 도시로 넓은 평원을 끼고 있어 많은 인간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이 도시도 대부분의 아눈나키족은 사라지고 아주 극소수만 남아있다. 당분간 진과도 연락을 취하지 않고 아눈나키족과도 접촉 없이 인간들 속에 머물러 살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을 가진 도시이다. 그러나 이러한 나의 결심은 도시의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허물어지고 있었다.


“저리 안 비켜. 에이 더러운 것들.”


한 무리의 아이들이 발길질을 당하고 있었다. 아니 한 무리의 거지들이었다. 평야가 바로 옆에 있어도 거지가 살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풍요로움을 느끼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풍요롭지는 못해 보였다. 발길질을 당해 쓰러져 있는 아이의 모습은 매우 빈약했다.


“스쟈! 스쟈!”


쓰러진 아이의 이름이 스쟈로 보인다. 그 아이를 발길질 한 사람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졌고 아이의 동료로 보이는 꼬마 거지들이 모여들어 부축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쓰러진 아이는 일어날 줄 모른다. 한참을 그렇게 부르던 꼬마 거지들도 더 이상은 지쳤는지 아니면 다른 할 일이 있는지 다들 그 자리를 벗어났다. 이제 스쟈라 불리던 아이만 길거리 한구석에 쓰러진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지켜보았지만 아무도 도와주는 이가 없었다. 인간들의 동족애가 겨우 이 정도 수준인가보다.


태양이 뉘엿뉘엿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그 시간동안 나는 그 아이의 반대편 길가에 앉아 고민 중이다. 이 아이는 죽어가고 있다. 내가 도와주면 살겠지만 나오자마자 들어가기엔 내 자존심이 거부를 하고 있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아이에게로 다가갔다. 아랫도리만 입은 아이의 몸은 갈비뼈가 훤히 드러나 보였고, 더러운 몸엔 아까의 발길질 탓인지 군데군데 말라붙은 피가 검게 변해 있었다.


“일어나라 아가야!”


아이의 몸을 안아 올리면서 정신을 깨웠다. 내가 흘린 기운으로 아이는 내 품에서 감겨 있던 눈을 움직였다.


“소원이 있다면 말해보렴. 내가 들어주마.”


불쌍한 마음이 들어서다. 겨우 50년도 못 사는 종족인데 그 수명조차도 제대로 채우지 못 하고 어린 나이에 죽어가고 있는 모습을 더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누구신데요?”

“난 이 세상이 정의로워지기 바라는 아후라라고 한단다. 소원이 있다면 말해보렴”


아이의 소원은 짐작하기 쉬웠다. 배불리 먹고 싶다든가, 아니면 다친 몸을 치료해달라고 할 것이다.


“편안히 잠들고 싶어요. 그리고 아저씨 품이 편해요”


소원을 들어줄 것인가? 이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면 이 아이는 죽음의 세상으로 가게 된다. 보내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이 아이를 저 세상으로 보내기엔 내 욕심이 더 컸다.


“그럼 아저씨 품에서 매일 밤 편안히 잠들래?”

“네, 오래오래.”

“그래 오래오래 아저씨 품에서 잠들렴.”


진이 명령을 거부했다. 아니, 권한이 없다고 강조를 했다.


“함장님의 자의적 해석일 뿐입니다.”

“아이의 요청이다. 규정에 어긋나는 건 없으니까 그대로 시행해.”


내가 유도질문을 한 것을 진이 문제 삼고 나왔다. 스쟈의 요청은 오래오래 내 품에서 잠들고 싶다는 것이었고 나는 진에게 새로운 생체 바디를 스쟈에게 입혀달라고 주문을 했다. 단지 그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잔병치레 없이 200년 정도의 수명을 가진 몸을 달라고 한 것뿐이다. 진이 반대하고 나온 건 생체 바디를 바꾸는 본인의 요청 사항이 나의 말과 다르다는 것인데, 난 이전의 아후라하곤 다른 존재다. 그 물러터진 녀석하고 나를 같은 선상에서 보고 있다면 진의 앞길은 험난할 것이다.


“크로노스에게 통신을 열어.”

“새로운 생체 바디를 제작하겠습니다. 거기에 보다 안정된 골격을 접목하겠습니다.”


내가 크로노스에게 연락하라고 하자 바로 항복의 깃발을 들고 나오는 진이었다. 지금 이 시기에 크로노스와 내가 할 이야기는 아주 간단하다. 새로운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고 그러면 진의 기능도 정지하게 된다. 진도 자신의 죽음은 바라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바디를 입고 나온 아이에게 문화적 충격이 가지 않도록 처음 스쟈와 만났던 장소로 다시 이동을 했다.


“일어나렴. 아가야”

“아수라 아저씨? 꿈에서 아저씨를 봤어요.”

“그래 꿈에 나온 사람이 바로 나 아후라다.”


아이는 천연덕스럽게 나에게 인사를 했다. 다시 내 품에 안겨 있는 아이의 깨끗한 얼굴을 보고 이 아이가 여자 아이임을 알았다.


“이제부턴 아저씨라고 부르지 말고 아빠라고 부르렴.”


소녀의 두 눈동자가 커졌다. 배고프고 지친 생활을 하면서 힘겹게 사는 아이에게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을 것이다.


“아빠요?”

“그래 매일 밤 내 품에서 잠들려면 내가 아빠가 돼야 하지 않을까?”

“아..수.....라......아.....빠”


뒤로 갈수록 아이의 목소리는 작아져만 갔지만 내 귀에는 또렷이 들렸다.


“내 이름은 아후라란다. 따라 해 봐! 아.후.라”

“아.수.라.”


인간들의 발음에 문제가 많다. 지역에 따라 안 되는 발음이 있다는 것은 별로 좋은 현상은 아니다.


“그래 . 잘 했다. 앞으로 네 아빠가 될 아수라다.”


소녀의 등을 토닥이며 한 아이의 아비로서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내 주위에서 아이를 키운 아비의 모습이 없었다. 내가 아는 내 종족들은 다 혼자다. 가장 가까운 크로노스도 기계를 자식처럼 여기며 살아가고 있고 나 또한 생명체 관찰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외 가까운 녀석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삭막한 녀석들 같으니라고.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녀석이 전무하다니. 별 수 없이 인간들의 생태 양식을 참고할 수밖에 없다.


“우선 깨끗이 씻고 배불리 먹으러 갈까?”

“정말요? 아빠 사랑해요”


거지로 생활을 했다면 항시 굶주렸을 것이다. 먹는 것에 바로 반응이 온다.


“여관이 어디 있으려나?”

“제가 알아요.“

“그래 앞장서겠니?”


스쟈가 콧소리를 흥얼거리며 앞서 걸어 나갔다.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저절로 흥이 겨운가보다. 바로 얼마 전에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사실을 벌써 잊고 저리 군다는 건 아직 죽음이 무엇인지 채 인식도 하지 못한 나이일지도 모른다. 여관에 도착하자 바로 주문을 하고, 바깥 거리를 바라보았다. 아기자기한 집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모습이 인간들의 삶에 한 발짝 다가서 있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잠시 돌렸던 시선을 다시 스쟈에게 보냈다. 꼬질꼬질했던 바지만 입었던 그녀의 모습은 사라지고 이제는 깨끗해 보이는 하얀 옷을 두르고 있어 거지였던 그녀의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 하렴, 이 아빠가 너의 꿈을 이루어줄 것이다.”

“음, 아빠 딸요.”


내 얼굴에 살짝 미소가 걸렸다. 내 멍청한 질문에 아주 멋진 대답을 내 놓은 아이였다.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아니 생존하는데 집중했던 아이가 내일의 꿈이 있기는 힘들 것이다. 아이를 바라보면서 내가 바보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천천히 생각해야지. 식사를 마치고 아이를 목욕시켰다. 이미 새로운 몸을 입어서 다시 씻을 이유는 없었지만 물장구라도 치면서 놀게 해 주고 싶었다. 그리고 아이와 살려면 새로운 거처를 마련해야 하기에 잠시 곁에서 떼어 놓을 필요도 있었다.


“주인장, 내가 이 도시에 처음 와서 아무것도 모르는데, 새 집을 장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어디나 마찬가지입니다. 돈만 있으면 구할 수 있는데......”


말을 하면서 내 눈치를 살피는 여관 주인이었다. 내 모습은 그저 평범한 30대의 남자 모습이다. 복장도 그리 화려하지 않고 단출한 모습이고, 누가 보아도 부자나 가난한 자로 보이는 모습은 아니었다.


“돈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좋은 집을 구해주면 제가 소개료를 넉넉히 드리지요. 지금 방에서 목욕하고 있는 아이가 제 딸이랍니다. 두 사람이 살기에 적당한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적당하다는 말이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어느 정도 적당한 수준인지?”


풍채 좋고 배가 튀어 나온 여관주인이 마음씨 좋은 미소로 물어봤다.


“하하, 그건 생각하지 못 했습니다. 일단 나와 딸아이가 각각 기거할 방 하나에 여자 아이가 있으니까 드레스 룸도 하나 있어야겠고, 각자 전용 목욕탕이 있으면 좋겠고, 저도 개인적인 생활을 할 공간이 필요하니까 서재도 하나 있으면 좋겠고, 자그마한 정원도 하나 필요하고 정원 옆에는 수영장도 하나 있으면 좋겠고, 음식을 만들 주방도 하나 필요하고, 그러면 음식을 만들 사람도 한명 필요하고, 그 사람이 머물 공간도 필요하고...”


말을 하다 보니 점점 일그러지는 여관 주인의 얼굴을 보고 말을 멈췄다.


“뭐 이상합니까?”

“아, 아닙니다. 그나저나 돈이 많으신가 봐요? 그 정도면 큰 저택을 구해야 할 텐데요?”

”뭐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돈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구할 수 없을까요?“


내가 마음만 바꿔 먹으면 살 집을 마련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진에게 이야기해서 간단히 지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사람들 속에서 그들과 어울리기 위해 진의 도움을 포기했다. 그래도 정 안 되면 진에게 이야기 하면 되니까 그다지 걱정은 하지 않는다.


“그게 있기는 한데...... 얼마 전에 이 도시에서 행세깨나 하는 분들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대부분 떠나버렸거든요. 그래서 큰 저택들이 몇 채 있습니다.”

“아, 그거 잘 됐군요.”


여관 주인의 소개로 스쟈와 함께 내가 살 집들을 둘러보았다. 그 덕에 나는 상황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내가 둘러 본 집들은 다 예전에 아눈나키족들이 머물던 집이었다. 내 추방령 아닌 추방령 덕에 그들이 살던 집들이 비어 버린 것이다. 아트에서 떠나오기 전에 이 도시에 아눈나키족이 거의 없음을 확인하고 나왔기에 현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 덕분에 별 어려움 없이 쉽게 집을 구할 수 있었다. 구하는 김에 집을 관리할 집사를 구하고 집사더러 나머지는 알아서 채워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그렇게 이 도시에 터를 잡고 몇 년이 금세 흘러갔다. 스쟈는 이제 10대 초반의 소녀로 거듭나고 있었는데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훨씬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다 내 덕이다. 좋은 몸을 주고 잘 먹고 잘 뛰어노니 당연히 건강할 수밖에 없었다. 스쟈를 키우는 와중에 그녀에게 위험이 되는 요소는 내 선에서 미리 정리를 하였다. 혹여나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날까 봐 미연에 방지한 것이다. 그 때를 생각하면 약간 후회가 들기도 한다. 너무 빨리 암흑가를 정리해서 소소한 흥밋거리를 일찍 사라지게 한 느낌 때문이었다. 그 날은 우연하게 찾아왔었다.


도시의 축제날이라서 스쟈를 데리고 오랜만에 밤거리를 돌아다니는 중이었다. 어디선가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좋은 구경거리가 생겼나 하고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공기 중에 피 냄새가 흐릿하게 날아왔다. 아이에게 교육상 좋지 않을 거 같아 발걸음을 반대로 돌리고 축제의 밤을 즐겼다. 다음 날 보모와 놀고 있는 스쟈를 보면서 이 도시에서 스쟈에게 불행한 일이 발생하면 암흑가 때문일 확률이 높을 거 같아 집사를 불렀다.


“집사는 이 도시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라고 했지요?”

“그렇습니다. 한 평생 도시를 벗어나 본적이 없습니다.”

“암흑가의 구성에 대해서도 잘 알겠군요?”

“잘은 모르고 어느 정도는 압니다.”


집사의 말로는 아요다라는 이 도시엔 4개의 암흑가 조직이 장악하고 있다고 하였다. 중앙의 광장을 지배하고 있는 광장파와 갠지스 강의 물류를 장악하고 있는 수상파, 그리고 소매치기패인 안시안파, 사창가를 차지하고 있는 밤나비파라고 했다. 집사도 암흑가의 일원이 아니기 때문에 이 이외의 조직에 대해선 잘 모르고 이들 4개의 조직은 유명해서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집사의 말을 다시 생각해보면 최소 4개의 암흑가 세력이 있다는 소리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다른 조직도 분명히 더 있을 것이다. 딸아이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는 이 조직들을 응징해야겠다. 아직 내 딸에게 아무런 해도 입히지 않았지만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내가 부자라고 소문이 나서 언제고 내 딸을 납치해서 몸값을 요구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저녁이 되기를 기다렸다. 더 이상의 정보를 모을 필요는 없었다. 이 도시에 암흑가가 있다는 사실과 그 중에 한 조직의 이름을 알기만 하면 되었다. 해가 졌다. 그리고 어둠이 깔리고 밤이 다가왔다.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아 중앙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번화가라고 다 같은 번화가는 아니다. 일반 사람들이 노는 곳하고 암흑가의 일원들이 노는 곳은 약간 다르다. 번화가이면서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곳을 천천히 살폈다. 드디어 내 감각에 암흑가의 일원으로 보이는 녀석들이 걸렸다. 예민한 내 감각엔 그들의 몸에서 나는 피의 냄새가 느껴졌다. 일반인보다 더 뛰어난 신체를 가진 덕분이다.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 것을 보면 광장파다. 이 중앙광장에서 다른 조직의 일원이 활개 치며 돌아다닐 수는 없을 것이다. 앞에 걷고 있는 일당의 숫자는 3명이었다. 조용히 그들의 뒤를 따라갔다.


“뒤에 어떤 놈이 따라오는데?”

“신경 꺼, 우리 일에나 집중하자고.”


티 안 나게 숨어서 쫒아가는 것도 아니고 그저 조용히 따라가니 금세 녀석들이 나의 존재를 느꼈지만 지나가는 행인이려니 하고 무심히 넘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녀석들의 방향이 바뀌어도 계속 따라가니 한 놈이 등을 돌린다.


“어이, 형씨? 우리에게 볼일이라도 있수?”

“응. 광장파 맞지?”


내가 너무 당당히 이야기했음인가? 순간 나에게 말을 건 녀석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저희 조직에 찾아오신 손님이십니까?”

“응, 그런데 어딘지 몰라서 말이야. 너희들이라면 알거 같아서 혹시나 하고.”


나의 당당함에 의외로 쉽게 공손히 나오는 모습이었다.


“실례가 아니라면 누구를 찾아오신 것인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아, 이름을 말해도 모를 거야. 어릴 적 친구인데 오랜만에 돌아오니까 광장파에 있다고 해서.”

“제가 조직의 보스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이름이야 이 생활하면서 다들 바꾸지만 얼굴 생김새만이라도...”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녀석은 이제 갓 10대 후반의 아이였다.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젊어 보이지만-내 나이를 밝히기는 싫다- 난 20대로 보이기도 하고 30대로 보이기도 하는 외모여서 이 아이들이 생각하기엔 내 친구는 당연히 조직의 중간 이상을 가지는 지위에 있을 거라 생각할 것이다.


“뭐, 그냥 그래, 적당히 덩치 있고, 못 생긴 쪽에 가깝고 주먹을 잘 써.”


나도 모르는 내 친구의 얼굴을 설명해줬다. 두루뭉술하게, 이 조건에 드는 놈들이 한둘이 아니겠지만. 내 설명에 약간은 멍해져 있는 녀석에게 다시 한 번 확인을 해 주었다.


“어렸을 땐 활도 제법 가지고 놀았지? 아마? 그런데 계속 이렇게 세워둘 거야?”

“죄송합니다. 저희도 본부로 가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따라오시죠.”


녀석들의 본부는 번화가 뒤쪽에 있었다. 그 너머엔 작은 골목길들이 보인다. 앞으로 나가면 작업장인 번화가고 뒤로는 위험할 때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골목길이니 지형적으론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쇼반 형님, 손님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손님이면 손님이지 뭔 말이 그 따위냐?”


쇼반이라 불린 놈은 그렇게 말하면서 녀석의 등 뒤에 있는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넌 누군데 여기서 얼쩡거리냐?”

“응, 손님.”

“그 손님 이름은?”

“아수라”

“용건은?”

“광장파의 접수 내지는 몰락”

“또라이지?”

“약간은”

“얘들아, 손님 접대 해 드려라.”


나와 쇼반의 대화를 듣던 광장파 조직원들은 분위기가 이상해지자 이미 일어서서 각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나 나나 긴장감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광장파는 나 혼자서 이들을 당해낼 수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고 나 또한 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연 생태계를 관찰하다 보면 잡아먹는 자와 잡아먹히는 자의 그야말로 피 말리는 싸움이 존재한다. 내가 육상 생태계보다 수중 생태계를 좋아해서 그런지 재미있던 장면이 있었다. 바로 조개를 잡아먹으려는 불가사리의 모습이었다. 얼핏 보면 조개나 불가사리는 매우 느려서 서로가 숨막히는 추격전을 한다는 것을 다른 생명체들은 잘 모른다. 하지만 이들의 추격전을 녹화했던 영상을 빨리 돌려보면 상황은 전혀 아니었다. 불가사리의 추격을 피해 조개는 불가사리에게 물을 쏘기도 하고 점프도 하면서 열심히 달아나고 그 뒤를 불가사리도 화려한 회피기동과 추격기동으로 쏜살같이 조개를 쫒아간다. 그러다 불가사리가 조개를 잡으면 그 특유의 테크닉인 조르기 기술을 구사하는데 조개에게 생긴 빈틈을 순간적으로 찾아내서 공격해 들어간다. 갑자기 왜 조개와 불가사리냐고? 끝까지 들어보면 안다. 그러면 조개나 불가사리 몇 십이 모였다고 인간을 위협할 수 있을까?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여기 조직원들 몇 십이 모여서 나를 위협한다고 해 보았자 조개처럼 느린 동작으론 나를 어찌할 수 없다.


뒤에 있던 두 놈이 몽둥이로 내 머리를 후려친다. 전투모드로 바뀐 내 몸은 지금 내 머리를 향해 오는 몽둥이의 느린 속도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다. 이 녀석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생각하다가 사랑의 매도 교육의 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 나에게 내려지는 몽둥이 하나를 녀석에게서 그대로 쑥 빼냈다. 아무리 꽉 잡고 휘두른다고 해도 몽둥이가 세워진 방향으로 해서 순간적으로 빼 내면 쉽게 빠진다. 휘두르던 몽둥이를 뺏긴 녀석은 놀란 표정이다. 그리고 그대로 녀석의 머리통을 부셔버렸다.


“경고! 경고! 함장님, 무의미한 살생입니다.”


최근 몇 년간 연락도 없던 진의 통신이 갑자기 들어왔다.


“지성체가 아니니 상관없어.”


대규모의 살육도 아니고 단지 몇 십이다. 내가 이들을 여기서 모두 죽인다고 해도 이 행성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가볍게 진의 경고를 무시하고 나에게 몽둥이를 휘두른 다른 녀석을 웃으면서 바라봤다. 아무리 순간적으로 일어났다지만 비현실적인 상황에 이 녀석은 지금 정신을 차리지 못 하고 있었다. 들고 있던 몽둥이를 그대로 수평으로 휘두르면서 녀석의 턱을 그대로 갈겼다. 비명도 못 지르고 그대로 튕겨나간다. 바닥에 쓰러져 그 목 위로 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녀석을 그대로 천천히 지나 내가 들어왔던 입구에 섰다. 그러나 내 뒤에 있던 녀석들 중 움직이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문 옆에 세워져 있던 막대를 들어 문을 걸어 잠갔다. 내가 들고 있는 몽둥이는 피 한 방울 묻어있지 않은 깨끗한 모습이었다. 두 명이나 쓰러트린 몽둥이라고는 전혀 믿기지 않는 모습의 몽둥이를 어깨에 걸치고 다시 녀석들을 향해 돌아섰다.


“이제 아무도 도망 못 간다!”


나의 일갈에 정신을 놓고 있던 녀석들이 움직인다.


“겨우 두 놈 쓰러트렸다고 기고만장하군. 자근자근 다져주마.”


쇼반이라고 했던가? 보스 급이라서 그런지 먼저 정신을 차리고 전의를 불태운다. 그러면 나야 좋지. 은근히 뒷문으로 도망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숫자를 너무 믿는군? 한 놈한테 여러 명이 달려들면 이길까?”


도망가면 귀찮아진다. 내가 한 명이란 걸 그래서 강조했다. 이 녀석들이 도망가지 않게 살살 다뤄줘야겠다. 분위기를 추슬렀는지 나에게 슬슬 다가오고 있었다. 최대한 겁을 안 주는 선에서 싸우려면 겉보기에 멀쩡하게 쓰러트리면 될 터이다. 어디 하나 부러지지 않고 피도 안 튀면 되겠지? 가장 앞서 오는 자는 돌도끼를 들고 있었다. 천천히 다가오는 게 위압감을 주려는 모습이었지만 나에겐 하품이 나오게 하였다. 기다리기 지루해서 오히려 내가 앞으로 튕겨나가면서 녀석의 명치를 발로 찼다. 제대로 찼다면 뒤로 날아가면서 다른 녀석들과 뒹굴었겠지만 힘을 줄였다. 그것도 상당히. 그 덕에 돌도끼를 든 녀석은 제 자리에서 고꾸라졌다. 마음 같아서는 낭심을 차고 싶었지만 남자들의 심리가. 아마 다들 도망갈 것이다.


“이거 약해 빠져서 싸울 맛도 안 나네? 몽둥이도 괜히 뺏었어.”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몽둥이를 바닥에 던졌다. 이 잡종들의 도전 의식을 고취시켜줘야만 한다.


“뭐 해? 안 덤비고?”


나의 도발과 내 손에 든 무기가 사라졌음을 알고 이제는 여럿이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아직 겁을 먹고 있다는 증거겠지? 한 대 정도 맞아 줘? 체면이 있지, 나중에 아눈나키족에게 소문이라도 나면 창피할 거 같다. 가장 왼쪽에서 달려드는 놈부터 차례대로 주먹으로 목침을 놔 주었다. 소리도 못 지르고 다들 달려오는 속도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함장님, 살생을 자제하시길 권합니다.”


이번에 목침을 맞은 녀석들은 겉보기엔 그냥 쓰러진 것으로 보이지만 다들 목뼈가 부러진 채로 죽었다. 일부러 표시가 안 나게 쓰러트린 건데 이 인공지능이 어떻게 알고 나에게 요청을 해 온다. 그래도 아까보단 많이 나아졌다. 조금 전에는 대뜸 버릇없이 경고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이제는 부탁이니. 인공지능이면 자신의 주제를 알아야지. 감히 사용자의 의사에 반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맘에 안 든다.


내 앞에 서 있는 녀석들의 자세는 매우 신중했다. 마치 내가 지치기를 기다리는 듯이. 그렇지만 기다리는 내 입장도 좀 생각해줘야지? 이건 너무 지루하잖아? 뭐 정 안 오면 내가 가는 수밖에.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 내가 걸어가자 이 녀석들 슬슬 뒷걸음질 친다. 그렇지만 뒷걸음질보단 내가 걸어가는 속도가 더 빠르다. 한 녀석과 얼굴을 마주칠 정도로 가까워지자 벌겋게 달아오른 그 녀석이 눈을 질끈 감고 박치기를 해 온다. 용기가 가상해서 한 손으로 머리를 잡고 틀어버렸다. 고통은 없을 것이다. 쓰러지는 녀석을 털어버리고 다음 먹이를 노리는데 등 뒤에서 화살이 날아온다. 피할까? 잡을까? 피하면 다른 녀석이 맞을 거 같다. 이러면 내가 고맙지. 내가 옆으로 살짝 피하자 화살은 내 앞에 있던 놈의 심장에 박혔다.


“어, 어떻게?”


화살을 날린 녀석의 입에서 나온 소리다. 이렇게 좁은 건물 안에서 내가 어떻게 알고 피했을까 의문이 들겠지만 내가 궁금증을 해결해 줄 의무는 없다.


“고마워, 앞으로도 계속 부탁할게.”


윙크와 함께 미소를 날려줬다. 내 미소에 녀석은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정신 차려! 새끼들아.”


쇼반이 다시 소리를 지른다. 그렇지만 쇼반의 목소리도 떨리고 있었다. 이렇게 싸움을 독려하는 그가 있는 게 무척이나 다행이다. 만일 저 쇼반마저 없었다면 몇 명은 도망갔을지도 모른다.


“쇼반, 넌 제일 마지막에 처리해줄게, 고마워.”


부하를 다그치던 쇼반도 벙 찐 모습이다. 이 상황에서 자신에게 고마울 이유가 없을 텐데라는 의문 가득한 표정이지만 살짝 무시하고, 아직 나를 쳐다보고 있는 다른 녀석들을 둘러보았다. 이 녀석들은 말은 안 하고 있지만 무기를 들고 있는 몇몇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것을 보니 내가 지금 뭔 짓을 하나 자괴감도 들었다. 이들을 다 죽여 봐야 내가 볼 이득도 적었다. 몇몇은 살려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 생각하며.


“잠들어라!”


내 말과 함께 주위에 있던 모든 녀석들이 쓰러졌다. 쇼반만 빼곤. 정신적인 흥분 상태에선 최면이 아주 쉽게 걸린다. 이들은 지금 나에 대한 공포가 있어 다들 쉽게 최면에 걸려든 것이다.


“뭐야? 이게? 너 뭐야?”


쇼반은 공포에 물든 모습이었다.


“두목은 어디 있지?”


일부러 쇼반을 남겨 둔 이유였다.


“몰라! 그보단 넌 뭐야?”


이미 질문을 할 때부터 나는 쇼반의 머리를 스캔하고 있었다. 내가 두목의 소재를 묻자 쇼반의 머릿속엔 이 앞 번화가의 한 주점을 떠올렸다.


“알려줘서 고맙군. 그럼 푹 쉬게나.”


말을 마치면서 녀석의 낭심을 걷어찼다. 이제는 아무도 보는 이가 없으니까 마음 놓고 한 방 날린 것이다. 두목의 소재를 알았으니 이제 이 건물에 볼일은 없다. 입구에 걸어 둔 판자를 치우고 나오니 두 놈이 태평스럽게 문을 지키고 있다. 안에서 일어나는 소란을 전혀 의식하지 못 했나 보다. 아니면 내가 당하고 있는 소리로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수고들 하게.”

“안녕히 가십쇼.”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는 녀석들을 보고 이 둘은 그냥 놔두었다. 밤새 문 앞에서 보초를 서고 있다면 조직에 가입한지 얼마 안 된 녀석들일 것이다. 딸아이를 키우면서 주점에 가 본지가 오래 되었다. 주점을 향하는 발걸음에 이슈타르의 추억이 떠오른다. 그래 오늘 임팩트 제대로 한 번 주자!


결국 그날 밤 아요다에 있던 13개 파의 암흑가 조직을 다 정리했다. 집사가 말해 주었던 숫자보다 훨씬 많은 조직이었지만 날이 새기 전에 각 조직의 두목들은 다 내 앞에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는 그 조직의 보스들이 다 모여 앉아 있다.


“쉽게 가자고. 앞으로 내 밑에 있든가 아니면 지금 조직을 해산하던가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해.”


내 말에 모두들 침묵을 지키고 있다. 왜 아니 그렇겠는가! 다들 잘 나가던 조직이었는데 단 한 순간에 이름 모를 놈이 나타나서 자신의 밑으로 들어오라는데 기분이 좋을 리는 없을 것이다.


“곧 있으면 해가 뜬다. 그 전까지 결정을 못 내리는 조직은 내일의 해를 볼 수 없을 것이다.”


나도 시간이 없다. 사랑스러운 내 딸 스쟈가 곧 있으면 꿈나라에서 깨어날 시간이다. 간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있었던 아비가 아침에 눈을 뜨고 찾아보니 없다면 당황스러울 터이니 얼른 이 일을 마무리해야만 한다.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약간의 말미를 주었더니 다들 고민을 하는 모습이지만 나는 저들 대부분이 내 밑으로 들어오리라 기대를 한다.


“하나만 물어보겠습니다. 아수라님.”

“말 해.”


살인청부업을 하고 있는 조직의 보스가 물어왔다. 다른 속셈이 있는지 알기 위해 질문을 하는 순간부터 그의 머리를 스캔하면서 그의 질문을 기다렸다.


“아수라님의 밑에 들어간다면 앞으로 조직의 운영방향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 녀석은 질문은 이렇게 했지만 속으론 자신의 지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고 싶어 했다.


“간단해. 나는 너희들 조직의 일에 관여를 안 할 것이다. 지금처럼만 행동하면 돼. 그리고 지금 있는 조직 말고 새로운 조직이 생겨나지 않도록 관리하면 되고.”


내 대답에 모여 있던 두목들이 속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대부분의 얼굴엔 어이없다는 표정이었지만 속마음은 나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었다.


‘저 새끼 뭐야.’

‘그것 때문에 내 조직을 부순 거야?’

‘미친 놈.’


내가 이들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저마다 나에 대해 각기 쏟아내는 반응들이다. 간밤에 일어난 피해는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규모다. 각 조직들이 대체적으로 1/3 가령의 인명 손실을 냈다. 그리고 남은 인원의 절반가량이 불구가 되었으니 기존 조직원의 1/3만 남은 셈이다.


“밤나비파의 야화가 아수라님에게 충성을 바치겠습니다.”


사창가의 실질적인 두목이었던 야화가 제일 먼저 내 밑으로 들어온다고 맹세를 한다. 사내의 아랫도리와 싸우면서 커 온 조직답게 상대에 대한 파악을 제일 먼저 끝냈다. 야화를 시작으로 총 10개 파의 두목들이 연이어 나에게 충성을 맹세했지만 끝끝내 3개 파는 나를 거부했다.


“나 아후라의 첫 번째 명령이다. 지금처럼 각자가 알아서 조직을 관리한다. 각 조직의 영역과 자금도 마찬가지로 알아서 관리한다. 조직 운영에 내가 관여하지는 않는다. 두 번째 명령이다. 지금 내 밑에 들어오지 않은 3개 조직을 말살시킨다. 서로가 협조해서 처리하도록.”


이 말을 끝으로 나는 자리에서 사라졌다. 실제로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지만 이들에게 신비감을 연출하고, 또 내가 지시한 명령을 잘 이행하는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간밤에 나의 말도 안 되는 능력을 보아서인지 사라지는 순간에만 잠시 당황하고 이내 표정들을 관리하는 모습들이었다.


“아, 썅, 오랜만에 피 보는구만.”

“이 봐. 루사, 왜 그렇게 뻗대는 거야? 상황파악이 그렇게 안 돼? 살려준다는데 왜 죽여 달라는 거야?”


한 쪽에서 잠자코 지켜보았더니 이들은 서로가 매우 잘 아는 사이였다. 내가 떠난 걸로 알고 10개 파의 두목들이 남은 3개 파의 수장에게 불평을 토로하고 있었다.


“오늘 일진 한번 더럽구만. 그 아수란가 뭔가는 도대체 뭔지,”

“그 멍청한 머리로 잘도 두목 질을 하고 있고만. 그렇게 디지고 싶어”


잔득 일그러진 얼굴로 쏘아붙이고 있는데도 나에게 복종하지 않은 3개 파의 수장은 각자 제각각의 표정으로 말이 없었다. 한 명은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었고, 다른 한명은 허허로운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나머지 한 명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지 그저 눈을 감은채로 모든 것을 포기한 표정이었다. 더 이상 살펴보았자 특별한 것은 없어 보였다. 흘러가는 분위기로 보건데 내게 복종을 맹세한 10개 파의 두목들은 내 명령을 잘 처리할 듯싶어 집으로 돌아왔다. 음료수를 한 잔 들이켜고 쇼파에 앉아 편한 자세로 휴식을 취하자 이제야 내 몸의 긴장이 풀렸는지 온 몸에서 피로감을 호소한다. 아무리 좋은 몸이라지만 몇 년 동안을 아무런 긴장 없이 살아오다가 급격한 근육의 활동으로 무리가 온 듯싶다. 이 느낌도 신선해서 좋다.


“아빠!”


아침 해가 떠오르고 쇼파에 앉아 잠깐 졸았는지 어느새 일어난 스쟈가 나를 깨운다.


“여기서 잤어?”

“어, 내가 깜빡 잠들었나 보네?”

“침대에서 자야 감기에 안 걸려요.”

“그래그래 우리 딸 착하네. 앞으론 아빠가 말 잘 들을게.”


다행히 스쟈가 잠들어 있던 시간 안에 모든 일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암흑가의 인원이나 조직의 숫자가 더 많았다면 자칫 스쟈가 깨어나기 전에 끝낼 수 없을 뻔 했다. 아니 시간 안에 해결하기 위해 좀 더 과격한 방법을 썼을지도 모르겠다.


“식사가 준비 되었습니다.”

“우리 딸 아침 먹으러 갈까?”

“네, 아빠.”


다시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 평화를 깨는 일이 당분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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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신성제국으로 가는 길 23.06.10 12 0 12쪽
42 조르아스터의 귀환 23.06.06 19 0 48쪽
41 나일의 여신 23.06.03 24 0 22쪽
40 포세이돈의 로맨스 23.05.30 25 0 36쪽
39 2차 지구 내전 23.05.22 25 0 42쪽
38 루시퍼 게임 +1 23.05.16 26 0 52쪽
37 외전. 쿠푸와 대마왕 23.05.15 22 0 3쪽
36 고인돌 23.05.13 26 0 30쪽
35 일대 일 교육 23.05.09 29 0 43쪽
34 아이들의 반격 23.05.06 31 0 34쪽
33 굴려라 23.05.01 37 0 36쪽
32 2. 프롤로그 (2부 시작) +1 23.04.30 40 1 2쪽
31 천족의 반격 23.04.20 40 1 61쪽
30 북벌 23.04.13 58 1 68쪽
29 제국을 향한 첫 걸음 23.04.09 50 1 37쪽
28 미친 놈 VS 또라이 23.04.06 48 1 39쪽
27 전쟁 속으로 +1 23.04.02 44 1 41쪽
26 서바이벌 게임 23.03.27 47 0 62쪽
25 작전명 "타이탄 제거“ 23.03.24 65 2 45쪽
24 필사의 도주 23.03.21 59 2 36쪽
23 외전 - 영혼 연구 +1 23.03.20 59 2 6쪽
22 별빛이 반짝이는 길 아래에서, 스타 라인 +1 23.03.20 55 3 44쪽
21 외전 - 가장 성공한 천족 23.03.16 70 2 5쪽
20 아수라장 2 +1 23.03.15 62 3 46쪽
19 샛별 경주 23.03.09 66 3 63쪽
18 아후라장? 아수라장! +1 23.03.07 85 3 62쪽
» 소녀와 아빠 +1 23.03.04 92 1 31쪽
16 지그라토 +2 23.03.01 81 3 25쪽
15 새로운 터전 +2 23.02.28 85 2 45쪽
14 방주와 조르아스터 +1 23.02.25 95 1 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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