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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님의 서재입니다.

라스트 드래곤(1부)-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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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작품등록일 :
2019.04.09 20:52
최근연재일 :
2021.03.0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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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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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수 :
115,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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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4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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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 2 화 세상으로 나아가다.(2)

DUMMY

센드로야. 자신의 기억이 분명하다면 그곳은 이 땅의 주인인 트로얀 왕국의 제 2 도시였다. 보통 국토의 중앙에 위치하는 수도의 위치와 달리 트로얀 왕국의 수도는 동쪽으로 치우쳐져 있었다.

영토의 두 면이 바다에 인접해 있고 그 두면이 서쪽인 것을 감안해 위치를 정했다는 것은 배워 알고 있었다. 다만 동쪽으로 치우처진 수도탓인지 서쪽의 도시들의 경제적 발전에 문제가 일어났고 그 탓에 중간 가교 역할로 자리를 잡고 자연스레 커진 도시였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정보를 훓어본 개스틀은 무언가를 깨닫고 세르딕을 바라보았다. 순간,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과 마주쳤다. 세르딕은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명확하지는 않지만 그 뜻을 알 것 같은 개스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어쩔 셈이야?”

아이들은 강행군에 피곤한 것인지 잠이 들었다. 보육원이 있는 마을을 나와 삼일째였다. 평소 몸을 달련해온 가르와 개스틀, 세르딕은 그나마 괜찮았지만 제이린과 샤들은 이미 몸이 몸이 아니었다. 가르 또한 부상탓인지 이미 지쳐 있었기에 다 늦은 시간에 불침번을 서는 것은 개스틀과 세르딕 두 사람이었다.

“왜 더 안자고?”

수레 주변에 피워놓은 모닥불로 다가와 앉은 개스틀은 보지 않고 세르딕은 불에 나뭇가지를 조금씩 넣을 뿐이었다.

“센드로야까지는 성인이 말을 몰아 가도 이틀이야. 그것도 쉬지 않고 갔을 때 이야기지. 우리같은 아이들이 이렇게 간다면 일주일은 걸릴 거야. 그것도 최소한이지. 하지만 식량은 아무리 아껴도 내일이면 거의 바닥 날거야. 모르진 않을 텐데.”

나머지 아이들이 깨어있으면 꽤나 놀랄 상황이었다. 방금 개스틀의 말을 들었다면 그 내용 때문일 수도 있지만 개스틀이 이렇게 말을 많이 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세르딕은 놀랄 일이 아니라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맞아. 그래서 사냥을 해야 겠지.”

사냥. 그것은 보통 짐승을 죽여서 그 고기나 가죽을 취하는 행동을 말한다. 하지만 사냥은 보통 전문가라 불리우는 성인들이 하는 일이었다. 아직 성년도 아닌 아이들이 하기에는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다.

“같이 가자는 건가?”

어쩌면 죽을 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개스틀의 말에는 주저함이 없었다.

“아니, 누군가는 아이들을 지켜주고 이끌어 주어야지.”

미소를 보이는 세르딕을 보면서 개스틀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다녀오지.”

“뭐?”

조금 놀라는 세르딕을 보면서 그는 어떠한 감정도 없는 것 같은 말을 꺼냈다.

“아이들을 지키는 것이라면 나도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끄는 것은 아니지. 너도 그것을 알지 않나?”

“하지만······.”

“이야기는 더 할 필요 없을 것 같군.”

그렇게 숲 속을 향해 걸어가려던 개스틀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하나만 부탁하지. 혹 여유가 생긴다면 나와 한번 대련 해 줄 수 있나?”

“무슨 소리야? 내가 질게 뻔하잖아.”

“봐주지 말고 말이다.”

너무나도 냉정하고 차분한 말. 그 말에 세르딕도 얼굴의 웃음기를 없애고 그를 바라보았다. 아무런 말도 없이 서로 눈을 마주보는 상황. 세르딕은 그대로 다시 자리에 앉았다.

“무사히만 돌아와라.”

대답은 없었다. 이미 그 자리에 없는 개스틀이었지만 그것을 보지도 않고 세르딕은 모닥불을 바라볼 뿐이었다.


자신 있었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부터 모든 아이들 중에 자신을 이길 수 있는 아이들은 없었다. 가끔씩 대련을 하면 우승자는 자신이었다. 그래서 자신감을 넘어선 자만심까지 있었다. 이곳을 나가더라도 또래의 아이들 중에서는 강할 것이라는. 그것이 깨어지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1년전 어느날이었다. 실전 경험. 왜인지는 알 수 없었다. 보육원에서만 지내는 아이들에게 그것을 명목으로 사냥을 따라 가는 것을 수락한 이유는. 그때는 알지 못했지만 지금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마을의 사냥꾼들을 따라 같이 갈 아이들이 정해졌다. 가르와 자신, 그리고 세르딕. 세사람이었다. 혹시나 하는 상황에 대비해 숏소드를 하나씩 주었다. 숏소드라고는 하지만 성인의 기준에서 정해진 것이었기에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키에 거의 반쯤 되는 길이었다.

마을의 뒤쪽에 위치한 산으로 일행은 들어갔다. 사냥꾼 무리는 총 6명이었다. 그들이 세명의 아이들을 보호하면서 걸어가는 속도는 평소와 같은 수는 없었다. 단련을 한다고는 하지만 아이들이었고 목숨을 걸고 사냥을 하는 이들과는 다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누구도 불만을 토로하지는 않았다. 그저 아이들의 속도에 맞추어 걸어주면서 중간 중간 물도 마시고 했다. 아마도 그래서 였을 것이다. 일행의 주변에 다가온 오크 무리를 눈치채지 못한 이유는.

몬스터라 불리우는 존재는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서식하는 곳은 일부 정해져 있었고 인간들이 먼저 싸움을 걸지 않는 한 먼저 인간을 공격하는 이들은 몇 없었다. 하지만 오크는 달랐다. 몬스터로 하급 몬스터인 그들은 약간의 지성이 있었고 그 때문인지 자신들끼리 무리 생활을 했었다. 그 탓에 여기 저기 퍼져 살고 있었다. 거기에 그들의 뛰어난 번식력으로 인해 정확한 서식지 파악이 힘들었다.

일행을 둘러싼 것은 총 5마리의 오크였다. 발달된 턱과 거의 없는 머리카락 때문에 괴이해 보이는 얼굴과 달리 그들은 보통 성인보다 배는 뛰어난 힘을 지니고 있었기에 단련된 사람이라고 해도 1대 1로 잡는 것은 힘들었다.

물론 정도에 따라 다르기는 했지만 지금 사냥을 나온 일행들 중 1대 1로 상대가 가능한 것은 한때는 기사였다. 리더 뿐이었다.

“자리를 지켜라.”

원형으로 이미 포위된 상황이었기에 사냥꾼들은 아이들을 중앙에 두고 각자 무기를 든 채로 오크들을 마주보았다. 중앙에 있는 아이들도 자신들이 지급받은 숏소드를 들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마주한 몬스터의 모습때문인지 손이 떨렸다.

“쿠오오오.”

알아들을 수 없는 외침에 모든 오크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대부분 둔기인 오크들의 무기는 그 무게 때문에 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뛰어난 힘 때문에 많이 둔하지는 않았다. 그 탓에 1대 1로 싸우는 것은 힘들었지만 각자 싸우는 오크와 달리 인간은 서로 협력이라는 것을 할 수 있었다.

한 마리를 조금 힘겹게 잡은 리더가 주변을 둘러보자 이미 5마리의 오크중 남은 것은 한 마리였다. 약간씩 부상을 당한 사냥꾼들이었지만 못움직이는 이는 없었다. 그래서 단숨에 상황이 역전되었다.

남은 한 마리의 오크는 사냥꾼들에게 둘러싸여서도 계속 둔기를 휘둘렀다. 하지만 그 범위안에 들어가는 이는 없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들을 각자 가지고 있는 조그마한 칼날을 던졌다. 하나 두 개 몸에 막히는 칼날 때문에 오크의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그렇게 오크가 스러지는 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모두 괜찮은 것입니까?”

모든 오크를 사냥하고 리더는 주변을 바라보았다. 그제야 두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르와 세르딕은?”

리더의 말에 모든 사냥꾼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의 시선은 개스틀을 향했지만 그는 자신의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놓치고는 주저 앉아 떨고 있었다.

“두 사람은?”

자신의 어깨를 잡으면서 소리치는 리더의 말에 그는 손을 들어 한쪽을 가르켰다. 마을과 반대쪽 더 깊은 숲이었다. 리더는 아무런 말도 없이 다시 검을 들었다.

“부상을 당한 이들은 마을로 돌아가십시오.”

성한 이는 없었다. 겉으로 보이는 부상이 없는 것은 개스틀과 리더뿐이었다. 하지만 마을로 돌아가는 이는 한 사람도 없었다. 말은 없었다. 모두가 숲을 향해 걸으려는 그때 리더는 개스틀의 양 어깨를 잡고 일으켜 주었다.

“혼자 돌아갈 수 있겠니?”

걱정어린 그의 말에 개스틀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저, 저도 가겠습니다.”

“무리할 필요 없단다. 저 안은 더······.”

“가겠습니다.”

눈에 눈물은 가득 고이고 몸은 떨리면서도 단호한 그의 말에 리더는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

“내 곁에서 떠나지 말거라.”

그 말을 마치고 일행은 더 깊은 곳으로 향했다.

아이들의 이름이 숲속을 울렸다. 그리고 그 소리에 세르딕의 모습이 보인 것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괜찮은 것이냐?”

세르딕을 발견했다는 소식에 일행들은 모여들기 시작했다. 품안에 가르를 데리고 있는 세르딕은 일행을 보자 그대로 주저앉아버렸고 맞은 편에서 다가오던 리더는 그 모습에 움찔 거렸다.

“괜찮습니다. 가보세요.”

힘겹게 걸음을 걷던 개스틀의 말에 리더는 빠르게 세르딕을 향해 뛰어갔다. 힘겹게 세르딕을 향해 걸어가던 개스틀은 순간 발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숙였다. 낯설었지만 방금 익숙해진 무언가를 볼 수 있었다.

푸른색의 끈적하면서 따뜻한 액체. 조금 고여 있는 그 액체의 길을 따라 조심스레 걸었다. 그리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수풀로 가려진 오크 시체 두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분명히 검에 찔린 상처를 가지고 있는 두구의 시체는 이미 목숨이 끊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이미 내려가자.”

자신을 향한 리더의 소리에 개스틀은 빠르게 다시 수풀로 그것을 덮고 일행에게 다가갔다.

“다행이구나.”

“가르가 놀라서 도망쳐서 따라 온건데.”

“다른 오크나 짐승을 만났으면 어쩌려고 그러니.”

“그러니까 다행이죠. 아무도 안만나서.”

미소를 지어보이는 세르딕이었다. 자신이 안고 있던 가르를 사냥꾼 중 하나의 등에 업혀주다가 그의 검이 떨어졌다. 허리에 타고 있던 벨트도 애초에 성인용이었기에 아이들에게는 조금 헐렁했다.

떨어진 검을 향해 손을 뻗던 개스틀은 순간 멈추었다. 살짝 나와있는 검. 그곳에 분명 보였다. 풀잎같은 것으로 닦은 것 같기는 했지마 푸른색의 끈적한 무언가가.

“가자.”

멈추어 있던 개스틀의 앞에서 자신의 검을 다시 손에 든 세르딕의 말에 그는 어떠한 말도 하지 못하고 그를 바라보았다.

“왜?”

자신을 보는 개스틀의 눈에 의문을 표하는 세르딕을 아무런 대꾸도 없이 바라보다가 이내 돌아서서 일행과 같이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과거에서 개스틀을 현재로 돌려준 것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느껴지는 낌새였다.

현재로 돌아오자 마자 개스틀을 자신의 허리에 있는 검에 한 손을 대었다. 6개월 가까이 매일을 들었기에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진검을 들고 그는 망설임 없이 낌새가 느껴지는 곳으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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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제 4화 세상을 알아가기로 하다.(4) 19.10.21 43 0 10쪽
23 제 4화 세상을 알아가기로 하다.(3) 19.09.24 31 0 9쪽
22 제 4화 세상을 알아가기로 하다.(2) 19.09.24 44 0 8쪽
21 제 4화 세상을 알아가기로 하다.(1) 19.09.09 36 0 8쪽
20 제 3 화 의외의 인연을 만나다.(6) 19.09.09 50 0 7쪽
19 제 3 화 의외의 인연을 만나다.(5) 19.08.30 41 0 8쪽
18 제 3 화 의외의 인연을 만나다.(4) 19.08.27 52 0 9쪽
17 제 3 화 의외의 인연을 만나다.(3) 19.08.21 52 0 7쪽
16 제 3 화 의외의 인연을 만나다.(2) 19.08.20 56 0 8쪽
15 제 3 화 의외의 인연을 만나다.(1) 19.08.06 76 1 7쪽
14 제 2 화 세상으로 나아가다.(5) 19.07.30 60 1 9쪽
13 제 2 화 세상으로 나아가다.(4) 19.07.30 62 1 7쪽
12 제 2 화 세상으로 나아가다.(3) 19.07.30 68 1 7쪽
» 제 2 화 세상으로 나아가다.(2) 19.07.14 84 1 11쪽
10 제 2 화 세상으로 나아가다.(1) 19.07.08 100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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