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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님의 서재입니다.

라스트 드래곤(1부)-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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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작품등록일 :
2019.04.09 20:52
최근연재일 :
2021.03.01 17:54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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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7
추천수 :
17
글자수 :
115,281

작성
19.07.0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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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제 2 화 세상으로 나아가다.(1)

DUMMY

아이들은 그리 멀리는 가지 못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걸음을 멈추었다.

막 해가 뜨기 시작하는 시간에 걸음을 멈추었다. 물론 세르딕이 멈춘 것을 따라 다른 아이들은 멈춘 것이었다.

가르가 실려 있는 수레의 한쪽 조금 남아 있는 식량을 꺼내었다. 조리가 필요한 식량은 다 버리고 바로 먹을 수 있는 것들 만을 남겼다.

훈제해 밀린 고기와 건조시킨 과일 같은 것이 다였지만 다섯의 아이들이 먹을 만큼은 충분했다. 다섯의 아이들은 아무런 말도 없었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가르는 두고 개스틀은 세르딕이 식량을 향해 다가가면 자신도 다가와 자신과 자신의 품에 안긴 아기들의 식량을 챙겼다.

수레의 뒤에서 묵묵히 걷는 제이린은 수레가 멈춤과 함께 그대로 주저 앉았다. 그녀에게 다가가 세르딕이 식량을 건네자 미소를 지어보이기는 했다.

제이린의 맞은 편에 있는 샤들은 그저 멍하니 걷다가 수레가 멈추면 그대로 멈추어 있을 뿐이었다. 세르딕이 건네는 식량은 받기는 했지만 시선의 초점은 명확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각자 받아든 식량을 먹으면서 과일 말린 것은 조금씩 씹어 안고 있는 아기들에게 주는 아이들이었다.

2년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선생님들이 떠나기 시작한 시기. 처음에는 남은 선생님들이 아기들을 돌보아 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하나둘 떠나고 남은 선생님들인 모든 것을 하기는 힘들었다. 자연스레 세르딕이 나서서 아기들을 돌보는 것을 맡기 시작했고 선생님들은 그것을 말리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속에서 아이들을 아기를 돌보는 법을 깨달아갔다. 어쩌면 그 모든 것들도 세르딕이 미래를 생각하고 한 일일지도 모른다고 샤들은 예전에 생각했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이 자신의 예상이 맞았음을 말해는주는 것 같았다.

정작 본인은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아니, 못하고 있었다. 더 정황하게는 생각이라는 것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모습이었다.

“형이야?”

말없이 자신의 음식을 먹고 아기들에게 음식을 먹이던 아이들에게 목소리가 들렸다. 거칠고 힘겨운 목소리. 그 목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모든 아이들의 시선이 모여들었다. 오른쪽 눈을 뜨고 힘겹게 숨을 내쉬는 가르는 자신을 보는 얼굴들 중 하나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그 말에 제이린은 고개를 돌리고 그대로 주저 앉았다. 그 모습에 모두가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시 입을 연 것은 가르였다.

“개스틀 형. 고마워.”

“······.”

가르의 말에 개스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무슨 말이야?”

알 수 없는 둘의 행동에 세르딕이 끼어들었다. 두 사람을 보는 그의 눈빛에 개스틀은 시선을 피했다.

“내 왼쪽 눈 아마 평생을 못 보겠지.”

누구도 꺼내지 못한 사실. 그것을 본인이 이야기하자 모두는 다시 말을 멈추고 가르를 바라보았다. 왼손을 들어 자신의 왼쪽 눈을 만져보는 그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래도 다행이야. 이정도면······.”

홀로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가르를 보면서 세르딕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이 일그러진 얼굴로 개스틀을 바라보았다.

“너···!”

화를 내면서 그에게 다가가려는 세르딕의 옷을 가르가 잡았다.

“아니야. 형. 내가 조른 거야.”

“무슨 말이야?”

영문을 알 수 없는 제이린의 질문에 가르가 아무렇지 않은 듯이 입을 열었다.

“예전에 개스틀 형이랑 검술 연습을 하다가 그런 말을 했거든. 독이나 약에 당해서 싸울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하냐고. 그러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형은 말했지만 당했으면 어떻게 하냐고 내가 계속 물어봤거든. 그때 형이 말해줬어. 그것보다 강한 고통을 느낀다면 가능할 거라고.”

그것으로 모든 대답은 되었다. 입을 막고 흐르는 눈물을 참으려는 제이린을 향해 가르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괜찮다. 내가 바보 같아서 그런 거야. 그래도 누나를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의 미소에도 그녀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 보통 아이들이 가는 곳은 그곳이었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은 그곳으로 가지 않고 다른 곳으로 향했다.

정확하게 말은 없었다. 그저 제일 앞에서 일행들을 이끄는 세르딕을 따라 아이들은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이미 해가 지는 시간. 체력적으로 힘이 드는 제이린과 샤들이 수레에 앉고 가르가 나와 세르딕과 가르, 개스틀이 돌아가면서 수레를 끌고 있었다.

물론 처음에는 두 사람은 거절했지만 이내 자신들이 이 속도를 늦추고 있음을 알고 아기들을 다 돌보면서 수레에 있는 것을 동의했다.

가장 가까운 도시는 일반 성인의 걸음으로 걷는다면 5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일행은 그보다 먼 도시를 향해 걷고 있었다.

그곳까지의 거리는 걸어서 13시간. 일반적인 성인도 짐을 챙겨야 가능한 거리. 그 거리를 아직 아이들이 조금의 식량만을 가지고 가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다.

불평은 없었다. 물론 아이들이 조금 칭얼대기는 했지만 능숙한 제이린의 달램으로 금세 조용해 졌다.

하지만 계속 걸을 수는 없었다. 결국 해가 질 쯤 숲 한가운데에서 멈춘 아이들은 세르딕의 지시에 따라 빠르게 움직였다.

주변의 나뭇가지를 모아 불을 피우고 아직 시야가 확보되는 시간에 나무열매를 따왔다. 책에서 배운 것들을 토대로 먹을 수 있는 것들을 구분할 수 있었기에 망설임은 없었다.

“어디로 가는 거야?”

불 주변으로 모여든 아이들. 수레에 조용히 잠들어 있는 아기들을 두고 불 주변으로 모여든 아이들은 각자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 누구도 꺼내지 못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가르였다.

“센드로야로 갈거야.”

주저함 없는 세르딕의 말에 누구도 반대의견을 내지는 못했다. 합의는 없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부터 아이들은 세르딕을 따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아버지의 의도였지만 누구도 눈치채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자연스레 생겨난 세르딕에 대한 믿음과 존경의 마음은 아이들에게 그의 말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이 그런 것은 아니었다.

아이들의 나이는 조금씩 달랐다. 현재의 나이로 따지면 샤들이 14살이었고 가르가 15살이었다. 제이린이 가르와 같은 15살이었고 세르딕과 개스틀이 16살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평소에 말이 별로 없은 개스틀보다는 아이들을 살뜰히 챙겨주는 세르딕을 아이들은 더 따랐고 자연스레 일행의 리더는 세르딕이 되었다.

그랬기에 아이들은 몰랐다. 개스틀의 생각은 다르다는 것을.

세르딕의 말에 개스틀은 홀로 생각에 잠겼다. 센드로야라면 자신도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모든 아이들에게 전분야의 기초를 알려주었기 때문에 알고 있었다. 자신이 아는 센드로야는 대도시였다. 가끔씩 나가는 가까운 도시는 소도시에 속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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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제 5화 세상 속에서 함께 걷다.(5) 21.03.01 34 0 7쪽
30 제 5화 세상 속에서 함께 걷다.(4) 21.03.01 15 0 8쪽
29 제 5화 세상 속에서 함께 걷다.(3) 20.08.10 16 0 10쪽
28 제 5화 세상 속에서 함께 걷다.(2) 20.08.10 14 0 11쪽
27 제 5화 세상 속에서 함께 걷다.(1) 19.12.02 26 0 8쪽
26 제 4화 세상을 알아가기로 하다.(6) 19.12.02 16 0 9쪽
25 제 4화 세상을 알아가기로 하다.(5) 19.10.21 45 0 12쪽
24 제 4화 세상을 알아가기로 하다.(4) 19.10.21 43 0 10쪽
23 제 4화 세상을 알아가기로 하다.(3) 19.09.24 31 0 9쪽
22 제 4화 세상을 알아가기로 하다.(2) 19.09.24 44 0 8쪽
21 제 4화 세상을 알아가기로 하다.(1) 19.09.09 36 0 8쪽
20 제 3 화 의외의 인연을 만나다.(6) 19.09.09 50 0 7쪽
19 제 3 화 의외의 인연을 만나다.(5) 19.08.30 41 0 8쪽
18 제 3 화 의외의 인연을 만나다.(4) 19.08.27 52 0 9쪽
17 제 3 화 의외의 인연을 만나다.(3) 19.08.21 51 0 7쪽
16 제 3 화 의외의 인연을 만나다.(2) 19.08.20 56 0 8쪽
15 제 3 화 의외의 인연을 만나다.(1) 19.08.06 76 1 7쪽
14 제 2 화 세상으로 나아가다.(5) 19.07.30 60 1 9쪽
13 제 2 화 세상으로 나아가다.(4) 19.07.30 62 1 7쪽
12 제 2 화 세상으로 나아가다.(3) 19.07.30 68 1 7쪽
11 제 2 화 세상으로 나아가다.(2) 19.07.14 83 1 11쪽
» 제 2 화 세상으로 나아가다.(1) 19.07.08 100 1 7쪽
9 제 1 화 떠나기로 결심하다.(8) 19.07.08 131 1 8쪽
8 제 1 화 떠나기로 결심하다.(7) 19.07.02 98 1 10쪽
7 제 1 화 떠나기로 결심하다.(6) 19.07.02 92 1 8쪽
6 제 1 화 떠나기로 결심하다.(5) 19.07.01 125 1 10쪽
5 제 1 화 떠나기로 결심하다.(4) 19.06.28 134 1 8쪽
4 제 1 화 떠나기로 결심하다.(3) 19.06.27 150 1 8쪽
3 제 1 화 떠나기로 결심하다.(2) 19.06.27 192 1 8쪽
2 제 1 화 떠나기로 결심하다.(1) 19.04.09 351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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