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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딧의 서재입니다.

빙법사가 힘을 안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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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딧
작품등록일 :
2020.05.18 16:44
최근연재일 :
2020.06.18 17:18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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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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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글자수 :
200,599

작성
20.05.23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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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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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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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역대급인 중급반(3)

DUMMY

팔린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


팔레나 후작은 인상을 구겼다.


"시끄럽다! 후작님이라고 부르라고 하지 않았느냐."

"흐흐. 죄송해요."

"건방진 녀석, 기본도 안 된 녀석이 뭘 하겠다고."


쿨라인이 그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쿨라인이라고 합니다."

"이야기는 들었다. 네가 부탁했다고?"

"예. 소개꾼을 불렀는데, 후작님이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팔린이 재빨리 나섰다.


"후작님!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쿨라인 이 친구는 강하거든요."


"강하다고?"


기분 나쁜 눈빛이 쿨라인을 훑고 지나갔다.


"그건 지켜보면 알겠지."


에터 교수가 다가왔다.


"실례합니다. 팔레나 후작님 되십니까?"

"누구십니까."

"전 이들을 이끄는 교수입니다."

"아이고. 교수님이셨습니까? 제 철없는 아들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애가 너무 착해서 세상 돌아가는 것을 모릅니다."

"아하하하. 팔린은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포션을 팔아달라고 하더군요."

"포션이라......그렇군요."

"교수님은 모르는 일이었습니까?"

"아닙니다. 기사분들을 보니 조금 당황스러워서요."

"아들을 보니, 마음이 놓여야죠. 그러니까-."


팔레나와 에터 교수는 그 이후로도 한참을 이야기했다.


쿨라인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에터 교수님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지 않았다면 낭패를 볼 수도 있었다.


"뭐야? 교수님은 모르는 일이었어?"

"쉿. 조용히 해. 매리스. 교수님들이 알면 허락했겠어?"


인정된 물품으로 마법사의 가치를 증명받는 곳이다.

그곳에 처음 보는 '포션'을 전시한다면 누가 허락하겠는가.


"아...미안."


매리스는 순순히 인정했다.

생각해보니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하하하하. 스노더 백작은 제 한참 후배입니다. 교수님은 마음 푹 놓으시고 맡겨만 주시지요."


"저야, 그래 주신다면 영광입니다. 다만, 아티팩트를 먼저 선보여야 합니다. 그때까지는 기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물론입니다."


둘의 대화가 얼추 마무리됐다.

대규모의 행렬인 만큼, 가는 길에 몬스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다.

기사들의 갑옷에서 철그덕거리는 소리가 났다.

아닌 척하지만, 마법사를 경계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약해 보이는데?"

"쉿, 들리겠다."

"아니, 사실이잖아. 난 마법을 못 봤지만, 전우가 그러더군. 2서클 마법사는 마나 심법을 익힌 기사를 이길 수 없다."

"나도 들었어. 단장님과 시비가 붙은 적이 있었는데, 3서클 마법사가 졌대."

"졌다고?"

"어. 초반에는 마법사한테 밀렸는데, 단장님이 오러를 생성하고 수세를 취하자 마나가 떨어져서 쉽게 이기셨대."

"전투는 우리쪽이 유리한 건가?"

"글쎄. 싸워봤어야지. 마법사가 소수라서 귀하잖냐."

"그렇긴 해."


쿨라인도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말처럼 마법사는 개인전에서 약하다.

캐스팅하는 시간과 마나 수식.

그리고 영창하는 집중력.

전투 센스가 좋지 않으면 싸움에서 매우 불리하다.

특히, 마법에 대해 '개념'이 잡히지 않는 경우는 더 심했다.


'기사를 본따서 만들었으니까.'


마법사들은 기사의 마나에 대해 깊은 탐구심을 느껴서 따로 분류된자들이다.

처음부터 '마나'에 대해 본능적으로 안 것이 아니다.

그런데, 탐구중 룬어가 발견됐다.

기초 문학인 '카단스라 후'였는데 손으로 따라쓰자 자신도 모르게 '영창'했다고 전해졌다.

카단스라 후는 '읽음'이 가능했고.

그 이후 서클에 대한 '마법 수식'을 배울 수 있었다.


'그 룬어로 적힌 책이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지만.'


추측으로 된 가설만 존재할 뿐.

마법의 탄생은 모른다.

그러나, 쿨라인은 그것을 드래곤의 유희라고 생각했다.


'레드 드래곤의 성격이라면...충분히 가능성 있어.'


1만의 수명을 지닌 고룡의 드래곤.

마법의 창시자지만, 긴 세월동안 잘났다고 떠들 곳이 없다.

만약, 인간 세상에 마법이 퍼진다면?

그들은 마법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이 얼마나 위대하고 재밌는 일인가.

물론, 그 이유가 끝이 아닐 거다.

그러나, 마나로 인간과 교류할 수는 있었다.


"참나. 기사들이 뭔데, 마법사를 평가해?"


매리스의 눈이 가늘어졌다.

쿨라인은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참아. 저들은 팔린에게 종속된 자들이야. 싸우면 일이 꼬여."


"하지만..."


"알아 무슨 말을 하는지. 그렇지만 저들이 모르는 게 있어. 마법사는 단체전에서 매우 강해. 또한, 서클이 올라갈수록 파괴력이 증가하지. 고서클에 도달하면 마법사는 기사를 두려워하지 않아."


매리스는 눈을 빛냈다.


"너...저번부터 느낀 건데. 혹시."


매리스의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그녀가 회귀를 눈치챈 것일까?


"아크 메이지의 숨겨둔 자식 아니야?"

"뭐?"


순간, 웃음이 튀어나올 뻔했다.


"맞네. 맞어. 독학해서 터득할 지식이 아니잖아. 나 몰래 아크 메이지를 만나는 거지?"


지금의 아크메이지는 현실에서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다.

전설속의 마법사로 언급하는 인물이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내가 무슨 아크메이지의 자식이야. 그러면, 아카데미를 다니지도 않았지."


"어라? 그렇네. 그치만...수상해. 지켜보겠어."


쿨라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앞으로 걸어갔다.

매리스는 끝까지 의심하는 눈치였다.

걷다보니, 날이 저물었다.


"목적지인 칠피트 성에 도착했다. 들어가서 쉰다."


마법사들이 이동하자, 칠피트 스노더 백작이 뒷짐을 지고 등장했다.


"어서들 오게. 내 특별히 마법사를 초청했네. 다른 귀족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스노더 백작이 말을 하다가 뚝 끊었다.

눈까지 비비는 것으로 보아, 꽤나 당황한 듯했다.


"파, 팔레나 후작님 아니십니까?"

"어어. 계속해."

"아닙니다. 들어오시지요. 미리 말씀하셨으면 성대하게 만찬을 준비했을 텐데요."

"뭘 새삼스럽게...우리 사이에 그런 게 필요하나 싶군."

"후, 후작님."

"자네 이번달 세금이 얼마인지 아는가? 세율 측정이 덜 된 모양이야."

"죄, 죄송합니다. 잊어주십시오."

"똑바로 하게. 내 아들도 마법사야."

"아,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군기가 바짝 든, 스노더 백작이 정식으로 인사했다.


"스노더 백작입니다. 싸움에서 도움이 된다면 물, 불을 안 가리고 있습니다. 척박한 환경인지라 군수품이 모자라는 실정입니다.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싶은 게 저의 소망입니다."


스노더 백작이 숨도 쉬지 않고 빠르게 말했다.

후작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어...예. 성대하게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카데미에서 고급반 교수를 맡고 있는 고델이라 합니다. 모처럼 좋은 자리가 되었으면 하군요."


최종 인사가 끝났다.


마법사들이 연무장으로 이동했다.


자리가 넓은 만큼 모두가 볼 수 있었다.


"이것이 그 아티팩트입니까?"

"예. 마나 실드가 걸려 있습니다. 보시고 쓸만하면 말씀해주십시오."


스노더 백작이 돌아다니면서 전시된 아티팩트를 구경했다.

고델이 가져온 아티팩트는 총 3개로 모두 실드 마법이 걸려 있었다.

스노더 백작은 둘러보다가 고델에게 물었다.


"이것은 매우 약해보이는군요."


그가 고른 것은 쿨라인의 아티팩트였다.

마나가 거의 느껴지지 않아서 묻는 것이었다.


"하하. 그것은 중급반에서 만든 작품입니다. 1회용이라서 시범용으로 준비한 것입니다."

"일회용이라면...확실히 그럴만 하군요."


실드가 걸려 있는 아티팩트를 소개하는 자리다.

처음부터 공격을 막아버리면 그 아티팩트가 좋은지 모른다.

그래서 고델은 미리 파괴용으로 하나 선점했고.

고급반의 아티팩트로 막는 그림을 상상했다.

귀족이자, 기사인 스노더 백작이라면.

분명 차이를 보고 가치를 알아볼 거다.

이때, 너무 약한 아티팩트는 안 된다.


'적당하지만, 생산할 수 있는 아티팩트.'


그게 필요했고. 중급반에서 만들었다.

이보다 좋은 환경은 없었다.


"시범이라...제가 나서도 되겠습니까?"

"헨트 경...자네는 너무 강하지 않은가."

"헨트 경이 누구입니까?"

"소드 익스퍼드에 도달한 기사라네."


소드 익스퍼드.

마나를 일정량 수련하다보면 자유자재로 마나를 다스리는 기사를 칭한다.

이때, 마나의 검술이 높을수록 초급부터 최상급으로 결정됐다.


"소드 익스퍼드라니. 이런 곳에 귀한 분이 계셨군요."

"전쟁터가 아닙니까? 지원받은 기사입니다."


소드익스퍼드는 대우가 좋았다.

그들의 실력은 이미 검증되었고, 전쟁터에서 지휘관을 맡을 수 있었다.


'좋지 않군.'


고델은 '전부 파괴될 가능성'을 고려했다.

아티팩트는 보조하는 용도지 마법이 아니다.

익스퍼드 기사의 오러에 충분히 파괴될 수 있었다.


고델이 스노더를 쳐다보자, 그가 씩 웃었다.


'노렸군.'


혹시라도 관계를 맺을 때,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일부러 강한 기사를 데려온 게 틀림없었다.

이쪽도 준비했는데, 저쪽도 대비한 것이다.


'방법이 없을까.'


고델은 고민하다가 쿨라인과 눈을 마주쳤다.


'저녀석이 이것을 만들었다고 했지?'


중급반으로 가장 빨리 진급한 마법사다.

교수 두명이 추천해서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 저 마법사한테 아티팩트를 소개시키면 되겠네.'

그가 만들었으니. 아카데미는 책임이 없다.

아카데미는 더 좋은 아티팩트가 있으나, 가져오지 않았다.

나중에 가져오겠다.

이런식으로 구실이 생겼다.


고델이 따라서 웃었다.


"하하하. 어린 꿈나무는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있지 않습니까?"

"갑자기 무슨 소리입니까?"

"그들이 만든 아티팩트는 아카데미의 미래입니다. 그러니...직접 소개하겠습니다."

"...그러시지요."

"마음에 드신다면 후에 좋은 아티팩트를 선보이겠습니다."


의도를 알아차린 스노더 백작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쿨라인 마법사. 앞으로 나오십시오."


쿨라인이 걸어 나오자, 수많은 눈길이 쏟아졌다.

생각보다 앳된 얼굴에 피식 웃는 기사도 있었다.


"휘유! 헨트 단장님. 살살 내려쳐요. 검은 소중하잖아요."

"하하하하."


웃음바다 속에 쿨라인이 입을 열었다.


"이것은 아이스 실드가 걸려 있습니다."

"자자, 조용. 마법사님께서 설명하시잖아."

"으흐흐. 배야. 오크는 잡아보셨습니까?"

"거기 조용! 아카데미를 모욕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


고델이 눈을 부릅뜨자, 기사들은 입을 닫았다.

그의 마나는 얼핏보기에도 많아보였기 때문이다.


쿨라인은 분위기가 진정되자, 이어서 말했다.


"이 아티팩트는 충격을 흡수마법과 아이스 룬어가 결합되어 있습니다. 꽤나 단단합니다."


"끝입니까?"


"예."


"뭐야, 아이스로 만든 방패네."


헨트가 앞으로 걸어나왔다.

우우웅!


검끝이 떨리며 얇은 오러가 피어올랐다.


"시동어가 무엇입니까?"

"샤트마라입니다."

"샤트마라."


반원인 투명한 마나실드가 헨트의 눈앞에 나타났다.

은은한 빛이 났는데, 꽤나 정교한 모양이었다.


"감상해보니 예쁘네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미안하게 됐습니다."


헨트의 검이 사선으로 그어졌다.

타다닥이란 소리가 들리며 돌멩이가 사방으로 튀었다.


"그럼...이제 다른 것을."


등을 돌린 헨트의 눈에 동료의 얼굴이 보였다.

그것은 놀람이었다.

쥐죽은 듯한 분위기에 헨트는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아이스 실드가 남아 있었다.


"조각이 됐어?"


16조각중에 15조각으로 이루어진 아이스 실드.

단 한조각이 베어져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하, 집중을 못해서 그래. 알지? 처음이라 긴장한 거."


헨트의 말이 빨라졌다.

목덜미가 붉게 달아올랐다.


"아니...그게 아니라, 단장님의...검이."

"검? 검이 왜."


검을 본 헨트의 얼굴이 왈칵 구겨졌다.

오러의 길이가 자신도 모르게 한뼘 정도 작아져 있었다.


"아놔. 열받네."


작게 혼잣말을 내뱉은 헨트가 이를 빠득 갈았다.

검 때문이 아니었다.

'그 분'의 계획에 차질이 생겨서 그렇다.

[마법사가 선보이는 아티팩트를 모두 훼손시켜라.]

마나를 올려 충분히 아티팩트를 파괴할 수 있지만, 저 고델이라는 마법사가 거슬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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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역대급인 중급반(2) +1 20.05.23 1,185 22 12쪽
7 역대급인 중급반(1) +1 20.05.22 1,392 33 11쪽
6 전부 배웠다(4) +4 20.05.21 1,487 38 12쪽
5 전부 배웠다(3) +3 20.05.21 1,629 36 12쪽
4 전부 배웠다(2) +4 20.05.20 1,885 39 12쪽
3 전부 배웠다(1) +2 20.05.19 2,295 47 12쪽
2 회귀(2) +6 20.05.19 2,794 59 15쪽
1 회귀(1) +10 20.05.18 3,603 10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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