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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딧의 서재입니다.

빙법사가 힘을 안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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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딧
작품등록일 :
2020.05.1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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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0,599

작성
20.05.21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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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전부 배웠다(3)

DUMMY

야심한 시각.

마법 아카데미의 광장에 마법사가 모였다.

그들은 로브 가슴 부분에 금실로 수를 새긴 것으로 보아, 아카데미의 교수들이었다.


"꼭 밤에 불러야 합니까?"

"중요한 회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저번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결과는 음식 이야기였습니다."

"험험, 그때는 안 본 지 오래되었으니. 한 번 모이자는 취지였습니다."

"후, 그래도 기초반 교수만 오지 않았으니. 넘어가겠습니다."

"탁월한 선택입니다."


아카데미 교수라고 모두 같은 급이 아니다.

마법사끼리는 서클인 고리로 급을 나누는데, 서클이 높아질수록 우대받으며 자신보다 높은 사람으로 취급한다.

나이와 성별 모두 신경 쓰지 않는다.

오로지 마법 서클로 판독하며 동급일시 그의 세력과 인기도로 판별했다.

그래서 기초반은 저서클 교수가 담당하고, 중급부터 실력을 숨긴 마법사들이 등장한다.


"회의 내용이 무엇인지 들은 것 있습니까?"

"없습니다. 그런데, 카리안 교수가 건의했다고 들었습니다."

"하, 요새 성실하다고 눈에 뵈는 게 없나···. 신입이 이래서 문제야."

"르브란 교수도 동의한 내용입니다. 같이 온다고 들었습니다."

"아하하···. 제 말은 모두 잊어주십시오. 르브란 교수님이 허락했다면 분명 좋은 내용일 겁니다."

"물론입니다. 들어가시지요."


교수들은 짝을 지어 입장했다.

귀찮음에 투덜거리는 교수가 많았다.

그러나, 고급반 교수가 앉아 있는 것으로 장내는 조용해졌다.


"이런...머리라도 손질하고 올 걸 그랬습니다."

"이미 번쩍거립니다. 그냥 앉으시죠. 옷도 그만 만지시고요. 먼지 날립니다."

"후우, 알겠습니다."


커다란 원형 탁자에 마법 아카데미 교수가 모두 참석했다.

그들은 고급반 마법사의 얼굴만 바라볼 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회의 시작하겠습니다."


고델이 입을 열자, 교수들은 눈을 빛내며 집중했다.

평소의 모습과는 달랐다.


포옹!

공중에 종이가 생겼다.

마법의 서약인 '호샤르'였다.

호샤르는 마법에 대한 공지와 아카데미의 중요한 사안을 적어 놓는 곳이다.

한 번 기록하면 모두가 꺼내서 볼 수 있었다.


"견습반에서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습니다. 아티팩트에 관한 내용인데, 르브란 교수. 직접 말씀하십시오. 거짓을 말할 시 엄벌하겠습니다."

호샤르까지 등장하자 교수들은 더욱 긴장했다.

호샤르에 그의 이름이 새겨질 수도 있었다.

새겨진다면 인기도는 최악이 되어 복구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르브란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일주일 뒤, 아티팩트를 귀족에게 보여줄 겁니다."

"아카데미와 이야기 된 내용입니까?"

"예. 고델 교수님."

"계속 말하세요."

"그 아티팩트는...이것입니다."


르브란은 아이스 마법이 새겨진 팔찌를 내밀었다.

고델이 확인 후, 입을 열었다.

"2서클인 실드가 걸려 있군요."

"맞습니다. 그런데...3서클 마법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씀해보십시오. 진실입니까?"

"예."


교수들은 흥분하여 소리질렀다.


"말이 안 됩니다. 서클을 나눈 건 화력이 달라서입니다!"

"동의합니다! 르브란 교수의 말이 의심됩니다."


고델이 그들을 진정시켰다.


"근거는 무엇입니까."

"직접 실험했습니다."

"음...알겠습니다. 이것을 만든 자를 중급반으로 보내달라고요?"

"예. 사실...고급반에 보낼려고 했습니다."


교수들이 다시 언성을 높혔다.


"고급반이라니요! 견습 마법사가 바로 고급반이라니요!"

"인정할 수 없습니다. 모든 마법사들은 차례차례 과정을 밟은 후, 이 자리까지 올라왔습니다."

"맞습니다! 특혜를 주는 것은 부당합니다."


자신들이 어떻게 이자리에 올라왔는데, 후배 마법사에게 특혜를 준다?

그것은 불공평 했다.


'예전이라면 바로 거절했을 텐데.'


고델은 요새 돌아가는 추세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다.

마법 아카데미가 활동하지 않으면 금화가 부족해서 파산할 수 있었다.

바깥으로 마법사를 파견시키는 것도 이제 수를 늘려야만 안정권이었다.


'마법사는 무조건 모아야 돼.'


파견가는 건 좋다.

그런데, 그들이 남긴 빈자리는 누가 채운다는 말인가.

결국에는 힘이 있는 고서클 마법사가 밑에를 관리해야 했다.

즉, 권위가 아닌 실력자가 필요했다.

현재 마법사의 숫자가 부족하니 팍팍 위로 올려야 했다.


고델은 생각을 정리하고 말을 이었다.


"일주일 후, 아카데미는 바빠질 겁니다. 빈자리가 많아지고 마법사의 권위가 올라갈 것입니다. 그러니, 실력 위주로 반을 옮기겠습니다."


교수들의 얼굴이 울그락붉으락하게 변했다.


"하지만, 교수들이 말한 것처럼 고급반이라는 혜택을 줄 수는 없습니다. 현재 특이한 상황이니, 그를 중급반에 배정하겠습니다."


그제야 교수들이 인상을 폈다.


"현명하십니다. 따르겠습니다."


회의가 종료됐다.

고델은 아티팩트를 슬쩍 곁눈질로 살핀 후, 자리를 이탈했다.


#


회의 소식은 마법 아카데미에 퍼져나갔다.

마법사들은 충격적인 소식에 잔뜩 흥분했다.


"야야, 소식 들었어?"

"들었어. 신분 상승의 기회라고 하던데?"

"세상에...선배들과 동기라니."

"중급반인 네가...고급반이 된다고? 풉. 아서라. 고급반 선배님들은 진짜야. 소문 못들었구나. 거긴 교수가 되기 위해 모인 곳이래."

"하긴, 힘들긴 하겠다. 그런데, 이번 건의가 견습 마법사 때문에 한 거라고 하더라."

"뭐?"

"매리스...흥분하지 말고 잘 들어. 너가 저번에 낸 아티팩트, 그거 견습 마법사한테 밀렸대."


중급반에서 수석인 매리스.

항상 1등을 하는 친구라서 콧대가 하늘을 찔렀다.

자존심이 얼마나 강한지 교수들도 쉬쉬하는 경향이 있었다.


'쌤통이다. 동기들을 무시하더니.'


뉴린은 그녀가 얼마나 화났을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위에는 고급반만 있다고 믿는 마법사다.

그런데, 견습 마법사에게 밀렸다?

매리스의 콧대가 팍하고 뭉개졌다.

뉴린은 그녀의 고통에 희열을 느꼈다.


"에이...거짓말이겠지. 무슨 견습 마법사가 아티팩트를 만들어. 내건 3서클짜리야. 차원이 다르다고."


뉴린은 듣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솟구쳤다.

그러나, 그녀의 단짝이다.

곁에 있으니 들어야 했다.

뭐, 공감해주는 건 익숙한 일이니까.


"그렇겠지? 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뉴린. 그 아티팩트, 귀족에게 가는 거라고 교수님이 특별히 부탁한 거야. 중간에 바뀔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어어...그래."


한 번 공감해주면 또다시 자랑하기 시작했다.

뉴린은 익숙한 듯이 귀마개를 착용했다.


"야! 듣고 있어?"

"어어."


매리스는 뉴린의 귀마개를 압수했다.

뉴린의 이마에 작은 힘줄이 생겼다.


"너무한 거 아니야?"

"너야 말로 무슨 짓이야. 나랑 단짝된 걸 후회해?"

"아, 또 시작이다...후회는 무슨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매리스가 단짝이면 많은 걸 배울 수 있다.

행동이 재수 없지만, 얻는 게 더 컸다.


"그럼 이런 태도 고쳐."

"알았어. 미안해."

"아무튼 난 고급반으로 갈지도 몰라. 넌 안 되겠지."

"..."


뉴린은 고개를 홱하고 돌렸다.

그곳에 낯선 인물이 서 있었다.


"누, 누구신지."


그는 약간 도도해보이며 지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카리안 교수님이 이쪽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반 이동? 내일부터 한다고 했는데?"


"아씨, 잘못 알았겠지. 무슨 견습이 벌써...잠깐만. 네가 쿨라인이구나!"


쿨라인은 하품을 쩍하며 옆 자리에 앉았다.

뉴린은 화들짝 놀라며 쿨라인에게 귓속말 했다.


"야, 다른 곳으로 가라. 이건 협박이 아니라 조언이야. 옆에 자존심 대마왕이 한 명 있거든? 너 후회한다."


쿨라인은 인상을 찌푸리며 으르렁거렸다.


"넌 왜 자꾸 초면에 반말하는 거야. 존댓말로 물어봤으면 존댓말을 좀 해라. 예법은 얼어죽었냐?"


뉴린은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으며 한 발자국 물러섰다.

양쪽에 이상한 애가 둘이다.

이녀석도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와, 저녀석 뭐냐. 여기가 견습반인 줄 아네."


매리스가 어이없는지 피식피식 웃었다.

그러다가 기습적으로 마나를 한 곳에 모았다.


"매리스 참어! 오늘 온 애라고."

"비켜! 건방진 녀석은 현실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줘야 돼."


매리스가 화를 내자, 동기들이 눈을 질끈 감았다.

또 시작이었다.

저번에도 절묘한 마나 공격으로 부상자가 생겼다.마법 아카데미에서 직접적인 공격은 금하고 있으나, 철과상 정도는 그냥 넘어갔다.


'미치겠네. 또 한 명 사라지겠구나.'

뉴린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체념했다.

매리스는 강한 마법사였다.

그녀의 자존심을 깎아내리며 비난하지만, 그녀가 강해서 그런 것도 있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중급반의 마법사들은 매리스와 쿨라인을 번갈아 쳐다봤다.

슬쩍 자리를 피하는 마법사도 있었다.


'화염과 번개가 반반이라...나중에 힘들 팔자군.'

쿨라인은 허공에 흩어진 매리스의 마나를 전부 감지했다.

결합된 구성이 혼합이었다.

이런 경우 진로를 제대로 정하지 않으면 초반에만 잠깐 떴다가 나중에 가라앉는다.


"뭘 그렇게 쳐다보는 거야. 겁먹어서 반항하는 것도 잊었어?"

"잊지 않았으니 그냥 공격해."


쿨라인은 미래에서 전투 계열 마법사다.

현장직을 나가는 마법사로 모든 감각이 상상이상이었다.

아이스 메이지의 인식이 구리다고 했지만, 쿨라인을 마법사들이 무시하지는 않았다.

쿨라인의 마나는 하나같이 뚫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쿨라인? 진짜 극소수의 사람이지. 방어할 때 뚫리는 걸 본적이 없어."

"쿨라인이라면 역공에 능해. 방심을 유도하는 게 장난이 아니더라고. 가끔은 같은 동료라는 걸 감사하게 생각해."

"전투도 좋은데 상황판단이 사기인 친구야.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이중으로 아이스 미러를 세운 후, 폭포수를 얼려 가두는 걸 보았어. 무슨 헛지거리인가 봤는데 몬스터가 뚫지 못하니 감옥과 똑같더라."


미래의 쿨라인에 대한 평가였다.

소수지만 그를 모두가 칭찬했다.

하지만, 같이 활동하는 게 적었고 만날 일이 별로 없어 그들은 쿨라인을 잊었다.


그때,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한 마법사가 교실에 들어와서 큰소리로 외쳤다.


"야야 소문이 진짜였어. 매리스의 아티팩트가 아니던데? 내가 확인하고 왔어."


매리스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변했다.

분노가 저 마법사로 쏠린 것이다.


"제콥, 그 말이 사실이야? 거짓이면 널 죽이겠어."

"매, 매리스. 난 그냥 확인하러 갔을 뿐..."


제콥이 말을 잊기도 전에 허공에서 화염구가 만들어졌다.

뜨거운 열기가 교실을 장악했다.


"누가 좀 말려 봐! 마법을 사용했어."

"아씨...파이어 볼이잖아. 교수님만 제지할 수 있을 걸? 제콥은 죽은 목숨이라고!"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평소라면 순하게 넘어갈 일이 매리스의 자존심이 깎이자, 상황이 급변했다.


"귀족인 친구가 누구 있었지? 좀 말려 봐."

"내, 내가 왜. 괜히 불똥튈라."

"반장도 귀족이었어!"

"귀족이 뭐! 마법사를 어떻게 말려."

"저러다가 진짜 죽는다고!"

"아, 난 몰라. 폭발하면 다 죽는 거야."


매리스의 성질을 알고 있기에 모두 몸을 사렸다.


제콥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렸다.

주변을 둘러보니, 실드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마법사까지 보였다.


제콥이 눈을 감았다.

자신의 실력으로는 매리스의 마법을 막을 수 없었다.

반쯤 포기했을 때.

중저음인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이런 건 계획에 없었는데."


쿨라인의 마나가 공간을 지배했다.


작가의말

교수들은 분명 밤늦게 회의하고...2차를 간 듯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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