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애딧의 서재입니다.

빙법사가 힘을 안숨김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애딧
작품등록일 :
2020.05.18 16:44
최근연재일 :
2020.06.18 17:18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37,308
추천수 :
1,031
글자수 :
200,599

작성
20.05.18 17:02
조회
3,603
추천
105
글자
11쪽

회귀(1)

DUMMY

세상이 변했다.

뜨거운 물과 뜨거운 태양 아래, 사람들은 고통을 토해냈다.

신스라이 제국 년 2000S.

0이라는 숫자와 함께 저주가 시작됐다.


"이게 무슨 일이야."

"갑자기 온도가 확 높아졌는데?"

"미쳤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련지."


비상 소식은 마탑에게 직결되었고, 귀족들은 불평하며 마법사를 모집했다.

금화가 많이 들어가서 보류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온도였다.


"아이스 계열 마법사가 탑에 있나?"

"없어. 다른 마탑도 비상사태라더군."


이제는 희귀해진 아이스 계열 마법사.

많이 모집되어서 인원이 없는 게 아니었다.


'애초부터 적었어.'


쿨라인은 입을 달싹이며 수정구에서 손을 뗐다.


-긴급 연락 777통.

모두 쿨라인을 찾는 마법 메시지였다.


유일한 아이스 계열 마법사인 쿨라인.

고 서클에 올랐지만, 누구도 축하해주지 않았다.


'아이스는 쓰레기니까...'


상황이 바뀌기 전, 아이스 계열 마법은 최하급 취급을 받았다.

강력한 냉기로 얼렸지만, 정작 치명타를 주지 못해 비인기로 낙인이 찍혔다.

마법사들은 살길을 찾다 보니, 더 효율이 좋은 화염계 마법을 선호했다.

기껏 비싼 등록금을 보냈는데, 익혀도 미래가 안 보이는 마법을 배울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천재 소리를 듣는 마법사.

자존심이 하늘을 솟구치는데, 스스로 인생을 구렁텅이로 밀어 넣을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나도 마찬가지였지.'


쿨라인도 상황은 비슷했다.

화염, 바람, 번개, 땅을 선호하며 익히려고 노력했으나 치명적인 결함이 존재했다.


'아이스 헤미스.'

선천적인 결함이자, 능력이었다.

아이스 마법은 숙련도와 능력이 확 뛰지만, 다른 마법은 숙련도가 오히려 반감되어 익히기가 힘들었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자본이 충분하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아이스 계열' 마법을 배웠고 성취는 누구보다 빨랐다.

쿨라인은 그때 '최고'가 되기로 결심했다.

비록 비인기지만, 고 서클에 오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판이었지.'


고서클이 되었지만, 대우는 여전히 좋지 않았다.

저서클과 비교하면 금화 차이가 났지만, 찾는 사람이 매우 적어 '관상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였다.


마법서 한 권에 금화 몇천씩 들어가는데, 지불하면 빈털터리가 되었다.

고 서클에 올라도 '탐구욕'은 누구보다 강했기에 쿨라인은 그 비용을 지불했다.

그렇게 다른 계열 마법을 익히면서 하루를 보냈다.


스윽


쿨라인이 움직인 건 12시.

정각이었다.


북적북적


피안타나 잡화상.


"마법서가 전부 어디간거야?"

"죄송합니다. 아침에 전부 팔렸습니다."

"으아아아! 미치겠네. 한 권씩만 팔지 한 사람에게 전부 판 거야?"

"아니요...여러명에게 판 겁니다. 아이스 마법서가 이렇게 인기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정가에 받기는 뭐해서 끼어서 파는 용도였는데...하루 아침에 변할 줄은 몰랐습니다. 다른 마법서는 어떠신지요?"

"아 됐어! 안 그래도 더운데, 더 열이 받네."


쿨라인은 잡화상을 지나치며 몰려있는 마법사를 훑어보았다.

다들 인기 있는 마법사였다.

가서 안부인사하며 비위를 살살 건들 수도 있었지만, 그러기에는 지난 세월이 야속했다.


'아직 다른 계열 마법은 건재해.'


다른 마법이 소멸된 것이 아니였고, 상황이 급변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사리분간하며 냉철한 모습을 보여야한다.


"어? 쿨라인이잖아."

"연락하기 힘들다던데..."

"됐고. 나 쿨라인과 약속 생겼거든? 먼저 간다."

"미쳤나. 나도 쿨라인에게 물어볼 거 있거든?"

"아씨. 진짜로?"

"아니...그런데, 진짜로 생길지도?"


마법사들의 태도가 바뀌었다.

당장 시원한 냉수라도 마시려면 클라인이 필요했다.

다른 마법사도 아이스 마법을 쓸 수는 있으나, 숙련도가 낮아 얼음이 금방 녹아버렸다.


"쿨라인님 맞으십니까?"

[아이스 스퀘어.]

쿨라인은 마법사가 다가오자 손을 내저었다.

하얀 김이 나오는 얼음이 컵안에 담겨 얼음 물이 되었다.

그가 컵을 가져온 것으로 보아, 듣지 않아도 이유는 알 수 있기에 바로 마법을 실현한 것이다.


"우, 우와!"

"제가 바빠서 이만."


쑥쓰럼을 타는 성격은 아닌데, 이목이 집중되자 자리가 불편했다.

쿨라인은 빠르게 얼음을 만들어주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쿨내 장난 아니다. 완전 멋있잖아."

"대박이긴 하네. 아이스 마법사가 원래 저런 매력이었나?"

"글쎄...주변에 존재해야 답을 해주지. 그나저나 이 차가움은 뭐냐. 말도 안 된다."

"나도 만져보자. 엄청 시원해보인다."

"손이 시려. 고통보다는 기분이 좋아지는 걸..."

"미친, 이런 취향이었어?"

"아니...날이 덥다보니."


순도 백퍼센트 천연산 얼음이었다.

구현율과 냉기까지 완벽한 조화였고, 저 간단한 동작이 사실은 매우 어렵다는 것도 마법사들은 알고 있었다.


"그나저나 어딜 저리 급하게 가시는 걸까?"

"왜, 관심있냐? 언제는 나한테 관심 있다며."

"헤헤, 루미스. 내 맘 알잖아. 단지 궁금해서 그랬어."

"크흠! 그렇게 말하니 마음이 좀 풀리네. 쿨라인은 마탑주님의 부름을 받았다고 들었어."

"일년안에 그분의 얼굴을 뵈면 마법 인생 핀다는 그 전설적인분?"

"어. 부럽기는 한데, 상황이 쿨라인에게 좋게 흐른 거지. 가서 비상대책이나 세우겠지. 뭐."


루미스 곁에 있던 마법사들은 관심없는 척, 둘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마법사들 사이에서도 아이스 마법사가 필요한데, 다른 곳은 어떨지.

보지 않아도 그림이 그려졌다.


"어서오십시오. 레인보우 마탑입니다. 혹시 청한의 쿨라인님 되십니까?"


레인보우 마탑.

마탑 중에서 고서클 마법사만 입장할 수 있는 마탑으로 대부분 마탑주가 들어간다.

은밀한 이야기가 풍문으로 도는데, 그곳이 뭐하는 곳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었다.


"아...청한이라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어휴, 당연히 불러 드려야죠. 졸업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작년이라서 아는 사람이 적을 텐데...용케 아셨네요."

"정보는 생명 아닙니까. 하하하, 들어오시지요."


레인보우 마탑을 지키는 '프로메'는 평범한 마법사가 아니다.

그는 5서클 마법사로 유틸 마법인 '데이터'를 마스터한 인물이다.

쿨라인과 비슷한 동기로 기억하고 있다.


뚜벅뚜벅


쿨라인이 걷자, 원형 대문이 양쪽으로 갈라졌다.

비산하는 마나가 새하얀 눈송이처럼 파랗게 빛났다.


"파, 파란색인데? 진짜 아이스 메이지잖아."

"성질 자체가 다르군. 저렇게 강렬한 빛이라니."


미지의 탑에서 보안은 생명이다.

색깔로 속성을 파악하는 것도 있지만, 마나의 상성을 파악하기 위해서 설치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처음 보겠지.'

그들이 보기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개 아이스 메이지가 저런 세기를 비추다니.

전부 마탑주로 구성된 인원이기에 그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쿨라인은 그들을 무심한 눈으로 지나쳤다.

관심 받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니었다.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마탑주님."


쿨라인의 몸이 부웅 떴다.

플라이 마법에 중력강화까지 이중캐스팅이 펼쳐진 것이다.

쿨라인은 당황하지 않고 메모라이즈 했던 마법을 펼쳤다.


[아이스 인테이센.]


공중에서 얼음 알갱이가 부서졌다.

알갱이는 흩어지며 바닥으로 내려오는 직선의 길을 만들었다.

쿨라인은 흔들리지 않은 채 바닥으로 착지했다.


"과연."


레인보우 마탑주인 제노스는 감탄하며 박수를 쳤다.


"장난이 지나치십니다."

"늙은이의 유희라고 생각하게."


제노스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홍안으로 변했다.

섬뜩한 기운에 쿨라인은 정신을 집중했다.

잠식된 마나의 양이 피부를 꿰뚫을 듯이 따가웠다.


'그래. 이자가 제노스야.'


마탑주를 관리하는 '아크 메이지'로 8서클에 도달했다고 전해진다.

현재 가장 강한 마법사였다.

제노스가 눈짓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둘만 대화하지."


다른 마탑주들이 발끈했다.


"정보는 공유하는 것 아니었습니까?"

"맞습니다. 제노스님. 이건 불공평합니다."


제노스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정보가 아니라 제안이다. 불만 있으면 너희들이 아크 메이지가 되던지."


제노스의 말 한마디에 장내가 조용해졌다.

위엄 서린 목소리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었다.

아크 메이지란 이름 값 때문에 그런 것이다.


"뜻대로 하십시오. 저희는 따르겠습니다."


마법사가 물러섰고 제노스와 독대하게 되었다.

제노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이스 메이지라...후손이 남아 있었나?"

"후손이라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흐음. 아무 것도 아니야."


쿨라인은 미심쩍은 표정으로 제노스를 쳐다봤다.

아이스 마법사들이 유독 적다고 느꼈는데, 제노스는 알고 있는 듯했다.


쿨라인이 이유를 묻기 위해 입을 열려는 순간.


찌릿!


가슴 부분에 있는 '헤미스의 고리'가 반응했다.

선천적인 결함이긴 하나 능력을 올려주는 고리였다.

누구도 감지하지 못한 채, 평생을 살아왔는데 이제와서 떨림이 멈추질 않다니.

쿨라인은 입술을 깨물며 제노스를 쳐다봤다.

그의 홍안이 유독 붉었다.


'붉다...너무나도 붉어.'


인간이 저런 눈동자를 할 수 있을까?

쿨라인은 문득 그런 생각을 하며 가슴을 부여잡았다.


'설마...헤미스에 반응하는 건 용족이라서?'


전설 속에 허풍처럼 떠도는 말이 존재했는데.

상극인 속성끼리는 거부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었다.

그의 눈동자는 붉고 정열적인 '화염'이었다.

단순히 파이어 마법사라면 반응하지 않겠지만, 쿨라인과 같이 선천적인 결함을 가진다면 이야기가 들어 맞았다.

쿨라인을 제외하고 인간중에서 그런 자는 없다.

그러면 인간이 아니라 용족이라 가정한다면?

그게 '드래곤 하트'라고 설명한다면?

이야기에 딱 맞아 떨어졌다.


쿨라인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유희라고 하더니, 그건 농담이 아니였어.'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아크메이지.

강한 힘이 노력이 아니라, 드래곤이라서 가능했던 것이다.


꿀꺽.


쿨라인은 애써 표정을 유지하며 그의 눈치를 살폈다.

유희를 들킨 드래곤은 폭주한다고 들었다.

분노는 한 사람이 아닌, 제국에 쏟아 붓는다고 했다.


"크크크, 눈치가 너무 빠르군."

"전 아무 것도 모릅니다."

"모르긴, 네 생각이 맞아. 난 레드 드래곤이다."


쿨라인은 마른침을 삼켰다.

용족이라면 그동안 미스테리였던 '아이스 마법'에 대한 비밀이 풀린다.


'다 좋다. 그래. 마탑주가 드래곤이라쳐. 전설 속에 나오는 사람이 아닌, 살아 있는 전설이라고 쳐! 그런데, 왜 아이스 메이지를 멸 하려고 하는 거지?'

레드 드래곤이 아이스 메이지를 소멸 시킬 이유는 없다.


직접 멸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아이스 메이지는 약했다.


'공격 마법의 부재.'


아이스 공격 마법이 하루 아침에 유물처럼 사라진 게 아니었다.

누군가 계획적으로 건드린 게 틀림없었다.


'아크 메이지라면 가능했겠지.'


절대자의 위치니, 시장을 조작하는 건 쉬운 일이다.

정황상 레드 드래곤의 짓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그가 얻는 건 대체 뭐지?


그때, 제노스가 크게 웃었다.


"크하하하, 내가 레드 드래곤이라도 변하는 건 없다. 난 네게 제안을 건네려고 한다."


쿨라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무엇을 하든 이쪽도 준비된 한 수가 있었다.


작가의말

잘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빙법사가 힘을 안숨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 역대급인 중급반(4) 20.05.24 1,064 22 13쪽
9 역대급인 중급반(3) +1 20.05.23 1,102 23 12쪽
8 역대급인 중급반(2) +1 20.05.23 1,186 22 12쪽
7 역대급인 중급반(1) +1 20.05.22 1,392 33 11쪽
6 전부 배웠다(4) +4 20.05.21 1,488 38 12쪽
5 전부 배웠다(3) +3 20.05.21 1,630 36 12쪽
4 전부 배웠다(2) +4 20.05.20 1,885 39 12쪽
3 전부 배웠다(1) +2 20.05.19 2,295 47 12쪽
2 회귀(2) +6 20.05.19 2,795 59 15쪽
» 회귀(1) +10 20.05.18 3,604 105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