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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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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187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1.12.03 06:00
조회
341
추천
4
글자
11쪽

플로가 왕국 2

DUMMY

"아무래도 글로리에 숨은 것 같습니다."


오스카가 에릭에게 말하자 에릭이 동의한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스카는 에이스의 방으로 향했다. 에이스의 방은 수사관들이 열심히 뒤지고 있었으나 특별한 것은 찾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오스카는 에이스의 방에서 죽음의 냄새를 맡았다.


'에이스도 저주를 사용하는 건가?'


그러나 그렇다고 하기엔 죽음의 냄새가 너무 강했다. 인간의 사념이 뭉쳐있는 느낌이기도 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


오스카는 에이스의 방을 돌아다니며 골똘히 생각했다.

냄새가 나는 곳은 주로 에이스가 자주 이용하는 가구들이었다.


'몸에 저주에 관한 도구를 지니고 있거나 아니면...'


오스카의 생각이 어느 지점에 미쳤다.


'네크로멘서...'


네크로멘서라면 충분히 에이스를 선택할 법했다.


다만 신경이 쓰이는 것이 있었다.

오스카는 얼마 전 에이스와 저택에서 맞붙지 않았던가.


'내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다.'


드래곤 정도의 파워를 가졌다고 하면 오스카가 느끼지 못할 수 있었다.


오스카의 등에 한 줄기 식은땀이 흘렀다.

에이스가 뒷골목으로 사라진 이상 무슨 일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터였다.


'그래도 이렇게 흔적이 남는다고 하면 추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야.'


오스카는 에릭에게 보고하기 위해 에이스의 방을 빠져나갔다.


**


에이스가 뒷골목으로 사라진 그날부터 플로가에서는 연쇄 살인이 끊이지 않았다.

연쇄 살인에는 당연히 천민은 해당사항이 없었다. 평민 이상이 죽어야 살인으로 취급받았다.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플로가에서 죽어나가는 사람은 훨씬 많은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늦은 밤, 농장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던 농민 하나가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으응? 뭐지?"


그 소리는 짐승의 소리는 아니었다. 그나마 비슷한 소리를 찾는다면 감기에 심하게 걸린 사람이 가래를 뱉기 전 내는 소리와 비슷했다.


"누구여? 존, 자네인가?"


가래 끓는 소리는 계속해서 가까워졌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이 어렴풋이 보였다.


"거기 누구 있으면 대답을 할 것이지. 나참."


농민은 근처에서 대강 횃불을 만들어 들었다.

그리고 다가오는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는 횃불로 다가오는 자의 얼굴을 비추어보았다. 그리고 그는 횃불을 떨구고 말았다.


"으악!!"


그 자는 피부 여기저기가 썩어 너덜거리고 눈알 한쪽은 빠져있고, 치아의 뿌리까지 다 드러나 있었다.

그것은 시체인지 사람인지 짐작도 하기 힘들었다.


농민이 소리를 지르자 그것은 농민 앞으로 그대로 쓰러졌다.

그리고 농민을 마구 물어뜯기 시작했다.


다음 날 해가 뜨자 마을은 난리가 났다.


농민의 숨통은 이미 끊어져 있었으며 그의 시체 위로 반쯤 썩어버린 시체가 엎어져 있었다.

시체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며 주변으로 파리가 날아들었다.

플로가는 날씨가 더운 탓에 시체가 빨리 부패했고 냄새도 멀리 퍼졌다.


그것을 목격한 사람들은 농민을 덮은 시체가 누군가가 파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시체가 살아 움직이다가 사람을 공격했다고는 누구도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플로가의 경비대는 평민의 마을에서 일어난 이 사건을 일단 윗선에는 보고하지 않았다.

평민이 죽은 사건인 데다가 살인자의 흔적도, 살인도구도 무엇인지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갑자기 죽어버린 농민과 시체를 다시 마을의 공동묘지에 묻었다.


그리고 며칠 뒤,

또다시 그런 일이 발생했다.


"이게 무슨 일이람?"

"대체 누가 이런 해괴한 짓을 한단 말이요."


한 사람이 더 죽었는데도, 아직 경비대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마을의 분위기는 흉흉해졌다.


"우선 모두들 밤에는 돌아다니지 않도록 합시다."


마을은 알아서 대책을 세웠다.


당분간 사람들은 해가 지면 집에서 나오지 않았다.

밤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어지자 사건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


그 상태로 시간이 좀 흐르자 사람들은 긴장을 풀기 시작했다.


"살인자가 다른 곳으로 간 것이 아닐까?"

"여럿이 다니면 괜찮을 거야."


사람들은 여전히 경계하긴 했지만 해가 길어짐에 따라 일도 늘어 늦게까지 일하게 되었다.

다만 혼자 다니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또 며칠 뒤.


이번엔 부부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그들의 몸 여기저기엔 짐승 같은 무언가에게 뜯긴 상처가 있었고 이번엔 그 외에 다른 것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쯤 되니 경비대도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미치광이 살인마가 귀족은 죽이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경비대는 아무런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


정말로 짐승에게 당한 것인가.


산에서 조금 떨어진 민가였지만 짐승이 내려오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경비대는 일단 짐승에게 당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지었다.


경비대가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자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플로가의 무능한 경비대를 욕하기 시작했다.


"이곳이 수도라며? 그런데 세금을 내는 우리들을 지키지 않고 뭐 하는 거야?"

"귀족들이 무엇으로 먹고 사는지 잊은 건가?"


사람들은 속으로 조용히 분노하며 검시가 끝난 부부의 시체를 공동묘지에 묻어주기로 하였다.


그들은 저렴한 헝겊을 구해 와서 부부의 시체를 싸고 수레에 싣고 공동묘지로 이동했다.


공동묘지는 산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

동물들이 시체를 파헤치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무덤 만드는 일에 공을 들였다.


무덤 자리는 어차피 많이 있었다.

사람들은 적당한 위치를 설정하고 그곳으로 향했다.

그때, 누군가가 풀숲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으악! 이게 뭐야!!"


사람들의 눈이 그가 가리키는 쪽으로 쏠렸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저마다 비명을 질러댔다.


"시체, 시체다!"


이전에 마을을 놀라게 했던 반쯤 썩은 시체가 나와 있었다.


사람들은 놀라 모두 함께 달아났다.

한참을 달려 마을 어귀에 도착하고 나서야 그들은 정신을 차렸다.


"저, 저 시체가 왜 나와있는 거야? 분명히 묻어 뒀는데?"

"어떤 미친놈이 다시 파낸 게 아닐까요?"

"도대체 어떤 놈이 그런 짓을 한단 말인가?"


사람들은 마을 회관에 모여 긴급회의를 했다.


"일단 다시 가서 시체를 묻던지 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렇긴 하지만... 다가가기가 영 찝찝합니다."

"찝찝하긴 해도 그 시체는 언젠가 우리 마을 사람이기도 했지요. 다시 묻어줘야 할 듯합니다."


마을 사람들의 의견이 충돌하는 듯했으나 어느 순간 일치했다.


결국 사람들은 나와있는 시체와 부부를 묻어주러 가기로 결정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사람들 몇은 횃불을 챙겨 들었다.

사람들 일부는 늦은 밤에 살인마가 돌아다닐 거라 생각하며 두려움에 떨었지만 이내 마을 사람들 전체가 돌아다니니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들은 해가 거의 다 지고 나서야 묘지에 도착했다.


"장정들은 시체들 좀 옮겨주게."


마을 연장자의 지휘에 따라 여자들은 풀을 베고 남자들은 땅을 파거나 시체를 옮겼다.


여자들이 가지런히 풀을 베어놓은 자리에 시체 세구가 나란히 누웠다.

나머지 사람들은 땅이 다 파일 때까지 기다렸다.


"이게 무슨 소리야?"


땅 파는 소리에 묻혀 있던 소리가 사람들의 귀에 들려오기 시작한 것은 그때였다.


"누구 목 상태가 안 좋은 사람 있어?"


가래가 끓는 소리에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 소리는 시체에서 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시체 세 구는 마치 소변을 보는 것처럼 부르르 떨어댔다.


"으악! 이게 뭐야!"


사람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시체가 직접 움직인다는 것은 그들로서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것이었다.

그들 중 하나가 소리쳤다.


"악마다! 이 것은 악마가 분명하다!"


그는 신이 노하셨다며 묘지 밖으로 달려 나갔다.

덩달아 사람들도 모두 혼비백산하여 묘지를 벗어났다.


묘지에 누워있던 세 구의 시체는 각자의 방법으로 삐걱거리며 일어섰다.

그리고 사람들의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었다.


그 세구 뿐 아니라 땅속에서 무언가 파헤치는 소리가 나더니 손과 머리 등이 빠져나왔다.


총 다섯 구의 시체가 마을을 향했다.


*


마을 사람들이 전부 자기들의 집에 숨은 탓에 더 이상의 희생은 없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창 밖으로 상황만을 살필 뿐, 아무도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플로가의 경비대가 마을에 도착하자, 비로소 그들은 하나 둘 집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경비대는 마을 한가운데에 쓰러져 있는 다섯 구의 시체를 보았다.


"누가 이런 짓을 한 것이냐?"


경비대장은 마을 사람들을 둘러보며 외쳤다.

마을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만을 볼뿐, 입을 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시체를 파내다니. 대답하지 않으면 이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책임을 묻겠다!"


경비대장이 큰 소리로 외치자 누군가가 대답했다.


"악마입니다! 이 시체들은 악마입니다!"

"악마? 그게 무슨 소리지?"


경비 대중 하나가 소리친 남자를 끄집어냈다.


그는 경비대장 앞에 무릎을 꿇었다.


"다시 한번 말해보라."

"우리 모두가 보았습니다."


그 남자는 벌벌 떨며 마을 사람들을 한 번 둘러본 후 말을 이었다.


"우리 모두 묘지에 갔다가, 이 시체들, 그러니까 악마를 보았습니다. 이것들은 제 발로 걸어 이곳까지 온 것입니다."


경비대장은 황당한 소리에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무슨 개 같은 소리인가? 시체가 걸어서 이곳까지 오다니? 그게 사실인가?"


그러나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만 쳐다볼 뿐 입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

경비대장 앞의 남자가 외쳤다.


"다들 본 것을 이야기해봐요. 가래 끓는 소리가 나더니 시체가 부르르 떨지 않았습니까?"


마을 사람들의 침묵 속에 경비대들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남자의 이상한 소리에 몇몇은 헛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 시체, 네놈이 파 낸 것이 아니냐?"

"아닙니다! 제가 무슨 수로 다섯 구나 되는 시체를 파낸단 말입니까?"

"공범이 있겠지."


경비대장은 경비대를 보며 수신호를 했다.

경비대는 남자의 몸에 밧줄을 둘렀다.


"나으리! 왜 이러십니까? 정말 이 시체들이 움직였습니다!"


남자는 경비대에 의해 거칠게 일으켜졌다.


"가서 공범이 누구인지 말하지 않는다면 너는 벌을 받게 될 것이다."


그 소리에 남자는 마을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 보시오들! 모두 함께 보지 않았습니까? 부디 말씀 좀 해 보세요!!"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남자를 외면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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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더글러스의 주인 2 21.12.01 351 5 11쪽
90 더글러스의 주인 1 21.11.30 360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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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드래곤 소환사 1 21.11.28 364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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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네크로멘서 1 21.11.26 382 5 12쪽
85 사냥 대회 8 21.11.25 357 5 11쪽
84 사냥 대회 7 21.11.24 352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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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드래곤의 흔적 2 21.11.11 381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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