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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185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1.11.30 06:00
조회
359
추천
6
글자
11쪽

더글러스의 주인 1

DUMMY

**


플로가의 행사를 위해 뒤늦게 길버트가 플로가로 들어섰다.

더글러스의 문양이 그려진 기를 두른 마차는 아무런 문제 없이 성문을 통과했다.


짙은 갈색 머리에 갈색 눈동자, 이제 막 소년 티를 벗기 시작한 길버트는 정장을 멋지게 차려입을 상태였다.

그는 클수록 아벨을 닮아가고 있었다. 다만 그는 몸을 쓰는 것보다 앉아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아벨에 비해 호리호리했다.

그리고 그가 쓰고 있는 안경으로 인해 몹시 영리하고 또 정숙해 보였다.


'이곳이 플로가.'


길버트는 생에 처음으로 더글러스 성을 벗어난 상태였다.

그는 플로가에 처음 왔던 오스카와 마찬가지로 처음 보는 거대한 도시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를 따라온 하인들도 마찬가지였다.


플로가의 시가지를 어느 정도 지나자 하인이 길버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도련님. 어디로 모실까요?"

"아, 그렇지."


길버트는 플로가 내의 더글러스 저택이 둘로 나뉘어 있다는 사실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는 잠시 고심했다.

그가 침묵하자 마차도 잠시 멈춰 섰다.


"그래도... 아버님께 가야 하겠지."

"예, 오스카 도련님의 저택으로 모시겠습니다."


마차가 다시 출발했다.

길버트의 마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오스카의 저택에 도착했다.

길버트는 오스카의 저택의 크기를 보고 몹시 놀랐다.


'오스카 형님이 이렇게 되었구나.'


어릴 적 길버트는 오스카에게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저 막연하게 마력이 미약했던 자신처럼 집에서 차별받는 존재이겠거니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의 오스카는 수도 플로가에서 가장 큰 저택 중 하나를 소유하고 있었다. 게다가 자금의 문제없이 아주 잘 유지도 되고 있었다.


"도련님 오셨습니까?"


브루노가 길버트를 맞이하러 나왔다.


"브루노, 이곳에서 보니 반갑네."


하인들이 길버트의 짐을 하나 둘 내리고 길버트는 그대로 브루노의 안내를 받으며 오스카의 저택으로 들어섰다.


길버트는 저택의 입구 앞에 있는 정원으로 들어섰다.

정원에서는 아벨이 윈드, 사라와 함께 간식 시간을 갖고 있었다.

내내 기분 좋은 듯 웃던 아벨은 길버트를 보자 표정이 급격하게 굳어졌다.


"아버님."

"왔느냐? 들어가라. 마리에게 이야기하고."

"예..."


길버트는 더 말을 붙여보지도 못하고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길버트의 뒤로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아벨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길버트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어머님 때문에 많이 화나셨지. 그럴 만 해.'


길버트는 자신이 불청객이 된 것 같았지만 애써 태연하게 굴었다.

다행히 저택의 하인들이 그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그리고 오스카 역시 길버트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길버트. 어서 와."

"오스카 형. 신세를 지게 됐어."


오스카는 길버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이내 길버트를 보는 그의 표정이 점점 심각해졌다. 그러더니 급기야는 길버트의 여기저기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길버트... 너..."

"왜, 왜 그래 형."


길버트는 몹시 당황했다.

안 그래도 아벨로부터 냉대를 받았던 그였다.

환영받을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오스카는 자신을 내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왜 그러는 거지? 나보고 설마 나가라는 걸까?'


길버트의 목울대가 오르내렸다.

그러나 오스카의 입 밖에 나온 이야기는 뜻밖이었다.


"너, 마력이 있구나?"

"뭐? 내가? 그럴 리가?"


길버트의 눈썹이 모이며 미간에 주름이 졌다.

마력은 본다고 알 수 없는 것이었지만 길버트는 자신의 몸 여기저기를 살폈다.


"형,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길버트, 너는 분명 마력이 있어."

"그야 그렇겠지. 엄청 미약해서 그렇지."

"강하다고는 할 수 없어. 그런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길버트를 보는 오스카의 눈빛이 빛났다.


"너는 빛 속성이구나."

"뭐?"


길버트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신은 당연히 마력이 있다면 불 속성이라고 생각했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그게 무슨 소리야 형. 그리고 보는 것으로 속성을 어떻게 알아?"


당연히 보는 것만으로는 속성을 알 수는 없었다. 벨라와 올리버처럼 감각이 예민한 엘프 정도여야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오스카는 드래곤을 소환할 수 있게 되면서 감각이 엘프의 그것과 비슷해진 상태였다.


"일단 이쪽으로 와볼래?"


오스카는 길버트를 이끌고 연무장으로 향했다.

연무장의 한쪽 구석으로 간 그들은 서로 마주 보고 섰다.


"길버트, 내가 시키는 대로 해봐."


오스카는 길버트에게 마나 서클 그리는 법을 알려주었다.


"이래도 소용없어. 형."

"일단 그냥 시키는 대로 해."


단호한 오스카의 태도에 길버트는 눈을 감았다.

의심도 잠시, 길버트는 자신의 몸속 마나의 흐름에 집중했다.

그러자 무언가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좋아, 길버트. 바닥에 원을 그린다고 생각하고 마나를 붙잡아."


길버트는 눈을 뜨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누르고 오스카가 시키는 대로 마나를 붙잡았다.


"눈을 떠 길버트."


잠시 후 오스카가 이야기하자 길버트가 눈을 슬며시 떴다.


"앗!"


그는 발밑을 보고 몹시 놀랐다.

크기는 작았지만 선명한 노란 원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었다.


"길버트, 너는 빛 속성이 맞아."

길버트는 얼떨떨한 표정이 되어 오스카를 바라보았다.

오스카는 반가움에 길버트를 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이, 이게..."


길버트의 목소리가 떨렸다. 더불어 길버트의 눈에서는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나왔다.


"왜, 왜 갑자기 내가 마법을 쓸 수 있게 된 거지?"

"글쎄, 그것은 나도 모르겠어."


오스카는 환히 웃으며 말했다.


'아마 그것 때문이겠지.'


말은 그렇게 했어도 오스카는 짐작 가는 바가 있었다.

바로 오스카가 회귀를 한 사건 때문일 것이다.

오스카가 죽음에 이르고 빛의 드래곤이 깨어나고, 그 과정에서 빛 속성을 지니고 있던 길버트의 마력이 강해졌다.

그렇게 생각하면 납득이 갔다.


"축하해 길버트."

"으, 응..."


그때 마리가 연무장에 들이닥쳤다.


"아니, 길버트 도련님이 이제 막 도착하셨는데 이곳에 데리고 오시면 어째요!"


마리는 오스카를 보고 잔소리를 해댔다. 오스카는 마리에게 사과하며 뒷머리를 긁었다.


길버트는 그들을 보고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한편, 이 소식에 놀란 건 아벨도 마찬가지였다.


식사 후, 오스카는 아벨의 방으로 가 이 사실을 알렸다.


"뭐? 길버트가 빛 속성을 띠고 있다고?"


아벨은 오스카를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오스카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에게는 한줄기 빛과도 같은 일이었다.


"네가 나에게 거짓말을 할 것 같지는 않고. 내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겠다."


아벨이 몸을 일으켰다.


길버트는 이미 연무장에서 대기 중이었다. 길버트뿐 아니라 브루노와 쥬드도 있었다.

이미 오스카에게 소식을 들은 그들의 표정은 잔뜩 상기되어 있었다.


"아버님..."


길버트의 목소리가 떨렸다.

아벨은 길버트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리고 담백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어디 보여 봐라."


아벨의 뒤에 선 오스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힘입어 길버트가 눈을 감았다.


길버트는 조금 전의 기억을 더듬어 마나를 끄집어낸 뒤 모양을 만들어 붙잡았다.


"오오..."


아벨의 탄성이 터져 나오자 길버트는 자신이 성공했음을 눈치챘다.


"도련님, 축하드립니다.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습니까?"


브루노가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쥬드 역시 브루노와 함께 축하했다.

아벨은 길버트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잡았다. 오스카가 처음 그에게 마력을 보였을 때처럼.


"널 오해해서 미안하구나."


아벨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길버트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나왔다.


길버트는 오스카를 향해 감사의 인사를 했다.


"형, 그동안 무관심했던 것 정말 미안해. 그런데도 형은 날 도와주는구나."

"멸시하지 않는 것. 나에겐 그것으로 충분했어."


아벨과 브루노, 쥬드는 두 사람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


아벨과 오스카, 길버트 그리고 브루노.

이 네 사람은 아벨의 방에 모였다.

마탑의 연구 결과에 대해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네? 뭐라고요? 그런..."


브루노는 충격적인 결과에 말을 잇지 못했다. 이는 길버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에이스 형과 스텔라가 아버님의 자식이 아니라고요?"


너무 큰 충격 탓에 길버트는 눈도 깜박이지 못하고 아벨과 오스카를 번갈아가며 보았다.

이 사건으로 더글러스와 플로가의 족보가 개편될 수도 있었다.

에이스와 스텔라가 누구의 핏줄인 지 알 수 없으니 일단 제명을 시키는 것이 맞았다.

그렇다면 양 가문의 후계 구도 역시 달라져야 함이 마땅했다.


"이제 어쩌실 작정이십니까, 공작 전하."


브루노가 물었다.


"때를 보고 이 사실을 공표해야겠지."

"알겠습니다. 저는 지금 당장 준비하러 가야겠습니다."


브루노는 아벨에게 인사를 올린 후 방 밖으로 나왔다.


브루노는 자신이 함께 일궈 낸 더글러스를 생각했다.


칼리 공작부인과 아벨 더글러스가 혼인을 치르고, 칼리가 임신을 하고, 두 불 속성의 아이가 태어나고.


'그리고...'


그는 마침내 오스카를 처음 안았을 때를 기억해냈다.


‘얇은 모포에 싸여 발견된 갓난아기.‘


노란 눈에 갈색 머리를 가진 남자아이. 그것이 오스카였다.


*


브루노는 더글러스 영지에서 살던 하급 귀족의 자손이었다.

젊었던 그는 어느 날 더글러스 성에 집사로 일하게 되었다.


새로 지어진 더글러스의 성에서는 할 일이 무척 많았다.

브루노는 별채에 가도 기운이 빠지지 않는 특징 때문에 별채의 관리도 맡게 되었다.


그러나 별채는 누구도 살지 않을 예정이었기에 정기적으로 와서 몇 가지 사항만 체크하면 될 뿐이었다.


브루노가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벨 더글러스는 칼리와 혼인을 하게 되었다.


당시에 아벨과 칼리의 혼인은 꽤나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교황청의 파워를 힘입어 공작의 지위로 오르게 된 더글러스와 가장 강력한 가문 플로가의 만남이었기 때문이었다.


플로가 가문은 칼리 외에 헬렌도 아벨의 신부 후보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칼리의 적극적인 공세로 결국 플로가는 더글러스에 칼리를 보내게 되었다.


헬렌은 칼리와 사이가 몹시 좋지 않았다.

원래도 헬렌은 칼리의 탐욕적인 성격을 못마땅해했었으나, 신부 후보로 있었을 때 칼리의 각종 방해로 그녀에게 완전히 질려버리고 말았다.


헬렌은 아벨이 혼인한 뒤로 자신도 숲 속성의 귀족과 혼인을 하고 블러드 우드라는 가문을 세웠다.


브루노는 내심 헬렌이 오길 바랬으나 결국 칼리가 오는 바람에 낙심하고 말았다.

칼리의 성격이라면 더글러스 성이 한시도 편할 날이 없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의 우려처럼, 칼리가 온 뒤로 성은 바람 잘날이 없었다.

칼리는 아벨이 있을 때에만 하인들에게 나긋하게 굴었고 그가 보지 않는 곳에서는 자신의 더러운 성격을 한껏 드러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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