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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198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1.11.28 06:00
조회
364
추천
5
글자
11쪽

드래곤 소환사 1

DUMMY

초대 교황 마벨.

그도 평범한 빛 속성의 부모에게서 태어났으나, 전쟁 통에 종교의 필요성을 깨닫고 종교를 만들어 세운 인물이었다.


빛 속성은 현재의 교황청 근처 작은 마을에 모여 살았는데, 빛 속성 마법사와 마검사는 대부분 교황의 밑으로 들어갔다.


그의 교리를 따라 그와 함께하는 자들은 결혼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지냈다.


이는 빛 속성의 마법사가 급격히 줄어드는 원인이 되었다.

그나마 태어난 아이들이라곤 빛의 드래곤이 잠들어 있던 자리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아이들이 전부였다.

그러나 그 마저도 상당수는 보호라는 명목 하에 교황청에서 데려갔다.


교황청은 이를 근거하여 마력이 혈통만으로 보존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외부에는 알리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그리 주목을 받았던 것인가? 그리고...'


칼리 더글러스 공작부인이 오스카를 죽일 만큼 미워했던 이유.


새삼 느껴지는 오스카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지금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지.'


오스카는 고개를 저어 상념을 떨쳐버렸다.


그는 백 년 전, 빅토리아 엠버룸이 다녀간 마을 몇 곳의 이름을 찾아냈다.

현재의 지리와 비교해 본 결과 아직 마을이 남아있는 곳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오스카는 그 위치를 보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 지역은... 최근 학살이 벌어진 곳들이다.'


오스카의 머릿속에 마을의 위치들이 확실히 박혀 있었다.

그곳은 글로리가 학살을 일삼던 곳이었다.


'우연일까?'


기록에 남은 빅토리아 엠버룸이 다녀간 곳 모두가 글로리의 수탈 대상인 곳이었다.


'아니야, 이곳들은 이름이 없는 곳. 글로리가 영지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곳을 골라 다녔기 때문에 우연히 겹쳤겠지.‘


오스카는 침을 꿀꺽 삼켰다.

머릿속으로는 아니라고 외쳤지만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당장 확인해 봐야겠어.'


오스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출구를 향해 달렸다.


"어? 오스카, 가는 거예요?"

"미안해요 메리엘! 급한 일이 있어서! 책 정리 좀 부탁할게요."


놀란 얼굴의 메리엘을 뒤로하고 오스카는 빠른 속도로 이동하여 서재로 들어섰다.


"윈드!"


오스카는 윈드를 소환했다.

윈드는 엘프의 마을에서 사라와 놀고 있던 참이었다.


"함께 갈 데가 있어."

"응, 알았어 아빠!"


오스카는 윈드와 함께 아티팩트를 이용하여 마을이 있는 지역 가까운 곳으로 이동했다.


"윈드. 날 데리고 날아줘."


윈드는 오스카를 등에 태우고 투명하게 바꾼 후 하늘을 날았다.

오스카는 하늘에서 마을을 내려다보았다.


'이곳엔 생존자가 없군.'


오스카는 윈드에게 이야기해 다시 이동 아티팩트로 돌아갔다.

그들은 곧장 다른 마을로 향했다.

그 마을 역시 생존자가 없었다.


'전에 내가 글로리의 중간 보스와 맞붙었던 곳! 그곳에 생존자가 있었지!'


오스카는 윈드를 데리고 유적지 근처의 그 마을로 향했다.

이름 없는 그 마을은 촌장을 중심으로 작게나마 재건 중이었다.


오스카가 마을로 성큼성큼 들어서자 오스카의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그를 반겼다.


"전에 우리를 구해주신 분 아닙니까!"

"어서 오십시오."


오스카는 마을 사람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가장 앞에 나와 있는 촌장에게 은밀히 이야기했다.


"촌장님, 잠시 저와 이야기 좀 나누시죠."

"예, 알겠습니다."


오스카는 촌장과 함께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으로 이동했다.


"말씀하시기 조금 어려우시겠지만,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예, 생명의 은인이신데 뭐든 물어보시죠."

"혹시... 그들이 왜 이 마을에 왔는지 들으신 것은 없습니까?"


촌장은 떠올리기 힘든 듯, 인상을 찌푸렸다.


"아... 특별히 들은 것은 없습니다만..."


글로리가 마을을 학살하면서 이유를 말해 주었을 리는 만무했다.


오스카는 조금 실망한 표정으로 다른 질문을 던졌다.


"혹시, 드래곤 소환사에 대한 것을 아십니까?"

"예에? 드래곤 소환사요?"


촌장은 아이고 소리를 내며 뒷걸음질을 치다가 그대로 넘어졌다.


"히, 히익..."


오스카가 다가가자 그는 공포를 느끼며 주저앉은 상태에서 뒷걸음질 쳤다.


'뭔가 있다.'


오스카는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촌장님을 해치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부디 그것에 대해 아시는 것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오스카가 부탁조로 나오자 촌장은 조금 진정했다.

그는 한참이나 심호흡을 한 뒤 간신히 입을 열었다.


"그, 그들이 나에게 드래곤 소환사를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런 질문을 했다고요?"

"예, 그렇습니다."


오스카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그래서 뭐라고 하셨습니까?"

"아, 아이고... 모른다고 했습니다. 정말로 모릅니다!"


촌장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는 정말로 아는 것이 없어 보였다.


'백 년 전의 일이니까 모르는 것도 이상한 게 아니지.'


오스카는 촌장에게 가죽 주머니를 내밀었다.


"미안하게 됐습니다 촌장님. 이 돈은 마을 재건을 위해 사용하십시오."


촌장은 오스카가 자신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도와주자 눈을 끔뻑거렸다.

그리고 마음이 진정되자 다시 입을 열었다.


"저희를 해치려는 분이 아니시군요. 그러고 보니 또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촌장은 그때의 기억에 몸서리를 치며 말을 더듬었다.


"그... 이곳을 끝내고 플로가의 동쪽으로 간다고...."

"플로가의 동쪽..."


플로가의 동쪽이지만 플로가령이 아닌 곳임에 분명했다. 그렇다면 이름 없는 마을은 몇 개 되지 않을 터.


"고맙습니다.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아, 아닙니다. 저야말로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촌장은 묵직한 가죽 주머니를 만지작거렸다.


오스카는 촌장을 뒤로하고 마을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윈드와 함께 빠른 속도로 플로가의 동쪽으로 이동했다.


'저곳이군.'


플로가의 동쪽에서도 위쪽으로 가는 길, 하늘 위에서 보니 그곳에 있는 마을이 상당히 망가져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생존자가 몇 있었다.


"윈드, 저곳이야."


윈드는 오스카의 명령에 따라 마을로 내려섰다.

그리고 그들은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투명도를 해제한 뒤, 마을로 들어섰다.


그 마을은 가까이서 보니 더욱 심하게 부서져 있었다.

들어서자마자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였다.


'정말 너무 하는군.'


오스카는 글로리를 소탕하는 데 더 힘을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그와 윈드가 여행자처럼 마을 사이를 지나가자 마을 사람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그들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외지인이 신기하여 눈길을 주는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들의 눈에는 놀라움이 깃들어 있었다.


'왜들 이러는 거지?'


오스카는 의아함을 느끼며 촌장으로 보이는 자에게 다가갔다.


촌장 역시 오스카를 보고 입을 벌린 채 눈을 껌뻑였다.


"허...."


오스카가 그에게 제법 가까이 다가가자 촌장은 탄식을 내뱉기까지 했다.


"이게 무슨 일인지..."


촌장은 오스카에게 직접 다가왔다. 그 전 마을의 촌장과는 사뭇 다른 태도에 오히려 오스카가 놀랐다.


"혹시, 누구신지 여쭤보아도 되겠습니까?"


촌장은 공손한 자세로 오스카에게 말했다. 공포와 피로에 찌들어 앙상해 보이는 그였지만 눈빛만은 또렷했다.


"저는, 오스카 더글러스라고 합니다."

"오, 오스카 더글러스 공자님이시군요. 더글러스라니..."


촌장은 몹시 반가워하며 미소를 지었다. 오스카 역시 웃음을 띠었다.


"공자님, 갑자기 늙은이가 말을 걸어서 놀라셨죠?"

"아닙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제가 아는 분과 너무 닮아서 그랬습니다."


그 소리에 오스카의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저와 닮은 사람이 있다고요?"

"예, 그렇습니다."

"그가 누구입니까"


오스카는 촌장의 손을 덥석 잡았다. 촌장은 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 손을 피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근처에서 오스카를 멍하니 보고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했다.


"어이, 가만히 있지 말고 그 그림 가져오게."

"아... 예 알겠습니다."


그 사람은 얼마 후 옷가지 등으로 소중히 싸인 그림을 가지고 나타났다.

촌장은 그것을 받아 들고 조심스럽게 펼쳤다.


그림을 펼치자 오래된 가죽에 까만 물감으로 그려진 사람의 얼굴이 나타났다.


"이 사람은..."


오스카는 자신도 모르게 그림에 손을 댈 뻔했다.

환하게 웃고 있는 그림 속의 여자는 자신과 너무도 닮아있었다.


"이 분은 누구시죠?"

"드래곤 소환사님이십니다."


오스카는 마침내 찾아냈다는 생각에 온 몸에 전율이 일었다.


"이분은 지금 어디에 계시죠?"

"아마, 돌아가셨을 겁니다. 그 그림은 100년 전 그림이거든요."


촌장은 서글픈 표정을 하고 웃었다. 오스카의 표정 역시 그를 따라 물기를 머금었다.

오스카는 촌장으로부터 그림을 아주 조심스레 받아 들었다.


"촌장님은 이 그림을 물려받으신 건가요?"

"그렇습니다. 이 그림과 꼭 닮거나 이 분을 아는 분이 나타나면 넘겨주라는 유언과 함께요."


오스카는 그림을 다시 찬찬히 둘러보았다.


'이 분이 나의 선조인가.'


그것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했다.

일단 그림 속의 사람이 아벨의 조상인지 오스카의 어머니의 조상인지 알 길이 없었다.

다만 아벨은 오스카와는 전혀 닮지 않았고 그것은 그림 속 사람과도 마찬가지였다.


'어머님은 마법사가 아니라고 하셨는데... 아버님께 여쭤봐야겠어.'


오스카가 그림을 보고 있는 사이, 촌장은 그림과 함께 싸여있던 책 한 권을 건넸다.


오스카는 그 책을 보고 또다시 놀랐다.

그것은 상인 스쿠프가 유적 앞에서 전해준 책과 표지가 같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소환사님이 남기신 책입니다. 이것을 함께 가져가시지요."


오스카는 받아 든 책을 잠시 쓰다듬었다.


'그분이 남기신 일기인가...'


그렇다면 드래곤에 대해 쓰여 있던 그 책도 내용이 영 엉터리라고는 할 수 없었다.


오스카는 촌장에게 금화 몇 닢을 내밀었다.


"죄송합니다 촌장님. 가진 것이 이것뿐입니다."

"아, 아이고 아닙니다!"


촌장은 한사코 거절했다.

그러나 오스카도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받아 주십시오. 이런 귀중한 물건을 맡아주신데 대한 보답입니다."

"그게 무슨 큰일이라고 이런 것을 받겠습니까?"

"아닙니다. 부디 받아주십시오. 저에겐 몹시 귀한 물건들입니다. "


오스카와 촌장은 잠시 실랑이를 벌였다.

마을 생존자들이 일을 멈추고 그들을 바라볼 정도였다.


고집은 오스카가 더 셌다.

그는 브루노를 통해 마을 재건을 돕겠다는 약속까지 마친 후 마을을 벗어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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