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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190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1.11.22 06:00
조회
376
추천
5
글자
11쪽

사냥 대회 5

DUMMY

**


"대륙의 풍요를 기원하는 가을 사냥대회를 개최합니다."


마법 음성과 함께 나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플로가의 가주가 경기장 가운데 앉아있는 가운데 그 양 옆으로 각 가문들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더글러스는 공작 가문이었기 때문에 플로가 가문과 꽤 가까운 곳에 앉게 되었다.


에릭은 오스카와 눈을 맞추고 손을 살짝 들어 인사를 건넸다. 오스카 역시 에릭에게 고개를 가볍게 숙였다.

경기장 안에는 각 가문들과 가문들이 들고 있는 깃발들이 펄럭였다.


오스카는 롤로가 만든 쥐색 로브를 걸치고 아벨의 옆에 앉아 있었다. 디자인은 별로지만 다른 마법사가 만든 어떤 로브보다 성능이 좋은 것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 올리버가 상점 지구에서 마구 팔아댄 탓에 오스카의 로브를 입은 마법사들이 꽤 많았다.


에이스와 스텔라는 플로가 가주의 뒤편에 앉아 있었다. 그들의 표정은 애써 태연했으나 딱딱하게 굳었음은 숨길 수가 없었다.


에릭 대공의 편에 선 귀족들은 노골적으로 에이스와 스텔라를 노려보며 저마다 한 마디씩 했다.


"저렇게 대놓고 플로가의 자리에 앉다니."

"어미가 수배 중인데 안중에도 없군."


에이스와 스텔라는 그들의 말을 애써 무시했다. 그러나 멘털이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스텔라는 애꿎은 손톱만 씹어댔고 에이스는 검의 손잡이를 만지작거렸다.


반면 에이스의 편에 선 자들은 그들을 위로하고 나섰다.


"마검사가 귀한 마당에 저런 소리를 하다니!"

"에이스 공자님의 실력은 따라올 자가 없지요."


에릭도 그 말을 들었으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혈통을 중시하는 그에겐 마력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한바탕 소란이 일은 가운데 검술 대회가 시작되었다.

각 가문의 마검사들은 일제히 일어나 대기석으로 향했다. 다만 에릭은 검술 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모든 이가 대기석으로 이동하고 플로가의 마법사가 시작을 알렸다.


"첫 번째 경기는, 테라로사 가문과 펜타스 가문의 경기입니다."


테라로사와 펜타스 가문의 마검사들이 각자의 위치에 섰다.

전투 위치는 플로가 가주의 자리에서 아주 잘 보이는 곳이었다.


"살살하겠습니다."


펜타스의 마검사가 테라로사 가문의 마검사에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러자 테라로사 가문의 마검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같은 라인을 탔다면 싸우는 시늉만 하면 되었다.

그들은 에이스의 라인이었다.


"테라로사 승!"


테라로사 가문의 깃발이 올랐다.

테라로사 가문과 펜타스 가문의 마검사는 서로 악수를 청했다.

전투임에도 마무리가 아주 화기애애한 것이다.


그러나 에릭 라인과 에이스 라인이 맞붙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호라이즌 가문과 플라누스 가문의 경기입니다."


호라이즌 가문은 에이스, 플라누스 가문은 에릭의 라인이었다.

대지 속성의 두 가문은 최선을 다해 맞붙었다. 대지 속성 특유의 갈색 마나가 이글거리며 타올랐다.


사람을 죽이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 경기였지만 누구 하나 죽일 기세로 싸우기 시작했다.


"플라누스 승!"


플라누스의 가문이 승리하자 에릭 라인에 있는 가문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렀다.


"축하드립니다 에릭 대공."

"축하합니다!"


굳이 에릭에게 와서 축하를 건네는 귀족들도 있었다.


"다음 경기는 클리프와 록키입니다."


또다시 대지 속성의 두 사람이 맞붙었다.

클리프 가는 에이스, 록키는 에릭 라인의 가문이었다.


경기장엔 얼마 전 오스카가 오른팔을 뜯어버린 더스틴 클리프가 나와 있었다.

치료가 늦은 탓에 그는 간신히 팔을 붙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팔 전체를 갑옷으로 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갑옷으로 두른 팔에 마나 역시 두르고 있었다.


더스틴은 그동안의 설움을 폭발시키듯 록키 가문을 밀어붙였다.

록키 가문은 팔이 불편한 더스틴을 두고도 이렇다 할 반격은 펼치지도 못한 채, 목 안 깊숙이 칼이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고 말았다.


"클리프 승!"


클리프 가문이 이겼지만 쥐색 로브를 입고 오스카의 근처에 앉아 있는 콜린의 표정을 그다지 밝지 않았다.


"결국 형이 이겼네."

"기운 내."


다른 이들이 보면 의아한 상황이었지만 에이스 라인 가문 출신인 아이리스와 콜린은 조용히 서로를 다독였다.


더스틴은 자리로 들어가며 오스카를 한 번 노려 보았다. 더스틴의 눈이 분노로 맑은 녹색이 되었다.

오스카는 태연한 표정으로 그의 분노를 받아들였다.


이런 식으로 엎치락뒤치락하며 에릭과 에이스의 라인은 한 점씩 꾸준히 쌓았다.

그리고 에이스 측의 점수가 1점 뒤진 상황이 되었다.


"더글러스와 에단의 경기입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에이스가 직접 등판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울리고 두 사람은 거리를 벌리고 섰다.


에이스의 눈이 붉은색으로 불타올랐다.

에단의 마검사 역시 눈이 마나로 붉어졌지만 에이스만큼 맑은 색은 아니었다.

그리고 에단의 검사는 에이스에게서 살기를 느꼈다.


'설마 죽이겠어?'


에단의 검사가 그렇게 생각한 것은 실수였다.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별안간 에이스가 멈춰 서서 에단의 검사에게 검기를 휘둘렀다.


"저, 저것은!"


귀족들이 수군거렸다. 에이스가 검기를 날릴 수 있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에릭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실력을 숨기고 있었군.'


에이스가 날린 검기를 에단의 검사가 피했지만 한쪽 다리가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으악!"


경기장에 처절한 비명이 들렸다.

끔찍한 광경에 일부 귀족들은 눈을 돌렸다.

평화의 시대가 도래한 이때 이런 광경은 보기가 힘든 것이었다.


에단 가문에서 너무 과한 것이 아닌지 항의하는 가운데, 플로가의 가주가 입을 열었다.


"사람을 죽이면 안 된댔지 다치게 하면 안 된다는 말은 없었다. 어차피 치료를 받으면 되는 것 아닌가?"


에단 가문은 치료를 위해 급히 치료 계열 마법사를 섭외했다.

그들은 떨어진 다리 한쪽을 가져와 붙이는 작업을 했다.


다행히 빠른 조치 때문에 다리는 멀쩡하게 붙었으나 고통의 기억에 에단의 검사는 발작을 일으켰다.

그는 처절한 몸부림을 치며 가문의 자리로 돌아갔다.


에이스는 경기장에 서서 아벨과 오스카를 바라보았다. 에이스의 눈에는 아직 선명하게 붉은 마나가 이글거리고 있었다.


오스카는 무언가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붉은 검기... 글로리?'


과거 마을에서 맞붙었던 글로리의 중간 보스.

오스카는 에이스를 보며 그 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무작정 아니라고는 생각할 수 없겠어.'


에이스라면 글로리에 속해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글로리는 플로가를 위해 존재하니까.


검술 대회가 끝나고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휴식이 끝나자마자 마법 대회가 시작되었다.

오스카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아벨 더글러스가 오스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잘하고 오너라."

"네 아버지."


아벨은 신뢰와 애정을 가득 담은 눈빛을 하고 오스카를 보았다.


오스카는 대기석으로 향했다.


대기석의 귀족들 역시도 에릭과 에이스 라인으로 나뉘어 앉아있었다.

오스카는 이든과 함께 앉았다.


"우리 둘이 함께 붙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럼 재미없잖아."

"그러게."


다행히 가장 첫 순서는 이든과 크림슨의 마법사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흥."


이든의 인사에 크림슨의 마법사는 콧방귀로 대답했다.

그러나 이든은 여전히 예의 바른 태도였다.


"봐 드리지 않겠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고 이든은 너무 쉽게 이겨버렸다.

이든의 특기인 파이어볼 레인을 시전 하자마자 그런 고급 마법을 처음 본 크림슨의 마법사가 떨어져 내리는 파이어볼에 플래임 블래스트를 이용하여 하나씩 파괴했다.

그러나 파이어볼의 개수가 너무 많은 탓에 크림슨의 마법사는 항복을 외치고 말았다.


"이겨버렸네."


이든은 대기석으로 들어와 오스카의 옆에 앉았다. 오스카는 이든을 격려해 주었다.


"정말 잘 싸웠어. 너는 점점 몰라보게 강해지는구나."

"너만 하겠냐."


두 사람은 웃었다.


또다시 에릭과 에이스가 한 점씩 주고받다가 에릭이 한 점 뒤지는 가운데 마지막, 오스카의 차례가 되었다.

원래대로라면 오스카와 같은 속성인 빛의 마법사가 나왔어야 하지만 오스카 외에 빛의 마법사는 없기 때문에 불 속성의 마법사가 나오게 되었다.


"더글러스와 로자의 대결입니다."


로자 가문은 귀족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로자는 본래 평민이었지만 '레드'라는 성을 사용하다가 플로가 가주의 마음에 들어 자작이 된 상태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


오스카 역시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지만 상대는 묵묵부답이었다.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로자는 플래임 블래스트를 날렸다.


"도어"


오스카는 플래임을 단숨에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 버렸다.


"으! 저 기술은 볼 때마다 얄밉다니까."


대기석에 앉아있던 이든이 몸서리를 쳤다.


로자의 마법사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플래임 블래스트를 날리며 오스카에게 접근했다.

오스카도 도어를 이용하여 로자의 마법사를 피했다.


'왜 이렇게 가까이 오는 거지?'


마법사들의 전투는 거리를 벌리고 싸우는 것이 정석이었다.

그러나 로자의 마법사는 계속해서 오스카 쪽으로 파고들었다.


이상하게 느낀 것은 오스카뿐만이 아니었다. 관중석에 앉은 모두도 로자의 방식에 의아함을 느꼈다.


'아무래도 수상해.'


오스카는 로자가 너무 가까이 다가오기 전에 아무도 모르게 신체를 강화했다. 그리고 마나로 몸을 감쌌다.


로자는 플래임 블래스트를 수직으로 세워 오스카의 앞에 불기둥을 만들었다.

오스카가 그 불기둥을 피해 옆으로 이동하자마자 로자의 마법사가 오스카에게 바짝 붙었다.


로자의 마법사는 아무도 보지 못하는 각도에서 단도 모양의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으로 오스카를 찌르자 오스카의 마나가 무너지며 파고들었다.


'이건!'


오스카는 그 안에서 죽음의 냄새를 맡았다.


"순간 이동!"


오스카는 재빨리 로자 마법사의 뒤로 자리를 이동했다. 그리고 마법사를 마나 사슬로 묶었다.

그러나 그가 어떻게 한 것인지 마나 사슬은 또다시 무너지고 말았다.


'빛의 마법을 상쇄하고 있어.'


로자의 마법사가 오스카를 압박하는 형태를 보이자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들려왔다.


"빛의 마법이 아무것도 아니고만!"

"소문은 어떻게 된 거냐?"


이런저런 상황에서 오스카는 잠시 당황했으나 이내 침착했다.


'두 번이나 당할 수는 없지.'


오스카는 다시 제자리에 서서 도어를 가지고 로자 마법사에 맞섰다. 로자의 마법사는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아까와 같이 오스카에게 달려들었다.


'마력이 꽤 강하다.'


로자의 마법사는 지칠 줄 모르고 돌진했다. 마법사가 어떻게 저런 체력을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곧 또다시 오스카와 로자가 맞붙게 되었다. 오스카는 그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과연 이번에도 통할까?'


오스카는 겉으로는 같아 보이지만 다른 방식으로 로자의 마법사에 대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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