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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성 님의 서재입니다.

뱀파이어 헌터, 현대에서 f등급 헌터가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빈성
작품등록일 :
2023.03.13 22:49
최근연재일 :
2023.10.1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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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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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0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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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8화

DUMMY

-빡!

“억?! 너 뭐야? 미쳤어?!”

모조 크리스털로 얻어맞은 박석은 고통보다 황당함이 더 큰지, 빨갛게 부어오르기 시작한 마빡을 감출 생각도 없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갑자기 들이닥친 안주리를 쳐다봤다.

“어머, 죄송. 손이 미끄러져서.”

“어떻게 손이 미끄러져야 그렇게 호쾌한 투구가 가능한데? 엉? 문도 일부러 노리고 열었냐?”

“피디님이 어디 있는 줄 어떻게 알고 노리고 했겠어요. 그거 과대망상이에요.”

안주리는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얼굴로 능청 떨었다.

“이···! 지금 그걸 말이라고!”

“새로 한 앞니가 잘 어울리는군.”

제 성격대로 막 성질을 내려던 박석은 이현을 발견하곤 얼굴을 구겼다.

‘계획이 실패했구나!’

박석은 자신의 계획이 실패했음을 알았다.

“우리를 제거하려고 일부러 몬스터가 득실거리는 곳으로 보냈나?”

이현은 단번에 핵심을 찔렀다.

‘나를 떠본다? 의심은 되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태군?’

대뜸 핵심을 찌르면 당황해서 말려들기 마련인데, 메인 피디 자리는 포커로 딴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박석은 일행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했다.

“갑자기 무슨 헛소리야? 증거 있어?”

‘이놈 짓이 확실하군.’

그러나 그 노련한 대처 때문에 이현은 오히려 박석의 짓이라고 확신했다.

‘오해나 의심을 사면 억울하거나, 당황하기 마련인데 이놈은 상황을 벗어날 궁리만 하고 있군.’

“증거요? 스폰 제의받은 걸 폭로하겠다고 했을 때,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 안 나세요? 저를 죽이겠다고 했잖아요!”

“아까부터 무슨 소리를 하나 했더니. 감정이 격해져서 한 소리를 가지고 무슨. 그런 식으로 사람을 죽였으면 지금 대한민국 인구는 반으로 줄었겠다.”

일어나서 이빨을 흔들어 본 박석은 잔뜩 찡그린 얼굴로 안주리를 쳐다봤다.

“너 요즘 분량 안 챙겨줬다고 이러나 본데. 그래도 이런 식의 협박은 아니지 않니?”

“네? 지금 내가 분량 안 챙겨줬다고 이런다고요?”

자신을 분량 때문에 떼쓰는 출연자로 몰아가자, 안주리는 격분했다.

“호텔 cctv에 다 찍혔을 텐데, 그날 행적 다 까봐요?”

“아~ 그날?”

박석은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로 말했다.

“까봐.”

“뭐라고요?”

“cctv도 까고 경찰에도 신고하고 인터넷에도 올리라고. 아는 기자도 불러줄까? 그런데 그러면 너랑 나, 둘 중에 누가 더 피해 볼 거 같냐?”

박석은 안주리를 비웃었다.

“그게 무슨 말이죠?”

“네 말대로면 내가 너한테 스폰을 요구했다는 건데, 정작 영상에는 호텔 방으로 제 발로 알아서 찾아온 게 찍혀 있을 텐데, 사람들은 이걸 어떻게 생각할까?”

안주리의 얼굴이 굳었다. 그녀가 호텔로 찾아간 건 어디까지나 대표에게 속아서 그런 거지만··· 증거가 없다!

“내 생각엔 cctv 영상에서 호텔을 향해 가는 네 뒷모습만 자른 사진에 온갖 자극적인 타이틀이 붙은 기사만 양산될 거 같은데?”

생각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구체적이다.

“왜 말이 없어지셨나. 그리고 이런 걸 사람 얼굴에 던지다니 폭행인 건 알지?”

박석은 보라고 모조 크리스털을 들었다.

“횡령에 더해서 피디 폭행이라 고생 좀 하겠어.”

오히려 안주리가 폭행으로 빌미를 줬으니, 일이 이상하게 꼬였다.


“죄송해요.”

되돌아오는 길. 안주리가 고개를 숙였다. 화를 참지 못해서 일을 그르쳤다고 생각하는 모양인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뭐. 괜찮지 않아요? 이쪽은 죽을 뻔했는데 그 정도면 양호하죠.”

범수는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서 농담처럼 말했다.

“하지만 어떡하죠? 박 피디 말처럼 증거가 없어요.”

“증거라면 있다.”

이현이 말했다.

“네? 증거가 있다구요? 어디예요?”

놀라서 되묻는 안주리를 향해, 이현은 손을 들어 촬영장을 뛰어다니고 있는 조명한을 가리켰다.

“저기.”


“나, 난 아무것도 몰라!”

일행을 보자마자, 조명한은 부정부터 했다.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격앙된 반응을 본 범수가 뒤에서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래,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군.”

“윽.”

뒤늦게 조명한은 실수를 깨달았다. 상대가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는데, 쫄아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해버렸으니 그게 오히려 알고 있다는 방증 아니겠는가.

“우리를 사지로 보내서 몬스터를 이용해 죽이려고 그랬나?”

“난 몰라! 모르는 일이라고!”

“그래? 하지만 너는 몰라도 계약서는 알 거 같은데.”

이현은 발뺌할 수 없는 증거를 들이밀었다.

“네가 알든, 모르든 상관없다. 일은 벌어졌고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지.”

“그게 왜 나야?!”

“일을 지시한 게 너니까. 따로 너에게 지시한 사람이 없다면 네가 책임자라는 소리지.”

이현은 범수를 돌아봤다.

“살인음모는 죄가 어떻게 되지?”

“10년 이하의 징역이죠. 하지만 건드린 대상이 헌터니까 가중처벌도 고려하면 전관예우 변호사를 쓴다는 전제하에 한 6년쯤 나오겠네요.”

지금 이현과 범수의 문답은 그럴싸하게 말을 꾸며내서 상대를 압박하기 위해 사전에 계획된 행동이었다.

범수가 판사도 아니고 전관예우 변호사를 쓴다고 해서 징역이 얼마나 나올지 어떻게 알겠는가?

하지만 전관예우 변호사를 쓰면 재판에서 유리한 게 사실이고 거짓 안에 진실을 살짝 섞으면 법을 모르는 입장에선 그럴싸하게 들리도록 말을 꾸몄다.

아니나 다를까, 징역이라는 말에 조명한의 얼굴이 핼쑥해졌다.

“나는 그냥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야! 진짜라고!”

“누가 시켰지?”

“그, 그건···.”

조명한은 좀처럼 입을 열지 못했다.

“끝까지 입 다물고 누군가를 대신해서 다 뒤집어쓰겠다면 어쩔 수 없지.”

“방송 관계자는 항상 과로에 시달린다던데, 이 기회에 감방에서 푹 쉬고 나오면 되겠네요. 6년쯤 리프레쉬 하고 나오면 아이디어도 잘 떠오르고 좋겠네요.”

공백기가 6년이라면, 리프레쉬가 아니라 경력 단절이라 불러야 옳을 것이다.

‘젠장! 나는 그냥 박 피디가 시킨 걸 했을 뿐인데!’

그냥 시킨 걸 했다고 하기에는 다소 어폐가 있다. 조명한 본인도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으면서 본인의 영달을 위해 가담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이런 이들의 특징은 위기에 처하면 남 탓을 한다는 것이다.

‘그 새끼 때문에 감방에서 썩을 수는 없어!’

“다, 다 말할게! 말할 테니까!”

“이제야 대화가 되겠군. 누가 시켰지?”

“박 피디가 시켰어! 나, 나는 반대했어! 분명 안 된다고 했는데, 너랑 안주리를 위험 지역으로 보내라고 지시했어!”

조명한은 모든 걸 박 피디 탓으로 몰아갔다.

“박 피디가 왜 그런 짓을 벌였는지 이유를 알고 있나?”

“물어보지도 않았고, 설령 물어본다고 해서 알려주지도 않았을 거야!”

“그러면 다른 아는 게 있나?”

“몰라···! 나는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준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했을 뿐이야! 정말이라고!”

‘진짜 더 이상 아는 게 없는 거 같군.’

“쓸모없군.”

이현의 입에서 나온 그 말이 조명한에게는 징역을 선고하는 판결로 들렸다.

“기, 기다려···! 내가 박석, 그 새끼 뒤를 캐볼게! 뭐라도 알게 되면 알려줄 테니까, 제발···!”

어차피 조명한은 박석을 처리하면 같이 처리될 피라미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그 전까지 유용하게 사용하는 게 옳겠지.’

“쓸만한 정보 물어와. 그러면 고려해 보지.”

“아, 알았어! 고마워! 정말 고마워!”

조명한은 감격한 얼굴로 연신 굽신거렸다.


“와! 박석, 그 새끼 완전 뻔뻔한 새끼네요!”

진범을 알게 된 범수는 박석을 마구 씹어댔다.

“방송국 피디가 원래 뻔뻔하다지만, 그렇게까지 일 줄은 몰랐네요.”

안주리조차 혀를 내둘렀다.

“놈이 한 짓이라 건 아까 얼굴을 봤을 때 확신했다. 방금은··· 검증절차 같은 거지.”

“와, 그러면 용케도 참았네요.”

“참았다? 뭐를 말이지?”

이현은 의아한 얼굴로 범수를 쳐다봤다.

“형님이라면 주먹부터 나갈 줄 알았거든요.”

“···언제 한 번 네 안에 있는 내 이미지를 바꿔줄 필요가 있겠군.”

작게 툴툴거린 이현은 계속 말했다.

“직접 손을 쓰면 그녀의 누명을 풀 기회가 없어진다.”

“저, 저요?”

안주리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래. 박석에게 고통을 안겨준다고 해서 온전한 복수라고 할 수 없지. 그놈으로 인해서 받은 피해도 원상복구가 되어야 진정 복수라 할 수 있지.”

“아.”

안주리 본인도 그 이후는 생각 못 한 모양인지 멍한 얼굴이었다.

“그래서 박석과 그쪽 회사 대표가 결탁한 증거가 필요하다.”

“박 피디와 대표가 결탁했다는 증거요?”

안주리는 도통 짚이는 게 없는 모양이다.

“장부는 어때요? 스폰을 수락하면서 금품을 받았으면 분명 장부에 기록해 놓았을 거예요. 아니면 둘이 나눈 대화 내용도 증거가 될 수도 있겠네요.”

범수의 말을 들은 안주리는 뭔가 떠오른 게 있었다.

“그런 거라면··· 대표실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을지도 몰라요. 대표가 본인이 쓰는 메신저가 PC와 연동돼서 편하다고 한 걸 들은 기억이 있어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회사에 그 증거가 있다는 건가?”

“아마도··· 높은 확률로요.”

“그렇다면 괜찮은 방법이 있지.”




연예기획사 Henz의 사옥은 연예기획사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심미적인 부분에만 집중한 나머지 보안 측면에서 매우 취약한 구조가 되고 말았다.

야심한 밤 Henz 사옥의 2층 야외 테라스 위로 검은 그림자가 툭 하고 떨어졌다.

테라스에 침투한 검은 그림자는 벽에 매설된 배관을 타고 옥상으로 올라왔다.

침투자는 한차례 주위를 살피더니, 코트 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성공했어요?

스마트폰 너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안주리였다.

“옥상에 도착했다.”

-좋아요. 바로 움직이죠. 건물 안으로 들어가요.

“알았다.”

이현은 옥상 문을 열고 사옥 내부로 들어왔다.

“여기서부터는 화상으로 진행하지.”

범수한테 배운 기억을 되짚어 화상통화 모드로 전환했다.

안주리와 범수가 보인다.

사옥에 침투해서 증거를 가져오겠다는 이현에게 그렇다면 화상통화를 이용해서 회사 내부를 알려주면 어떻겠냐는 범수의 아이디어였다.

“보이나?”

-네, 보여요. 거기서 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가요.

“알았다.”

이현은 스마트폰 불빛을 차단한 채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거기서 오른쪽으로 직진해요.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어둠에 잠긴 복도는 고요하기만 하다.

-거기예요.

굳게 잠긴 문이 보인다.

-들어가면 돼요.

-잠깐. 명색이 대표실인데, 그냥 열어도 돼요? 무슨 보안장치라도 있으면 어떡해요?

범수가 우려를 표했다.

-···관리자 암호로 admin을 쓰는 회사에서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해요? PC 메신저도 자동 로그인으로 사용할걸요?

문을 열었다.

-거봐요. 아무 일도 없죠?

대표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 컴퓨터 안에 자료가 있을 거예요.

컴퓨터를 켰다.

-그거예요! 그 노란색 아이콘을 누르면 돼요.

노란색 아이콘을 눌렀다.

-어··· 저기, 이현?

안주리는 과연, 지금 제대로 본 게 맞는지, 눈을 비볐다.

-왜 그걸 마우스로 안 하고 손으로···?

“여기 쥐가 어디 있지?”

안주리와 범수는 무심코 서로를 마주 봤다. 그리고 약간의 정적 끝에 둘은 동시에 말했다.

-혹시 컴퓨터 다룰 줄 몰라요?


좌클릭, 우클릭을 속성으로 교육받은 이현은 메신저를 열었다.

-와, 진짜 자동 로그인이네.

-박석과 대화한 내용을 찾으면 될 거예요. 거기! 아니, 좀 더 위로, 아래로··· 거기!

박석과 Henz 대표가 대화한 내용을 찾았다. 계좌에 입금만 하면 안주리를 보내겠다는 내용이 적나라하게 기록돼 있었다.

-이걸 캡처하죠.

“어떻게 캡처하지?”

범수는 설명하려다가 아찔해졌다.

-‘이제 막 좌클릭, 우클릭 뗀 사람한테 무슨···.’

-그냥 데이터 전부를 카피하죠. 이건 간단하니까, 할 수 있을 겁니다.

알았다.

범수의 지시에 따라 폴더를 몽땅 카피했다.

-이제 가져간 usb를 본체에 꽂아요.

usb를 꺼냈다.

“이걸 말인가.”

-네.

본체에 usb를 꽂는데, 턱하고 걸렸다.

“안 들어가는데.”

-뒤집어서 해봐요.

“안 들어가는군.”

-다시 뒤집어봐요.

“그러면 처음 시도했던 방향 아닌가?”

반신반의하며 꼽자, usb가 딱 들어간다.

“어째서지.”

이현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게 슈뢰딩거의 usb라는 거죠.


“더 증거가 될 만한 걸 찾아보겠다.”

자료가 카피 되는 동안 주위를 둘러보자, 벽장과 책장 사이에서 금고를 발견할 수 있었다.

“금고가 있는데.”

카메라 가까이 얼굴을 들이민 안주리가 말했다.

-아, 그건 대표의 안구 인식이 있어야 열 수 있는 금고예요.

그때였다.

“뭐야? 왜 문이 열려 있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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