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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이야기

사상 최강 패왕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박별
작품등록일 :
2020.03.08 22:27
최근연재일 :
2020.05.20 07:00
연재수 :
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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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6,400

작성
20.04.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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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3. 전쟁 시작

DUMMY

“크흐.”


막사 안.

포박당한 정체불명의 존재는 낮은 신음을 흘렸다.

마음만 먹는다면 이깟 밧줄 따위 언제든 끊어낼 자신이 있었다.

그럼에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이유는 소리 없이 자신의 동료들을 모두 죽이고, 자신까지 잡은 청년 때문이었다.

대체 그런 존재가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르지만 한 가지 만큼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황제 카샤 데카르보다 강하다.

아니, 대륙의 그 어떤 기사들보다 강하다.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강하다는 수호기사단만 하더라도 자신들에게 사냥당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불과 몇 시간 전.

암살자는 자신이 숨겨놓은 언데드들이 모두 소멸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정신으로 연결되어 있던 어둠의 마나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역시, 그 인간밖에 없겠군.’


어렴풋이 짐작은 되었다.

언데드들이 숨겨져 있던 곳을 알고, 몰살시킨 존재.

분명 자신을 제압한 청년일 터.

그런 무서운 존재가 노른 왕국에 있을 줄은 몰랐다.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청년에 대해 알리고 싶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그래도 그분이 계시는 한 제국이 지는 일은 없다.’


비록 포로로 붙잡힌 덕분에 아무 짓도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이번 전쟁에서 제국이 질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카인의 소개로 만났던 어둠속의 존재.

언데드를 만들어내며 지닌 힘조차 제대로 알아낼 수 없던 그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제국이 그 존재에게 먹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 것도 사실이었지만 그런 그의 마음을 알아차린 것인지 카인이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게. 저분은 우리 제국의 편일세.’

‘하지만 정체가 너무 불분명···.’


카인의 확신이 담긴 말에도 걱정을 거둘 수 없던 그가 말하려고 했을 때.

말을 끊으며 말했다.


‘나를 믿지 못하는 겐가?’


그 말에 그는 할 말이 없었다.

왜냐면 토르 제국에서 황제인 카샤 데카르 다음으로 강한 카인의 말을 믿지 않을 도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제국에 충성을 받치며 해왔던 업적들도 카인에게 믿음을 가지게 하기 충분했다.

공작의 신분이면서도 영토를 넓히기 위해 항상 전장의 최전방에서서 싸웠으며, 그런 전쟁에서 승리만을 가져오던 존재였다.

비록 지금은 나이를 먹어 후방으로 빠졌다지만.

제국의 영웅과도 같은 카인의 존재는 세월이 흘러도 그 명성이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지금은 제국에서 황제와 유일하게 독대를 하는 인물이기도 했으며,

그가 지닌 세력이 힘을 실어주고 있었기에 감히 카샤 데카르에게 대들 수 있는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그게 현재의 토르 제국이었다.


“크흐흐.”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분명, 노른 왕국에 그런 위험한자가 있다는 것에 위화감을 느꼈지만 제국에는 그보다 더 강한 이가 존재했으니까.

또한, 제국이 괜히 제국이 아니었다.

분명 만나게 된다면 초반부터 압도적인 힘으로 제압할 터.

한 나라의 왕국 치고는 병력이 생각보다 많았지만 그래봐야 황제가 끌고 올 병력에 비하면 세발의 피라고 할 수 있었다.


‘못해도 두 배는 끌고 올 터.’


그렇게 된다면 아무리 강한 무력을 지닌 이라도 쉽게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가 없었다.

쪽수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은 괜히 존재하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펄럭-


그때였다.

막사의 문이 열리며 서늘한 표정의 중년 기사가 들어왔다.

아무런 감정조차 담기지 않아 오히려 서늘해 보이게 만드는 기사.

그는 저 기사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라운다르 레크 경이었던가.”


노른 왕국의 후작이면서 동시에 국왕의 오른팔이라 할 수 있는 존재였다.

제국이나 아스란 왕국과 달리.

노른 왕국은 국왕인 미첼 그란리버에게 권력이 쏠려 있었다.

그랬기에 왕의 명령에 움직이고,

왕에게 충성을 받칠 수밖에 없는 귀족들.

어찌 보면 이것이야 말로 모든 나라의 이상일지도 모른다.


“날 아는 모양이군.”


자신의 물음에 툭 내뱉는 레크.

그를 보며 음침한 웃음을 흘렸다.


“크흐흐. 모를 수가 없지. 폐하께서 그토록 탐내던 인재였으니까.”


그는 알고 있었다.

눈앞에 저 기사가 제국의 천라지망을 뚫고, 자신의 나라로 도망쳤다는 것을 그것만 해도 정말 대단한 일이었으며 저러니 황제가 탐낼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했다.

또한 지금 몸에서 뿜어지는 기세는 어떠한가.

수호기사단의 단장이었던 자에 비하면 전신에 소름을 돋게 만들 정도로 강했다.

보아하니 그 사이에 더욱더 강해진 모양이었다.


‘그래봐야 그 인간의 아래군.’


자신을 제압한 청년의 진정한 힘을 파악한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 청년이 더 강하다고 확신할 수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몸에서 느껴지는 기세였다.

아주 미약한 기운도 없이 자신을 제압했던 게 청년이라면 눈앞에 레크에게선 또렷한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물론, 기운을 어느 정도 갈무리 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자신에게 느껴질 정도라면 순수한 힘으로는 동수를 이루거나 그보다 조금 약할 터였다.


“카샤 데카르의 암살단인가 보군.”

“크흐. 그렇다. 나는 비록 이렇게 붙잡혔지만···너희 왕국은 절대 우리 제국을 이길 수 없다.”


그 말에 레크의 눈에 이채가 흘렀다.

분명 포로로 잡혔음에도 불구하고 기세가 수그러들기는커녕 오히려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까.

분명 뭔가가 있다는 생각에 말을 꺼내려고 했으나.


“여긴 어쩐 일이지? 천하의 레크 경께서 나를 감시하나?”

“아니.”

스릉-


마치 조롱하듯 말하는 그 태도에 짜증이 치밀어 오른 레크는 허리춤에서 검을 뽑았다.

분명 천막 때문에 빛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건만 관리를 얼마나 잘했던지 검 면이 마치 거울처럼 주변을 반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네놈의 아킬레스건을 자르러 왔다.”

“응?”


짤막한 말을 뱉어낸 뒤 레크의 검이 휘둘러졌다.

언제 휘둘러진지 모를 정도로 몹시도 빠른 그 검술에.


서걱-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의 발목을 베었다.


“크으으윽.”


순간 발목에서 느껴지는 타는 것 같은 고통에 신음을 참으며 버티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고통의 강도는 점점 강해졌고,

심장의 소리가 귓가에 들려올 정도로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그리고, 서서히 발에서 힘이 빠지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아킬레스건만 베어낸다는 게 실수로 힘줄까지 잘라 내버렸군.”


노린 게 분명했다.

레크 같은 초일류 기사는 그동안 검을 연마하고 다뤄왔기에 미숙한 실수를 할 리가 없었다.


“끄으으윽-”

“이제 네놈은 도망칠 수 없겠군. 아쉬워. 네놈을 죽이고 싶은데 죽이지 못하니 말이야.”


진심을 담아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레크의 표정에도 정체불명의 존재는 아무런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그 정도로 느껴지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


덜덜덜-


심지어 양쪽 다리가 덜덜 떨리기까지 했다.

지금까지 암살단의 일원으로 살아오며 어지간한 고통은 다 참을 수 있다고 자부했건만 이건 도저히 참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은 배가 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건 아킬레스건과 힘줄을 베어낸 것으로 설명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아무튼. 운 좋은 줄 알아라. 전하께서 당분간 네놈을 살려둔다고 했으니 말이다.”


‘차라리 죽여라!’ 라고 외치고 싶었던 정체불명의 존재였지만 차마 말이 입밖으로 튀어나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었다.

몹시도 극심한 고통에 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으니까.


“참. 이 말을 하는 것을 깜빡했군. 네놈의 다리는 서서히 썩어갈 것이다.”


마치 할 말을 끝냈다는 듯 말을 끝마치며 밖으로 나간 레크.

그리고,


‘끄아아악! 빌어먹을!’


정체불명의 존재가 소리 없는 절규를 토해내고 있었다.


4


둥- 두둥- 둥-


북소리가 허허 벌판에 울려퍼졌다.

근처에 진영을 구축하며 병사들의 사기를 돋우는 기사들.

그에 호응하듯 자신감에 가득 찬 표정을 짓는 병사들까지.

그들의 얼굴에선 두려움을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었다.

눈앞에 아무리 많은 제국군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도 숫자에 비하면 밀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곧 동맹국의 병사들이 합류할 것이다. 그때 저 성부터 탈환한다!”

와아아아-


기사의 외침에 환호하는 병사들.

아직 전쟁이 일어난 것도 아닌 건만 이곳은 벌써 축제의 분위기였다.

반명, 아올 성에 있는 제국군은 몹시도 조용했다.


“빌어먹을.”

쾅-


아올 성의 안.

카샤 데카르는 노한 표정으로 자신이 앉은 옥좌의 팔걸이를 내려쳤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압도적인 무력으로 노른 왕국을 짓밟으려던 카샤 데카르.

그런 그에게 사지의 힘줄이 잘려 덜덜 떨리고 있는 암살자가 배달되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임무를 마치고 복귀중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설마 적군의 손에 잡혀 있을 줄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것뿐이면 다행이었다.

창백한 표정으로 그에게 보고를 하는 암살자의 말에 더욱더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감히, 감히! 일개 기사가 암살단을 모조리 죽였다는 말인가!”

“그렇사옵니다. 폐하.”


설마, 적들이 사지의 힘줄을 자르고 자신을 이렇게 돌려보낼 줄은 몰랐기에 암살자는 그저 고개를 수그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마음 한 편은 편했다.

이제라도 그 강하던 청년의 존재를 언급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도 모르는 게 하나 있었다.

지금 카샤 데카르의 분노는 이미 천장을 뚫고, 하늘 끝까지 치솟아 오른 상태라는 것을 말이다.

지금까지 그가 운용하던 암살단이 이렇게 처참한 몰골로 나타날 것이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으니까. 아니, 그것을 떠나 암살단이 모두 죽었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당장이라도 압도적인 전력을 쏟아 부어 한바탕 눌러주고 싶은 카샤 데카르는 카인 때문에 간신히 참고 있었다.


“폐하. 우선 암살단을 홀로 죽였다는 그 자의 힘을 측정해봐야 하옵니다.”

“크윽. 고작 한 놈 때문에!”


물론 쪽수에 장사가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카샤 데카르는 자신 대신에 움직이는 암살단의 무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고 있었다.

병사 일만이 모여 있어도 그의 암살단만 있다면 크게 죽을 일은 없었다.

왜냐면 적장의 목을 따는 순간 그 많은 병력은 오합지졸이 되어버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압도적인 힘으로 노른 왕국을 찍어 누르고,

전쟁이 지속되면 복귀한 암살단을 이용해 적의 수뇌부들을 암살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랬던 그의 계획이 첫 단추부터 잘 못 끼워진 것이다.

자신의 암살단을 죽인 존재가 눈앞에 있다면 당장이라도 찢어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폐하. 압도적인 힘의 차이도 좋지만 우선 상대의 힘을 가늠해보기 위해 육만의 병력을 투입해보심이 어떨까 하옵니다.”

“육만. 육만이라.”


분노에 가득 찬 카샤 데카르에게 제안 하는 카인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확실히, 육만의 병력이라면 상대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을 터였다.

아니, 상대라기보단 자신의 암살단을 모두 전멸시킨 존재의 무력을 확인할 수 있을 터.

그 뒤에 움직여도 늦지는 않았다.

단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을 뿐.


“그리하라.”


결국, 분노가 극에 치달았음에도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여 제안을 받아들인 카샤 데카르.

냉철한 이성을 지니고 있었기에 그가 황제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하오면 육만의 병력과 오백의 기사단을 투입하겠습니다.”

“좋을 대로 하도록.”


조금까지 분노를 터트리던 인물은 어디로 갔냐는 듯.

냉정한 답에 고개를 조아리며 방을 나서는 카인 아펜젤러.

방을 나온 그는 병력들을 어떻게 움직일지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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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18. 마왕 +1 20.05.18 1,398 22 12쪽
70 18. 마왕 +1 20.05.15 1,568 25 11쪽
69 18. 마왕 +1 20.05.14 1,602 28 11쪽
68 17. 카인의 죽음 +2 20.05.13 1,590 23 12쪽
67 17. 카인의 죽음 +1 20.05.12 1,649 24 11쪽
66 17. 카인의 죽음 +1 20.05.11 1,650 24 11쪽
65 17. 카인의 죽음 +1 20.05.10 1,894 27 12쪽
64 16. 또 한 번의 도약 +2 20.05.08 2,155 30 11쪽
63 16. 또 한 번의 도약 +1 20.05.07 2,121 32 12쪽
62 16. 또 한 번의 도약 +1 20.05.06 2,092 33 10쪽
61 16. 또 한 번의 도약 +1 20.05.04 2,151 37 11쪽
60 15. 습격은 이렇게 +2 20.05.03 2,299 36 11쪽
59 15. 습격은 이렇게 +1 20.05.02 2,265 35 11쪽
58 15. 습격은 이렇게 +1 20.05.01 2,306 36 11쪽
57 15. 습격은 이렇게 +1 20.04.29 2,330 32 10쪽
56 14. 황금 사자 기사단 등장 +2 20.04.28 2,412 33 12쪽
55 14. 황금 사자 기사단 등장 +1 20.04.27 2,462 32 11쪽
54 14. 황금 사자 기사단 등장 +1 20.04.26 2,582 35 11쪽
53 14. 황금 사자 기사단 등장 +1 20.04.24 2,660 35 10쪽
52 13. 전쟁 시작 +1 20.04.23 2,776 33 11쪽
» 13. 전쟁 시작 +2 20.04.22 2,646 33 12쪽
50 13. 전쟁 시작 +1 20.04.21 2,793 38 11쪽
49 13. 전쟁의 시작 +1 20.04.20 2,866 38 11쪽
48 12. 경지의 상승 +2 20.04.19 3,075 35 11쪽
47 12. 경지의 상승 +1 20.04.18 3,092 3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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