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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이야기

사상 최강 패왕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박별
작품등록일 :
2020.03.08 22:27
최근연재일 :
2020.05.20 07:00
연재수 :
73 회
조회수 :
335,474
추천수 :
4,017
글자수 :
366,400

작성
20.05.12 07:00
조회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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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글자
11쪽

17. 카인의 죽음

DUMMY

1


“흐음.”


토르 제국의 수도 하늘.

그곳에서 왕국군과 언데드들의 전투를 지켜보고 있는 존재가 있었다.

흑발에 적안을 지닌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빼다 박은 외모의 청년이었는데 그는 몹시도 흥미로운 표정으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벌써 약점을 알아냈다고? 역시. 인간들은 대단하네.”


언데드의 힘이라고 할 수 있는 재생조차 제대로 발휘되기 전에 소멸당하는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던 청년의 시선이 이번에는 한곳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칠흑의 기사가 되어버린 카인과 전투를 치룬 청년이 있었는데 한 눈에 보더라도 모든 힘을 다 소진한 것 같았다.

다만.


“죽음의 기사를 이겼단 말이지.”


자신이 만들어낸 죽음의 기사를 이긴 청년에게서 좀처럼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설마하니 마법도 사용할 줄 모르는 인간이 죽음의 기사를 소멸시키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특히 마지막에 칠흑의 기사를 소멸시킬 때 사용하던 그 힘을 생각하자 전율이 일어났다.

인간들이 사는 세계에서 아마 최고의 무력을 지닌 존재가 아닐까 싶었다.

그 정도로 청년의 모습은 인상이 깊었다.

그래서 눈을 반짝였다.

모든 힘을 다 소진한 상태라면 죽음의 기사를 만들기 더 쉬웠기 때문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죽음의 기사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힘이 모자라.”


그게 문제였다.

죽음의 기사를 만든 것까지는 좋았는데 자신이 회복한 힘을 얼마나 사용했던지 3분의 1이 사라져 있었다.

기껏 회복했는데 말이다.

그래봐야 여기서 펼쳐지는 전투로 어느 정도 회복하긴 했지만 아무튼 지금은 조금이라도 힘을 아껴야했다.

이만큼 판을 벌렸다면 분명 귀찮은 존재들이 슬슬 등장할 때가 되었다는 소리였다.


“그러고 보니. 도마뱀 녀석들은 왜 움직이질 않지?”


분명 이 정도의 소란이 일어났다면 드래곤들이 움직여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기별조차 없었다.

그 점이 의아했는데 생각해보니 엘프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존재감을 느꼈을 텐데 말이다.

혹시라도 기습을 준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까지 들었으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들 입장에선 굳이 기습 따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기에 늘 정면에서 쳐들어오곤 했다.


“뭐 나타나지 않는다면 나야 좋지.”


아무튼 수도를 내려다보던 청년은 잠시 시선을 돌려 황성을 바라봤다.

저곳에는 지금 칠흑의 기사인 카인 말고도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죽음의 존재들이 있었다.

언데드보다 상위 개체라고 할 수 있는 그 존재들은 생각보다 강한 무력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래도 인간들이 저렇게 많이 쳐들어온다면 무사하진 못할 것이다.

어차피 황성까지 오는 것도 금방일 것 같았기에 잠시 내려다보던 청년은 이내 날아서 황성으로 향했다.


2


촤아아아악-


기사의 검이 한 번 휘둘러 질 때마다 한 마리의 언데드가 썰려나갔다.

카인의 죽음 이후 사기가 잔뜩 오른 왕국군은 언데드들을 파죽지세로 몰아붙이고 있었는데 문제는 그 숫자가 몹시도 많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살아 있는 인간이었기에 서서히 지치기 시작했고,

뒤에서 그것을 냉정하게 살펴보던 각 왕국의 국왕들이 명을 내리자 기사들이 큰 목소리로 “전군 후퇴하라-”라고 외쳤다.

시끄러운 소음이 가득한 전장에서 그 목소리가 뚜렷하게 들려오는 순간 병사들은 물론 기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황급히 전선을 이탈했다.

그래도 절반 이상을 진군했으니 내일이면 황성까지 탈환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른 쉬고 싶은 마음에 그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을 때였다.


“읍-”


맨 뒤에서 언데드들을 살펴보며 병사들과 함께 후퇴하던 한 기사는 어둠속에서 나온 손길에 붙잡혀 골목으로 순식간에 끌려들어갔다.

거의 기습이나 다름없는 행동에 어떻게든 발버둥치며 소리치고 싶었지만 뜻을 이룰 수는 없었다.

어째선지 전신이 딱딱하게 굳었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기사의 눈동자에 두려움이 느껴졌다.


그어어어-


그리고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저 소리는 몹시도 익숙했기 때문이다.

설마 이대로 죽는 건가 싶어 황급히 눈동자를 돌리고 있을 때였다.


“시끄러워 죽겠네.”

퍼석-


분명 귓가에 들린 것은 중저음에 목소리였다.

납치당한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목소리가 정말 듣기 좋다고 생각하던 기사의 신형이 어느 새 돌아가 자신을 붙잡은 존재와 눈이 마주쳤다.

그 존재는 목소리와 어울리지 않게 제법 나이가 들어보였는데 특이한 것은 그럼에도 얼굴에서 주름 같은 게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또한 뚜렷한 이목구비는 그가 얼마나 곱게 나이를 먹었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흠.”


잠시 눈앞에 기사를 바닥에 내려두며 턱을 쓰다듬던 중년인.

그는 상당히 고민의 빠진 표정으로 기사를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본능적인 두려움으로 인해 옴짝달싹 할 수 없었다.


“좋아. 결정했어.”


무엇을 생각했던 것인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이던 중년인.

이내 그의 금안에서 푸르스름한 빛이 뿜어져 나와 기사의 눈을 관통했는데 그 순간 눈이 탁 풀리며 혼탁해지더니 이내 “풀석-”하고 쓰러졌다.

그것을 잠시 내려다보던 중년인은 정신을 잃은 기사를 들고는 안전한 곳으로 옮겨 그의 옷을 모두 벗기고 그가 입던 옷을 착용했다.

그리고 손가락을 “딱-”하고 부딪히는 순간 환한 빛무리가 몸을 감싸더니 감쪽같이 쓰러진 기사의 얼굴과 체형으로 변했다.


“얼굴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옅은 한숨을 내쉰 그는 기사가 입던 갑옷을 마저 입은 채 손을 뻗었다.

그러자 곧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대기 중에 떠돌던 마나들이 한데 뭉치며 정신을 잃은 기사의 주변을 둥그런 보호막 같은 게 감쌌기 때문이었는데 그것을 바라보던 그가 한 마디를 내뱉고는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금방 돌아올 테니 기다려.”


3


후퇴를 하며 진영으로 복귀한 엘은 자신의 천막 안에서 마나호흡을 하고 있었다.

오늘 워낙 많은 양의 마나를 소모했기 때문인지 마나를 저장해두는 심장이 허전했다.

그러면서도 오늘 있었던 일을 떠올렸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바닥난 마나가 다시 차오른 현상이었다.

우선 이게 가장 중요했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다시 마나가 차올랐는지 알아야 다음 전투에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좀처럼 뚜렷한 해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

혹시 몰라 마나호흡으로 모은 마나들을 다시 배출하고,

아까와 같은 상황을 만들어봤지만 마나가 다시 차오르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럼 그건 뭐였을까?

점점 알 수 없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느낌에 결국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일단 그걸 알아내는 것도 중요했지만 지금은 우선 마나를 회복하는 게 먼저였다.


‘그건 그렇고.’


엘은 마나를 회복하면서도 또 다른 생각에 빠져들었다.

오늘 만났던 카인이 떠올랐다.

분명 카인은 더 강해져 있었다.

물론 자신처럼 비슷한 실력의 존재와 싸우고 나서 깨달음을 얻어 강해진 것일 수도 있었지만 그와 별개로 근본적인 문제는 사용하는 마나의 차이였다.

마나로 만든 것이 분명한 오러의 칼날을 아무리 사용해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분명 이전에는 자신과 마나의 양이 비슷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마음 같아서는 마나를 모을 수 있는 절대치를 늘리고 싶었다.

패왕검술을 몇 번이든 구사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그건 당장은 불가능하다는 걸 알기에 시간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그래도 카인을 죽였으니 마음만큼은 편했다.

내일 당장 카인과 비슷한 존재가 등장할 것 같긴 했지만 딱히 걱정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제는 만나는 즉시 패왕검술 4초식과 5초식으로 짓뭉게버릴 생각이었다.

그게 마음이 편했다.

물론 그만큼 마나의 소모가 많기도 했지만 카인과 겨뤄봤기에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초장부터 강한 검술로 소멸시키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진다는 것을 말이다.


“후우-”


어느 새 심장에 한 가득 차오른 마나를 갈무리하며 눈을 떴다.

밖에서는 한창 왁자지껄한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는데 왠지 목소리들이 많이 들 떠 보였다.

왜 그럴까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 막사의 입구를 열고 나가니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떠는 병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의 하나 같이 공통된 주제는 다름 아닌 오늘 카인과 엘이 펼쳤던 전투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것을 직접 듣자니 좀 민망했기에 다시 막사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때.


“엘군!”

“엘님!”

“괜찮아?”


막사를 나온 엘을 발견한 라덴쥬 일행이 황급히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고,

그 모습을 본 엘은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라덴쥬를 보니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마나가 바닥났을 때 라덴쥬와 레크가 아니었다면 자신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괜찮아.”


라덴쥬와 있으면 시끄럽고 귀찮긴 했지만 고맙다는 인사는 전해야 할 것 같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감사 인사를 건네려고 했는데 그것을 이룰 수가 없었다.

느닷없이 눈을 반짝이던 라덴쥬가 자신의 목을 팔로 휘감으며 말했기 때문이었다.


“완전 영웅 다 됐던데? 흐흐흐.”

“으윽. 뭐? 영웅?”


뜬금없는 소리에 무슨 말이냐는 시선으로 쳐다보니 아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 왕국군들 사이에서 엘님의 이야기만 하고 있어요.”

“맞아! 엘군 조만간 작위도 오를 것 같던데. 뭐라더라 백작이랬나?”


그 말에 멈칫한 엘.

설마 작위가 오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사실 엘이 이번 전쟁에서 쌓아올린 공적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만일 엘이 없었다면 수도까지 진격하는 것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니 작위의 상승이야 당연한 것이었는데 오늘 카인과의 결투로 인해 엘은 두 왕국의 병사들 사이에서는 영웅이나 다름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단지 관심이 없었던 엘 본인만 모르고 있던 이야기였지만.

아무튼 엘은 가슴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서서히 자신의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가는 게 현실로 보이자 뿌듯했다.

그때였다.


저벅- 저벅-


엘의 감각을 타고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어떤 존재가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었는데 엘은 한껏 경계 가득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풀썩- 풀썩-


그리고 엘 주변에 있던 이들이 모두 정신을 잃고 있었다.

확실히 보통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엘은 황급히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들며 오러를 끌어올렸고,

마침내 어둠속에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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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18. 마왕 +1 20.05.19 1,310 20 11쪽
71 18. 마왕 +1 20.05.18 1,429 22 12쪽
70 18. 마왕 +1 20.05.15 1,583 25 11쪽
69 18. 마왕 +1 20.05.14 1,610 28 11쪽
68 17. 카인의 죽음 +2 20.05.13 1,600 23 12쪽
» 17. 카인의 죽음 +1 20.05.12 1,658 24 11쪽
66 17. 카인의 죽음 +1 20.05.11 1,659 24 11쪽
65 17. 카인의 죽음 +1 20.05.10 1,904 27 12쪽
64 16. 또 한 번의 도약 +2 20.05.08 2,167 30 11쪽
63 16. 또 한 번의 도약 +1 20.05.07 2,130 32 12쪽
62 16. 또 한 번의 도약 +1 20.05.06 2,100 33 10쪽
61 16. 또 한 번의 도약 +1 20.05.04 2,161 37 11쪽
60 15. 습격은 이렇게 +2 20.05.03 2,309 36 11쪽
59 15. 습격은 이렇게 +1 20.05.02 2,274 35 11쪽
58 15. 습격은 이렇게 +1 20.05.01 2,317 36 11쪽
57 15. 습격은 이렇게 +1 20.04.29 2,338 32 10쪽
56 14. 황금 사자 기사단 등장 +2 20.04.28 2,420 33 12쪽
55 14. 황금 사자 기사단 등장 +1 20.04.27 2,472 32 11쪽
54 14. 황금 사자 기사단 등장 +1 20.04.26 2,593 35 11쪽
53 14. 황금 사자 기사단 등장 +1 20.04.24 2,669 35 10쪽
52 13. 전쟁 시작 +1 20.04.23 2,785 33 11쪽
51 13. 전쟁 시작 +2 20.04.22 2,658 33 12쪽
50 13. 전쟁 시작 +1 20.04.21 2,804 38 11쪽
49 13. 전쟁의 시작 +1 20.04.20 2,877 38 11쪽
48 12. 경지의 상승 +2 20.04.19 3,086 35 11쪽
47 12. 경지의 상승 +1 20.04.18 3,102 3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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