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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이야기

사상 최강 패왕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박별
작품등록일 :
2020.03.08 22:27
최근연재일 :
2020.05.20 07: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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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6,400

작성
20.04.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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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2. 경지의 상승

DUMMY

하지만 휴식을 취하려던 이들은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굉음에 모두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어디서부터 굉음이 시작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지휘막사가 젖히며 왕과 왕자를 비롯한 귀족들이 모두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무슨 일이냐!”


모두가 굉음이 들려온 진원지를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고 있을 때.

한 귀족이 바쁘게 움직이는 기사에게 물었다.


“그, 그것이 지금 동쪽에 있는 산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고 합니다!”

“당장 알아보거라!”


귀족의 외침에 황급히 소리가 들린 곳으로 뛰어가는 기사들.

진영을 구축한 뒤 휴식을 취하려던 병사들은 각자의 병장기를 꼬나 쥔 채 전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소란스러운 진영의 사이에서 유독 한 명만이 냉정한 표정으로 동쪽을 향해 뛰어가고 있었다.


‘수십의 기척이 느껴진다.’


소리의 진원지를 향해 달리는 엘의 기감에 수십에 달하는 기운이 감지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이곳으로 빠르게 접근해오는 기운들은 하나 같이 강했다.

분명, 병사나 기사들과 충돌한다면 그들 또한 심각한 피해를 입을 정도였다.

그래서 의아했다.

현재 이곳에 주둔하고 있는 병사와 기사들을 합쳐도 오 만이었다.

그 중 기사들의 숫자만 천이 넘었다.

아무리 강한 존재라고 해도 이렇게 대놓고 습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설령, 새로운 경지에 들어선 그라도 이 많은 병력 앞에선 살아돌아갈 수가 없음을 알고 있었다.


‘혹시 제국인가.’


그렇게 생각하면 또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대체 제국은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이곳까지 올 수 있었을까?

엘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그랬기에 상황을 파악할 필요성을 느꼈다.


“크윽.”

“윽.”

“커억!”


그렇게 동쪽에 도착했을 때였다.

엘의 눈에 피를 흩뿌리며 픽픽 쓰러지고 있는 병사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더불어 기사들 또한 너무도 손쉽게 쓰러지고 있었다.

마치 사냥을 하듯 유유자적하게 검을 휘두르는 이들은 하나 같이 검은 로브를 입고 있어 정체를 가늠할 수 없었다.

그들은 다름 아닌 사절단을 사냥하고, 수호기사단을 죽인 존재들이었다.

복귀를 하는 길에 우연찮게 왕국군의 진영을 발견할 수 있었고,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공격을 가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사냥은 늘 즐거운 일이었으니까.

뒷일이야 어떻든 상관없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곧 제국과 전쟁을 벌일 것이 분명한 노른 왕국군의 규모도 파악할 생각이었다.

어차피 그들은 여기서 죽을 일이 없을 테니 말이다.

그들의 실력이라면 이곳을 여유롭게 빠져나갈 정도는 되었다.

그 어떤 기사들이라도 자신들의 앞을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사냥을 즐기고 있었다.

다만 이들은 모르고 있었다.

그들의 감각으로도 알아낼 수 없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또한 그 존재가 은밀히 뒤로 이동한 것까지 말이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네.’


오직 학살만이 펼쳐지는 곳에서 뒤로 이동한 엘은 조용히 맨 뒤에 있던 존재의 입을 틀어막고 검을 깊숙이 찔렀다.


푹-

“끅.”


얼마나 꽉 막았던지 억눌린 신음은 밖으로 나가지 못했고,

병사들과 기사들의 비명소리 때문에 그의 신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엘은 뒤에서 한 명씩 천천히 죽이고 있었다.

단지, 그것도 모른 채 앞에서 유유자적하게 사냥하고 있는 존재들만 있을 뿐.

어찌 보면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이들의 유일한 약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또한 엘의 습격으로 한 명씩 죽을 때마다 병사들이나 기사들과 시선을 마주쳤지만 그때마다 엘은 검지를 곱게 펴 입가에 가져갔다.

그 말의 의미는 명확했다.


쉿.


그것을 알아들었기에 일부러 모른척 했다.

분명 지금도 눈앞에서 전장에서 등을 맡겨야 할 동료들이 허무하게 쓰러지고 있었지만 엘이 은밀히 움직이면서 암살을 하고 있기 때문일까?

그 기세가 점점 약해졌다.


“응?”


한창 병사들을 사냥하던 존재들은 어느 순간부터 의아한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분명 눈앞에 병사와 기사들은 자신들의 손에 픽픽 쓰러지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진영을 둘러보며 얼핏 규모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제 막 철수를 하려던 참인데 이상하게도 죽는 병사나 기사들의 모습이 점점 줄어들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그러한 궁금증에 동료를 바라본 순간.

그의 눈동자는 거세게 흔들렸다.

자신의 옆에서 같이 사냥을 하고 있어야 할 동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주변을 둘러본 그는 뒤로 몸을 날리며 얼굴을 딱딱하게 굳힐 수밖에 없었다.

자신 말고는 살아 있는 동료가 아무도 없었다.

도대체 언제? 어떻게? 누구의 손에 당한 것인지 좀처럼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다만 한 가지 사실만큼은 알 수 있었다.

마냥 약하다고만 생각했던 노른 왕국에는 자신조차 기척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강자가 존재한다는 것.

그것을 깨달은 순간 그는 황급히 신형을 날렸다.

도망쳐야했다.

자신들의 동료들을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한 존재가 있다는 것을 그의 주군께 보고를 드려야했다.


“어딜 가려고?”


이곳을 이탈하여 산으로 도망치려던 순간.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몸이 딱딱하게 굳을 수밖에 없었다.

어느 새 그의 뒤에서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그뿐아니었다.

자신의 등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감촉.

얇은 로브를 입고 있었기에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분명 검 끝이 등에 닿아 있었다.

만약 뒤에 있는 존재가 마음먹는다면 순식간에 등을 꿰뚫을 터.

그것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누구냐.”

“네가 알 것 없잖아? 넌 그냥 곱게 제국에게 정보만 넘겨주면 되거든.”


귓가에 속삭이는 중저음의 조금 앳된 목소리.

그 목소리에 상대가 어리다는 것을 파악한 그는 고개를 돌리려고 했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상대를 확인하려던 순간.

검이 조금 더 깊이 파고들어왔다.

조금만 더 하면 살이 꿰뚫리는 것을 알았기에 더는 움직이지 못했다.

그리고, 옴짝달싹 못하게 된 그의 주변을 둘러싸는 병사들과 기사들.

그들 사이로 미첼 그란리버가 서늘한 표정을 지은 채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모든 것이 틀어졌다는 것을 느낀 순간.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제는 조심스럽게 탈출할 기회를 노리는 수밖에 없었다.

과연 도망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그래도 무조건 성공시켜야 했다.

자신의 임무는 무사히 복귀하는 것까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그의 머릿속에 지금쯤 근처에 숨어 있을 언데드의 모습이 떠올랐다.


‘언데드를 이용해 시선을 끌고 탈출한다.’


그들이 데리고 있는 언데드는 아무리 베어도 끊임없이 재생했다.

심지어 그 재생속도도 빨랐으며,

그 시간동안 이들의 발을 묶어놓기 편할 터.

잠깐의 시간이면 이곳을 탈출하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황급히 산에 숨어 있을 언데드를 불러들였다.


“오호. 언데드까지 데리고 있었네?”

“···!”


머릿속으로 탈출에 대한 과정을 전반적으로 그린 존재가 조용히 눈을 감고 있을 때 그의 귓가에 들려오는 목소리.

그 말에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상대는 언데드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도대체 어떻게?

그때 문득 얼마 전에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노른 왕국에서 언데드를 완전히 제거했다는.

믿기 힘든 말.

그 말을 믿지 않고 헛소문으로 취급했다.

왜냐하면 그들 또한 언데드를 죽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불이 약점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언데드들도 바보는 아니었다.

아무리 죽었다고 해도 자신의 목숨은 소중한 법이었다.

또한, 언데드는 살아 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존재.

물론 중간에 이미 죽은 시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언데드들은 살아 있는 이들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역시, 제국이 맞구나. 근데 말이야. 내가 지금 너무 궁금한 게 있어. 그게 뭔지 알아?”


어떠한 감정도 없이 묻는 엘.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겠다는 듯 입울 꾹 다물었다.


“엘 레베크 경.”


그때였다.

저를 부르는 소리에 시선을 돌린 순간.

병사들 사이를 뚫고 나온 존재는 당연히 이곳을 책임지는 미첼 그란리버였다.

그 또한 지금의 현 상황이 어떤지 주변의 널려 있는 병사들과 기사들의 시신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다만 미첼 그란리버의 말에 엘은 속으로 혀를 찼다.

조금 더 정보를 빼내면서 궁금증을 해결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등장한 미첼 그란리버 때문에 더 알아낼 수가 없었다.

결국, 아쉬움에 입맛을 다신 엘이 자신에게 붙잡힌, 제국의 암살자로 보이는 그를 왕의 앞까지 데려갔다.


“전하. 이 자는 제국의 암살자이옵니다.”


일순간 주변이 조용한 침묵에 휩 쌓였다.

병사들은 잘 모르고 있었지만 뒤늦게 왕의 뒤에 도열한 왕자들과 귀족들은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만 미첼 그란리버만이 위엄이 흘러 넘치는 표정으로 담담히 암살자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의 신병을 완전히 미첼 그란리버에게 넘기는 순간.

엘은 진영 안으로 다시 걸음을 옮겼다.

비록, 궁금했던 점에 대해서는 물어볼 수 없었지만 알아볼 수 있을 날은 얼마든지 있었다.

정 안되겠다 싶으면 전쟁 중에 꽤나 높은 지위를 가진 이를 납치하면 되었으니까.

지금의 엘에게는 그 정도의 힘이 있었다.


“이 자를 포박하고 끌고 가라.”


미첼 그란리버의 말에 순식간에 밧줄에 꽁꽁 묶인 채 병사들의 손에 끌려가는 존재.

그리고,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을 훑어보고 있었다.

마침 자신을 제압했던 강자와 멀어지는 순간 탈출하기는 더 쉬웠으니 말이다.

다만 그는 모르고 있었다.

설령 엘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곳에는 강자들이 많다는 것을.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라덴쥬였고, 두 번째가 아린이었다.

그 둘은 전쟁이 일어나기전.

훈련을 위해 대련을 하던 그들은 한 단계씩 강해졌으니까.

그들만으로도 충분하리라 여겼다.


“엘군! 역시 대단해!”

“됐어.”


여기서 더 이상 자신이 할 것은 없다는 생각에 자신의 막사로 향하는 길.

그 뒤를 라덴쥬가 졸졸 따라왔고,

한동안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던 리느가 묵묵히 뒤를 따르고 있었다.


‘무슨 일 있었나?’


그러면서도 이전과 달리 무척이나 조용해진 리느를 신경 쓰고 있었다.

분명, 리느는 말이 많은 성격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한 마디도 없었으니 더더욱 이상했다.


“엘님.”


이윽고, 자신의 막사를 향해 걷던 엘에게 다가온 존재가 있었다.

인간이 아님을 알려주듯 뾰족한 귀와 아름답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존재.

하프 엘프인 아린이었다.


“왜?”

“···언데드가 있습니다.”


그 말에 걸음을 멈춘 엘.

그러더니 입가에 미소가 맺혀 있었다.


“나도 알고 있었어. 저기 저 산에서 느껴지는 언데드의 기운.”

“하면 어째서···.”

“단독으로 움직일 수 없으니까. 새벽에 몰래 움직여야지.”


라며 싱긋 웃는 모습에 아린은 입을 다물었다.

그러며 생각했다.

도대체 어떻게 언데드의 기운을 느끼는 걸까?

엘프의 피를 물려받은 자신이야 느낄 수 있다지만 분명, 엘은 그 전까지 언데드의 기운을 느낄 수 없었는데 말이다.

그것에 대해 물어보려고 했지만 어느 새 막사로 들어가버려 결국, 조용히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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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15. 습격은 이렇게 +1 20.05.01 2,311 36 11쪽
57 15. 습격은 이렇게 +1 20.04.29 2,333 32 10쪽
56 14. 황금 사자 기사단 등장 +2 20.04.28 2,415 33 12쪽
55 14. 황금 사자 기사단 등장 +1 20.04.27 2,465 32 11쪽
54 14. 황금 사자 기사단 등장 +1 20.04.26 2,585 35 11쪽
53 14. 황금 사자 기사단 등장 +1 20.04.24 2,663 35 10쪽
52 13. 전쟁 시작 +1 20.04.23 2,780 33 11쪽
51 13. 전쟁 시작 +2 20.04.22 2,650 33 12쪽
50 13. 전쟁 시작 +1 20.04.21 2,796 38 11쪽
49 13. 전쟁의 시작 +1 20.04.20 2,869 3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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