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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으로 신이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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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캄데미
작품등록일 :
2023.05.10 23:46
최근연재일 :
2023.06.09 05:58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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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1,551

작성
23.06.09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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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2에리어 (4)

DUMMY

표정의 변화로 일월의 능력을 대충이나마 가늠할 수 있었다.


‘저 녀석 다른 사람의 상태창을 보는군.’


일월이 상태창을 확인할 수 있다 가정하니 퍼즐이 맞춰졌다.


건물 앞에서 이미 일월은 나의 상태 창을 확인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길드장에게 데려갔겠지.


협상이 지지부진한 건 이미 얻은 정보에 돈을 쓸 이유를 느끼지 못해서 일거다.


또한 내가 별 볼 일 없어보인다는 점도 큰 부분 차지했으리라


능력이 뛰어났다 생각된다면 더 큰 돈을 주어서라도 친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을테니.


결국 나와의 친분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길드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판단했기에 협상이 늘어지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이렇게도 사용가능하군. 나쁘지 않아’


상대에게 무시 받았다는게 명백했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오히려 상대의 방심을 유도할 수 있고 상태창을 확인 하는 스킬로도 [약자 코스프레]스킬을 뚫지 못한다는 점에 만족스러웠따.


[약자 코스프레]


32에리어로 넘어오기 전부터 켜 두었던 스킬이었다.


[보드게임 빌런]이라는 썩 마음에 들지 않은 칭호에 종속된 스킬로 처음엔 쓸모없는 스킬이라 생각했다.


자기 능력을 저하 시키는 디버프 스킬.


적도 아닌 자신의 스텟과 스킬의 등급을 낮추는 바보가 어디 있을까 했는데.


그게 바로 나였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이 스킬의 진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첫 번째 시련이 시작되고 처음엔 스텟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성장이 체감되지 않는 스텟을 신경 쓸 바엔 스킬을 수련하여 랭크를 올리는 게 이득이라 생각했으니까.


그래서인지 가끔 스텟들이 오른 것을 확인 할 땐 보너스를 얻은듯한 기쁨도 있었다.


그러나 많은 시간이 흐르고 한계가 보이기 시작한 스킬들과 달리 스텟엔 한계라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스텟의 성장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란 걸 느꼈다.


100, 200을 넘어 계속 올라가는 스텟들.


그리고 스텟이 오를수록 심해지는 부작용들.


사고력 스텟으로 인해 하루 종일 피로를 느껴야 했고


감각 스텟으로 인해 부딪치거나 몸을 무리하게 움직일 때면 지독한 고통에 시달려야했다.


이러한 부작용을 지고 날마다 생활하는 것 자체가 끔찍한 시련이었고 시간이 갈수록 삶은 피폐해져 갔다.


그제야 [약자 코스프레]의 진정한 효능을 알 수 있었다.


[약자 코스프레]를 사용하면 낮아진 스텟에 맞춰 부작용을 받기에 부작용을 조절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평상시엔 생활에 불편함을 주지 않을 정도로 스텟을 유지 중이었다.




‘그건 그렇고 조금 괘씸하군’


이걸로 여죽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겠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하나의 스킬을 더 사용할 생각이었다.


이것 또한 칭호에 속한 스킬로 실패할 경우 리스크가 크기에 되도록 사용하지 않으려 했지만, 받은 만큼 돌려주지 않고서는 분이 풀리지 않았다.


‘눈 에는 눈 이 에는 이지’


일월에게 시선을 집중한 스킬을 시전했다.


[패 엿보기]


스킬을 사용하자 일월의 상태 창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름: 정수린(일월)

나이: 27세

명성: 211

스킬: 자소서(B),단검술(D),은신(D)


스텟: 부동심(32),눈치(19)



‘음··· 이렇게 뜨는군’


다른 스킬들과 달리 [패엿보기]는 혼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스킬이었기에 이번이 첫 사용이었지만 타인으로 대상만 달라졌을뿐. 매번 보는 상태창이기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본명은 정수린으로 칭호가 없는 것으로 보아 확실히 랭커라 불리는 이들은 아닌 듯 했다.


가지고 있는 능력의 개수를 보았을때 아무리 높다 하더라도 5계급 이하.


이중 자소서란 스킬이 상태 창을 엿보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되었다.


좀 더 상세하게 보고 싶기에 자소서에 집중하였지만 [패 엿보기]의 스킬은 ‘엿보기’란 이름처럼 스킬의 설명이나 상세 내용까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아쉽군’


일월의 상태 창을 본 이후 호위를 서 있던 둘 역시 보았다.


두명 모두 2등급으로 달리 대단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이제 저 길드장만 확인하면 되겠어.’


동식과 대화가 한창인 여죽.


여죽의 신경이 동식에게 집중된 것을 확인 후 [패 엿보기] 스킬을 사용하였다.


[패 엿보기]


그 순간. 여죽의 상태 창이 뜸과 동시에 스킬이 취소되었다.



[대상이 스킬의 사용을 눈치챘습니다.]


[스킬이 취소됩니다.]


[대상의 호감도가 대폭 하락합니다.]


[지금부터 24시간 동안 해당 스킬은 사용이 불가합니다.]



‘하아.. 제기랄···’


[보드게임 빌런]이란 칭호에 종속된 스킬들.


공격 스킬은 아니지만 하나하나 살펴보면 매우 유용하며 놀랄만한 능력들을 가진 스킬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단점이 존재했는데 스킬의 사용이 걸렸을 경우 호감도가 대폭 하락한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반작용을 몸소 체험할 기회가 찾아왔다.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여죽의 냉랭한 목소리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앞에 나타난 알람을 치우고 나니 나를 죽일 듯이 노려 보고 있는 여죽의 얼굴이 보였다.


“길드장님. 갑자기 왜 이러십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동식만이 갑작스러운 여죽의 분노에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더 이상 모두가 하하 호호 웃으며 협상을 마무리 짓긴 어렵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마무리는 지어야겠지.



“동식님 제가 얘기를 좀 나누겠습니다..”


“아니.. 스텔라님···”


머뭇거리는 동식을 뒤로 보내고 노려보는 여죽의 눈을 피하지 않고 보았다.


“길드장님. 지금 화를 내야 할 쪽은 당신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여죽에게 엄포를 놓은 후 일월을 노려봤다.


자신에게 시선이 닿자, 당황하는 일월.


일월의 표정을 확인한 여죽 역시 무언가 일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 듯 보였다.


그리곤 구석으로 일월을 데려가 한동안 대화를 나누더니 돌아와 입을 열었다.


“혹시. 알아챘습니까?”


바로 전 죽일 듯이 노려보던 것과는 달리 조금은 침착해진 여죽의 눈동자와 목소리.


“무엇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사직서인가 자소서인가 하는 그것 말씀입니까?”


[자소서]라는 얘기가 나오자마자 여죽이 눈을 질끈 감았다.


‘역시 이거였군.’


지금쯤이면 여죽 역시 확실히 알았을 거다.


서로가 상태 창을 확인한 것이 걸렸음을.


하지만 같은 행위를 했어도 나와 여죽은 입장이 달랐다.


일개 개인인 나와 전문적으로 정보를 사고파는 밀월.


이 사실이 밖으로 퍼진다면 더 큰 피해를 보게 되는 건 결국 밀월이었다.


그걸 여죽도 알고 있기에 먼저 항복선언이 나왔다.


“제가 졌습니다. 원하시는 걸 말씀하시지요. 최대한 들어드리겠습니다.”


완벽한 백기. 모든 것을 내려놓은 목소리였다.




“스킬북이 필요합니다. 되도록 공격이 가능한 스킬로요”


“공격 스킬도 종류가 많습니다. 어떤 종류의 스킬을 찾고 계십니까?”


“마법 스킬도 있을까요?”


“마법이요? 혹시 숨겨두신 마나 연공법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자소서엔 그런 건 적혀있지 않았다던데.”


과연 [자소서]라는 스킬이 어느 정도까지의 정보를 알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죽은 꽤나 신뢰하는 듯 보였다.


문득 [자소서]라는 스킬에 호기심이 생겼지만 우선 연공법이란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했다.


“연공법이요? 마법 스킬을 익히는데 연공법도 필요한 겁니까?”


“흐음.. 모르셨나보군요. 마법 스킬을 익힌다고 하더라도 사용하기 위해선 마나가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마나를 운용할 수 있도록 마나 연공법을 배워야 하는데 이건 스킬북으론 존재하지 않기에 직접 수련을 해야 합니다.”


여죽의 말을 듣고 보니 마법 스킬을 익힌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달았다.


그러나 마법 스킬이 익히기 어렵더라도 내겐 배워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혹시 이곳에서 연공법과 마법 스킬 모두 익힐 수는 있습니까?”


“마법 스킬북은 몇 개 가지고 있지만 연공법은 저희도 알지 못합니다. 저희가 알기론 마탑에 들어가 직접 배우는 것 외엔 방법이 없습니다.“


“연공법을 익히는 데 보통 얼마나 걸립니까?”


“··· 적어도 석 달은 잡아야 입문이나마 가능하다 들었습니다.”


이곳에 머물 기간은 고작 일주일 그중 마지막 하루는 투기장에서 보낸다면 나에겐 6일의 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


그렇기에 현실적으로 당장 얻을 수 없는 연공법은 포기하기로 하고 다른 궁금했던 것들을 여죽에게 물었다.


이곳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며 몇 시간이 지나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비록 연공법은 못 건졌지만, 마법 스킬북 하나와 2천 골드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럼, 이곳에서의 일은 비밀에 부쳐 주시리라 믿겠습니다.”


“서로의 비밀을 지켜두도록 하죠.”


“···물론입니다.”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그럴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싶군요.”


문을 나서 돌아갈 때까지도 여죽에게 여전히 억하심정 남아있음이 느껴졌다.




늦은 밤. 동식과 나는 길드에서 나왔지만, 동식의 표정은 밝진 못했다.


내가 보상을 받으며. 동식 또한 500만 골드라는 거액을 받았지만, 그 자리에서 가족과 친구를 찾는 의뢰비용으로 밀월에게 다시 되돌려줬다..


동식이 대형 정보길드중 밀월을 선택한 이유가 이것 때문임을 알 수 있었다.


라마나에 오고 한순간 찢어지게 된 가족들과 친구들.


동식만 이런 근심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의 친족과 친우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8명 중 1명만이 올 수 있는 상황에서 아는 사람을 찾는 건 사막에서 바늘 찾기에 가까웠다.


그러나 밀월은 달랐다. 사람을 찾는 데 특화된 길드.


밀월은 닉네임만 알 수 있으면 그게 누구든 그 자리에서 정확히 위치를 찾아내 주었다.


그러나 닉네임을 알지 못하거나 반경 10km 이내에 있는 인물이 아니라면 찾을 수 없었는데.


1회당 50이라는 거금을 지불하여 10명을 시도 하였지만 한 명도 찾을 수 없었다.


“···가족들이 찾고 있지 않을까 싶어 본명으로 바꾼 거였는데 결국 아무도 못 찾고 다음 시련으로 넘어가게 되네요.”


“다시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오늘 하루 동안 만난 이들은 왜 본명을 사용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스텔라 님은 본명으로 바꾸지 않으시나요?”


“닉네임을 사용하는 게 많이 이상합니까?”


“글쎄요. 무엇을 사용하던 자유이긴 하죠. 그래도 대부분 지구에서의 이름 그대로 사용하는 것 같긴 합니다. 닉네임을 유지하는 이들은 보통 혼자 생활하거나 과거를 지우고 싶어 하는 이들이 대다수인데 이 경우 뒤가 없이 구는 경우가 많기에 처음 마주치게 되면 어느 정도 선입견이 생기더라고요.”


“스텔라님은 찾고 싶으신분이 없습니까?”


보고싶은 사람이 없진 않았다.

다만 밀월과의 관계가 우호적이지 많은 않기에 찾지 못한것 뿐.


“없진 않은데 뭐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만나지 않겠습니까?하하.”


동식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여관에 도착하였다.


큰돈이 생겼기에 좀 더 안전하고 좋은 숙소로 옮길까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스텔라 님 그러면 쉬시고 내일 뵙겠습니다.”


“잠깐만요.”


방에 들어가려던 동식의 팔을 붙잡았다.


“동식 님. 이거 받으십시오.”


그러곤 길드에서 받은 골드의 반이 들어있는 주머니를 동식에게 내밀었다.


혼자만의 힘으로 얻은 돈이 아니기에 나누는게 맞다 생각하고 있었다.


거기에다가 동식과 함께한지 몇시간밖에 되지 않았지만 충분히 믿고 함께 갈 동료랸 생각이 들었기에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걸 왜··· 저에게···?”


“아직 가족분들을 찾지 못하지 않았습니까? 다음 시련도 통과하고 올라가 가족들을 만나야죠. 이거라면 다가올 시련을 대비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실 겁니다.”


“스텔라 님···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남자가 울먹이는건 질색이기에 목이 멘 동식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서둘러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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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32에리어 (2) 23.06.06 10 0 12쪽
11 32에리어 (1) 23.06.02 10 0 13쪽
10 첫번째 시련 (9) 23.06.01 12 0 10쪽
9 첫번째 시련 (8) 23.05.30 12 0 13쪽
8 첫번째 시련 (7) 23.05.25 14 0 10쪽
7 첫번째 시련 (6) 23.05.22 2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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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첫번째 시련 (3) 23.05.16 17 0 10쪽
3 첫번째 시련 (2) 23.05.12 18 0 12쪽
2 첫번째 시련 (1) 23.05.12 2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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