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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캄데미
작품등록일 :
2023.05.10 23:46
최근연재일 :
2023.06.09 05:58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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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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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2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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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첫번째 시련 (2)

DUMMY

라엘이 사라지고 어느 정도 머릿속이 정리되자 긴장이 풀렸다.


푸욱-


갑자기 일어난 정신없는 상황에 침대에 누워 머리를 식히며 앞으로의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정리하였다.


가장 중요한 건 얼마나 시간이 흐른 뒤 이곳에서 나가야 하는가인데.


그 기준을 잡기 위해 알아야 될건 두 가지였다.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이 각자 독립된 공간에 갇혀있는지.


두 번째로 갇히게 된 장소가 납치 당시 위치한 장소 일지 만약 그렇다면 도로에서 납치된 사람은 도로 전체가 이동 가능 범위가 되는 건지였다.


첫 번째의 경우 장단이 분명했다.


사람이 많을수록 혼자 있는 외로움은 적게 느낄 테니 이 부분은 유리하겠지만 그만큼 식량이 소모되는 속도도 빠를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은 장기전이 될수록 내게 유리한 싸움이었다.


거기에 모든 사람이 나처럼 냉장고를 가득 채우고 있진 않겠지.


문제는 두 번째나 첫 번째와 두 번째가 혼합된 상황이었다. 도로 전체가 공간이 되고 사람들이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외로움이라는 문제도 해결되며 식량까지 많은 상황.


이 경우 버티기에 매우 유리할 듯 싶지만 그럴 확률은 낮을 거라 생각되었다.


시련의 통과 조건이 가장 문을 늦게 연 10억 명이었는데 이때 문을 정하는 기준을 알 수 없지만 아마 갇힌 공간에서 빠져나온다는 걸 기준으로 삼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가설일뿐. 실제론 내 생각이 틀릴 수도 또는 내가 상상하지도 못한 다른 변수가 있을 수도 있었다.


여러 고민 끝에 우선은 한 달을 목표로 잡기로 하였다.


물론 한 달이라는 기간이 안전권이라 확신하진 않았다.


다만 기한의 끝을 정해두지 않은 채 시작한다면 생각보다 빨리 지치지 않을까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무엇을 하면서 한달을 보내지?’


한 달이란 시간 동안에도 놀면서 시간만 보낼 생각은 없었다.


앞으로 다가올 다른 시련에 대한 대비도 해야될텐데..


어떤 시련이 나올지 모른 채 준비할 생각을 하니 막막하기만 하였다.


한 달. 가만히 있기엔 긴 시간이지만. 무언가를 이루기엔 짧은 시간이기에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했다.


아무래도 가장 범용성 높은 건 체력이겠지?


만약 시련 중 감당하지 못할 일이 벌어졌을 경우 그 장소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체력은 필수였다.


어렸을 때부터 몸 쓰는 건 젬병이었기에 한 달 뒤라고 무언가 크게 달라질 거라 생각되진 않지만,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하는 게 아무것도 안 하는 것 보단 나을거란 건 분명했다.


9평의 작은 원룸형 오피스텔.


넓진 않아도 혼자 살기 부족함 없는 크기였지만 다양한 운동을 하기엔 협소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아령이나 바벨 같은 간단한 운동기구도 없으니 주어진 상황에서 맨몸으로 할 수 있는 다른 운동을 찾아야 했다.


그렇게 고민을 한다. 일단을 달리기와 같은 효과가 있는 심폐지구력을 키울 수 있는 운동 위주로 하기로 결심했다.


바닥에 있는 쓰레기나 물건을 대충 발로 밀쳐 운동할 공간을 만든 후 운동을 시작했다.


“하나, 둘, 셋···”


기합을 뱉으며 버핏 테스트, 사이드 스텝, 스쿼트를 반복하였다.


한 세트 후 휴식을 취하고 또 다시 한 세트 후 휴식을 취하고.


이렇게 1시간을 반복하니 더 이상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내 몸이 이렇게 저질이었구나.


집안에만 박혀있기에 체력이 좋지 않겠다 생각은 했지만 이정도 강도로 녹초가 될줄은 몰랐다.


그래도 운동을 열심히는 했는지 자연스레 배가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밥이나 먹어야겠다.


밥을먹기위헤 테이블을 보니 어제 먹다 남은 음식물과 쓰레기로 가득 했다.


먹기 전 청소부터 해야겠군.


아무리 배고파도 비위를 상해가면서 밥을 먹고 싶진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어제 마시다 남은 술을 버리고 술병과 쓰레기를 몰아 담았다.


그 후 무선 청소기까지 한번 돌리니 방 안이 제법 깔끔해졌다.


운동에 이어 청소까지 하다보니 입고 있던 잠옷은 비라도 맞은 듯 땀으로 젖어있었다.


아. 샤워하고 싶네···


땀에 젖은 채 밥을 먹기엔 찝찝하기에 자연스레 화장실 샤워기에 시선이 갔다.


물이 나올까?


나와줬으면 좋겠는데···


여기가 지구가 아니라면 상수도와 연결될 일 없으니 물이 나오지 않는 게 당연하겠지만 혹시나 하는 심정에 수전에 손을 뻗었다.


역시나 수전을 올려보고 돌려보는 등 별짓을 다 해 봐도 어림도 없다는 듯 물은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았다.


“씻는 건 포기해야겠군···”


물은 인터넷에서 주문해 먹기에 생수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한 달을 버티기로 결심한 상황에서 소중한 식수를 씻는 데 사용한다는 건 바보 같은 짓이었다.


잠깐. 수도가 들어오지 않는다는것은 전기도 안 되는 건가


불이 켜지 않아도 집안이 밝아 인지 못 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냉장고 돌아가는 팬 소리 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고요했다.


화장실에서 나와 서둘러 조명 스위치를 눌러보았다.


딸각- 딸각-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혹시 다른 스위치는 괜찮을까 집안을 돌아다니며 모든 조명 스위치를 눌러보았지만 불은 들어오지 않았다.


전기가 안 된다면 냉동실 안에 있는 식품들도 문제였다.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안에 어느 정도 냉기는 느껴졌지만, 내부 불은 꺼져있었다.


이건 계산 밖의 상황이었다.


큰일이군. 절실함을 떠나 상한 음식을 먹으며 한 달을 버티는 건 불가능했다.


이곳에서 식중독이라도 걸리면 갈 병원도 없는 건 물론. 다음 시련에서까지 영향을 줄게 분명했다.


일단 조금 남은 냉기도 소중했기에 바로 냉동실 문을 닫고 냉장실을 열었다.


냉장실 역시 내부 불이 꺼져있음에도 가지각색의 다양한 음료들이 눈에 들어왔다.



형형색색의 음료들을 보니 애써 외면해 오던 기억 중 하나가 무심결에 새어 나왔다


‘보린아 이번에 새로 나온 과자랑 음료들 보이길래 사 왔어. 문 앞에 두고 갈 테니까 한번 먹어봐’


‘우리 부산 갔을 때 네가 맛있다고 혼자 다 먹었던 과자 기억나? 마트 가다가 보이길래 나도 모르게 사버렸다. 헤헤··· 두고 갈게.’


‘보린아··· 나 너무 힘들어. 네가 너무 보고 싶어.’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 아무도 만나지 않고 집에만 있던 기간 동안 수지는 매일 문 앞으로 찾아와 열리지 않은 문을 향해 얘기하다 가곤 했다.


그리고 난 수지얼굴을 보긴 힘들었지만. 가져온 음식까지 밖에 놔두는 건 차마 할 수 없어 그녀가 간 것을 확인한 이후 가져와 냉장고에 옮겨놓았다.


그렇기에 냉장실 안 대부분은 수지가 사 온 식량들로 가득했다.


죄다 수지 네가 주고 간 것들뿐이네. 너도 아마 지금 이곳에 있겠지?


짝!


양손으로 양쪽 뺨을 때리며 상념에서 빠져나왔다.


정신 차리자. 어차피 이제는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기엔 수지의 옆엔 이미 새로운 사람이 존재했다.


“그래도 너가 준 음식들은 고맙게 잘 먹을게”


이미 반년이 지난 것들이기에 유제품들은 소비기한이 지났음이 분명하기에 먹지 못할 테지만 나머지는 다를 수도 있었다.


냉장실에 있는 음료들을 하나하나 꺼내 확인하며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으면 안 되는 것들을 구분해 갔다.


다행히도 대부분 기한이 조금씩은 남았기에 지금 당장 먹기엔 괜찮아 보였다.


주류를 뺀 캔과 패트 음료만 합쳐도 20개는 되었다. 거기에 인터넷으로 주문한 500ml 생수도 15병 정도 남아 있었다.


매일 한 병씩만 마셔도 35일은 마실 수 있겠네.


대개 신제품 핑계로 방문하였기에 내 취향에 맞는 건 없어 보이지만 맛이 중요한 건 아니니깐.


그리고 과자들이나 라면들 경우에는 소비기한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다.


또한 비록 전기가 안 들어와 빨리 처리해야 되겠지만 냉동실에 있는 즉석식품과 아이스크림들까지 생각한다면


어쩌면 한 달도 너끈히 버틸만하다 생각됐다.


냉장고 정리까지 모두 마치고 나니 어느덧 오후가 되었다.


이제야 드디어 점심을 먹는구나.


해야 할 일이 많이 먹을 시간을 놓쳐 주린 배를 채울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아무거나 골라 먹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냉기가 돌지 않아 상하기 시작한 음식들.


부패한 음식을 먹을 순 없으니, 그전에 빨리 처리해야 했다.


그리고 그중 제일 시급한 건 녹기 시작한 냉동식품과 아이스크림이었다.


당분간은 냉동식품과 아이스크림 위주로 먹어야겠지.




냉동실 문을 열어 조리가 되어있는 냉동 치킨 하나와 아이스크림을 꺼냈다.


벌써 녹기 시작했는데 냉동 치킨과 아이스크림 모두 딱딱하지 않고 조금 말랑거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까 순식간에 처리하곤 냉동 치킨의 비닐을 가위로 잘랐다.


원래 조리 방법으론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해 먹으라 안내 되어있지만, 전기가 없으니 두 방법 모두 불가능하였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전기가 없어도 조리할 방법이 존재한다는 거였다.


선반 서랍을 열어 부탄가스와 휴대용 가스버너를 꺼내 장착했다.


작년 말 캠핑을 하기 위해 구입했지만 수지가 갑자기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어 사용하지 못하고 구석에 박아두었던 물건이었다.


그때는 갑작스러운 교환학생 소식에 돈만 날렸다 생각했는데 이걸 이렇게 사용하게 되네


딸각-딸각-


트.트.트.트


선반에 박아놓고 방치한 지 1년이 넘었지만, 물건은 멀쩡했는지 다행히도 불이 붙었다.


불이 잘 붙은 지 확인후 팬을 꺼내 대충 기름을 둘러 어느 정도 달군 뒤 냉동 치킨을 부었다.


치이익-


어느 정도 익힌 후 한입 먹어보니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한 것보단 못하겠지만 생각보다 먹을만한 맛이였다..


그렇게 늦은 점심을 마치고 땀범벅인 옷을 갈아입은 후 침대에 누웠다.


아··· 이제 뭐 하지. 인터넷과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집에서 할 일은 많지 않았다.


노트북이 충전되어 있지만 영화 서너 편 본다면 바로 발전될 정도 양이고


휴대폰 역시 70퍼센트뿐일 거로 봐서는 내일 꺼진다고 하더라도 이상할 게 없었다.


그렇다고 운동을 하기엔 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남은 건 다트와 보드게임뿐.


자연스레 침대 맞은편 벽 세 개의 책장을 가득 채운 보드게임들로 시선이 갔다.


보드게임 중에는 1인플을 지원하는 게임들도 매우 많기에 시간을 보내기엔 이것만 한 것이 없긴 했다.


하지만 보드게임으로 선뜻 손이 가진 않았다.


한달이라는 짧은 시간에 한가로이 게임이나 하는 게 맞는 걸까?


그렇게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 시련이 끝나고 다음 시련 또는 그다음 시련이 닥쳤을 때 충분한 대비를 하지 못해 실패하게 된다면 어떨까?


아마 게임을 하느라 헛되게 쓴 시간을 땅을 치고 후회할 테지.


어쩌면 이 첫 번째 시련은 시련이 아닌 앞으로의 시련. 미래를 준비할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래, 힘들어서 운동을 못 하겠으면 차라리 잠을 자자. “


몸을 회복시키고 다시 운동하는 게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것 보든 나을 터였다.


게다가 오랜만에 몸을 굴려서인지 눈만 붙이면 충분히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열심히 생활한 게 얼마 만인지. 오늘 한 것이라곤 운동과 청소가 전부였지만 수고한 스스로에게 뿌듯했다.


잠들기 전 이 다짐을 일기에라도 짧게 적고 잠들기로 했다.


그렇게 짤막한 일기를 끝으로 잠에 들었다.


그리고 일어났을 땐. 모든 게 다 처음으로 돌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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