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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으로 신이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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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캄데미
작품등록일 :
2023.05.10 23:46
최근연재일 :
2023.06.09 05:58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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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71,551

작성
23.05.2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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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첫번째 시련 (6)

DUMMY

라엘에게 던졌던 질문


내가 알아내려 했던 건 한가지였다.


이곳에서 더 얻을 것이 있는지.


원룸생활도 어느덧 144일째였다.


초반에 힘든 일도 많았지만 오토마 스킬이 생긴 이후 적토마를 키우는 재미가 솔솔했기에 아직까진 버틸만하였다.


거기에 최근 들어 보드게임 중 적토마에게 허를 찔리는 경우도 생기기 시작하면서 게임에 대한 만족도까지 더욱 높아져 갔다.


하지만 나는 한번 겪은 경험으로 알고있었다..


내 멘탈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것을.


보상이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언제까지나 줄곧 기다리기만 한다?


짧은 기간이라면 별 무리가 안 되겠지만.


그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진다면? 이미 한번 무너진 정신이 다시 한번 무너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었다.


그나마 얻을 보상이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버틸 수 있을 터였다.


얻을 게 있다는 확신만 생긴다면 아무리 긴 시간이더라도 버틸 수 있다.


그나저나 사고력이면 정확히 어떤 걸 뜻하는 걸까.


고민하다 문득 스킬처럼 집중한다면 사고력에 대한 상세 능력을 보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번뜩였다.


상태 창을 켜 사고력에 적힌 칸에 집중했다.


사고력이라 적힌 글자가 점점 굵어지더니 추가로 창이 하나 더 떴다.


사고력(0): 생각하는 속도가 가속됩니다. 더불어 쌓이는 피로 역시 증가합니다.



처음 스킬 상세 창을 봤을 때와 비슷한 감정이 들었다.


애매하군. 오토마 스킬을 얻을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 얻은 사고력이란 스텟 역시 마냥 장점만 있지 않았다.


얼핏 보면 사고력이 올라간다면 적토마의 사고력 역시 같이 올라갈 것이니 오토마 스킬과 시너지가 좋을 듯 했지만


그렇지 않아도 스킬을 유지하는 동안 부담하는 피로가 상당하기에 유지가 어려운데 거기에 추가로 피로가 쌓인다?


거의 확정적으로 유지 시간을 늘리는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물론 실전에선 오토마 스킬을 사용할 수 없으니, 실전에만 기준을 두고 본다면 오토마 스킬과 달리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래도 체력이나 민첩 같은 스텟이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위기 상황에서 빠르게 머리를 굴려 묘수를 만드는것도 중요하겠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을 원했다.


도대체 왜 사고력이라는 애매한 스텟이 생긴 걸까?


스킬을 얻었을 때와 같이 내가 바랐기에 이런 스킬이 생긴 걸까?


물론 오토마 스킬의 효율을 올리기 위해 사고력이 높아지길 바란 건 맞지만


단순 그 이유만은 아닐 듯했다.


스텟이 생기기 전부터 상태 창에 스텟이란 항목이 없다는 사실에 아쉬워하며


체력이나 민첩 같은 스텟이 생기면 어떨까 상상해 왔었다.



그렇기에 바라서 주어지는 힘이라면 사고력보단 다른 스텟이 생겨야 했다.


다시 돌아가 사고력이란 스텟이 생긴 이유가 무엇일까?


몇 가지 가설을 세운 후 하나씩 소거해 가며 내린 결론은 그 힘을 바라면서도 거기에 상응하는 노력을 하였는지였다.


오토마 스킬을 얻을 때는 보드게임 1인플을 하면서 같이 게임을 할 대상을 원하였고.


사고력이라는 스텟을 얻었을 때는 적토마의 지적 능력이 올라가길 바라면서 같이 보드게임을 하였다.


추측이기에 틀릴 가능성도 있었지만, 다른 가설들은 전제에서부터 어긋났기에 제일 가능성 높다 생각되었다.


어떤 힘을 주냐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지만 중요한게 하나 남아있었다.


다음에 한 번 더 능력을 얻을 수 있고 능력을 얻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단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을 얻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아무리 고민해도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곤 운동뿐이었다.


이곳에 처음 도착 후 집중했던 운동.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변화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후부턴 손에서 놓았다.


이전이라면 건강이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가끔이라도 하였겠지만.


언제나 최고의 컨디션으로 돌아오는 이곳에선 근육의 성장을 바랄 수도 없기에 운동은 필요 없었다.


다음 능력은 언제쯤 얻게 될까?


처음 스킬을 얻은 게 라엘을 만나고 47일째 저녁, 그리고 이번이 97일 만이니 다음 라엘을 만나기 위해선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하였다.


200일 어쩌면 1년이 될지도 모르는 기간 동안 운동을 한다?


근육의 성장이 하나도 없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일반적인 의지로도 가능하였겠지만.


매번 처음과 같은 고통을 느끼게 하며 성취감을 줄 수 없는 운동은 내게 고문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해야 하는 거겠지.


앞으로 어떤 시련이 앞을 막을지 모르기에 물리력을 얻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한 후.


축하 파티를 마무리 짓고는 평소보다 일찍 잠에 들었다.



다음 날 4달이란 시간이 지나 다시 운동을 시작하였다.


하루 이틀하고 그만둘 것이 아니기에 절대 무리는 하지 않았다.


하루 30분. 운동은 오토마 스킬을 사용할 수 없는 시간 중 잠깐 시간을 내었고 어느 정도 근육통을 느낄 수 있을 정도만 하였다.


확정적으로 물리력과 관련된 힘을 얻기위해선 좀 더 해야 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지만 경험상 높은강도를 지속하는건 보통 힘든일이 아니었다.


이정도 강도로 해야만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새로운 힘을 얻을 때까지 꾸준히 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되었다.


처음 100일은 너끈 하였다. 매일 꾸준히 하기 귀찮긴 했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라 결정하니 빼먹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운동을 시작한 지 200일. 이곳에 온 날을 기준으로 1년이 지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작은 의심이 그 시작이었다.


사고력 스텟.


이전만큼 성장의 폭이 크진 않지만, 조금씩이나마 꾸준히 올라가는 오토마 스킬에 비해 사고력 스텟은 변화가 거의 없었다.


운동한 시간을 제외하고 200일 동안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 보드게임만 하였다.


그렇게 오른 수치는 고작 2.


누군가 오르기 전과의 차이를 먹는다면 쉽게 답할 수 있을까?


상태 창의 숫자가 변했기에 올렸다는 것을 알았을 뿐.


나 자신은 어떤 변화도 느낄 수 없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운동을 하여 능력을 얻는다더라도


쓸만하지 않고 미미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한번 들기 시작한 의심은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머릿속에서 굳이 물리적인 힘이 아니더라도 나에게 맞는 다른 능력이 더 좋지 않을까 유혹이 들려왔다.


그렇게 운동을 빠지는 날이 하루 이틀 생기고 어느덧 처음 할 땐 매일 하던 운동을 일주일에 고작 이틀만 하게 되었다.


운동을 새로 시작한 날을 기준으로 400일째.


이대로면 또다시 운동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기에 결국 체력 위주의 운동에서 더욱 체력을 적게 사용하여 힘들지 않으면서도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운동으로 종목을 바뀌었다.


무엇으로 바꿀지는 종목을 바꾸기 전부터 꽤 오래 고민하였기에 금방 정할 수 있었다.



안 쓰는 물건들을 보관 중인 장으로 가 상자에 보관 중이었던 사인이 적혀 있는 야구공을 꺼냈다.


프로 선수는 아니었다. 어쩌면 지금은 야구 하고 있지 않을지도 몰랐다.


우연찮은 기회로 받게 된 싸인볼을 받았지만, 평소 야구에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니기에 짐이라 생각했던 물건이었다.


싸인 때문에 쉽게 버리지 못하고 보관하던 게 다였다.


버리지 않아서 다행이네.


상자에서 공을 꺼내 오른손에 꽉 쥐어 봤다.


묵직하면서도 손에 촥 감기는 느낌.


무언가를 맞힌다는 것에 설레면서도 떨렸다.


몸을 풀며 연습할 준비를 마쳤다.


4m 정도 떨어진 거리에 패트병 하나를 세워 두고는 있는 힘을 다해 던졌다.


휙-


쨍그랑-


제구가 엉망인 탓에 엄한 곳으로 공이 날아갔다.


변함없이 꼿꼿이 서 있는 패트병 주변으로 깨진 그릇의 파편들이 산재했다.


사방으로 튄 유리 조각을 조심히 피해 다시 공을 주워 왔다.


그렇게 던지고 주워 오고 또 다시 던지고 주워 오고를 반복했다.


야구공을 던지는 건 생각보다 재밌었다.


이전 하루 30분도 하기 어려웠던 운동을 매일 한 시간 가까이하게 되었다.



처음엔 그릇이 깨져 놀랐지만 생각해 보니 무언가 부서질 걱정을 할 필요는 없었다..


부서지더라도 자고 일어나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올 것이기에 마음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었다.


오히려 목표물에 맞혀 부서지거나 깨지는 것을 볼 때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쌓였던 스트레스가 풀렸다.


가끔 너무 세게 던져 팔이나 어깨에 통증이 일기도 했지만, 이 역시도 다음날 바로 치료되었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공던지기를 선택한건 잘한 선택이었다. 근육이 늘지는 않았지만. 공의 정확도는 올라갔다.


그렇게 운동을 시작한 지 600일, 이곳에 온 지는 2년이 넘었을 무렵 또다시 라엘이 찾아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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