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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캄데미
작품등록일 :
2023.05.10 23:46
최근연재일 :
2023.06.09 05:58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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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71,551

작성
23.05.25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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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첫번째 시련 (7)

DUMMY

2년의 세월은 무척이나 길었다.


그러나 머문 시간 비례하여 성장의 폭 역시 큰 건 아니었다.


스킬을 얻고 석 달 만에 E등급이 된 오토마스킬은 그로부터 일 년이 지난 반년 전에 D등급이 되었다.


오토마(D) : 자기 사고력의 80퍼센트의 분신을 소환합니다. [일반 모드]


스킬의 등급이 높아질 때마다 새로운 기능이 하나씩 생겼지만 실제로 사용한 횟수는 손에 꼽을 수 있었다.


[초보자모드]와 [일반모드]는 적토마의 사고력을 낮추는 대신 유지 시간을 늘려준다.


어쨌든 간 기존 성능을 억지로 저하하는 것이기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오토마 스킬의 기본 사고력 역시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스킬이 D등급에서 멈춘 것처럼 적토마의 사고력 역시 반년째 85라는 수치에서 멈춰있었다.


스킬을 얻은 지 일 년 만에 찾아온 성장의 적신호였다.


등급만 볼 수 있었다면 성장이 멈췄다는 걸 알 수 없었을 테지만 그동안 꾸준히 올랐던 사고력의 답보는 스킬을 성장시킬 수 있는 한계에 다다른 게 아닌지 고민하게 했다.


그나마 꾸준히 늘어나는 유지 시간이 아니었다면 성장이 완전히 멈췄을 거로 생각했을 터였다.


그렇다고 유지 시간이 늘어나 마냥 좋은 것만은 또 아니었다.


유지 시간이 늘어났기에 적토마를 한번 소환할 때마다 3시간이 넘게 유지할 수 있게 되었지만, 시간이 늘어난 만큼 하루에 두 번 소환하는 일은 어렵게 되었다.


이렇게 오토마스킬에 대해 아쉬운 소식만 가득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적토마가 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비록 하루에 단 세 시간이었지만 혼자인 내게 그 세 시간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가뭄의 단비 같은 시간이기도 했다.


게임을 할 때의 적토마는 비록 내가 두통과 피로 같은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나와 거의 비등한 수준을 보여주며 언제나 나를 긴장시키는 라이벌이었고


게임 외적으로도 흔들리는 멘탈을 잡아주며 말없이도 위로와 격려가 되는 유일한 친구였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 스킬의 성장이 멈춰 앞으로의 시련에서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제는 처음 받은 스킬이 오토마인것에 대해 아쉽다 생각하지 않는다.


애초에 오토마스킬이 없었다면 2년은커녕 1년도 버티지 못하고 진작에 포기하고 나갔을지 몰랐다.



오토마스킬의 성장세가 점점 꺾이는 반면 사고력 스텟은 매우 늘리지만 꾸준히 올라갔다.


사고력(6)


100일에 1이 올라갈 정도로 매우 느린 속도였지만 꾸준히 간격을 지켜가며 올랐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렇게 힘들게 올랐음에도 여전히 스텟이 올랐음에 대한 어떠한 변화도 느낄 수 없었다.


이처럼 내가 가진 두 가지 힘 모두 전망이 좋은 것 같지 않기에 다음번에 받을 힘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오토마 스킬은 이곳에서 생활에는 크게 도움 되고 있지만 나가서는 나를 지탱해 주는 친구의 역활 외엔 사용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엔 어떻게서든 밖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힘을 받아야 했다.



“보린님 오랜만이에요. 방이 조금··· 엉망이네요.후훗”


깨진 접시 사이에서 공을 줍다 들리는 목소리에 뒤를 돌았다.

새하얀 날개를 가진 소녀 천사.

그곳엔 이번에도 싱긋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라엘이 있었다.

벌써 2년이란 생활은 한 이곳. 라마나에서 적토마를 제외하면 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기에 반가움이 컸다.


“그러네요. 참 오랜만이에요.”


“히잉.이곳에서의 생활이 매우 힘드셨나 보군요.”


라엘은 주변에 깨진 물건들을 둘러보며 안쓰럽다는 듯이 말을 건넸다.


단지 스킬을 얻기 위해 한 일들일 뿐인데. 정신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오해받은 듯하다.


“아하.. 아닙니다. 아직까진 버틸만합니다.”


“너무 부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보린님에게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제가 억지로 이곳에서 나가게 할 권한은 없으니깐요.

안내를 드릴 내용이 많지만 아무래도 많이 기다리고 있었을 테니 선물을 먼저 드릴게요”


라엘의 말에 부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부정하지 않았다.

1년 6개월의 보상받을 시간. 라엘의 말대로 이 순간만을 기다려 왔으니.

무엇보다 빠르게 얻게 될 힘을 확인하고 싶었다.


이번엔 어떤 힘을 얻을까? 스킬이나, 스텟? 아니면 버프 같은 새로운 힘이려나?


이것저것 상상하던 중 어느샌가 다가온 라엘이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그리곤 이번에도 역시 라엘의 손을 타고 몸속으로 들어오는 기운을 느꼈다.


기운을 몸에 받아들이며 원하는 힘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 반. 그동안의 노력이 부족하진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 반의 감정이 들었다.


마침내 기운이 온몸에 퍼지고 머리에서 손을 뗀 라엘이 몇 걸음 물러났다.


어서 한번 확인해 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라엘.




‘상태창’



이름:정보린

나이:22세

스킬:오토마(D), 던지기(F)

스텟:사고력(6)


던지기(F) : 물건을 던질 시 속도와 정확도가 보정됩니다.



떴다!


무려 일 년 동안이나 매일 반복했던 일이었다.


스스로를 의심하며 고민했던 가설이 결국은 옳았다는 것에 대한 쾌감과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았다는 생각이 공존하며 눈가에 물이 살짝 맺혔다.





“표정을 보니 원하시던 걸 얻으신 모양이군요. 다행이에요. 후후”


감성에 젖을 때가 아니지. 라엘의 목소리에 빠르게 눈물을 훔치곤 고개를 들었다.


흐뭇한 듯 미소 짓고 있는 라엘이 눈에 들어왔다.


쓰읍··· 조금 부끄럽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하기 위해 말을 돌리기로 했다.


“이번에도 한가지 질문만 가능한가요?”


“후훗. 네 맞아요. 그래도 질문은 여러 개 준비해 주세요. 어쩌면 안내해 드릴 내용에 질문하려던 내용이 포함돼 있을 수도 있으니깐요. 먼저 전달해 드릴 내용을 다 들으신 후에 궁금한 것이 있다면 말씀 주시면 돼요.”


한 번밖에 없는 질문의 기회를 아낀다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기에 우선 라엘의 말을 듣기로 했다.


“보린님도 눈치채셨겠지만. 보린님은 첫 번째 시련을 통과하셨으면서도 아직 시련을 끝내진 않으셨어요. 그리고 이곳엔 보린님 말고도 꽤 많은 분 아직 머물고 있죠. 그리고 이 시련을 치르는 동안 받게 되는 보상으로는 매번 드리는 선물이고요”


“네. 그럴 거로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모든 지구인이 문밖으로 나갈 때까지 첫 번째 시련은 지속될 거예요. 선물 역시 일정 비율 이상의 포기자가 생길 때마다 드리고요. 이 선물은 최후의 한 명이 나타날 때까지 지급될 예정이에요”


나 이외에도 나가지 않은 사람이 더 있을 거란 건 이전부터 예상했었다. 다만 꽤 많이 남았다는 기준이 몇일지는 알 수 없었다.


한 명이 남을 때까지라··· 지금까지 몇 명이나 포기하고 나갔을까?


궁금하였지만 여기에 질문을 사용하기는 아까웠다.


다만 2년이란 시간이 지났기에 대부분 나갔을 거라 기대할 뿐이었다.


어쨌든 간에 이번이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었다.



“그리고 스텟에 대해서도 좀 더 설명해 드릴게요. 스텟에 적혀 있는 숫자가 추가 보정치란 건 대부분 아실 텐데요. 이 숫자는 퍼센트로 적용이 된답니다. 보린님의 경우 6의 능력치를 가지고 있으니, 기존의 106퍼센트만큼의 사고력을 지닌다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106퍼센트의 사고력? 1년 6개월 동안 고작 6퍼센트의 능력이 올렸다는 것에 허탈하면서도 사고력이 아닌 다른 스텟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근력이나 다른 스텟이었다면 더 유용했을 텐데.


“···그나저나 놀랍네요. 짧은 시간에 이렇게까지 올린 사람은 찾기 힘든데. 보린님 정말 열심히 하셨군요!”


스텟에 대해 아쉬워하는 나의 복잡한 심경을 모르는지 라엘은 내가 해온 노력을 칭찬하였지만, 사고력을 올리기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한 건 아니기에 무덤덤하기만 했다.



“뭐··· 그렇죠. 또 안내해 주실 내용이 있을까요?”


“후훗. 그럼요 하나 더 남았죠. 정확히는 보여드리게 남았어요.”


그 말을 끝으로 라엘이 손을 뻗더니 마치 염력이라도 부리는 듯 라엘의 손으로 야구공이 흡착하듯 빨려 들어갔다.


이어 빨려 들어간 공은 중력이 사라진 듯 라엘의 손위에서 둥둥 떠 있었다.


“어때요? 신기한가요? 이건 마력을 이용하여 움직인 겁니다.”


상태 창의 스킬에 스텟까지 있는 마당에 마력이라는 것도 충분히 있을 법하다고 생각했다..


혹시 나도 저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걸 보여 드리는 이유는··· 꽤 많은 수의 지구인 분들이 이곳에서 마나를 느끼기 위해 수련을 하시더라고요. 심지어 꽤 많은 사람이요. 마나가 없는 곳에서 오신 분들이 마력을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신기했지만, 그 비율이 꽤 높기에 가만히 둘 수 없어 전체적으로 안내해 드리게 되었어요. 안타깝게도 지금 구현된 이 공간은 지구 속 공간을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하다못해 대기질까지도요. 그렇다 보니 이곳엔 마나라는 것이 전무하죠. 마력을 사용하고 싶으시다면 이곳에서 나가 익히는 게 가장 빠를 거 에요.”


말을 끝맺힌 라엘이 할일을 마쳤다는 듯 웃으며 나를 기다렸다.


마지막 안내는 지금 당장 내게 해당하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뭐 알아 두어서 나쁠 건 없었다.


그나저나 이곳에서 나가게 된다면 마나를 사용할 방법이 있다는 건가?


그렇다면 좋겠지만 어쨌든 간 지금 당장은 마나를 사용할 방법은 없었기에 차후에 생각해 보기로 하고 라엘에게 물었다.


“이제 궁금한 것을 물을 타이밍인가요?”


“네. 안내해 드릴 내용은 다 말씀드렸네요. 이제 궁금한 게 있으시면 말씀 주세요. 답해드릴게요.”


드디어 질문의 시간이 왔다. 스텟에 대한 궁금증은 어느 정도 풀렸고 이곳에서 얼마큼 더 머물러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이건 나중에 하려던 질문이었는데. 아니다 오히려 좋았다 언젠가는 해야 하였던 질문이었기에 답을 얻지 못한다면 깔끔하게 포기할 수 있을 터였다.


무엇이든 답해주겠다는 표정으로 질문을 기다리는 라엘에게 물음을 던졌다.


“신이 될 자격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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