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뚜근남 님의 서재입니다.

반지성주의 마왕의 세계침략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SF

새글

뚜근남
작품등록일 :
2024.07.01 15:32
최근연재일 :
2024.08.01 17:00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342,883
추천수 :
16,138
글자수 :
276,206

작성
24.07.11 17:00
조회
7,313
추천
364
글자
12쪽

22화. 감치

DUMMY

생태계 컨설팅 사업. 다시 말해 세사이사에게 한 것처럼 다른 플레이어에게 조언하고 포인트를 받아오는 사업.

기여도 1점당 4포인트로 남의 생태계 점수를 22,437점만 올려주면 된다. 세사이사의 경우 워낙 바닥이어서 올리기 쉽긴 했어도, 내가 무려 세사이사의 점수를 1만 점 올려줬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세계 크기가 2배로 넓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딱 한 놈한테서 2만 점=8만 포인트를 뜯어내거나, 2명에게서 4만 포인트, 4명에게서 2만 포인트. 8명에서 1만 포인트 정도를 뜯어내면 된다.


“애초에 기여도 1점당 4포인트는 현재 고정 시세니까 부당한 것도 아니고, 받는 사람들도 확실하게 점수가 올라갈 수 있다면 그렇게 큰 문제도 아니군요.”


그렇지. 문제는 내가 그렇게 올릴 수 있느냐. 이거고, 둘째는 내가 신용을 살 수 있느냐, 이거고, 셋째는 남들이 그래서 나한테 선뜻 일을 맡기겠느냐 하는 것.


첫째는 자신 있다. 둘째 역시 주최측을 통한 계약은 절대적인 것 같으니 상관없지. 셋째가 문제다.


나는 커뮤니티를 키고 잠시 둘러보았다.


특성 상점 이벤트에 상황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었다.


일단, 어떻게든 점수를 벌려는 사람.


「제목: 노예 종족 팝니다.

내용: 지난 전쟁에서 얻은 노예 종족 2,500명 전부 팝니다. 생명 점수 약 700점. 2000점에 인구를 대폭 늘려보세요.」


「플레이어: 단우중

물품명: 법학서

가격: 5,000포인트(협상 가능)

설명: 단우중이 직접 저술한 법학서다. 그의 세계에서 최고 수준이었던 법학 전문가의 서적인 만큼, 법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실질 적용법 등에 대한 이해를 얻을 수 있다. 플레이어 비인이 읽을 경우 <정치>에 대한 이해가 대폭 오를 것으로 보인다.」


거꾸로 점수를 팔려는 사람


「제목: 점수 3,000점 팔려고 하는데 지식 공유할 사람이 있는지요?

내용: <문화> 전문가가 계신가요? <문화>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어서 그런지 도통 안 오르네요. 제시 바랍니다.」


「제목: 포인트 팝니다.

내용: 기여도 1당 4포인트. 전란에 피폐해진 제 세계 좀 구제해 주십쇼.」


이것도 내가 전쟁이 비교적 일찍 끝난 편이라 몇 개 안 보이는 거지. 아마 조금만 지나도 수백만 개는 쏟아지겠지.


현재 ‘일반’ 등급 특성은 1,680점. 이것도 못 사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사람 구실을 하고 싶다면 ‘정예’등급 특성인 7,409점을 지불하거나, 혹은 ‘영웅’등급 특성인 15,559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그 중간쯤 있는 10,000점 플레이어는 자기가 가진 3,000점을 남에게 줘도 어차피 ‘정예’는 구할 수 있다. 혹은 5,000점을 어떻게든 구하면 ‘영웅’ 등급 특성이 생긴다.


‘어차피 포인트는 충돌 끝났을 때만 얻고 더 안 오른다’라는 점과. ‘현재 남아 있는 플레이어 중 협력 중시로 올라와 포인트가 엄청나게 높은 플레이어가 좀 있다.’ 라는 것. 그리고 ‘나’와 ‘세사이사’가 거의 교류를 안 했음에도 최상위권 수준의 플레이어라는 걸 생각하면······.


대충 지금 사람당 1만 5천 점에서 2만 점을 이번 충돌에서 얻었을 거고, 한 플레이어가 그 이전에 얻은 포인트 합계가 그 정도 되려나?

좀 애매하군. 한 사람에게서 2만 점 뜯어내는 게 거의 불가능해······. 그 사람도 3만 점 어치의 특성을 사고 싶을 테니까.


하지만 뒤집어 말하면 4만 포인트를 가진 플레이어에게선 1만 포인트 정도를 뜯어낼 수는 있다. 어차피 현 시점에서 ‘서사’급 특성이 3만 2천, 그리고 ‘전설’이 6만 8천, 신화가 14만 4천.


그렇군. 그러면 4~5만점을 가진 플레이어에게서 1만 포인트나 2만 포인트를 뜯어내는 걸 목표로 해보지.


현재 남은 플레이어가 6천 7백만이다. 조건에 맞는 플레이어 10명을 못 찾겠나?


그렇게 생각하며 난 내 신용부터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단 생명 점수를 더 올려야겠군.


“왜 신용=생명의 등식이 나오는 거죠? 지금도 이미 표준 점수인 926점도 아득히 넘어서 12,328점. 6천 7백만 명 중 단연 1위인데요?”


어차피 내가 충돌을 너무 일찍 마쳐서 지금 올려봤자 의미가 없어. 사람들이 그럭저럭 모였을 때 내 실력에 공신력을 올려줄 겸 최대한 올린 수치를 공개해야지.


아. 그런데 그러기 전에. 답변 먼저 해야지.


[비인: 세사이사니뮤ㅠ 저 포인트 좀 벌어야 해서 님 세계 봐줄 시간이 없을 것 같아요(꾸벅)]

[세사이사: 아 그렇습니까? 저도 그렇긴 한데.]

[비인: 웅. 저도 님한테 자문을 좀 받고 싶어서 ㅋㅋ 근데 서로 봐주는 동안에 남들이 다 포인트 다 가져갈 수 있으니까요 ㅎㅎ 그래서 말인데 그냥 이번 단계에선 서로 특성 상점 이벤트에만 전념하면 어떨까요.]

[세사이사: 개탄한다! 하지만 좋습니다. 이곳의 고기 플레이어들은 신비에 대한 이해가 워낙 떨어지는 듯하니, 저도 그 부분에서 제 능력을 팔아보면 좋겠지요. 그러고 보니, 어느 정도 등급을 노리십니까?]

[비인: 신화급이요 ㅋㅋㅋ 아 넘 목푤 높게 잡았나 ㅋㅋ]

[세사이사: 저도 그 정도. 우승을 목표로 하니까. 자 그럼 나중에 봅시다.]


대화 종료.


세사이사하고는 오래도록 교류가 필요하다. 그래도 저놈도 다음 충돌에서 죽진 않겠지.


일단 나를 어필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 내 세계를 대대적으로 튜닝하고 생태계를 발전시킬 작업.


새로 얻은 땅을 디저트 군단의 일원으로 확고하게 만들 겸, 더 나아가서 더 나아가서 기존 지형의 대대적인 편집이 필요하다.


“선택 자체는 이성적이군요. 그러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가장 먼저, 넥타르 샘과 합쳐져 버린 담수층 오아시스를 치워버린다.


세사이사의 세계를 돌봐주는 동안 충돌이 다가와서 못했던 건데, 신의 파편이 계속해서 담수를 생산하면 좀 문제다.

이 담수층도 마력을 같이 나눠먹고 레벨을 올리는데다가, 레벨이 올라간 만큼 더 많은 담수를 저장해서 넥타르 샘을 희석시키기 때문이다.


근데, 바로 그렇기 때문일까. 그 담수층 세사이사가 이미 옮겨뒀다. 아마도 넥타르 샘의 밀도가 올라간 건 이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좀 멀리 두긴 했는데, 오히려 그게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았다.

역시 신의 파편이나 마법에 대한 이해는 세사이사가 나보다 훨씬, 아니 훨씬이라는 말도 모자라다. 아득히 높은 거군.

아마 자기 딴에는 가장 마법을 강화시키기 위한 적절한 위치였겠지.


그렇지만, 난 생태계가 더 중요하다. 풍수지리를 통한 마법은 엿이나 처먹으라 그래.


“우와. 너무해······.”


일단, 새로 얻은 세계에도 오아시스가 있었다. 그것도 꽤 큰 오아시스가. 다시 말해 담수층이 있었기 때문에 그쪽에 내 기존 담수층을 합쳤다.


「《담수층》의 레벨이 상승합니다.」


좋군. 그런데 담수층이 워낙 커져서 그런지 새로 얻은 세계의 절반 정도가 거의 수몰됐다고 할지, 문명이 있던 영역을 대거 잠식, 함몰해버렸다.


무지막지하게 넓어져서 넘쳐 흐르는 물. 원래 상대 세계는 개간을 잘 해두었는지 오아시스와 강을 합쳐서 넓은 밭과 논을 만들어 뒀는데 그게 다 잠겼다.


잘 된 거다. 원래 밭이든 논이든······. 농사라는 건 생태계에 악영향만 준다. 농사를 좀 풀어서 설명하면 ‘한 생태계에서 특정 종을 제외한 모든 종을 제거하고 그 종은 오로지 인간의 손길이 없으면 그대로 죽게끔 비정상적으로 개량한다.’라는 거다.


건강할 리가 없지. 메소포타미아 지방에 있었던 어마어마한 평야와 풍요로운 숲. 습지는 몇천 년 동안 인간이 농사짓다보니 완전히 조져져서 사막 지방이 되고 말았다.

이건 그 당시 농업 기술의 한계라든가, 어쩔 수 없는 환경의 문제라든가 하는 변명이 가능하긴 한데, 근본적으로 보면 인간이 손 안 댔으면 멀쩡했다.

더 근본적으로 보면 인간이라는 건 농업까지 해가면서 그리 인구를 늘릴 필요도 없었다.

번식과 인구 증식에 미쳐서 농업이니 사냥이니 자연환경을 다 조지더니, 문명 다 건설하고는 또 저출산으로 갑자기 인구 낳기 싫다고 해서 다시 문명 세상조차 조져버리는······.


“저기. 어디까지 하실 거예요. 그만두세요.”


아무튼, 사실 소온의 세계의 환경을 가장 많이 조진 건 내 사람잡는사탕들이다.


“문명 도대체 왜 깠어요.”


원래 외래종 들어오면 이렇게 되는 거야. 하지만 이제 내 땅이 됐으니 조금 수정해야겠군.


일단 상대도 생명 점수가 그렇게 낮진 않았다. 대부분 농업과 인구에서 온 점수였지만, 야생동물이나 가축도 꽤 많았다.


무엇보다 적의 땅에는 ‘산’과 ‘언덕’ 지형이 붙어 있고, 또 사막이면서 쌩모래, 쌩자갈이 아닌 그럭저럭 풀들이 자란 ‘평원’ 지형도 붙어 있었다. 그리고 순수하게 마법에만 특화된 지형도 한 개 정도.

이제 어쩌면 다음 상대는 사막이 아니라 평원 지대에서 만나는 유목민 같은 걸지도 모르겠군.


그리고 새? 가 엄청나게 많았다. 저거 새 맞아? 깃털보다는 피막이 달렸으니 박쥐나 익룡 같기도 하군. 이세계의 생물일까. 어쨌든 자체적인 비행능력을 지녔고 새의 생태지위를 차지했으니 그냥 박쥐새라고 부르겠다.


“저 게임의 플레이어들이 붙인 이름은 따로 있습니다. 저들 세계의 생태계에서는 꽤 번성한 생물인데······.”


박. 쥐. 새.


내가 멸종한 애들이 붙인 이름까지 신경 써야 해? 본래 학계에선 원주민이 부르던 이름이 아니라 학명을 붙인 새끼가 공식인 법이다.


“아. 네.”


생태 지위라는 건 생태계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저 박쥐새들은 풍요로운 환경에 넘쳐나는 곡물, 그리고 벌레를 먹으면서, 일부는 가축이고, 일부는 일종의 사냥매 같은 역할도 수행하는 등 다양하게 번식했다.


왜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하냐면, 쟤들은 사람잡는사탕의 대공세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저쪽 세계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야 날 수 있으니까······. 사람잡는사탕의 필살기이자 사냥법은 인생 최후의 몸통 박치기인데 쟤들은 크기도 작고 위로 뛰면 되서 명중률이 작은 것들 상대로 시원찮은 사람잡는사탕들은 저것들을 사냥하지 못했다.


그리고 저것들은 나름대로 마지막 저항 수단으로 진화를 시킨 건지 사탕들을 먹을 수 있었다.

아. 잠시만 그건 아니군. 사탕들이 광물질 성분을 모조리 껍데기에 몰아넣게끔 진화해서 그런가. 젤리근육질 육체는 평범하게 소화시킬 수 있는 듯했다.


그러니까 껍데기만 남기고 조개살을 파먹는 황새 같다고 할까. 심지어 새들 중 일부는 주의를 끌어서 사탕이 자신에게 돌진하게 한 다음, 근육이 다 끊어진 사탕을 뜯어먹는 식으로 학습하기도 했다.

심지어 그 사냥법을 다른 동족들에게 전수하기도 해서, 새들은 사탕들을 빠른 속도로 줄였다. 아직 성장하지 못한 작은 사탕들은 새들이 잡아먹었다.


“재밌네요. 적이 만약 조금만 더 버티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신성력을 발휘해 진화시켰다면, 어쩌면······.”

“요거-토소스가 나서야 했을 수도 있겠지.”

“아 뭐. 그렇긴 하죠. 그게 있었지.”


이것으로 두 가지를 알 수 있었다.


첫째는, 이미 적 세계의 생물 다양성도 늘어가면서 내 생태계에 대한 대응책을 자체적으로 찾아내기 시작했단 것.


둘째로, 적어도 박쥐새들은 문명을 이루지 못하면서도 높은 지능으로 디저트 군단을 사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


박쥐새들을 디저트 군단의 일원으로 만들 수 있을까? 저 박쥐새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제공권을 장악하고 요거-토소스를 보좌할 비행 군단을 만들 수 있다면······.


“아.”

“왜 그러세요?”


더 재밌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저 자식들, 디저트 군단의 천적으로 만들어 버리자.


“엥?”


저것들은 박쥐새가 아니다. 박쥐도 새도 아닌 저것들에겐 별로 좋지 않은 이름이군.


“뻔뻔하다.”


너희들은 이제 감치(甘齒:Sweet Tooth)다. 디저트를 먹어 치우는, 이 디저트 군단의 숙적.


그리고 더 나아가 이번 시대 최강의 진화압이 되줄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반지성주의 마왕의 세계침략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작품 관련 공지 안내 +10 24.07.19 1,291 0 -
공지 사소한 수정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24.07.17 347 0 -
공지 매일 오후 5시에 연재됩니다. 24.07.01 6,438 0 -
44 44화. 빵과 명 2 NEW +43 10시간 전 2,539 253 15쪽
43 43화. 빵과 명 +35 24.07.31 4,138 286 15쪽
42 42화. 최강의 플레이어 2 +56 24.07.30 4,671 295 15쪽
41 41화. 최강의 플레이어 +42 24.07.29 5,039 315 13쪽
40 40화. 재난 구간 -첫 번째- 5 +36 24.07.28 5,276 330 15쪽
39 39화. 재난 구간 -첫 번째- 4 +35 24.07.27 5,468 314 14쪽
38 38화. 재난 구간 -첫 번째- 3 +50 24.07.26 5,565 333 15쪽
37 37화. 재난 구간 -첫 번째- 2 +28 24.07.25 5,696 308 12쪽
36 36화. 재난 구간 -첫 번째- +53 24.07.24 5,947 348 14쪽
35 35화. 시럽 2 +38 24.07.23 5,905 320 14쪽
34 34화. 시럽 +39 24.07.23 5,805 335 20쪽
33 33화. 노천 광산 +29 24.07.22 6,530 319 14쪽
32 32화. 영계 2 +33 24.07.21 6,722 347 14쪽
31 31화. 영계 +24 24.07.20 6,772 358 12쪽
30 30화. 세계 충돌 -다섯 번째- 4 +33 24.07.19 6,809 354 13쪽
29 29화. 세계 충돌 -다섯 번째- 3 +39 24.07.18 6,859 355 15쪽
28 28화. 세계 충돌 -다섯 번째- 2 +35 24.07.17 6,756 367 14쪽
27 27화. 세계 충돌 -다섯 번째- +25 24.07.16 6,926 366 14쪽
26 26화. 신계일체 +33 24.07.15 6,984 381 15쪽
25 25화. 양심이 없게 진화하다(+1권 후기) +78 24.07.14 7,293 428 16쪽
24 24화. 내 생명 점수 29,131 점 +34 24.07.13 7,071 372 14쪽
23 23화. 감치 2 +28 24.07.12 7,252 359 14쪽
» 22화. 감치 +23 24.07.11 7,314 364 12쪽
21 21화. 세계 충돌 -네 번째- 3 +18 24.07.11 7,299 390 15쪽
20 20화. 세계 충돌 -네 번째- 2 +38 24.07.10 7,384 407 12쪽
19 19화. 세계 충돌 -네 번째- +25 24.07.10 7,467 399 12쪽
18 18화. 거래 2 +25 24.07.09 7,508 398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