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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근남 님의 서재입니다.

반지성주의 마왕의 세계침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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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근남
작품등록일 :
2024.07.0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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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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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9화. 세계 충돌 -네 번째-

DUMMY

「요거-토소스 <전설적 창조물>

체력 LV.4: 1,943

전투 LV.6: 4,513

솜씨 LV.2: 422

지능 LV.4: 984

매력 LV.2: 398

정신 LV.3: 801

권능 LV.6: 5,196

마력 LV.5: 3,573

개체 총점 LV.5: 17,830」


사실 이 수치가 이번 전략의 모든 걸 설명하는 것 같다.


아니, 음. 뭐라고 할까. 이 자식 뭘 좀 잘못 먹었나?


원래도 객관적으로 요거-토소스는 높은 체력, 압도적인 마력, 권능, 그리고 전투력까지 다 갖춘 만능 전설 유닛이었다.


그런데 세사이사한테 특훈 한번 받았다고 전투력 수치가 문자 그대로 5배나 폭증했다.

원래도 낮았고 활용도도 찾기 힘들었던 솜씨, 매력, 정신은 찔끔 상승하고 가장 중요한 마력과 부릴 수 있는 마법의 종류와 위력을 의미하는 권능 수치만 미친듯이 올라가서 이 자식의 총점이 무슨 1만 7천점이다.


내 군사력 점수가 6,632점인데 그중 3천 점은 요거-토소스의 개인 전투력에서 올 거다. 개체 전투력과 세계 전투력이 1:1 대응될 리가 없는데, 이 미친놈은 객관적으로 내 생태계의 다른 생명체들을 다 합한 것보다 더 강력하다.


“천사. 네가 볼 때는 어떻게 판단하나?”

“3,310개입니다.”

“요거-토소스를 잡을 ‘가능성’이라도 있는 세계?”

“예. 저번에 말한 것처럼 아예 잡고 공멸해버리는 세계를 제하면, 지금 남은 세계 중 실질적으로 요거-토소스를 확실하게 잡을 가능성이 있는 세계는 전체 1억 3천 개 세계 중에서 한 2,800개 정도?”

“저번처럼 90% 줄진 않았군?”

“오히려 요거-토소스가 너무 강해서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세계는 아예 요거-토소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아니면 공격을 막아내는 것조차 불가능합니다. 일단 버틸 수 있고, 공격할 수도 있는 세계 중에서 추려내는 조건이니 아예 확실하게 잡을 수 있든가, 아니면 아예 못 잡거나 하는 경우밖에 없어서······.”

“허어.”

“요컨대 능력이 특정 마법 계열에 너무 치중되어서 카운터가 제대로 들어가든가, 혹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정신쪽을 어떻게 해볼 수 있든가······. 그런 경우고, 만약 여기에 육식사탕들을 추가로 투입하면 비인 님의 세계를 상대할 수 있는 세계는 100개도 안 됩니다.”


초반의 극단적인 위력 증강이 이런 결과를 불러왔군.


“뭐어. 그렇습니다. 초반부에 문명의 총 저력보단 개인 스펙이 높은 단일 개체가 더 위협적이니까요. 그걸 어떻게 얻으셔서, 지금 부릴 수 있는 비인 님은 가히 무적의 권능을 손에 넣었군요.”


그렇다. 세사이사가 튜닝한 내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다음 게임에서 자세한 설명을 들어야 할 것 같지만, 어쨌든 지금 생태계는 대단히 안정적이다.


“못 찍은 특성 지금 한번에 다 찍어도 되나?”

“물론입니다.”


<생명> 우수 특성 1개.

<군사> 우수 특성 1개.

<산업> 일반 특성 1개.

<기술> 일반 특성 4개.

<신비> 일반 특성 1개 우수 특성 1개.


생명=『인위적 진화 2: 신성을 통한 진화 효율이 200% 상승합니다.』

군사=『요거-토소스 전투 마법사 전직: 전설적 창조물 요거-토소스가 경험치를 얻을 때 전투 마법사에 특화된 능력치 분배를 따르게 되고 관련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선행조건으로 『전투 마법사 전직』 특성이 필요합니다.』

산업=『바위 산업: <바위>를 가공하는 산업에 효율적이게 됩니다.』

신비=『마법사 전직: 각 개체가 마법사로 전직할 수 있게 됩니다. 마법사로 전직한 개체는 경험치 획득 시 능력치 분배가 달라집니다.』 『전투 마법사 전직: 마법사의 상위직. 전투 마법사 전직을 해금합니다.』


여기까지는 쉽게 택할 수 있었다. 사실 선택지도 딱히 없었고, 이게 그냥 최고로 효율적이었어.


문제는 <기술> 부분이었다.


“······.”

“왜 그러세요?”

“아니, 그······. 선택할 수 있는 특성들의 우열을 전혀 모르겠는데?”


<기술>은 특성으로 기술 개발이 쉬워지거나, 혹은 기술 개발에 특화된 전직을 해금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그냥 새로운 기술을 그냥 준다.


문제는 내 기술이 100% 마법 쪽에 치중되었고 딱히 기술 개발직 같은 전직을 해금할 수도 없는 터라 모조리 마법 주문 같은 것만 나왔는데 뭐가 좋은지 전혀 모르겠다.

그냥 ‘공격 마법’ ‘불덩이 마법’이러면 게이머의 감각으로 좀 이해하기 쉬운데, 이게 세사이사가 개입한 터라 아주 전문 용어로 범벅이 된 특성밖에 없어.


“하나하나 다 설명해드려요?”

“아니, 그래도 몰라······. 나는 게임을 5만 시간 하면서도 마법 쪽은 너무 어렵고 답답해서 그냥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익혔다고.”

“어······. 커뮤니티도 곧 충돌 직전이라 닫혔고.”


난 잠시 고민하다가, 갑자기 새로운 발상을 떠올렸다.


“야. 요거-토소스야. 물어볼 게 있는데.”

【예. 창조주여. 하명하십시오.】

“내가 지금부터 네가 배울 수 있는 마법을 알려줄 테니까 뭘 배우면 좋을지 네가 스스로 말해봐라.”

【아아. 저에게 선택권을 주시는 것입니까? 그렇다면 의도를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어떠한 쓸모를 가지면 좋겠나이까?】

“흠. 너는 지금 디저트 군단의 제1군단장으로 나 역시 너에게 많은 투자를 한 만큼, 너는 다방면에서 유능해야 한다. 하나를 엄청 잘하기보단 대부분의 문제를 네 힘으로 막았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크게 보면 ‘학살’ ‘자체 생존’ ‘생태계 조절’ 세 가지를 잘하면 된다.”

【창조주의 뜻대로.】


세 가지 선택지를 말할 때마다 요거-토소스는 스스로 마법을 골랐다.


그래서 네 가지의 마법을 요거-토소스가 익혔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러면 공격 생존 생태계 유지 모든 부분에서 유리하다고 하던가.


“그런데, 세사이사는 어땠나? 마법은 잘 가르쳐 주더냐?”


그러자 요거-토소스는 대단히 반색하는 듯. 세사이사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오. 나의 창조주시여. 그분의 지혜는 끝이 없는 듯했나이다. 그분의 무한한 지혜의 일부를 나눔받은 것만으로 이 미물의 권능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또 신비와 마력, 세계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깊어졌는지. 저의 지능으로도 이루 다 설명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 신이 마법을 몰라서 미안하다.


그래도 그놈도 지금 비슷한 말을 듣고 있지 않으려나.




한편, 세사이사의 세계.


‘비인 님께서는 언제 다시 오십니까? 그분께서 베풀어주신 풍요의 은총이 한 번만 더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내가 니들 창조주냐? 그놈이 너희들 창조주냐?”


‘비인 님은 창조주가 아니지만, 풍요의 신입니다.’

‘저희는 창조주를 섬기며 당신의 뜻대로 신비를 누리지만 이 육체에도 복록을 누리게 해준 그분을 그저 숭배할 뿐······!’


“······뭐 됐다. 그놈도 자기 창조물에게 이런 소리나 듣고 있겠지.”


세사이사는 더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충돌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비인도 마찬가지였다.




머나먼 세계. 무한히 펼쳐진 우주가 아니라 좁은 이세계의 정치인이었던 소온은, 이 게임의 본질을 일찌감치 꿰뚫었다.


“이 게임은 최후의 한 사람을 남기는 경기가 아니다. 오로지 그 이전에 좋은 패배를 하고 적절한 시점에서 털고 나가는 것. 그리고 서로 경쟁보다는 협력을 중요시하는 게임이야.”


이론상이지만, 만약 모든 플레이어가 충돌 시 대결을 포기하고 전부 동맹을 맺은 뒤 모두가 통일된 세계의 신이 될 수도 있었다. 순전히 이론상의 얘기지만 말이다.

다시 말해, 이 게임은 어떻게 동맹을 이루고 그 동맹을 얼마나 크게 키워서 털고 나가느냐가 승패를 좌우하는 게임이다.


소온은 그렇기에 첫 충돌, 상대 플레이어와 바로 동맹을 맺었다. 두 번째 충돌. 상대도 두 명. 동맹을 맺었다. 세 번째 충돌. 상대는 4명의 플레이어가 있었고, 8명으로 된 운명 공동체가 탄생했다.


그리고 소온은 정치가.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뭔지 본질적으로 파악했다.


“이 게임의 본질은 정치다. 압도적인 정치력만이 여덟 부족 사이에서 우리 부족의 우위를, 그리고 우리 동맹 체제의 안정과 더 나아가 상대 플레이어와의 우위를 가져다 줄 수 있다.”


게임과 게임 사이에 있는 보호기간. 소온은 정치가로서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그의 세계, 그의 종족이 가장 중점으로 둔 능력은 <정치>였다.

<정치>가 높으면 체제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효율적으로 자기 종족을 통제할 수 있으며, 지도자 아래에서 단합되어 효율적인 문명을 구축 가능하다.


소온의 종족은 문자 그대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어느 순간 여덟 부족 사이의 지배자 종족으로 우뚝 서 있었다.

다른 동맹 신들이 놀라서 다급히 개입하려 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소온에게 직접 지시받는 그의 영웅은 그 정치력을 발휘해 다른 부족의 주요 인물들을 포섭하기 시작했고, 법을 제정하고, 완전히 다른 종족끼리 어울려 사는 체제를 완성했다.

그 체제를 깨트리는 것 자체가 게임에서 질 수 있게 된 상황. 소온의 부족은 지배자의 미덕, 다시 말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발휘하며 상층부에서 부, 그리고 게임 내의 점수를 독점했고, 다른 부족들은 각기 다른 분야에서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며 그들의 세계를 안정적으로 운영했다.


“다음 세계와도 협력하는 기조로 가자. 천사에게 듣기로는 ‘아직까지는’ 협력을 방해할 요인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다. 천사에게 게임에 대한 룰은 자세히 들었다. 5번째마다 ‘재난’이 찾아온다고 했던가. 재난을 맞은 이후부터는 상대 플레이어와 무작정 협력할 수 없고 필연적으로 ‘영혼 소멸’이라는 끔찍한 수단을 택해야 한다.


하지만, 뒤집어 말하자면 4번째 게임까지는 전혀 영혼을 소멸시킬 이유가 없는 게 이 게임이었다.


공격적인 전략을 시도하는 건 하책. 4번째 게임까지 내정을 다지고 중간 이상의 군대를 가지되 수비 중점으로.


이게 아마도 정석. 그리고 소온은 이 정석 전략에 대한 논리적 확신이 있었다.


이건 필승 전략이다. 무조건 이기는 전략이라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가장 기대값이 높다는 의미에서 그러하다.


‘우리 세계 총점은 21,221. 원래는 3레벨이어야 정상이고, 협동으로 5레벨에 이르렀다. 심지어 군사력은 4레벨을 조금 넘는 1,300점이나 돼. 설령 세 배나 네 배의 군사력을 적이 가지고 있어도 목책과 토성, 그리고 이 세계에 존재하는 <신비>를 이용하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어. 약간 문제가 되는 건 동맹 플레이어들이 내 지배력에서 벗어나려는 과정 때문에 여덟 부족의 연합체라는 장점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 걸까.’


그건 정치력으로 해결하면 된다. 그래서, 일어난 네 번째 세계 충돌,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이건 본 승부도 아니니까.


상대가 설마 2만 1천 점을 넘겠나.

설령 넘어도 군사력이 한 5천 점을 넘겠나.

그렇다 할지라도 동맹을 요구하지 않겠나.


아무 걱정이 없었다. 그에게는 ‘합리’와 ‘이치’라는 압도적인 무기가 있었다.


“다음 세계의 신은······‘비인’ 음? 왜 동맹 신이나 하위 신들 이름은 안 뜨지?”

“안 뜨는 게 아니라 해당 플레이어는 모든 상대를 다 소멸시키고 올라온 겁니다.”


천사의 말에 순간 소온은 뇌가 정지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윽고 차원문이 열리고, 자기 부족이 차원문 너머로 보낸 사절이 하늘에 떠 있는 ‘그것’을 보고, 순식간에 찢겨 죽고, 그다음 차원문에서 뛰쳐나온 껍질 쓴 괴생명체들이 연약한 부족의 민간인들을 몸통 박치기로 짓이기며 그 고기를 뜯어먹기 시작했을 때.


“전원 전투 준비! 악마가 나타났다!!!”


소온은 의식의 끈을 놓아버리는 대신 다급히 최고 위기 경보를 울리며 세계 내 모든 방위군을 소집하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17시에도 정상적으로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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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화. 영계 2 +33 24.07.21 6,714 347 14쪽
31 31화. 영계 +24 24.07.20 6,763 358 12쪽
30 30화. 세계 충돌 -다섯 번째- 4 +33 24.07.19 6,802 354 13쪽
29 29화. 세계 충돌 -다섯 번째- 3 +39 24.07.18 6,851 355 15쪽
28 28화. 세계 충돌 -다섯 번째- 2 +35 24.07.17 6,748 367 14쪽
27 27화. 세계 충돌 -다섯 번째- +25 24.07.16 6,918 36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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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감치 +23 24.07.11 7,306 364 12쪽
21 21화. 세계 충돌 -네 번째- 3 +18 24.07.11 7,291 390 15쪽
20 20화. 세계 충돌 -네 번째- 2 +38 24.07.10 7,377 407 12쪽
» 19화. 세계 충돌 -네 번째- +25 24.07.10 7,463 39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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