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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시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부수는 S급 귀환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이토시
작품등록일 :
2021.07.26 16:50
최근연재일 :
2021.08.24 23:57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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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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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
글자수 :
135,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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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3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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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협회 회원 임무 (4)

DUMMY

던전에서 의문의 사내를 만난 다음 날.

민수는 최인성을 찾아갔다.

그는 던전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민수의 말을 들은 최인성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던전에서 만난 몬스터··· 아니, 사람이 민혁 씨와 이세아 씨를 죽인 장본인··· 이라고요?”


무척이나 차분한 성격의 최인성은, 지금 무척이나 혼란스러워했다.

그 몬스터가 사람이었다고?


5년 전, 자신과 헌터들을 구하기 위해 희생한 영웅을 죽인 원흉.

그들이 빛나는 검으로 갈라 죽인 원흉.

그것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

그리고 영웅의 자식 앞에 나타났다는 것.

뭔가가 머릿속에서 이어지려는 듯하면서도 얽히고설켰다.


“민수 씨. 민수 씨는 괜찮으신가요?”


“저는 괜찮아요. 그보다···.”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던 최인성에게, 민수는 질문했다.


“그때 인성 씨가 본 몬스터··· 푸른 불꽃을 둘렀었나요?”


민수의 질문에 최인성은 당황한 듯 땀을 흘렸다.

그날 목도한 참사.

그 가운데에 있던 몬스터는 분명 민수가 말한 것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네··· 분명 그때 눈앞에서 사라진 걸 봤는데··· 아무래도 죽은 게 아니었나 보군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최인성은 참담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이 목숨 걸고 처치한 줄 알았던 위험한 존재가 다시 나타나다니.


“그보다, 그런 놈들이 한둘이 아닌 것 같아요.”


“여러 명이 있다는 건가요?”


최인성은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예전에 강석호의 비서를 만난 적이 있어요. 제가 레이드에서 저지른 일과, 이 힘에 대해서 알고 있는 모양이더라고요.”


그 순간 민수와 최인성은 동시에 긴장한 듯 침을 꿀꺽 삼켰다.

레이더스와 민수 사이에 있던 일은 극비사항.

민수의 안위를 위해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되는 절대적인 비밀이었다.


“그날 일에 대해서는···.”


“인성 씨 외에는 ‘말’을 한 적이 없죠. 그리고 실제로 본 사람은 하나뿐이에요.”


그 사건을 아는 사람은 직접적으로 말을 한 최인성과, 그날 같은 자리에 있었던 우동훈 뿐이었다.

최인성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우동훈도 민수가 나름대로 믿고 있는 사람이기에 발설했을 거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최인성은 턱을 매만지며 말했다.


“뭔가가 있는··· 집단이겠군요.”


“그리고, 이 힘을 쓸 때 들려오던 목소리가 한 말··· 뭔가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요···.”


“목소리가 한 말이요?”


민수는 최인성에게 목소리가 자기에게 했던 말을 전달했다.


“힘의 정점, 신세계, 운명의 길, 구원자···.”


“제가 가진 힘과 연관이 있는 것 같아요.”


뜬금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으나, 지금 상황에선 그렇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1994년 갑자기 세상에 등장하게 된 포탈.

거기에서 나온 정체불명의 괴물들,

그에 맞춰 탄생하게 된 각성자들.

그리고 지금, 민수에게 닥친 일들까지.


최인성은 언짢은 표정을 지은 채 머리를 짚었다.

한꺼번에 정보가 밀려든 탓에 머리가 아픈 듯했다.


“지금은··· 조금 머리가 아프군요. 일단 정보를 정리하고, 이쪽도 조사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고마워요.”


최인성은 커피를 한번 홀짝였다.


“그럼, 임무 얘기로 돌아와서, 이번 임무는 어느 정도 등급으로 보십니까?”


“몬스터 자체는 C등급이었지만, 던전의 마력이 이상하게 높아서 아마 B등급 정도 될 거예요.”


이들은 이후로 몇 번 레이드에 관한 말을 주고받았다.

어느 정도 보고를 들은 최인성은 말을 마치려 했다.


“그렇다면 다음번엔 B급 헌터들을 준비하겠습니다. 네, 보고는 이만하면 됐습니다.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안녕히 가십시오.”


- 끼익


부장실 문이 닫히고, 최인성 혼자 남았다.

그는 의자를 돌려 창문 바깥의 풍경을 보며 생각했다.


‘마력이 이상하게 높다라···.’


“후.”


한숨을 쉬고는.


‘몬스터들의 등급이 개편될 여지가 있다는 건가.’



***



이틀 후, 민수는 신연주와 함께 버스를 탔다.

민수의 옆자리에 앉은 신연주는 상당히 피곤한지 다크서클이 잔뜩 내려앉았다.


“이번엔 B급인가요.”


“네. 지난번엔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는데··· 아마 오늘은 제대로 된 던전일 거예요.”


“정민이가 만신창이가 되었던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


신연주의 물음에 민수는 적잖이 당황했다.

일단 그날 던전에 나왔던 건, 협회 직원 외에는 몬스터로 알려져 있었다.

괜한 혼란을 방지하고자 하는 이유였다.

최인성도 민수에게 비밀에 부치라고 당부했다.


“아, 그게···.”


그래서 민수는 우물쭈물하며 얼버무렸다.


“괜찮아요. 말하기 힘들면 말 안 해도 돼요.”


“하하, 감사합니다···.”


그렇게 한동안 지속된 정적.

버스가 출발하려면 한참 남았다.

가만히 있기도 뭐해서 민수는 신연주에게 아무 질문이나 던졌다.


“연주 씨는 어쩌다 세혁 길드에 들어오셨어요?”


신연주는 민수를 바라보다, 이내 앞을 보고는 입을 열었다.


“제 가족은 어렸을 때 이세아 씨에게 구해진 적이 있어요.”


“저, 정말요?”


뜻밖의 말에 민수는 깜짝 놀랐다.

이전에도 우동훈에게 같은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저희 동네에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났었는데, 하필이면 A급 몬스터가 나왔어요. 저희는 건물 잔해에 덮여 위기였는데, 그때 이세아 씨가 나타나서 단번에 몬스터를 처치하고 구해주셨죠.”


“그렇군요···.”


“그날 이후로, 그분의 길드에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에, 헌터가 되었어요.”


“저뿐만이 아니라, 지금 길드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민혁 씨와 이세아 씨에게 구해진 사람들이에요.”


‘길드의 모두가···.’


민수는 눈을 내리깔고 생각했다.

부모님이 지켜온 사람들은 정말 많구나 하고.

대단하고, 자랑스러운 부모님이다.

한편으로는 그런 부모님을 죽게 만든 존재들을 용서할 수 없다는 복수심이 불타고 있었다.


- 치익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는 조금 피곤해서, 잠깐 잘게요.”


“네. 편하게 주무세요.”


신연주는 금세 잠에 빠졌다.

전날까지 세혁 길드의 사무를 처리하느라 피로가 쌓인 탓이다.

분명 혼자 감당하기엔 힘든 양일 터이다.

그런데도 그녀가 여기에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자신들의 영웅을 동경하고, 뜻을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를 보며 민수는 다시금 길드를 부흥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다졌다.


- 스르륵


“음?”


민수의 어깨에 신연주의 머리가 얹어졌다.

새근새근 잠에 들은 그녀의 모습은 퀭한 평소와는 달리, 어딘가 귀여움이 느껴졌다.

민수는 깨울까 했지만, 이내 그만두었다.

부모님의 길드를 위해 고생하는 사원을 위해 어깨 하나쯤은 값싸게 빌려줄 수 있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축축한 느낌.

민수는 어깨를 보았다.


- 주륵


뭐, 이 정도까지는 빌려줄 수 있었다.



***



- 끼익


버스가 터미널에 정차했다.

다들 내릴 준비를 하는데도 신연주는 깰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민수는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연주 씨. 도착했어요.”


“헛.”


신연주는 놀란 듯 움찔거렸다.

약간 비몽사몽 해하더니, 이내 표정을 바로 잡았다.


“도착했네요.”


평소처럼 딱딱한 어조로 말하는 신연주.

그녀는 반사적으로 얼굴을 닦았다.


“어?”


그녀의 소매에 묻어나온 침.

그리고 민수의 어깨가 젖어있는 이유.


“아··· 앗.”


민수는 배려 담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녀의 얼굴은 토마토보다 빨개져 버렸다.

그녀는 허둥대며 사과헀다.


“죄··· 죄송합니다! 세탁비는 꼭···.”


“괜찮아요. 많이 피곤하셨나 봐요. 개운해지셨으면 일하러 갈까요?”


“네, 넷!”


그녀는 부끄러웠는지 서둘러 나갔다.

민수도 그녀의 뒤를 따라 버스를 나섰다.



***



다시 그 장소.

그들은 저 멀리서 황현아 일행이 오는 것을 지켜봤다.

그들이 포탈까지 도착하자, 민수는 황현아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현아 씨.”


“안녕하세요, 몸은 좀 괜찮아지셨나요?”


황현아는 걱정 섞인 말투로 물었다.

그렇게 험한 꼴을 당했으니 걱정이 될 만도 했다.

민수는 씩 웃으며 답했다.


“저야 뭐··· 튼튼하니까요. 현아 씨야말로 괜찮으세요?”


“저도 보기보단 튼튼하거든요. 오늘은 저번 같은 일은 없겠죠?”


“네. 아마 없을 거예요.”


황현아는 민수에게 가까이 다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조금 놀랐어요. 몬스터가 아니라 사람이었다니, 게다가 그렇게 강한 힘은 아마 S급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S급···.”


S급이라는 말에 민수는 이내 멍해졌다.

정말로 그자는 S급인 부모님보다 강한 걸까?

어째서 나를 살린 거지?

운명이란 게 대체 뭐지?


“괜찮으세요?”


황현아는 민수의 상념을 깼다.

민수는 주춤하며 이내 정신을 다잡았다.


“아, 네. 잠깐 다른 생각을 좀···.”


“저 잠깐 헌터분들한테 다녀올게요.”


그렇게 멀어지는 황현아,

왠지 저번이랑 똑같은 광경이었다.


신연주가 민수에게 다가왔다.


“혹시···.”


“아니에요.”


“그런가요.”


무슨 질문일지 뻔했다.

그리고 그녀 역시 그런 질문을 하려 한 듯했다.


“그럼 들어갈까요?”


황현아의 말에 민수와 신연주, 그리고 B급 헌터들은 던전 안으로 진입했다.


그들이 발을 디딘 땅은 딱딱했다.

어두웠지만 이곳이 어디인지, 민수는 알고 있었다.

마법대는 광원을 만들었다.


- 번쩍!


광원이 주위를 밝히자, 동굴의 모습이 드러났다.

천장에 달린 뾰족하고 거대한 종유석.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

전혀 변한 게 없었다.


“갑시다.”


민수의 신호에 따라 헌터들은 앞으로 나갔다.

동굴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엄청난 마력에 싸늘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들은 개의치 않았다.

이 정도 기운은 평범한 B급 던전에서 흔했기 때문이었다.


- 타타타탓

- 타타타탓

- 타타타탓

- 타타타탓


수많은 다리가 동굴 벽을 타는 소리.

그들은 곧 모습을 드러냈다.


거미 ‘스피네코’.

민수와 황현아는 구면이며, B급 헌터들에겐 이미 익숙한 몬스터들이었다.


치치칫!


사방이 순식간에 거미 떼로 뒤덮였다.


“으윽, 거미는 전혀 익숙해지지 않아···.”


황현아는 기겁하지는 않았지만, 몸서리를 치며 민수의 옆에 달라붙었다.

그녀 이외의 헌터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했다.


- 훅


거미들이 날아들었다.


헌터들은 거미들을 공격했다.


- 푸콱!


- 콰지직!


칼로 베고, 마법으로 지지고.

B급 헌터들의 공격에 거미들은 전부 잿더미가 되어 흩어졌다.

이전의 C급 헌터들이 고전했던 구간은 이들에게는 평소대로의 일이었다.


“이번에는 수월하네요.”


“B급이 맞았나 봐요.”


그들은 몬스터들을 썰면서 순식간에 보스몬스터 스팟까지 도달했다.

보스몬스터는 지네 형태의 괴물이었다.


독액을 쏘고 엄청난 속도로 동굴 안을 누볐지만, B급 헌터들에게는 약간의 고전이었을 뿐, 결국 처치되었다.


그렇게 그들은 생성된 포탈을 타고 밖으로 나갔다.


민수와 신연주는 돌아갈 준비를 했다.

그때, 뒤에서 의문의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주? 연주야?”


그 말에 신연주는 뒤돌아봤다.

그리고 경악한 듯, 뒤로 주춤거렸다.


“어? 진짜 연주네? 오랜만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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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길드 입사 21.08.11 264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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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레이더스(Raiders) (4) +1 21.08.06 318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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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레이더스(Raiders) (2) 21.08.04 406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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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돌아왔다 (1) 21.07.29 816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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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갇혀버렸다 (1) 21.07.27 994 6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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